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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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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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의 고향 - 제23회 경북 안동군 서후면 귀전동(2)
민요의 고향
제23회 경북 안동군 서후면 귀전동(2)
1975.03.01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스물 세번째 시간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물려준 생활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스물 세번째 시간으로 어제에 이어서 경상북도 안동군 서호면 저전동 조차기씨를 찾아본다. 어제는 길쌈을 할때 부른다는 애련의 군위색시 노래와 모를 내고 20일만에 초벌 논매기 할때 부른다는 칭칭이노래를 들었는데, 오늘은 초벌 논을 맨뒤 15일 후에 김을 매는 두벌 논매기 노래와 후산의 노래, 그리고 조차기씨가 40여년전 18살에 서울에 구경와 배웠다는 요지경소리와 만담을 들어본다. 먼저 두벌 논매기 노래부터 청해 들어본다.

(소리 - 두벌 논매기 노래)

사람이 태어나서 결혼하고, 아들딸 낳고 재밌게 살다가 다시 죽어간다는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 것이다. 이번에는 장사하러간 남편 몰래 부정한 짓을 하다가 들킨 아내가 본 남편에게 부정한 짓을 했기로서니, 왜 이러느냐는 부정한 여인을 풍자한 노래를 들어본다.

(소리 - 부정한 여인 풍자노래)

옛날이나 지금이나 남녀관계 부정은 노래로까지 번져 올바른 사회윤리를 되찾자는 여망이 컸던 모양이다. 이번에는 40여년전 18살때 서울에 와서 보고 배웠다는 요지경 노래를 들어보자.

이 요지경은 큰상자 속에 확대경을 장치해 놓고, 그 속에 여러가지 재미있는 그림을 돌리면서 구경하는 건데, 지금도 공원에 가면은 간혹 볼 수 있다.

(소리 - 요지경 노래)

조차기씨는 또 40여년 전에 판을 쳤던, 익살로 세상과 인정을 풍자하던 만담을 들려준다.

(소리 - 만담)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온 논매기 노래나 삼삶는 노래, 군위색시 노래 등 많은 우리 민요는 이제 그들 자신의 노래가 아니다. 지금도 농사를 짓고, 많은 부녀자들이 베틀 위에 시름을 얹고, 베를 짜고 있지만은 우리의 오랜 민요보다는 대중가요가 더 판을 치고 있다.

여하튼 문명의 발달은 농민들의 생활환경을 많이 바뀌게 했고, 문화의 발달은 농민들의 오랜 전통속에 정신적 의식구조를 변질시켜 놓고 말았다.

조차기 노인은 불려워지지 않는 노래를 이렇게 아쉬워 한다.

(음성 녹음)

예전보다 농사짓는 기분이 덜하다는 조노인의 쓸쓸함을 잊게 해줄 수는 없는지. 그래서 흥겨운 가락속에 힘겨운 농사일도 이겨나가고, 가난을 쉽게 잊으며 살아가는 조상들의 슬기와 아름다운 풍속 속에 다시 살았으면 싶다.

(음악)

DBS 리포트. 오늘은 민요의 고향 스물 세번째 시간으로 안동군 서호면 저전동의 조차기씨를 찾아봤습니다.

제작 이문현,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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