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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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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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의 고향 - 제21회 경북 영일군 구룡포
민요의 고향
제21회 경북 영일군 구룡포
1975.02.27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스물 한번째 시간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물려준 생활 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스물 한번째 시간으로 경상북도 영일군 구룡포읍를 찾았습니다.

포항에서 구룡포로가는 완행버스를 타면은 먼저 찝찌름하고 이상야릇한 비릿내에 어민들 생활속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포항에서 동쪽으로 약 28km를 버스를 타고 한 시간쯤 가면은 동해안의 토끼 꼬리에 해당하는 포구에 닿게 된다. 이곳이 용 아홉마리가 득천했다는 구룡포다.

구룡포는 자연적인 보고를 갖고 있지만 주민들의 생활은 반농 반어고, 성어기에는 천 여척의 배가 몰려 읍내가 흥청대지만은 성어기가 끝나면 다시 조용하고 한산한 시골 어촌이다.

주민의 구성은 토박이보다 객지에서 들어온 사람이 많다. 그래서 이 곳 주민들은 농사보다는 노동과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고 구룡포 2리 쉰살 황포복남씨는 이렇게 얘기 해준다.

(음성 녹음)

구룡포에선 꽁치, 오징어 등을 한 해동안 12000톤씩 잡아 13억원의 수입을 올리지만은 어부들은 물가가 비싸고 고기 값이 싸 타산이 안맞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자원이 고갈돼, 어부들의 생활은 형편 없다고 말한다.

(음성 녹음)

이렇게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기에 많은 애를 쓰고 있지만은 이 어려운 살림을 잊게 해주는 생활속에 뿌리 박고 있는 우리의 민요가 있다. 예순 두살 이두일씨 외에 여러 어부들이 불러주는 어랑성 타래소리를 들어본다.

(소리 - 어랑성 타래소리)

이번에는 그물 당기면서 부르다는 세노야를 예순 아홉살 권도근씨 외에 여러분의 얘기와 노래로 들어보자.

(음성 녹음 및 소리 - 세노야)

이런 소리를 바다 밖에서 들으면 처량하고 감개가 무량하다고 얘기 하면서 지금은 그런 감흥이 일지가 않아 노래같은 것은 부르지도 않고, 고기나 많이 잡히면 모를까 잘 부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씻고기 소리라는 고기 씻는 소리를 들어본다.

(음성 녹음 및 소리 - 씻고기)

그런데 이 곳의 토박이 어부들은 그렇게 많이 잡혔던 오징어가 값이 많이 뛰자 이곳에선 구경할 수 조차 없고, 잡히지도 않아 영세어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 졌다고 말한다. 그래서 많은 어부들은 전복, 오징어 등이 많이 잡혔던 윤택했던 그 옛날을 회상한다.

(음성 녹음)

이 아름다운 포구에도 문명의 발달은 우리의 산천을 많이 더럽혔을 뿐만 아니라, 순박했던 어부들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더욱이 생활의 궁핍은 많은 민요를 잊어버리게 했다. 그래서 토박이 사람들은 풍요한 생활을 찾아 고향을 떠나게 됐고, 타지에서 들어온 많은 사람들은 이곳의 풍속과 민요를 두절케 했다.

이 가난한 포구에 많은 고깃떼가 찾아와 가난을 몰아냈으면, 그래서 고향을 등지는 사람이 없이 우리 고유의 풍속과 민요가 오래 계속 되었으면 싶다.

(음악)

오늘은 경상북도 영일군 구룡포읍을 찾아봤습니다.

내일은 안동군 서호면 저전동을 찾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작 이문현, 기술 장길태,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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