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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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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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의 고향 - 제19회 영덕군 영덕면 노물동 (2)
민요의 고향
제19회 영덕군 영덕면 노물동 (2)
1975.02.24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열 아홉번째 시간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남겨준 생활 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열 아홉번째 시간으로 어제에 이어서 경상북도 영덕군 영덕면 노물동을 찾아 봅니다. 어제는 노물동에 오래 전해 내려오는 농업 노동요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어업 노동요와 관련된 우리의 민요를 알아보겠습니다. 노물동은 천연의 포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지금은 해일로 방파제가 부서져 파도가 조금만 일면 배를 띄우지 못해 고기를 눈 앞에 두고도 잡지 못한다. 그래서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다. 또 이 곳 주민들은 삼 십년 전에 부르고 이제는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다는 정어리 노래를 생각하며, 회상에 젖는다.

(음성 녹음)

정어리만 나면 살 판이 난다는 이 곳 주민들. 그러나 정어리를 구경한 지 삼 십년이 넘는다고 한다.

하늘은 이들에게 정어리를 풍요하게 몰아다 주는 은총을 베풀었으면 싶다. 예순 살 김유분 씨에게 정어리 노래를 들어보자.

(소리 - 정어리 노래)

이 정어리 노래는 못사는 서러움 속에 배를 타고 고향을 떠나 수천리 먼 함경도 앞 바다까지 정어리떼를 찾아 헤매는 역경 속에서 논밭 전지와 금가락지를 사서 잘 살아보겠다는 의욕이 담뿍 담겨져 있다. 그런데 정어리 잡이는 그물을 쳐놓고 시골에서 참새를 잡듯이 그물에 정어리 머리가 걸리도록 일정한 시간동안 바다 속에 넣었다가 걷어 올리면은 정어리가 하얗게 그물에 달려 올라오는데, 이 정어리 하나하나를 벗길 때, 힘을 내고 잠을 쫒기 위해서 부른 다고 말해준다.

(음성 녹음)

이번엔 정어리 잡이를 나설 때 부른다는 정어리 뱃노래를 들어보자.

(소리 - 정어리 뱃노래)

젖어보자, 젖어보자. 그물 코가 삼천이라도 걸일 날이 있다구나. 전동같은 이 팔에다 힘을 올려. 젖어보자. 논밭 전지도 여기서 난다.

배를 타고 바다에 나서면서 고기를 많이 잡아 생활의 근본이 되는 논밭을 많이 사게 해달라는 어부의 소박한 기원이 담겨 있다. 이번엔 고기를 많이 잡아 실으면 신이나 부르는 고기푸는 노래와 노젓는 소리를 예순 여섯살 김도식 씨에게 계속해서 들어보자.

(음성 녹음 및 소리)

이렇게 신나게 불려졌던 정어리 노래나 뱃노래, 노젓는 소리, 고기 푸는 노래 등은 이제 이 곳에서 많이 불리어지지 않고 있다. 고기를 잡는 일 보다는 농사일에 더 많은 시간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가 많이 몰리고 호황을 이루었던 그 좋은 시절도 이제는 없다. 왜냐하면 배를 댈 만한 선착장이 없어 농사일 보다 좋았던 바다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음성 녹음)

그래서 이들의 생활은 더욱 형편없이 찌들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신나게 불렀던 우리의 고유한 민요도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생활의 변화와 문명의 발달로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있다.

(음성 녹음)

(음악)

오늘은 민요의 고향 열 아홉번째 시간으로 경상북도 영덕군 영덕면 노물동을 찾아 어업 노동요에 대한 노래를 알아봤습니다. 내일도 다시 노물동을 찾아 생활에 관련된 우리의 민요를 알아봅니다.

지금까지 제작 이문현,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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