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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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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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의 고향 - 제18회 영덕군 영덕면 노물동 (1)
민요의 고향
제18회 영덕군 영덕면 노물동 (1)
1975.02.23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열 여덟번째 시간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남겨준 생활 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열 여덟번째 시간으로 경상북도 영덕군 영덕면 노물동을 찾았습니다.

안동에서 네 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큰 게로 유명한 영덕으로 가노라면 세상에 이렇게 나쁜 길이 아직도 있나 싶을 정도로 가만히 앉아 버스를 타고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이 길을 다닐 수 밖에 없는 시골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스럽게 살고 있나를 알 수 있었다.

영덕에서 다시 울진으로 가는 완행버스를 타고 20여분 가면 산 허리에 슬레이트로 지붕을 인 집 몇 채가 여기저기 널려있는 이름 없는 고갯 길에 다다른다.

노물동 입구라는 차장의 목 쉰 소리에 차를 버리고 산 허리를 뚫어 만든 구절양장의 황톳길 시오리를 걸으면 짙푸른 동해바다를 안고 이백 여호의 원색 칠을 한 슬레이트 지붕이 그림처럼 펼쳐 진다. 이 곳이 사람이든 무엇이든 늙지 않는다는 노물동이다.

일흔 네살 오문석 노인에게 동네에 대한 얘길 들어본다.

(음성 녹음)

노물동은 반농 반어의 빈한한 마을이지만은 서로가 잘 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슬기를 모으고 있다고 함완석 동장은 말한다. 1300여년 역사를 가진 이 동리는 방파제가 해일로 부서져 파도만 치면 고기잡이도 할 수 없고, 전 만큼 고기도 잡히지 않아 전에 사놓았던 토지가 많이 팔려나가 생활은 더 곤란해졌다고 삼 십년간 동장을 지냈다는 예순 세살 이상용 씨는.

(음성 녹음)

노물동엔 동리 역사와 함께 어느 마을보다 농업노동요와 어업노동요가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먼저 안택굿이 어떤 것인지. 이상용 씨에게 알아본다.

(음성 녹음)

넉넉치 못한 생활을 안택굿으로 한 해동안의 풍작과 풍어 그리고 생활의 안녕을 기원했던 이 마을의 풍습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이 안택굿도 몇 집을 빼고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 생활의 변화가 아쉽다고 말한다. 농사의 대본이라는 모내기 소리를 들어보자.

(소리 - 모내기 소리)

모내기 노래를 부르는 이 곳 주민들의 마음은 오래전에 팔아버린 농토에 대한 아쉬움과 애착으로 가득찼다. 벼 이삭이 누렇게 고개를 숙이면 선비들이 불렀다는 고국천봉이라는 노래를 예순 일곱살 김상식 노인이 들러준다.

(소리 - 고국천봉와 음성 녹음)

이번엔 보리타작 노래를 들어보자. 경상도 내륙지방에서 흔히 듣는 옹헤야 와는 달리 타작이라고 뒷소리를 하는 이 노래는 보리타작등은 물론이지만은 정월 열 나흩날 아이들이 수수깡으로 농사기구를 만들어 가지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타작하는 흉내를 내면서 한 섬, 두 섬, 백 섬, 만 섬 타작을 해 주었으니 풍년이라면서 타작 값을 많이 타낸다고 타작노래 하든 흐뭇한 풍경을 생각하면서 예순 다섯살 김도식 노인은 보리타작 노래를 부른다.

(소리 - 보리타작 노래)

타작을 끝낸 후 농민들은 농사일의 마지막 손질인 방아를 찧어야 한다. 그런데 이 곳의 방아타령은 힘들도 찌푸린 한 해 농사를 음담과 해학으로 토해버린다. 방아타령 노래를 이상용 씨의 노래로 들어보자.

(소리 - 방아타령)

노물동 마을 사람들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우리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열 여덟번째 시간이었습니다.

내일도 영덕군 영덕면 노물동을 찾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작 이문현,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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