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DBS리포트
민요의 고향 - 제17회 명주군 사천면 사천 진리
민요의 고향
제17회 명주군 사천면 사천 진리
1975.02.22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열 일곱번째 시간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남겨준 생활 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열 일곱번째 시간으로 강원도 명주군 사천면 사천진리를 찾았습니다. 강릉에서 속초 쪽으로 30리쯤 떨어진 명주군 사천면 사천진리는 가난이 찌들대로 찌들어 쓸모없이 퇴색해버린 어촌이었다. 차길에서 40여 분을 걸어 사천진리를 찾았을 때에는 바다에 띄여진 어선은 볼 수 없었고 몇몇 어부들이 그물을 말리고 있을 뿐. 한 낮인데도 술에 취해 가난을 잊으려는 모습들만이 눈에 띄였다. 더욱이 미역 값이 폭락해서 이 곳 주민들은 살 길마저 막연하다고 말하면서 지난해 영동지방에 휘몰아친 조풍해로 인한 흉작이 살아가기에 더 큰 곤란을 주었다고 마흔 여섯살 손영민씨는 말한다.

(음성녹음)

또 방파제엔 많은 아낙네들과 아이들이 이 곳에 주업인 갓 따온 미역을 말리느라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지만은 품삯도 나오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한숨이 많다. 그래서 아이들 공부 가르치기에도 힘에 겹다고 한다.

(음성녹음)

경북 울진이 고향이라는 마흔 다섯살 김진출씨는 고기가 잡히지 않아 생활이 형편없다고 말하면서 노 젓는 소리를 들려준다.

(소리 - 노 젓는 소리)

김진출씨는 고기를 많이 잡으면 노 젓는 소리가 더 흥겨운데, 그렇지가 못해 미안하다면서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다른 직업을 가져 보지는 못했지만은 요즘같이 생활을 꾸려가기가 어렵기는 처음이라면서 고기 많이 잡히는 꿈이라도 실컷 꿨으면 좋겠다며 배타는 일이 싫어졌다고 한숨 짓는다.

(음성녹음)

이 곳이 고향이고, 사십 여년간 어부노릇을 해 왔다는 이기범씨에게 배 끌어 올리는 소리를 들어본다.

(소리 - 배 끌어 올리는 소리)

노래라기 보다는 얘기 하는 투다. 다시 이기범씨에게 그물 당기는 소리에 대한 설명과 노래를 들어보자.

(음성녹음 및 소리)

시망발이란 우리 조상들이 해오던 고유의 고기잡는 방법으로 바다 한 가운데 그물을 쳐놓고, 고기를 잡는 원시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저인망부선이 그물을 끊어가 그물을 칠 수 없어 이렇게 못 한다고 말한다.

(음성녹음)

그래서 시망발만 하면 지금도 잘 살수 있다고 주장한다.

(음성녹음)

사천진리 사람들은 이제 잊혀져가는 뱃노래를 아쉬워 한다. 우리 조상 특유의 희망발만 하면은 잘 살 수 있을뿐 아니라 노래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이들에게 어떤 근본적인 대책에 세워져 잘 살 수 있는 마을이 되고 신나는 뱃노래가 끊임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음악)

DBS 리포트. 지금까지 강원도 명주군 사천면 사천진리를 찾았습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경상북도 영덕군 농을동을 찾아보겠습니다. 제작 이문현,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6.04)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