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DBS리포트
민요의 고향 - 제16회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
민요의 고향
제16회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
1975.02.21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열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물려준 생활 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지난해 15회에 걸쳐 방송됐던 민요의 고향에 이어 오늘부터 2차로 달의 예정으로 민요의 고향을 방송해 드리겠습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열 여섯번째 시간으로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을 찾습니다. 속초에서 설악산을 가는 길을 따라 차를 몰면, 큰 고개 하나를 넘어 바다와 맞닿은 포구에 다다른다. 대포동은 설악산 입구에 자리잡고 있어, 수많은 관광객이 지나쳐 가고 있지만, 해 떠오르는 동해바다의 장관과 함께 고기 잡는 과정을 구경하지 못하고, 싱싱한 생선회의 맛도 알지 못한채, 지나쳐 버린다고 이곳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이 마을은 523세대의 2800여명이 반농반어로 생업을 살고 있지만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비중이 더 커 요즘같이 고기가 잘 잡히지 않을 때에는 넉넉치 못한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고 동장 김성열씨는 말한다.

(음성 녹음)

이곳 어부들은 우리 조상들이 종래에 해오던 식의 고기잡이가 아닌, 일본에서 배워 온 정치망에 의한 고기잡이를 하고 있다. 정치망이란 바다 조류에 따라 일정한 장소에 그물을 쳐 놓고 고기를 잡는 것이다. 43살 김석주씨에게 정치망에 대해 알아본다.

(음성 녹음)

어부들은 매일 아침 6시에 모여, 아침식사를 마치고 그물이 쳐진 바다로 통통선을 타고 나간다. 그물이 쳐진 바다에 나가면 배 위에 설치된 도로레와 같은 설치 된 망개에 그물을 걸어 감아올린다.

(음성 녹음과 민요소리)

이 망개노래는 사설을 붙여 노래로 하지만은 사설을 잘 엮는 이가 없으면, 그냥 힘을 내기 위해 부른다고 한다. 이렇게 망개 노래를 부르며, 쳐진 그물을 감아 올리고 나면은 두 배에 여덟명씩 열 여섯명이 늘어서서 감기는 소리를 느리게 시작하며, 그물을 당긴다.

(음성 녹음과 민요소리)

이렇게 느리고 처량하게 부르던 노래는 어느덧 제 멋에 겨워 빨라지고 만다.

(민요소리)

이 노래를 바다 밖에서 들으면 매우 처량하다고들 한다. 이렇게 한 십 여분 그물을 당기면 그물은 둥그렇게 그물을 쌓면서 바다밑에 가라 앉았던 그물을 바다 위로 뜨게 한다. 그러면 손은 더욱 빨라지면서 노래도 조금은 빨라진다.

(음성 녹음과 민요소리)

이제 그물은 바다 밑에서 부터 뱃전 가까이 더욱 좁게 고기를 감싸며 끌어 올린다.

(음성 녹음과 민요소리)

이렇게 그물로 생선을 감싸면서 뱃전 가까이로 끌어 올린 그물에 담긴 생선을 어부 모두가 힘을 합해 뱃전에 부린다. 이 과정이 마지막 과정이다.

(음성 녹음과 민요소리)

이렇게 그물에 담긴 생선을 뱃전에 퍼올리면 20여분에 걸친 정치망에 그물 당기는 소리는 끝을 맺는다. 그러나 어부들이 즐겁게 부르는 이 노래는 그들 자신들도 사설의 뜻과 내용을 알지 못한다.

(음성녹음)

일본사람들이 전해준 노래라곤 하지만, 이 노래가 60년 이상 많은 어부들의 입으로 전해져 오고, 어느듯 우리 어부들이 즐겨 부르게 됐다. 그러면 마지막 과정인 그물을 뱃전에 끌어 올리는 과정을 다시 한 번 들어보자.

(민요소리)

펄펄뛰는 생선을 보면 즐거운 표정이 입에 담뿍 담기지만, 이들의 수입은 세끼를 먹고 고작 만 팔천원에 불과하다. 무슨 뜻이 담긴 노래인지는 몰라도 무슨 내용이 담긴 노래인지는 몰라도 힘을 내고, 어려운 살림을 잊으며 살아가는 이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노래임엔 틀림이 없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오늘은 열 여섯번째 시간으로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을 찾았습니다.

내일은 강원도 명주군 사천면 사천 1리를 찾습니다.

지금까지 제작 이문현,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5.28)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