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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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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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의 고향 - 제13회 전남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
민요의 고향
제13회 전남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
1974.10.03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열한 번째 시간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물려준 생활 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열세 번째 시간으로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를 찾았습니다.

진도읍에서 동남쪽으로 노랗게 벼 이삭이 바다바람에 출렁이는 황금벌판을 지나 18km를 달리면은 구성진 가락이 숨쉬고 있는 인지리에 닿는다. 먼저 지산면장 김정선씨에게 지산면에 대한얘기를 들어본다.

(음성 녹음)

진도는 섬이라고는 하지만은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모두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는 우리가 잘 아는 진도 아리랑을 비롯해 농요가 많고 보존도 잘 되어있다.

더욱이 인지리 마을 사람들은 들 노래회를 만들어 자신들의 노래를 생활화 하고 있었다.

인간 문화재 제 52호로 지정된 쉰 살 조봉예 여사에게 들 노래를 언제 듣고 배웠는지를 알아본다.

(음성 녹음)

진도 들녁에 바닷바람에 봄 소식이 실려오면 한 해 풍년을 기약하며 장구치고 징 소리내며 들 노래를 부르면서 들로 나간다. 정말 산하에 가득찬 힘찬 들 노래를 들으면 한 해 풍년이 저절로 올것만 같다. 지산면 들 노래회에 모뚱이 노래 그리고 조봉예 여사의 말과 선창으로 노래를 들어본다.

(음성 녹음과 노래)

모가 다 자라면 모를 묶어 다른 논에 옮겨 모를 심는다. 꽹과리 치고 장구치는 소리에 모 심는 노래를 길게 부른다. 그리고 모를 다 심어가면 앞산은 가까워지고 뒷산은 멀어지니 일이 끝나가는 기분에 노래로 덩달아 빨라진다.

상사소리로 시작돼 자진모리로 넘어가는 모심기 노래를 부르면 육신의 고단함은 멀리가고 풍년을 기약하는 마음으로 가슴은 뿌듯해진다.

(음성 녹음)

(노래)

이제 모도 심고 초벌 논도 멨다. 시퍼렇게 자라는 벼를 보면은 농부는 신이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은 두벌 논을 메기 위해 처음 논에 들어서면 아직 개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노래로 처음에는 긴 소리로 시작돼 중모리에서 자진모리로 빠르게 끝을 맺는다.

(음성 녹음)

(음악)

이제 벼도 다 자라 벼 이삭이 영글면은 농부는 신바람이 난다. 한해동안 어려웠던 농사 일에 결산하기 때문이다. 벼 이삭을 베면서 풍장소리를 한다. 풍장소리를 할때에는 장구까지 논에 갖고 들어와 즐거운 풍년을 노래를 하고, 승장구화와 같은 즐구나기를 부르며, 나락을 마차에싣고 들어온다.

(음성 녹음과 노래)

즐구나기를 부르고 집에 들어가면은 아낙네는 술덩이를 머리에 이고 남편을 맞는다. 이렇게 흥이 나면은 이 지방에 유명한 진도 아리랑을 빼놓을수 없다.

(음성 녹음과 노래 - 진도 아리랑)

낭랑한 목소리로 앞소리를 해준 조봉예 여사는 이곳 젊은이들은 대중가요를 부르기는 하지만은, 그래도 우리의 민요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음성 녹음)

이 곳 진도군 지산면 민요는 다른 어느 곳보다 잘 정돈되고 잘 보존되고 있었다.

더욱이 동아방송에서 취재를 왔다는 말을 꺼내자 45명의 회원 전원이 모여 장구치고 북치며 앞소리에 맞춰 춤추며 노래부르는 광경은 참으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전국 어디 농촌에서나 지산면 인지리와 같이 민요를 부르며 협동심을 고취하고, 고된 농촌생활을 달래며 농촌 정서를 만끽하고 농민 스스로의 외침이 있었으면 싶다.

(음악)

지금까지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를 찾았습니다.

제작 이문현,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민요의 고향 열세 번째.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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