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DBS리포트
민요의 고향 - 제12회 경상북도 성주군
민요의 고향
제12회 경상북도 성주군
1974.10.02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민요의 고향 열두 번째 시간입니다.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남겨준 생활

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

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열두 번째 시간으로 경상북도 성주군 일대에 흩어져 있는 민요를 알아

봅니다. 경상북도 성주군은 경상북도 남서부에 위치해 산중에 둘러싸여 있는 산간이다.

이 고장은 신라때 부터 마을이 형성돼 오랜 역사와 옛것에 대한 사랑이 깃들어 있고, 도시와

의 접촉이 적어 그들 나름대로의 농촌 생활을 오래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씨족 관념이 강하고 양반이라는 잠재의식이 깊이 박혀 있다. 성주군 사람들은 옛것을

사랑하는 것이 새로운 것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새것을 옛것에 조화시켜 더 좋은 것으로 발

전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성주군 어느 곳을 가도 농사철이면은 민요를

흔히 들을 수 있고, 또 즐겨 부르는 이 곳 사람들은 민요를 부르며 고된 농촌 생활을 잊고

있다. 먼저 퐁당퐁당을 들어보자.

(민요 - 퐁당퐁당)

어렸을 적에 신나게 불렀다는 노래다. 지금도 간혹 부르지만은 어디 그때 만큼 신명이 날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이번에는 월악면에 사는 쉰 한살 김기봉씨의 방아타령을 들어보자.

이 방아타령은 실 고운전을 엮어 노래를 불러준다. 한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면은 여러 사람이

뒷소리를 받는다.

(민요 - 방아타령)

이렇게 책 한권을 줄줄 외는 머리 좋은 사람이면 노래를 잘 엮어대니, 노래를 잘 부른다고 마

을에서 칭찬을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본래의 민요가 부르는 사람 멋대로 구전되기 마련인가

보다. 이번에는 사람이 죽어 북망산으로 상여에 실려 나갈때 부르는 상여노래를 들어보자.

(민요 - 상여노래)

너화홍 너화홍 너화넘자 너화홍. 인제가면 언제 올까 명년 삼월에 다시 올까. 솥에다 삶은 팥

이 싹이 나면 오실래요. 병풍에 그린 닭이 회치면은 오실래요. 한번 간 사람이 다시 오지 않

는 다는 진리를 알면서도 다시 살아나길 기원하며 이런 노래를 부른다.

지금이야 도시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상여지만은 시골에서는 아직도 상여를 쓰는 곳이 많이

있다. 그런데 시골인정이란 도시와 달라 한 마을에서 사람이 죽으면은 상주는 물론 마을 전체

가 슬픔에 잠긴다. 그렇지만 상여를 매고 유택을 향해 길을 떠날 때는 상여노래를 부르며, 슬

픔을 달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음성 녹음)

그 옛날 시골 살림의 어려움 속에서 집을 지을 때 부르는 자하기 노래가 있다. 목도 소리는

돌이나 무거운 짐을 운반할 때. 무거운 물건을 밧줄로 얽어매 두 사람 혹은 여러 사람이 밧

줄을 한 끗이 뒷덜미에 대고 옮기는 과정중에 부르는 노래인데, 가사를 소개하면은 너무한다.

아차하면은 칠성판이 등에 붙는다. 울 어머니 나를 낳을 때, 어이해서 목도차를 맡겼던가.

우리가 이렇게 하면 부귀영화 찾는가. 목도채만 놓으면 모두가 한 사람이라고 넋두리를 털어

놓는다.

(민요 - 자하기 노래)

지금이야 현대식 장비와 기구를 쓰면은 이렇게 힘들여 짐을 운반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

면 얼마나 고생을 하면서 살았는가를 알 수가 있다.

다음은 상량가를 들어본다. 이제 우리 주위에는 우리 옛모습을 지닌 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건축양식이 많이 바뀌었다. 그 옛날 조상들의 멋이 담긴 다포집. 혹은 주심 포집이라

든가, 맛배 지붕집 등의 유열한 우리 나름의 집의 모습은 어느듯 사라져 갔다. 도시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시골에서도 초가지붕대신 슬레이트 지붕이 들어서게 되있고, 블록 담이 판을

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우리나름대로의 우아한 멋과 여기에 곁들여 집을 지을 때 부르

는 상량가가 있다.

(민요 - 상량가)

하나의 집을 지으면서 당하는 많은 어려움과 고달픔을 당연히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조상

들이 남겨둔 유산들을 볼 때 마다 감탄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탓도 바로 그런 것이겠다.

이런 어려움을 이기기 위한 노래가 없지 않을 수 없다. 쉰 한살 김기봉씨는 조상들이 전해준

노래가 희한하게도 모든 일에 대한 가락이 자연히 흥을 돋을 수 있게 만들어 졌다고 말한다.

(음성 녹음)

그러나 힘들일을 하면서도 신나게 부르던 집짓기 노래는 양옥과 슬레이트에 밀려 하나 둘 묻

혀가고 있고, 어려운 살림에 어려움을 자학하다 지쳐버린 마음을 차라리 희망섞인 노래로 한

때나마 잊었던 순박한 농촌사람들의 외침은 차츰 그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음악)

DBS 리포트. 오늘은 경상북도 성주군 일대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민요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내일은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을 찾습니다.

지금까지 제작 이문현, 기술 이선주,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민요의 고향 열두 번째.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4.28)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