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DBS리포트
민요의 고향 - 제9회 학산의 영산홍
민요의 고향
제9회 학산의 영산홍
1974.09.21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여러분의 기업 현대자동차 제공입니다.

(음악)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남겨준 생활

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져 가는 민요를 찾아내

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전해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

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아홉번째 시간으로 강원도 명주군 구정면 학산마을에 영산홍을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강릉에서 대관령 방면으로 십 여키로. 험준한 산맥을 병풍화 하여, 띄엄띄엄 백 여 농가

가 자리잡은 학산마을.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지나 한참 올라가면은 한 낮에도 산기운이

맴돌아 한기를 느끼게 한다. 맑은 개울과 우람한 고목들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듯 해, 속

세에 젖은 도시인의 마음을 숙연케 한다. 행정단위로는 강원도 명주군 구정면 학산리. 이

곳이 바로 영산홍의 고향이다.

(노래)

영산홍도 가지가지 봄바람에 꽃 피었네. 지화자자 영산홍. 꽃 밭일래, 꽃 밭일래. 사흘

보름날 꽃 밭일래. 지화자자 영산홍. 명사십리 해당화 꽃 진다고 서러마라. 지화자자 영

산홍. 풍유가 넘치는 서정적인 민요 영산홍의 줄거리다. 이 곳은 옛 부터 무속이 성행하

던 고장이어서, 행사 때마다 성황당은 일대 성시를 이룬단다. 지금도 이 일대엔 무당들이

어느 지역보다 많아 옛자취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이 영산홍은 그 내력이 설화적이라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음성 녹음)

국사성황이란 신라의 고승 버밀국사를 일컫어 부르는 말이다. 옛부터 강릉 단오제는 그

규모나 내용이 화려하고 크기로 유명한데, 단오가 되면은 전 강릉시민이 밤에 횃불을 들

고, 국사성황을 모셔놓은 대관령 고개로 향한다. 횃불의 행렬은 장관을 이루어 강릉에서

대관령에 이르는 긴 길이 온통 횃불로 뒤덮힌단다. 강릉 교육대학에 최정민 교수는.

(음성 녹음)

버밀국사를 모시는 이 지방민의 열성은 대단하다. 지금도 하루에 한 차례씩 옷을 단정히

입고, 맑은 개울에 손을 씻고, 절을 올리는 노인들도 있단다. 민요 영산홍을 낳게 한 버

밀국사의 전설에 관해 들어보기로 하자.

(음성 녹음)

학산마을에는 지금도 큰 절터가 남아 있다. 버밀국사 즉 자장법사가 신라 문성왕 13년에

창건했다는 굴산사의 옛자취는 사라지고, 잡초가 무성한 언덕에 이따금 주춧돌이 보일 뿐

언제 이 절이 없어졌는가에 관해선 아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지금도 보전 되어 있는 보

물 제 85호 굴산사 탑에는 우리나라 음악사에 귀중한 연구자료가 될 탑신이 새겨져 있다.

비파, 단소, 소라, 고둥과 월금. 그리고 타악기를 두드리는 모습의 탑신 무늬는 옛날 신

라인의 음악이 서양의 어느 국가보다 발달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마을 사람들은

이 절을 보지는 못했지만은 전해 내려오는 절의 규모를 이렇게 말한다.

(음성 녹음)

이 고장의 자랑인 자장법사. 측 버밀국사를 추모하는 민요 영산홍은 다른 민요와 달라, 그

가락이 흥취를 돋군다. 촌로들은 마을 어귀 어느 주막에서 이 노래를 부를 때, 춤까지 추

며 신나했다. 그럼 여기서 설화와 전설의 학산 영산홍을 다시 들어보기로 하자.

(노래-영산홍)

그러나 지금 이 영산홍도 많이 변했다. 날이 갈수록 단오제의 규모도 작아지고, 규모가 작

아지니 흥이 나지 않고, 흥이 나지 않으니 노래도 부르지 않게 되있다. 학산마을에서도 이

노래를 다 아는 노인은 손 꼽을 정도라고 말하며.

(음성 녹음)

올 해 일흔 네살의 조갑현 옹은 산기운을 받고 지내서 인지, 아직도 정정하다. 소주 한

잔에 김치 안주를 즐기며, 이제 내가 죽으면 후대에는 이 영산홍을 부를 사람이 없어, 못

내 섭섭하다면서 몇 번이고 노래를 불렀다.

(음악)

민요의 고향을 찾아보는 DBS 리포트. 오늘은 그 아홉번째 시간으로 강원도 명주군 구정면

학산리 마을의 영산홍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구성 신영관,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음악)

DBS 리포트. 여러분의 기업 현대자동차 제공 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4.07)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