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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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의 고향 - 제7회 강원도 강릉시 강문 뱃노래
민요의 고향
제7회 강원도 강릉시 강문 뱃노래
1976.09.19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여러분의 기업 현대자동차 제공입니다.

(음악)

동아방송에서는 대중생활 속에 뿌리깊게 살아왔던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물려준 생활

의식과 미의식을 오늘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묻혀져 가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

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함께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 방송하고 있습니다. 상고시대에서 부터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우리의 민요는

우리의 언어인 동시에, 우리의 염원과 호소, 저주와 울분등을 노래한 민중의 소리요, 시대의 부르

짖음인 것입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일곱번째 시간으로 강원도 강릉시 강문 어부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넘실거리는 물결 푸르디 푸른 초가을의 바다는 환상과 낭만. 그리고 어부의 희노애락이 담겨져 있

다. 관광지 경포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이곳 강문은 옛부터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온 순수한

어촌. 한 척의 작은 배에 올라탄 어부들은 오늘도 어제도 머나먼 바다위에 그들의 삶을 걸고 있었다.

(소리 - 노래)

붉은 기가 너울너울 춤을 춘다. 빨리빨리 가득싣고, 노를 당겨라. 어야디야 술동이가 군다. 평생

을 해풍과 싸워온 노어부들은 한 대병의 소주를 앞에 놓고 옛날을 회상하듯 뱃노래에 스스로 흥취

하고 있었다. 후리오라는 이 민요는 대개 민요가 그렇듯이 그 언제부터 불려졌는가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어린시절부터 이노래를 불렀다고 하면서

(음성 녹음)

뱃노래는 타령과 달라 그 가락이 힘차서 듣는이로 하여금 힘을 돗군다. 고기떼가 몰려와 어망을

치고, 한쪽에선 고기떼를 몰고, 한쪽에선 그물을 잡아 당길때, 저 건너 어촌은 온통 축제의 무드

에 젖어든단다.

(음성 녹음)

그러나 이 민요에도 어부들의 애환은 담겨있다. 신나는 고기잡이지만은 가난과 서민의 슬픔은 몇

십년, 몇 백년을 두고 한이 맺혔다. 후리오의 도입부분에서 그렇게 신나고 춤출듯한 가락은 어느

사이에 슬프디 슬픈 어부의 한탄으로 변한다.

(소리 - 후리오)

서발 수술에 너발 쪽대. 이 가래는 누 가래냐. 성황님 가래지. 이번 가래는 누 가래냐. 선주님 가

래가 분명하구나. 가난한 어부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바다로 가지만, 만선의 기쁜 고기는 선주에게

간다는 뜻이다. 한 맺힌 어부생활을 노래할 때, 그들은 스스로 눈을 감고 지나온 자기 자신의 모

습을 회상했다.

(음성 녹음)

선주의 마누라는 돈을 벌어 신이 나지만, 어부들은 배가 고파온다. 생활의 터전인 망망대해를 바라

보며 때로는 이곳을 떠날 결심도 한단다. 특히 원시어업을 하던 그 옛날의 생활은 가난과 한숨,

바로 그것이었다. 속옷 하나 걸치지 못한채, 그저 알몸으로 파도를 타고 해풍을 해치며 고기를 찾

아 떠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단다.

(음성 녹음)

그러나 온갖 전설과 애환, 그리고 생활이 담겨진 뱃노래지만, 지금은 자취가 하나씩, 둘씩 없어진

다면서 촌로들은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지금은 유행가를 부르며 고기를 잡는 젊은 어부를 가르키

며, 옛 어부들은 요즘 사람들은 진짜 어부노릇을 못한다고 나무라기도 한다. 더구나 요즘은 연안

에 고기가 없어 멀리나가 잡아야 되기 때문에 해변가에 어망을 쳐놓고 고기를 몰던 옛 풍경은 자

취를 감추었다. 고생은 했지만은 그래도 그 옛날 어부생활이 신이 났다고 하면서 노 어부들은 다

시금 소주 한 댓병을 더 비웠다.

(음성 녹음)

선명한 하늘과 짙푸른 바다는 옛 것과 다름 없건만, 사람들의 마음은 변해간다. 마음이 변하고 생

활이 변하니 뱃노래도 흥이 없고, 흥이 없으니 부르지 않는다. 어부들의 협동과 흥취, 그리고 애환

의 강문 뱃노래 후리오가 어떻게 하면 길이 보전될련지 새삼 아쉬운 마음이 들곤 한다.

(소리 - 후리오)

(음악)

민요의 고향을 찾아본 DBS 리포트. 오늘은 강원도 강릉시 강릉 후리오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구성 신영관,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경 이었습니다.

(음악)

DBS 리포트. 여러분의 기업 현대자동차 제공 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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