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DBS리포트
민요의 고향 - 제1회 경상북도 성주군 월학면 안포1동
민요의 고향
제1회 경상북도 성주군 월학면 안포1동
1974.09.12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DBS 리포트

여러분의 기업 현대자동차 제공입니다.

(음악)

동아방송은 대중속에 살아 있는 민요의 남은 모습을 되찾아 조상이 물려준 생활 의식, 또는 미의식을

오늘 우리의 것으로 되살려 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민요의 현장을 찾기로 했습니다.

사실 우리의 민요는 많은 학자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잊혀져 가고, 생활형식

의 변화에 따라 차츰 그 변형은 물론 민요 자체가 땅속에 묻혀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아방송에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민요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민속과 농촌 정서의 향상을 위해

하나의 민요가 구전돼 내려오는 현장과 현지 농어민의 생활을 취재해서 1차적으로 12회에 걸쳐 오늘부터

방송합니다.

(음악)

민요의 고향.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으로 경상북도 성주군 월학면 안포1동을 찾았습니다.

왜관에서 성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약 12km 달리면은 월학면 면소재지에 다다른다. 이 곳에서 차를 내려

파란 편 잎이 비단 수를 놓은 논둑길을 따라 북쪽으로 10분을 가면은 초가라곤 눈 씻고 찾아 볼 수

없고, 반듯한 블록담장이 키를 넘는 성주군에서 제일 가는 새마을 운동의 모범 부락인 안포1동.

백인 마을에 닿는다. 이 마을은 경산 이씨의 동족 부락으로 씨족 관념이 강하고, 양반의 후예라는

자부심이 아직도 뿌리깊게 박혀 있는 곳이다. 일흔 여덟살 이상건 옹의 얘기를 들어보자.

-네, 양반이야. 요새 무슨 양반있소만은 예전에는 성주에서도 한동네에 유래 500년 이상 지적이

가한데는 별로 없어요. 지금 여기 있는 호수가 현재로 일백 오십호가 우리가 되요. 그러니 물론 우리

자손된 것은 조상, 좋은 선생님한테 받은 홍익을 지켜라 하는 말씀과 배임당 제호를 우리는 무엇을

해도 참아야 되고, 널리 행하고, 각박한 성질 안 가져야 하고, 그런 생각이 우리 자손들에게 있고, 사실

도 그래야 되고, 조상의 뜻을 잇고 그런 일이..

이렇게 400여년 동안 한 부락에 한 씨족이 오래 어울려 살다보니 민요도 많을 뿐 아니라 주경야독의

조상들의 가르침이 오늘날 월학면 전체에서 가장 부촌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동장 이대현씨는 말한다.

-우리부락은 아직 민요가 어느부락보다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같으면은

우리부락 동민들은 공동작업을 하면서 서로서로가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 고전에 내려오는 그런 것을

서로 불러가며 그것을 서로 배우고 익히고, 이렇게 하기 때문에 민요가 다른마을 보다도 우리마을이

지금까지 내려온다고 그렇게 봅니다. 그러니까 우리부락의 농민들은 사실 주경야독이라고 할까요.

책은 밤으로 보고, 낮에는 들판에 나가서 열심히 일을하고, 이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다석을 해보자.

어느 마을 보다도 앞서가는 마을을 만들자. 미곡증산에 있어가지고 큰 수확을 얻어서 어느 부락보다도

좀 더 잘 살아보자는 그런 의욕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부촌이 되었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생활 방식은 물론 농사일도 많이 바뀌어 졌지만 그래도 이 마을엔 민요가 확실히

많이 살아있다. 모짓는 노래, 모내기 노래, 논매기 노래, 보리타작 노래, 방아타령, 가래장구, 상여소리

등을 많은 사람들이 부르고 있었다.

먼저 모심는 소리를 들어 본다.

(모심는 소리)

풍년을 기약하면서 이렇게 주고 받으며 모를 심으면 고단할 줄 모르고 하룻일을 마칠 수 있다고 한다.

모를 심고 나면 다시 논을 매야 되는데, 지금은 제초제를 뿌려 논 매는 일이 줄어들었다면서 논매기

노래를 들려준다. 이 논매는 소리는 선창자가 먼저 노래하면 뒷소리를 논 매는 사람들이 노래를 받는다.

(논매는 소리)

이렇게 소리를 높여가며 손가락으로 논을 매면 손 끝에서 피가나도 재미가 있다며 쉰한살 장수희씨는..

-노래를 부를적에는 본래 일꾼의 힘이 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그 노래를 부름으로 해서 힘도 나고,

신명이 있어가지고 확 끄잡아 댕기는데, 참 허리. 끈끈하게 여문 허리가 홱 빠져 나옵니다.

그 때에 김도 잘 뽑히고, 일꾼이 힘을 써서 잘합니다.

대게 농요가 그렇듯이 남녀의 정을 그린 연가가 많으며, 농민의 솔직하고 순박한 마음이 가득 들어있다.

우리가 흔히 들어온 보리타작 노래를 농민들에게 직접 들어보자.

(보리타작 소리)

그러나 지금은 보리타작은 탈곡기가 대신해주니 노래부르는 일이 적어졌다면서 가래장구를 소개해준다.

가래장구는 노동요로서 가래질을 하면서 지게에 흙을 퍼 붓는 작업인데, 템포가 빠르고, 가사도 짧아서

가장 신나는 노래라고 한다.

(가래장구 소리)

농민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노래를 부르면서 일을 하면 신바람도 나고 고단한 줄 모른다고 앞소리꾼 김봉

기씨와 이한영씨는..

-그 일이란 것을 하면은 말입니다. 그 일에 따라서 그 노래가 다 그것이 구색이 맞아야 되고요. 이런데

그 노래로서 하면은 그 일이 더 흥분으로 가져올라 더 해도 더 신경질 안나고, 시간도 안지겹고, 해도

안지겹고, 참 때도 안지겹고, 그러니 그 흥분이 더 일꾼이 흥이 납니다.

-물론 일년 풍년도 바랄 뿐 아니라, 그 일에 마다 일 한데 대해서 노래를 하는 것이 상반됨에 있어서

일한 사람이 흥분도 되고, 모든 고단함도 그 노래에 대해서 모든것이 풀어 집니다.

생활에 모든 것이 바뀌고 세월에 흐름에 따라 사람도 농사일도 많이 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민요도

형태 자체도 바뀌고 땅에 묻혀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민요에 대한 향수를 잊을 수가 없다.

쉰 살 이정훈씨...

-뭐 아무래도 향수를 느끼는 것이 민요겠지요. 나는 여기에 대해서 끝없는 향수를 느끼는 대신에요. 지금

아이들이 우리는 뭐랄까요. 경박하게. 이상한 풍으로 나가는 거요. 얘들은 좋다고 부르지만은 우리는

크게 환영 못하겠어요. 그러나 또 앞으로 세대가 그러한 음악적 풍조라던가 그걸 몰라서도 안되겠고,

배워서도 좋은데, 너무나 그 것이 남발되는 경향이 있고, 또 라디오나 텔레비에서 매스켐에서 너무 그걸

많이.. 많은 가.. 그런 생각이 있고, 또 반면에 그것이 참 민요를 찾는다 하는 이런것이 한편 반갑

고, 될수 있으면은 우리 것을 좀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또 잊어버린.. 과거의 우리 유산이라 하는 것은

우리가 안 찾으면은 다음 세대는 잊어버리는 그런 생각이기 때문에요. 우리 세대에서 알뜰히 이걸 찾아

야 되겠다는 이런 생각이 더 깊고, 앞으로 이런 사업이 국민운동적인 방향까지 확대되야 안되겠느냐.

이 방면에 까지 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악)

DBS 리포트 오늘은 민요의 고향인 성주군 월학면 안포1동을 찾았습니다.

내일은 칠곡군 양무면 행정1동을 찾아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작 이문현, 기술 김창성, 아나운서 김기현 이었습니다.

(음악)

DBS 리포트 여러분의 기억 현대자동차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2.10)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