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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향기 - 제21회 범패
민족의 향기
제21회 범패
1980.10.21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특집방송 DBS 리포트 민족의 향기 그 전통의 현장을 찾아서

취재와 구성에 사회문화부 이창환 기자입니다.

(음악)

오늘은 범패에 대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전통음악-범패)

범패란 불교에서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는 재를 올릴 때 부르는 노래를 말합니다. 글자의 뜻으로 보면은

인도의 말을 범어라고 하듯이 범패는 인도의 노래라는 뜻이 되겠지만 불교의식음악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원광대학교 홍윤식 교수의 설명입니다.

(음성 녹음)

범패는 신라 흥덕왕 때 진감국사가 당나라에 유학 갔다가 들여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기록에 따르면 서기 830년, 당나라에서 27년 동안 유학하고 돌아온 진감국사가 지금의 경상남도 하동에 있는

쌍계사에서 범패를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삼국유사에는 진감국사보다 백 년 전에

이미 월명사에 범패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후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범패는 불교가 번창해가는 것과 함께 크게 발전해 왔습니다. 범패는 불교가 억압받기 시작했던

조선왕조에 들어서도 면면히 이어졌습니다.

(음성 녹음)

홍윤식 교수의 말이었습니다.

불교의식에서 부르는 노래는 절에서 재를 올리며 부르는 노래와 절 밖에서 시주를 거두며

축언을 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또 절 안에서 재를 올릴 때 부르는 노래에는

안채비소리와 겉채비소리가 있습니다. 안채비소리란 재를 지내는 절에 속해 있는 법조와

같은 학식이 높은 스님이 방울을 흔들면서 축언문 같은 것을 노래하는 것입니다.

겉채비소리는 재를 지낼 때 범패를 부르는, 범패를 전문으로 하는 소리를 가리킵니다.

겉채비소리란 말은 다른 절에서 범패스님을 불러다가 하기 때문에 겉, 그러니까 밖이란 말을 붙인 것입니다.

현재 무형문화재 50호로 지정된 범패는 바로 이 겉채비소리인 것입니다. 겉채비소리에는 홑소리와

짓소리, 그리고 화청이 있습니다. 인간문화재 박송암 스님의 설명입니다.

(음성 녹음)

또 화청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화청은 불교음악을 전공한 사람뿐만 아니라 불교신자 모두가 다같이

부르는 음악을 말합니다. 음악에 비유하면 범패가 고전음악이라면, 화청은 대중음악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범패는 불교음악이기에 종교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인이 있어야 하고 그 선율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범패는 길게 빼면서 굴곡이 많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신앙심과 안정감, 그리고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전통음악-범패)

범패는 가사의 내용도 중요합니다. 그 내용은 물론 불교를 찬양하는 것입니다.

(음성 녹음)

불교의식에서 올리는 재는 물론 대부분 죽은 사람을 위해서 베풀어집니다. 이 재에는 물에서

죽은 사람을 위해 지내는 수륙재와 산 사람이 죽어서 극락왕생하게 해달라고 생존에 미리 지내는

생존예수재 등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홍윤식 교수의 설명입니다.

(음성 녹음)

영산재는 역시 죽은 사람을 위해 지내는 것인데 영산재를 제대로 다 지낼려면 사흘이나 걸리고

음악도 백여 곡 이상이 넘게 연주된다고 합니다. 박송암 스님의 말입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범패)

범패가 비록 중국에서 건너오긴 했지만 수백 년을 지나오는 동안 우리 선조의 숨결이 담긴

문화유산으로 바뀌어 전해 내려 왔습니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물론 불교행사가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범패가 차츰 쇠퇴해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음성 녹음)

범패는 불교 안에서 생겨나 전해 내려왔기 때문에 무형문화재의 보유와 전수는 스님들에 의해서만

행해지고 있는 게 특징이기도 합니다. 불교의 엄격한 규율 아래 배우고 가르친다는 특수한 상황이라선지

범패의 전수는 일반 무형문화재에 비해 비교적 잘되고 있습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범패)

박송암 스님은 매일 새벽 3시 반이면 일어나 5시부터는 범패를 가르칩니다. 우리의 음악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범패를 불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알리고 싶다는 것입니다.

(음성 녹음)

범패 한 구절 한 구절을 음미하며 노래를 하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음악에 완전히 빠져들게 된다고

박송암 스님은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박송암 스님은 열아홉 살에 입산해 46년간 불교생활을 하면서

범패를 해왔습니다. 그동안 외롭고 고통스런 순간들이 많았지만 범패를 하고 있으면

마음만은 항상 풍요로우며 고뇌를 잊게 되고 평화로워진다고 말했습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범패)

(음악)

내일은 가곡과 가사에 대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취재와 구성에 사회문화부 이창환 기자였습니다.

(음악)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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