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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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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향기 - 제18회 남도 들노래
민족의 향기
제18회 남도 들노래
1980.10.18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특집방송 DBS 리포트 민족의 향기 그 전통의 현장을 찾아서

취재와 구성에 보도제작부 김수연 기자입니다.

(음악)

오늘은 무형문화재 제51호로 지정된 남도들노래에 대해서 전해 드립니다.

(전통음악-남도들노래)

남도들노래는 전라남도지방에서 농부들이 밭에 나가 농사일을 할 때 부르는 노래를

통틀어서 일컫는 남도지방의 고유한 민요입니다. 그해의 농사가 풍성한 수확을 거두도록

기원하는 풍년제 노래가 곁들어진 남도들노래는 진도 일대와 나주지방에서 불려오는

들노래를 한데 묶어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해서 보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진도들노래는

기능보유자가 두 명씩이나 있어서 인간문화재로 지정해 그 전송, 보전이 이루어지지고 있지마는

나주들노래는 문화재로 지정만 된 채 기능보유자 없는 국가지정문화재로 남아서 그 전승, 보전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진도지방의 들노래를 중심으로 먼저 남도들노래의 유래를 알아봅니다.

남도들노래를 발굴한 전남대학교 지춘상 교수의 설명입니다.

(음성 녹음)

우리나라의 전래민요가 다 그렇듯이 민요의 발생역사를 정확히 알아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민요란 원래 집단적인 민중의 공명과 지지 아래서만 성립이 될 수 있는 것이어서 여러 사람의 공통적인

생각이라든가 생활의 공명, 슬픔과 즐거움이 그들의 심금을 울려서 자연발생적으로 가슴에 싹이 트고

또 입을 통해서 밖으로 나타나게 될 때 생긴다고 민속학자들은 결론짓고 있습니다.

남도들노래는 특히 다른 지방의 민요들과는 달리 특유한 가사 내용과 다양한 가락을 지니고 있습니다.

들노래의 구성을 지춘상 교수가 설명해 줍니다.

(음성 녹음)

남도들노래는 처음 농부들이 논에서 모를 심기 위해 모를 찧으면서 부르는 모뜬소리로 시작이 됩니다.

이 노래는 먼저 중모리가락으로 부르는 모뜬소리를 부르고 모를 다 쪘을 무렵엔 자진모리가락의 자진 모뜬소리를

부르면서 일손을 재촉하게 됩니다. 인간문화재인 조공례 부인입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남도들노래)

모판에서 모를 다 찌고 나면은 모를 심을 차례가 됩니다. 농부들은 못소리, 일명 상사소리를 불러가며

모심기를 합니다.

(음성 녹음)

모심기를 농부들은 심은 모가 잘 자라도록 논매기를 해줍니다. 논매기소리는 절로소리라고 부르는데

중절로소리와 일명 풍장소리라고 하는 자진절로소리 등 세 가지 노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남도들노래)

그해 농사가 잘되고 못되는 것은 모를 심은 뒤 논을 잘 매주느냐 또는 그렇지 않았냐에 달려 있습니다.

논매기는 흔히 세벌매기를 마지막 논매기로 하고 있고 세벌매기가 끝나면은 그해 농사의 수확을 알 수 있습니다.

들노래의 마지막 부분은 길꼬냉인데 일명 길군악이라고도 부르는 이 노래는 세벌논을 다 매고 논 밖으로

나와서 모두 집으로 돌아가면서 시작됩니다. 특히 길꼬냉이는 그 마을에서 가장 농사가 잘된 집을 골라서

농사의 장원을 축하하고 그 집 머슴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위해서 흥겨운 농악가락 속에서

벌이는 놀이와 잔치가 곁들어져 있습니다. 진도군 문화원장 조담환 씨의 설명입니다.

(음성 녹음)

(전통음악-남도들노래)

남도들노래는 이 길꼬냉이 부분에서 절정을 이루고 온 동네가 부잣집의 잔치에 참여해서

축제의 기분에 들떠 하룻밤을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새우게 됩니다.

(전통음악-남도들노래)

남도들노래 가운데는 논에서 부르는 노래 외에도 밭에서 밭일을 하면서 부르는 콩밭노래와

미영밭노래 등 두 개의 밭노래가 있습니다. 미영은 목화의 남도사투리로서 목화밭노래가 되며

이 노래는 목화에서 씨를 빼는 작업을 말하는 미영 잣는 노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조공례 부인입니다.

(음성 녹음)

남도들노래가 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적 가치로는 노래가 갖는 특유한 내용과 다양한 가락을

들 수 있습니다. 먼저 남도들노래를 엮고 있는 가사의 특징을 알아봅니다. 지춘상 교수의 설명입니다.

(음성 녹음)

남도들노래의 가사 가운데 모뜬소리의 가사를 보면은 이고루 걸고 저고루 걸어 열 두 고루를 다 걸고야-

이 문고리, 저 문고리 열두 문고리를 다 걸었는데도 소리 없이 열리길래 님은 온가 내다보니

온다는 님은 아니 오고 동남풍이 날 속이네. 앉았으니 님은 온가. 누웠으니 잠이 오는가.

잠도 잃고 님도 잃어 양단간에 다 잃었네. 이 노래의 가사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먼 길을 떠난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의 짙은 연정과 한탄이 서려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남도판소리가

바탕가로 불려지고 있는 들노래의 가락에 대해서 다시 지춘상 교수의 설명입니다.

(음성 녹음)

또 남도들노래의 가락은 경쾌하고 흥겨우면서도 길게 늘여 부를 때는 여인들에게 서려 있는

한이 솟구치는 듯 가슴을 찌르기도 합니다.

(전통음악-남도들노래)

우리나라의 모든 전통예술은 남도지방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예술을

만들어낸 남도지방의 사람들은 우리나라 어느 지방 사람들보다도 민감하고 뛰어난 예술성과

멋들어진 풍류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예, 서화의 대가와 명인, 명창이 대부분 남도 출신일 뿐 아니라

국악, 판소리의 본고장도 남도지방입니다. 남도들노래가 있기까지도 그 밑바닥에는 남도 사람들의

선천적으로 뛰어난 풍류기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속학자인 중앙대학교 임동권 박사입니다.

(음성 녹음)

남도들노래는 현재 진도들노래 기능보유자인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 일흔다섯 살 설제천 옹과

쉰일곱 살 조공례 부인 등 두 사람이 인간문화재로 지정이 돼 있습니다. 이들은 같은 마을 열 명의

전수생들에게 수시로 들노래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악장단이 필수적인 이 들노래에

악사들만은 문화재 대우를 외면당하고 있어서 그 전승이나 보전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입니다.

진도군 문화원장 조담환 씨의 말입니다.

(음성 녹음)

오곡이 영글어 풍성한 수확을 거둬들이기 위해 농부들은 여름내 많은 땀을 흘려 왔습니다.

한 해 농사를 알차게 짓기 위해 땀을 식혀 주고 피로를 덜어주던 들노래는 농사일을 생업으로

흙에서 살아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승화된 고유한 멋과 풍류인지도 모릅니다.

(전통음악-남도들노래)

(음악)

내일은 부여 은산별신제에 대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취재와 구성에 보도제작부 김수연 기자였습니다.

(음악)

DBS 리포트를 마칩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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