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S 리포트 유럽 속의 한국인
취재와 구성에 보도제작부 이종구 기자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해태제과, 미원, 대한항공 제공입니다.
(광고)
(음악)
오늘은 파리 화랑과 한국 화가들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음악)
파리는 전통적인 미술의 도시로서 수백 년 동안 세계 화단을 좌우해 왔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세잔느나 르노와르,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호 등 대부분의 세계적인 대가들이
이곳에서 태어났거나 활동을 하며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금도 샤갈, 미로, 뷔페 등 쟁쟁한 현역화가들이 아직도 창작활동에 여념이 없으며
세계 각국에서 온 유명 무명의 수십만 명의 화가들이 붓과 싸우며 그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파리는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동경하는 아름다운 꿈속의 도시며 아직도
세계미술을 좌우하는 끝없는 원천이며 화가들의 메카인 것입니다.
도시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잔잔히 흐르고 있는 세느강, 소슬바람에 흐트러져 포도 위를 뒹구는 마로니에 이파리. 정교한 장식으로 꾸며진 건물은 고색창연한 빛깔과 어울려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파리는 예술의 도시라고 부르기 보다는 파리라는 도시 자체가 곧 아름다운 예술인 것입니다.
(음악)
파리에는 지금 50여 명의 우리나라 화가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술의 본고장에서 모두 열심히 창작생활을 하고 있지만 파리 화단에서의 활동은 매우 미약합니다.
먼저 우리나라 화가들의 활동상황은 어떤지 김기린 화백으로부터 들어봅니다.
(음성녹음)
파리에는 세계각국에서 온 이삼 십만 명의 화가들이 저마다 인정을 받기 위해 모두 열심히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화가들이 이곳에서 인정을 받기는 몹시 어려운 것입니다.
물론 전시회를 통해 가끔 좋은 평가들을 받는 화가들도 있습니다마는 그 숫자는 많지 않습니다.
이항성 화백의 말입니다.
(음성녹음)
파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우리나라 화가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파리에서는 전시회를 가졌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난 1975년 국전에서 회고라는 작품으로 대통령상을 받고 파리에 온 강정완 화백의 말입니다.
(음성녹음)
파리에는 수백개의 화랑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름 없는 화랑들은 화가들에게 돈을 받고 전시회를 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권위 있고 유명한 화랑들은 실력 있는 화가들을 직접 초빙해 초대전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김기린 화백의 말입니다.
(음성녹음)
(음악)
파리에서는 이처럼 유명한 화랑에서 초대전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곧 작품을 인정받는 것입니다.
현재 파리에서 초대전을 가진 화가는 불과 몇 명 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많은 우리나라의 화가들이 파리의 이름없는 화랑에서 개인전을 하고 돌아가
흡사 대가가 된 것처럼 과대선전을 하는 한심스런 사례가 많았습니다.
다시 김기린 화백의 말입니다.
(음성녹음)
파리 화단의 장벽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두텁습니다.
또한 이곳은 이름난 몇몇 화가들의 작품 이외에는 거의 그림을 팔기가 어려운 곳입니다.
강정완 화백의 말입니다.
(음성녹음)
파리 화단에서는 나이나 경력, 학력 등이 전혀 문제가 안 됩니다.
철저히 실력으로 평가를 받는 곳입니다. 그래서 베르나르 뷔페 같은 화가는 이미 30대에 세계적인 화가로 명성을 얻었던 것입니다.
이항성 화백의 말입니다.
(음성녹음)
(음악)
프랑스는 예술가들에 대한 대우가 좋습니다. 일단 파리 화단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면
프랑스 정부는 화가들에게 최대한의 혜택을 베풀어줍니다. 강정완 화백의 말입니다.
(음성녹음)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화가들은 이곳에서 세계적인 명작들을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파리라는 분위기 자체에서 많은 예술적인 자극과 충동을 받고 있습니다.
김기린 화백의 말입니다.
(음성녹음)
또한 파리는 세계 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화가들에게는 체험적인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강정완 화백의 말입니다.
(음성녹음)
이처럼 수준높은 파리 화단의 위압감 때문에 이곳에서 수십 년간 그림을 그리면서도
자신이 두려워서 감히 전시회를 열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파리 화단은 이처럼
수준 높고 어려운 곳이지만 결코 우리나라 화가들이 발을 붙일 수 없는 곳만은 아닙니다.
독특한 개성을 창조하고 성실히 실력을 쌓아나가면 언젠가 우리나라의 화가들도 세계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음악)
지금까지 DBS 리포트 유럽 속의 한국인을 애청해주신 청취자 여러분에게 고마움의 말씀을
드립니다.
내일부터 12월 한 달 동안은 해외부 강경삼 기자의 취재와 구성으로 80년대를 맞는 미국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취재와 구성에 보도제작부 이종구 기자였습니다.
(광고)
DBS 리포트 대한항공, 미원, 해태제과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0.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