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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속의 한국인 - 제16회 이태리 한국 음악인
유럽속의 한국인
제16회 이태리 한국 음악인
1979.11.16 방송
개국 초부터 동아방송의 보도역량을 끌어모아 스테이션 이미지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냈던 대표적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DBS리포트’는 76년 4월부터 취재지역을 세계로 확대해 방송사상 초유의 정규 해외기획물로 자리잡았다. ‘DBS리포트:유럽속의 한국인’편은 1979년 11월 1일부터 11월 30일 까지 총 30회에 거쳐 방송됐다
(음악)

DBS 리포트 유럽속의 한국인.

취재와 구성에 보도제작부 이종구 기자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해태제과, 미원, 대한항공 제공입니다.

(광고)

(음악)

오늘은 이탈리아의 음악과 한국 음악인들의 현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탈리아는 어느 도시, 어디를 가든 발길이 닿는 곳마다 유적으로 둘러싸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2000년 전의 로마제국에서 숨을 쉬고있는 듯한 착각 마저일게 합니다. 일부는 폐허가 돼, 발길에 차이는 돌들이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도 하지만, 아직도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옛날 그 찬란했던 로마제국의 많은 문화적유산은 보는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합니다.

이탈리아는 이처럼 문화적유산은 찬란한 나라이지만, 또 한편 음악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베르니, 푸치니, 카루소 등 많은 음악가를 배출했을 뿐만아니라 지금도 세계음악, 특히 오페라의 중심지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서 공부하고 연주하고 싶어하는 곳입니다. 이탈리아에서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30∼40명의 음악도, 특히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내일의 화려한 데뷔를 꿈꾸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는 라스칼라, 상카르노, 그리고 로마, 이렇게 세 개의 유명한 오페라 좌가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이런 오페라 좌에 데뷔하기는 하늘의 별을 따는 것 처럼 어렵습니다. 특히 스칼라 좌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좌로 음악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 무대에 서보고 싶은 것이 최상의 꿈입니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테너 김신한 씨가 스칼라에 데뷔하는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음성 녹음)

김신한 씨는 이처럼 어려운 데뷔를 했지만, 아직도 활발한 연주활동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워낙 쟁쟁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또 외국인으로서의 핸디캡이 많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젊은 음악가들이 콩쿨에서 좋은 성적으로 입상해 밝은 희망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소프라노 김영미 씨는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국제콩쿨에서 세번씩 일등에 입상하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음성 녹음)

최근에는 영남대학에 교수로 있는 테너 김구만 씨가 이탈리아에 와서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음악공부에 여념이 없습니다. 김구만 씨의 하루일과를 들어봅니다.

(음성 녹음)

이탈리아의 음악 수준이 세계적으로 높은 이유는 수백년 동안 이어내려온 전통과 음악적 분위기에도 있지만, 이들은 어려서부터 소질이 엿보이면 일찍 음악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산타세칠리아 음악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임정규 씨의 말입니다.

(음성 녹음)

우리나라의 음악도들은 이탈리아에 와서 새롭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 자신의 테크닉이 날로 향상됨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탈리아는 분위기 자체도 음악적이지만, 발성법이나 교수방법이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것입니다.
김영미 씨의 말입니다.

(음성 녹음)

(음악)

우리나라 음악도 특히 남자들은 대개 서른 살이 넘어 이탈리아로 공부하러 오기 때문에 많은 핸디캡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곳은 어려서부터 철저한 음악공부를 시키고 있어, 나이 삼십이면 데뷔를 할 시기인 것입니다. 또한 이곳에는 많은 콩쿨이 개최되고 있지만, 참가자격을 대개 서른 살 이하로 잡아 우리나라 남자들은 자기의 실력을 평가받을 기회마저 갖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들은 만학의 나이에 힘든 공부를 하고 있지만 어렵게 주어진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자체의 음악적 분위기는 특히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성기득 씨와 김구만 씨의 얘기를 계속 들어봅니다.

(음성 녹음)

택시를 운전하는 운전사들도 왠만한 오페라 아리아나 그들의 민요를 흥얼거리며 다닙니다. 어느 노천광장에서는 항상 칸소네가 울려퍼집니다. 기자가 저녁식사를 하러 찾아간 어느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식당은 몇 백년전에 죄수들을 가두는 감옥으로 사용했던 곳인데, 아직도 그 때의 철창이 그대로 남아있고, 이곳에서 이탈리아 고유의 음식을 팔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깃들이고 저녁식사가 무르익을 무렵이 되자 어디선가 악사들이 들어왔습니다.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이 차례로 손님 좌석을 찾아다니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음악)

이름없는 떠돌이 악사들이지만, 이들의 노래는 상당히 수준급이었습니다. 이처럼 이탈리아는 어디를 가나 음악이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도시, 그것도 서울을 중심으로 간간히 음악회가 열리지만 이탈리아는 인구 2∼3만명이 사는 작은 도시에서도 항상 연주회나 오페라가 공연되고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정부나 재벌들의 지원도 활발합니다.

김구만 씨의 말입니다.

(음성 녹음)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기악부분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여러명이 있지만, 성악은 아직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성악을 하기에 부적절한 체질을 가지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김신한 씨의 말입니다.

(음성 녹음)

우리나라는 그동안 낙후된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나 국민모두가 많은 애를 써왔습니다. 그러나 문화의 발전이 병존하지 않으면 그 국가의 진정한 발전은 이룩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라도 정부와 사회 각계 각층이 힘을 써, 낙후된 우리 문화를 새롭게 창달하는데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거대한 문화유산은 하루아침에 어느 한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진 것은 결코 아닌 것입니다. 국가와 국민이 단합된 힘과 땀으로 이루어놓은 정열의 결정체인 것입니다.

(음악)

취재와 구성에 보도제작부 이종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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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DBS 리포트 대한항공, 미원, 해태제과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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