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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제30회 앞으로 한강의 개발은 어떻게 될것인가?
한강
제30회 앞으로 한강의 개발은 어떻게 될것인가?
1978.05.30 방송
‘DBS 리포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심층보도의 본격적인 녹음구성프로그램으로, 4회에 걸친 개국특집프로그램에서 성가를 높인 이후 ‘군사혁명특집·혁명의 발자취’ ‘6월의 정치 풍토’‘선거바람 선심바람’‘학생운동의 이모저모’‘지리산 도벌사건’등 역작을 내놓아 동아방송의 보도시각과 역량을 과시했다.
(음악)

DBS 리포트 한강.

(물소리 및 배 갑판 삐걱거리는 소리)

(음악)

취재와 구성에 사회문화부 노한성 기자입니다.

(기차소리)

(음악)

이 프로그램은 미원과 해태제과 제공입니다.

(광고)

(음악)

오늘은 서울시의 도시계획과 관련해서 앞으로 한강의 개발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음악)

우리가 살고 있는 수도 서울은 만원입니다. 750만 대식구가 들끓고 있는 서울은 아무리 둘러봐도 우리의 시각을

시원스럽게 해줄 공간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습니다. 푸른 나무가 들어서야 할 산에 능선을 따라 빽빽이 들어선 주택들.

그나마도 유일하게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은 남산은 당국의 무계획적인 도시행정으로 사방을 아파트와 호텔 등에게

잠식당한 채 살벌한 꼴불견을 드러낸 지도 오래입니다. 그래도 시내 한복판을 시원스럽게 뻗은 한강이나마

우리의 이와 같은 답답함을 풀어주려나 했지만 이마저도 사람을 멀리한 채 주변의 성냥갑처럼 생긴 아파트 군을 이루었습니다.

강바닥은 골재의 채취업자들에게 잠식당한 채 볼썽사나운 요철뿐이고 강안을 따라 질펀하게 깔린 강변도로에는

가족들과 함께 평화스럽게 거니는 산책객 대신 금속음을 내며 달려대는 차 소리뿐. 어느 한 곳에 정겨움을 느낄 수 없는

살벌한 도시가 됐다고 해도 심한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앞으로도 서울은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낭만의 수도 서울이

되기는 어려운 것일까. 그러나 지금이라도 당국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한강의 개발과 함께 훌륭하게 개발될 수

있다는 게 도시전문가들의 의견이었습니다. 서울시 산업대학 수도권문제연구소장 노춘희 교수의 말입니다.

(음성 녹음)

서울시는 도시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강북인구를 강남으로 분산시키려고 여러 가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강남지역의 개발에 착수함으로써 상당한 인구가 강남으로 모여들게 됐습니다. 예를 들면 강북지역의 도심지에 자리 잡고 있는

학교들을 강남으로 옮기는 것을 비롯해서 강남지역에다가 각종 세제 면에서의 혜택을 준다든지 또는 각종 공예공장의

이전 등등 도시의 인구분산과 강북지역의 균형 있는 개발을 위해서 많은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한강도 이제 서울의 도시개발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게 돼 한강의 개발 없이는 서울의 도시계획은

생각도 할 수 없는 그러한 관계가 맺어진 것입니다. 홍익대학교 곽영훈 교수의 말입니다.

(음성 녹음)

서울시가 수도 서울의 균형 있는 발전과 도시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강남의 개발과 함께 강북의 많은 인구를

분산시키는 계획은 강북지역의 포화상태를 해소시켜 보려는 고육지계였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좋았지만 실제로는 당초의 명분과 다른 방향에서 개발이 되고 있어 이율배반적인

서울시의 처사에 많은 도시문제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그동안

서울 시내 많은 고등학교들이 강남지역으로 옮겨갔지만 정작 그 학교 자리는 재벌들의 손으로 넘어가

또다시 학교 이상의 수십 층짜리 사무실용, 또는 호텔 등의 빌딩이 들어설 계획 등이 바로 이러한 모순점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곽영훈 교수는 한강변에는 아파트만 들어서는 것이 한강의 개발로는 볼 수 없다며 한강의 개발은

도시의 조화를 위해서도 마스터플랜을 세워서 개발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음성 녹음)

곽영훈 교수는 또 한강의 개발은 먼 후세를 위해서도 적당히 개발돼서도 안 되며, 더 이상의 시행착오도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음성 녹음)

(음악)

당국의 도시계획 전반에 대한 시행착오는 이밖에도 전문가들의 눈에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쓸모없는 모래섬으로 버려져 있다시피한 여의도는 무수한 고층아파트 군을 이루었습니다. 당국에서는 이러한

아파트의 섬이 돼버린 여의도를 마치 서울 개발의 상징인 것처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의도의 아파트는 도시문제 전문가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다시 곽영훈 교수의 말입니다.

(음성 녹음)

당국에서는 개발의 의욕도 좋지만 이러한 사계전문가들의 비판과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의 도시의 규모에 비해서 시민들이 아늑하게 쉴 수 있는 녹지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앞으로 서울이 아늑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천연적으로 주어진 한강을 다시 찾는 길 밖에는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남산을 더 이상 잠식당하지 않고 개발하는 것도 같이 설계돼야 할 것입니다.

한강의 개발에 대한 최홍박 교수의 의견입니다.

(음성 녹음)

한강의 호반화 계획에 대해서는 물론 한강이 뱃길로서 이용됐던 그 옛날의 낭만 어린 한강에 대한

향수만은 아닙니다. 강폭이나 강의 길이나 물이 흐르는 양을 봐서도 세계 어느 나라의 강에 못지않으면서도

그것이 유람선이든, 또는 화물선이든지 간에 배 한 척 볼 수 없는 삭막한 강은 한강밖에 없을 것입니다.

최홍박 교수는 만약 장래 한강이 호반화가 되면 현재 마구 서 있는 열 한 개의 다리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음성 녹음)

서울은 처음부터 녹지공간이 부족한 도시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녹지공간을 조성해야 하도록 자연조건이

나쁜 도시는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서울은 경관이 어느 도시보다 훌륭한 자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조 500년 동안

사대문 안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서울은 세계 어느 도시 못지않은 전원도시로서 충분한 녹지를 확보하면서

1900년경까지 계속되었으며 인구집중으로 고심해야 하는 도시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1910년 한일합방이

이루어진 뒤부터 일본인 등의 외국인들이 상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20만이 못 되던 인구는 해방의

소용돌이를 거쳐 6.25를 지나고 60년대 후반부터 오늘에 이름으로서 경제개발과 함께 서울의 팽창은

걷잡을 수 없이 치닫게 돼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서울시 앞으로 한강의 공원화에 적극성을

띨 계획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서 있지 않지만 그 구상만이라도 들어보겠습니다.

(음성 녹음)

우리가 외국을 여행해보면 가장 부러운 것이 한적한 도심의 공원이나 강변과 호숫가에서 산책을 하며 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부럽게 생각되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것입니다. 과연 우리의 수도 서울에서도 언젠가는

이러한 정경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기대와 바램은 비단 이 글을 쓰고 있는 본 기자만의 허황된

희망만은 아니라는 것을 당국에서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음악)

내일은 마지막으로 취재기자들의 좌담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취재와 구성에 사회문화부 노한성 기자였습니다.

(광고)

(음악)

DBS 리포트. 해태제과와 미원 제공이었습니다.

(음악)

(입력일 : 201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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