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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얘기의 샘
꿈의 일화 - 녹막
꿈의 일화
녹막
1965.01.23 방송
(음악)

얘기의 샘 시간입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김하진 씨와 이선호 씨입니다.

- 그 저 옛날부터 왜 그런말이 있잖아요. 성인에게는 꿈이 없고 꿈이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꿈이 많다 이런말이 있는데, 또 그리고 가령 중국의 고전에는 꿈의 기록이 더욱 많잖아요 왜. 그 중에서도 뭐 삼몽기이니 세꿈은 기이니라던지 괴이 귀담은 같은 책에는 꿈에 신비성을 담은 문학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것이 적지않아요? 어떠세요? 저 신라때로 올라가서 무슨 그 꿈에 인생무상을 얘기하는.

- 그런데 그것이 신라때에 인생무상이라고 얘기가 나와도 부처님의 환경 이 저 환경이라는 환자.

- 네.

- 환경을 뜻해가지고 인생을 한번 흔드는 그런 꿈이 있다는 말이야.

- 네.

- 그런데 중국으로 말하면.

- 네.

- 남가일몽이라고 하는게 있거든.

- 네.

- 무슨 뭐 느티나무 밑에서 잤는데 뭐 저 정승을 몇해를 해가지고 황양록인데, 황양록인가 하는건 뭐 저 지장박이 책 읽는 동안에 그렇게 일평생을 살았다는 그런 얘기가 있는데, 그건 기록이 있더라도 꿈은 꿈이라도 중국 기록이고.

- 글쎄요.

- 우리나라 그와같이 묘한 기록의 책이 있다는 말이야. 신라때 명주에 명주라는 지금은 강릉인데, 명주에 내의주에 조그만 곳에 나이군은 어딘지 모르겠으나, 이러한 곳에 세달사라고 하는데가 있다는 말이야. 세달사가 아니라 세달사에 녹맥이 있거든. 녹맥이라는 것은 신라에서는 불도를 숭상해서 가령 경주에 무슨 큰 절이 있으면 큰 절에 전자. 이런거를 두어가지고 거기에 녹맥을 있단 말이야. 그 세달을 그 경주에서 세달사 본사에서 그곳에서 녹막지기라는걸 정할텐데. 그때에 누가하느냐 하니, 그때 조신이라고 하는 중을 보내게 되었단 말이야.

- 도로 조자 믿을 신자.

- 조신이라는 사람은 원래 공부도 잘하고 마음도 착하고 그러니까 너 거기가서 아무쪼록 잘 도를 닦고 녹막을 지키고 잘해라. 그래서 얼굴도 잘 생기고 참 불심도 아주 몹시 의지하고 하는 사람인 말이야. 그러나 조신이 그 녹막으로 가 있는 동안에 마쟁이 하나 생겼다. 마가.

- 네.

- 마가 하나 생겼다는 말이야. 불교에 아주 제일 큰거는 삼마 색마니 무슨 마니하는 마가 있거든.

- 그 중에서도 염화로군요?

- 아주 색마 그때에 군수에 거기에 김훈공이라는게 있다는 말이야. 김훈공 김훈공이라고 있는데 그 딸이 어떡하든 홀린듯 김훈공의 집을 무슨 녹막기기로서 무슨 일이 있어서 갔다가 슬쩍 지내는데 보니까 참 기가 막힌다는 말이야. 슬쩍 지내는데 얼굴도 잘 생기고.

- 한눈에 홀딱 반했군요?

- 아, 네. 어떻게 잘 생기고 얼굴과 눈도 잘 생기고 자태도 좋고 뭐든지 보라고, 또는 평생에 그리 여자를 잘 안보다가 처음으로 그렇게 좋고 아름다운 우아한 여자를 보니까, 아 그만 어떡할수가 없고 마음이 그만 울렁울렁하고서 그리우면서 산다는 말이야.

- 그 마음속에 부처는 어떤데요? 내팽개치고.

- 마 거든, 마야 마.

- 사람이니까는 도리가 없지요.

- 응. 그래가지고서 그 처녀를 보고서 전에도 닦았던 불공도 다 잊어버리고 녹막지기도 잊어버리고 낙산사 양양에 낙산사가 있거든.

- 네네.

- 낙산사 부처님앞에 염공한다는 소리를 듣고서 부처님 앞에 나아가서 그 처녀가 염분을 닮은 애를 달라고 그저 다른 소원이 아니라, 그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처녀하고 연분을 맺게 해주십시오. 연분을 맺게 해주십시오. 그렇게 기도를 하는데 기도라하면 여전히 밤중이라면 아무도 안만진 정갈한 물에다 손을 씻고 절을 하고 그러고 가서 엎드려 기도가 그 소리야.

- 일구언식.

- 낮에도 하고 새벽에도 하고 그런데 잠들고 눈만 뜨면은 기도야. 아, 그러나 여러날을 갔었더니 그러니 부처님앞에 떠나지를 않고서, 그저 찾아가서 남도 모르지, 뭐하는지. 그저 소승에 소원성취해줍소서. 소승에 마음은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석가모니가 아시니, 소승의 소원을 풀게 해주옵소서. 이렇게 해가지고서 밤낮 하는게 비는게 그거야. 합창하고, 그러나 이 사람의 기도를 몇회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야. 부처님은 그러나 이 이렇게 혼자 그야말로 외적 사랑이야.

- 역사말로 짝사랑이야, 외적사랑이야. 짝 사랑 허나, 뭐 그러나 그 집에서 알 까닭도 없고.

- 그 집은 고사하고.

- 그 집에서 알 까닭도 없고.

- 네. 또는 알아도 조신이하고 혼인할 리도 없지만은 알 까닭도 없고, 또 색시역시 뭐 조신인가 그렇커니 하는 생각도 없고 뭐 알 까닭도 없어서, 그 인사를 뭐 언제 다른 어느거부터 하면은 알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그럭저럭 해가지고 다른데로 혼인을 정하게 되서 혼인길을 떠났다.

- 네. 그거를 조신이 알 까닭은 없지요?

- 또 그러니 조신도 알 까닭이 없지. 아 그런데 그 정성이 아주 그만 정성이야 지극했지만 아무 효과도 없어지고 그러더니 연분도 아니었는지 연분이 아니었던지.

- 네.

- 무슨 까닭이었던지 그만 김훈 의 딸을 그만.

- 네. 갈렸죠.

- 다른 데로 시집을 갔더란 말이야.

- 네.

- 삿갓쓰고 지나간 셈이 되었지요.

- 응, 이 소문을 듣고나서 그러니까 그 때는 몰랐지.

- 네.

- 만약에 그때에 알았으면은 조신이가 쫓아가서 별 짓이라도 했을텐데.

- 별 용기가 있었나요? 부처님에게 빌지 않고 쫒아 갔지. 헤헤.

- 아니, 그러나 마음은 소문을 듣고 나니까 조신의 마음을 뭐라고 할수가 없거든. 할 수가 없어서 아 내가 이렇게 정성을 들였는데, 이 부처님도 허사이고, 이런 일이 어디있느냐고 아 그렇게 어떡할수 없어서 밤낮 통분하고 눈에 피가 날 지경이라는 말이야. 그래 그러니 그 소리를 듣더니만은 하루는 별안간 누가 오더니 우리 구경을 하고 왔소.

- 무슨 구경?

- 아, 오늘 원님 따님이 시집을 가는데 가마가 얼마이고 신랑이 얼마고 어떻냐고.

- 울화통 터지는 소리이군요?

- 그 소문을 들은게 그거야. 어어 하고 자빠졌다는 말이야.

- 네.

- 아, 왜그러느냐 설마 내가 별안간 기운이 없어가지고. 그러는데 울화통이 터지고 어떡해 할수가 없고 눈에 피가 오르고 가슴이 뛰고 그래가지고서는.

- 상사병이 폭발하신거군요?

- 응, 날 상사병이 폭발해서 이제 법당을 뛰어 올라가서 대자대비 하시다더니, 뭐가 대자대비 하냐고. 부처님한테다가 기도를 드리던 그런 거지, 부처님 앞에 원망할 수밖에 없어서. 원통을 토할수가 없어서. 부처님을 때려부술 기회다.

- 하하, 네.

- 그런데 그날 누구나 누구에게도 호소할 때도 없고 말할 때도 없으니까 울지. 그래가지고 아침부터 점점 종일 밥도 먹을 생각도 안하고 울고 울고 했다는 말이야. 아무리 울어도 시원할 까닭도 없고 워낙 날은 저물고 울고하니 기운은 기운대로 밥도 안 먹고 종일 울었지. 기운도 지쳐서 없이 하는수 없이 그만 담밑에서 쓰러져서 시름잠이 와서 어떻게 흐지부지.

- 그러니까 피로하지요? 재미도 못 봤으니.

- 응.

- 지쳐서.

- 어렴풋이 잠이 들었단 말이야. 그런데 벼랑간 조신앞에 꿈에 오매불망 그 원에 따님을 별안간 나타났는데 기가 막히거든.

- 아, 이제 꿈에서 소원성취를?

- 꿈이라는건.

- 네.

- 희망고문이지.

- 꿈이지, 하지만 꿈인데 이게 꿈으로 들어간거지.

- 네.

- 나중에 꿈이라는걸 깨달았거든.

- 네.

- 그래 인즉 아 방글방글 웃으면서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오는데 아, 보니까 원의 딸이란 말이야.

‘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왜 이렇게 문을 닫고 가만히 계세요.’

아니 얼른 다니면서 그러는데 아주 조심해, 뭘 하는지 반가운지 맞이하는데 조신이가 그 아픈 가슴이 금방 없어지고 금방 울음이 멈춰지고,

손을 앞으로 내면서 곧 다가오고 왔다는 말이야.

‘아, 이거 누구요. 응?’

조신은 눈이 동그라지면서 소리를 쳤다.

‘보세요 제가 일찍이 스님을 정말 잠깐 뵈었고는 그후로부터 오늘까지 정말 마음속에 그렸지요. 그렇지만 그렇지만은 부모가 무서우면서

어떡할수 있어요. 부모 명령을 못 이겨 어찌할수 없이 부득이 다른 사람하고 시집을 갔답니다.’

- 자기 인제 병과 변명을 하는거겠지요?

- 응, 한번 그러나 지금은 부모도 집을 떠났으니까 부모에게도.

- 일단 자기가 출가외인이 되었으니까.

- 응,

‘나 이제 부모에다가도 부모에게도 나 내 놓은 자식인데 내가 어떡하던지 지금부터야 아쉬울게 뭐 있어요. 무엇이 두려울까 뭐 무서워서 잠도 같이 못자고, 아 그래서 이리로 달려와서 같이 한 평생을 지내볼려고 하는 것입니다합니다.’

아, 이거를 들으니가 너무 좋으면 사람이 어안이 벙벙하거든. 어안이 벙벙해서 조신이가 아이고 아이고 저 갑자기 어찌할지도 모르고하니 아무 대답도 못하고 너무나.

- 네, 그런데 그 꿈이라는게 그 저 뭐에요, 이렇다는군요. 깊은 잠에서는 꿈이 안되고 얇은 잠에서 꿈이 꾸어진데요. 오늘 그 얘기 조신이가 얇은 잠에 들었던 모양이에요. 네, 조신.

(음악)

지금까지 대담에는 김하진씨와 이선호 씨였습니다. 얘기의 샘 시간을 마칩니다.

(입력일 : 200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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