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대공 수사 실록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
(음악)
주식회사 진로, 신신제약, 삼립식품 공동제공.
(광고)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서른 여섯번째로 마지막회.
(전화벨 울리는 소리 )
- 네.
- 아, 김형사인가?
- 아, 네 반장님.
- 어떻게 되었어? 박상돈이.
- 아직 안 나타나고 있습니다.
- 그럼 분명히.
- 네. 틀림없이 탈출한겁니다.
- 후속조치는 본부에서 취할테니까 김형사는 거기 가만히 있어.
- 네, 반장님.
- 그리고 일당을.
- 네, 알겠습니다. 으이구 능구렁이 같으니라고 정말 능구렁이군 박상돈이는.
(차임벨소리)
[그러나 박상돈이 아니고.]
- 어서 오십시오.
- 어머, 누구세요?
- 김순옥씨?
- 어머.
- 사기를 쳐서 빼돌린 그 곗돈들은 다 어떻게했소?
- 뭐라고요? 아니, 그런데 댁은?
- 특별수사본부에서 나왔소.
- 네?
- 자.
- 안돼.
- 아니 왜 이래. 이거.
[김순옥은 생각했던거 보다는 훨씬 겁도 많았고 마음이 약했다.]
- 난 몰랐어요, 정말 내가 모란봉 7호라는거 몰랐어요. 그리고 박사장이 간첩이었다는 사실도요. 네 정말이에요? 제발 제발 내 말을 믿어주세요.
(음악)
[한편 명동 그 가짜 아트리에에서는.]
- 한마디로 말해 박상돈이는 나름대로 실속을 챙기려고 하고있소.
- 아니, 그 사람이 어쩌자고.
- 그 돈을 우리한테 안 넘기고 가로챌 생각이라고요.
- 그러니까 집에 있으면서도 연락을 안 받고 우리를 따돌렸던거지요.
- 그래요? 김순옥 동지는?
- 협조하기로 약속했으니까 더 두고봐야지요.
(문 두드리는 소리)
- 누구시요?
- 청소부옳시다요.
- 왜? 여기는 치울게 없는데.
- 아니, 이달 청소비를 내셔야지요.
- 이 사람아 이달 청소비 받아갔었잖아.
(문 여는소리)
- 잡아라.
- 아니, 이거 왜 이러시오?
[일당이 이 두사람과 박상돈내외 뿐인가.]
- 아니지, 또 있지?
- 누구야, 어디있어 지금? 조직책 말이야.
- 없습니다.
- 거짓말 말고.
- 마음대로 하세요.
(책상 내리치는 소리)
- 거짓말 말고 고분고분 굴어.
- 글쎄, 더 이상 모른다니까요.
- 그럼 지령은 누가 받아왔지?
- 제가요.
- 뭘?
- A3?
- 무인 포스트도 이용했고요.
- 그러니까 또 한사람이 있잖아.
[무인 포스트를 이용했다면 소위 징검다리가 있는 법.]
- 정말 바른대로 얘기안할꺼야?
- 사실은 우리도 그게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했었지만은 끝내 모르고 지내온겁니다.
(문 여는 소리)
- 들어와요.
- 이봐요. 난 속았어요. 네, 난 그저 빨갱이들한테 실컷 이용만 당한거 뿐이라고요.
- 이봐, 모란봉 7호?
- 아니에요, 난 모란봉 7호가 무엇인지 몰라요.
- 눈물이 되게 많은 여자인데요.
- 앉아요.
- 흑흑. 난, 정말 억울해요.
- 그래, 김일성이로부터 영웅훈장을 받게 됐다니까 혹 했었지.
- 난, 간첩이 아니에요.
- 간첩이 따로 있는게 아니에요. 간첩에 동조했다면 그게 간첩이라고. 왜냐? 요즈음 간첩들은 기계 부속품들처럼 행동을 하고 있지. 그러나 그 부속품들이 한데에 뭉쳐 조립이 되면은 얼마나 무서운 존재로 변하는지 알아?
- 글쎄, 전.
- 김순옥씨 당신도 분명 동조를 했어. - 네, 아니 제가 언제요?
- 이 자한테서 당신이 모란봉 7호이고 동시에 월북을 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도 우리한테 신고를 안 했어요.
- 하지만 너무 놀랍고 무서워서.
- 그럴수록 신고를 해야지. 그런데 당신은 오히려 박상돈이한테 맡겼던 그 곗돈을 빼내 이 자한테 주려고 슬그머니 집으로 기어 들어왔던거야.
- 박상돈이가 숨어있는곳을 알고있지?
- 몰라요, 난 그 자 때문에 신세를 망쳤어요. 네, 박상돈 때문에 내가 이 모양이 되었다고요.
(음악)
- 하여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기 서울을 빠져나가야 하겠는데, 아이고 아니야 아니야, 시골 가면 더 잡히기가 쉽지. 젠장 그러면은 참 이거 숨을 곳이 마땅치 않네 그려. 헤헤헤, 그렇지만 몸에 돈이 많이 있으니까 당분간 춥고 눈꼽은 안끼겠지. 히히히, 이거 참 이 놈의 신세라고 거 참.
[박상돈은 코트깃을 높히 추켜올려 얼굴을 반쯤 가린채로 방향도 없이 그저 무턱대고 걷고 있다.]
- 날 두고 걷는다만은.
- 성님.
- 으이, 아이고 너 용구냐?
- 쉿.
- 잉, 너 지금 어디서오냐? 아파트에서.
- 다 붙들려갔어.
- 뭐셔?
- 박 동지.
- 음?
- 당신이 희미하게 굴어 꼬리가 잡힌거라고.
- 아니, 이 자식이 그런데. 너 말 버릇이 왜 그러냐?
- 야! 임마.
- 뭐야? 임마.
- 네 놈때문에 우리 조직이 산산조각이 난거라고.
- 아니, 그러면 너도.
- 허허, 임마. 내가 조장이었어.
- 워메워메 원 세상이요, 멍텅구리 같은 녀석.
- 워매워매 빨갱이의 세상이란 참말로 요상요한것이로구나.
- 잔소리말고 빨리 그거나 내놔.
- 잉, 아니 무엇을?
- 그 곗돈 말이야.
- 음메.
- 빨리 내놔 어서.
- 흐미, 안 갖고 나왔는데.
- 아니 이 녀석이. 좋은 말로 할때에 내놓지 않고서.
- 아, 내 몸 뒤져보면 알거아닌가. 내 몸에 딱 150만원 밖에 없어.
- 음.
- 아, 그러면 마음대로 뒤져봐.
- 아니 이거.
[정말 그 돈이없다.]
- 야, 어떻게 한거야? 그 많은 돈을.
- 한강에다가 내다 던졌어.
- 거짓말.
- 히히히, 지금쯤 한강 잉어들이 다 삼켜버리고 흔적도 안 남았을것이야.
- 야, 박상돈이.
- 움직이지 마라. 꼼짝하지 마라.
- 흐미 아이고 머니나.
- 가자.
- 아이 참 내가 이렇게 잡힐줄 알았어. 간첩이 무슨 손오공인줄 아나.
(음악)
- 아니, 얘. 아니 그러면 우리 돈은 순옥이 그 계집애 때문에.
- 어머머, 그 계집애가 간첩이었다니?
- 정말 어째 눈치가 이상하더라니.
- 아휴, 난 망했어.
- 얘, 망한게 어디 너 뿐이니?
- 아휴 얘얘, 동창생 하나 잘못 두어가지고 우리가 이게 무슨 꼴이야.
- 아휴, 우리가 너무 허영에 나 있으니까 이 모양이 된거라고.
- 아이고 나 미쳐 아휴 못 살아.
[그러나 박상돈은 끝까지.]
- 아 그러니까 나 그 돈을 한강에다가.
- 거짓말.
- 이거봐 순옥이.
- 징그러워 얼굴만 봐도.
- 히히히, 나도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네, 참말로.
- 반장님 제발 이 자와 얼굴을 마주보게 하지 마세요. 네, 부탁이에요. 소름이 끼쳐요. 미치겠어요. 뭐, 브라질 상파울로? 야? 너도 사람이야 인간이야! 네 놈도. 흑흑.
- 괴롭네 나도.
- 잔말말고 그 돈을 감춘곳이나 대라고.
- 아무리 그래봐도 결국에는 대게 될거야.
- 아이고 참, 아니 벌써 고기밥이 되어버렸는지라.
- 이봐 박상돈.
(문 여닫는 소리)
- 반장님, 찾아냈습니다.
- 아니, 어디있어?
- 아니, 그 돈이야?
- 임마, 너만 머리가 좋은게 아냐.
- (속으로 하는 말) 음, 에그머니나.
- 음, 이게 바로.
[오목네에게 보낸 편지였다.]
- (편지내용) 그 여관 대문앞 쓰레기통 밑 땅속에다가 오목네 자네 평생 먹고도 남을 돈 파 묻어 놨으니까 살포시 몰래 파 갖고 꺼내쓰시오.
- 야, 박가야.
- 히히히, 참 딱 귀신같이 알아맞췄네, 에이. 아이 뭐 한가지 것도 마음대로 된것이 없고만 그래. 아이 참. 이제 참말로 죽고만 싶소, 내 심정이.
- 아휴, 바보. 저야말로 바보였어요.
- 에휴, 진짜 바보는 여기있네. 나 참말로 내가 어쩌다가 내가 어쩌다가.
(음악)
김영식, 권희덕, 이완호, 윤병훈, 김규식, 김 민, 유근옥, 김한진, 장 광, 신성호, 장춘순, 전기병, 이효숙.
해설 안정국, 음악 김홍철, 효과 심재훈 장준구였습니다.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은 오늘로써 끝을 맺고, 내일 새해 1월 1일부터는 천사의 두 얼굴.
동반상회 최은숙 사건을 방송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애청을 바랍니다.
(광고)
(음악)
특별수사본부.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서른 여섯번째 마지막회로 신신제약, 주식회사 진로, 삼립식품 공동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