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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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 제33화 사건의 윤곽과 수사본부의 추적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제33화 사건의 윤곽과 수사본부의 추적
1979.12.28 방송
‘특별수사본부’는 밤 11시 10분부터 15분간 방송된 심야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對共수사실록드라마이다. 시종 높은 청취율로 동아방송의 간판프로그램의 하나로 명맥을 지킨 이 작품은 여간첩 김소산 사건, 해군 프락치 허만도 사건, 기생간첩 구자운, 점쟁이간첩 윤길도, 거물간첩 성시백 등을 다루어 대공수사팀의 활약상과 반공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
(음악)

대공 수사 실록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

(음악)

주식회사 진로, 신신제약, 삼립식품 공동제공.

(광고)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서른 세번째.

(여자들 웃는소리)

[김순옥은 동창생들에게 제법 뻑적지근하게 점심을 샀고 게다가 맥주까지 한잔씩 돌렸다.]

- 얘얘, 순옥이 넌 정말 행복하다.

- 으응?

- 그러게 말이야.

- 그까지 감기정도로 병원에를 다 가다니 호강에 초쳤지 뭐니?

- 한마디로 말해 남자하나는 제대로 만났다, 얘.

- 하하하 응, 진짜 우리 그이는 말이야. 내가 재채기만 해도 깜짝 놀라면서 병원으로 끌고가니 아휴 오히려 귀찮을정도야.

- 어머, 저런.

- 게다가 또 잘하는 닥터한테 특진을 시킨다 어쩐다 너무 극성이셔.

- 이야, 아주 끝내주는구나 진짜.

- 아유, 우리 그 이는 내가 감기나 들면 뭐라고 그러는줄 아니? 아니, 당신은 왠 감기가 그렇게 자주 들어. 당신은 원래 호흡기가 좀 나쁜모양인가 보지?

- 어머머 얘, 넌 그런 소리 듣고도 가만히 있어?

- 얘얘얘, 내가 그런 남자한테 뭐라고 대꾸하니? 그저 참을 인자 한자를 좌우명으로 삼아 꾹 눌러버리며 살수 밖에.

- 아휴, 난 그런 남자하고는 단 하루도 못살아. 아, 그나저나 내일은 또 누가 계를 타게 될려는지?

- 흐음, 내일 또 제비를 뽑아봐야 알겠지 뭐.

- 아무튼 이런 식으로 돈만 잘 돌릴수 있다면 한달 이리 저리 따져도 삼환꼴은 되더라 얘.

- 하하하, 얘. 그래 사실은 동그랑땡 일일 계가 아니라 눈 사람 계야 눈 사람 계.

- 하하하, 불리면 불어나니까.

- 응, 그렇지 뭐니.

- 아 참 그리고.

- 응.

- 우리 그 이 이름으로 된 약속어음을 떼어왔으니까 받아두렴.

- 어머, 아휴 이런건 뭐하게.

- 아이고 얘, 그래도 너희들이 낙찰받은 곗돈을 내가 맡은 이상 우선 요식행위부터 분명히 갖춰야지 무슨 소리야.

- 어머, 얘는 정말.

[그러나 순옥은 지금 마음이 아주 착잡해있다.]

- (이 사람아 오해하지 말아. 이 여자는 옛날에 술집에서 알게 된 여자여.)

- (속으로 하는 말) 흐음, 그런데 대낮에 팔짱을 껴, 그 여편네가.

(음악)

- 뭐, 어쩌라우?

- 잔소리말고 자네는 이제 내가 시키는데로만 하면 되는겨.

- 그러니까 내가 백여시되는 그 계집한테.

- 말 조심해. 이왕 혓바닥 돌아가도록 그러도록 함부러 말하는것이 아니요.

- 아니, 시방 뉘 앞에서 누구 여성편 드는겨.

- 뭐요?

- 음머머 사람 참 환장할 노릇이지. 나 앞에서 그 여자 역성을 들어야겠어?

- 이거봐, 이 오목네.

- 이 오목네는 감정도 없는 여편네인가 뭐. 내가 아무리 마음이 너그럽다고 해서 쓸개까지 빼먹을려고 그러지 말어.

- 금매 금매 내가 그 여자를 달래는 것도 사실은 다 자네하고 창미하고 떡 벌어지게 한번 잘살아보자는 뜻에서 이런 뜻이라니까.

- 아 듣기 싫어라우.

- 아, 진정 사람 마음 왜 이렇게 몰라주고 그래.

- 음매 염통에 털나는 소리 이제 그만하란 말이에요.

- 나 정말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앞으로 상대조차 안할꺼야.

- 상대 안해도 좋아.

- 히히히, 이거봐 조강지처 씨께서 이러시면 못쓰는것이지. 잉? 내가 그만치 얘기했으면 자네도 다 진심을 알아야지 이 사람아.

- 음매매.

- 그 여자 이 한마디로 말해서 홍시감이야 홍시. 속만 그냥 쏙 빼고 패대기쳐 버릴테니까.

- 그러면 그 여자는 언제 헤어지는겨?

- 아, 그런게 한 밑천만 잡으면 빠이빠이 안녕이랑게.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지금 그 여자를 앞세워서 뭔 일을 참 벌리고 있네. 그러니까 그 일만 싹 끝나버리면 그 여자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버려. 다 그냥 차버리지 내가. 자네한테로 반바퀴로 갈것이니.

- 여보.

[아무튼 박상돈을 당해낼 여자는 아무도 없다.]

- 아따, 이 바깥날씨가 지금 솔직히 추운 모양이야.

- 아이, 또.

- 흐흐흐, 그저 자네는 내가 시키는데로만 해도 얼릉 내려가서 나 기다리고 있는것이야. 응?

- 이제, 참말로 못 살겠어.

- 응?

- 당신 없이는.

- 아니, 내가 그렇게도 좋은가?

- 응.

- 아니, 내가 무슨.

- 한동안은 당신이 밉고 잊어버렸었는데 또 이렇게 만나고 보니 이제 참말로 당신 없이는 못살겠어.

- 그려 그려 그러니까 우리는 그저 멀리 내다보기로 살아야 된다고.

- 네, 뭐든지 시키는데로만 하세요. 그러면 난 그저 당신하는데라만 따라할테니까.

- 히히히, 진작 이렇게 나올 일이지.

(음악)

[한편 이순간 특별수사본부에서는.]

(문소리 및 발소리)

- 수고했소.

- 아니 뭘요, 저야 뭐 당연히 협조해 드려야지요.

- 아, 박상돈이가 부탁했던 그동안의 사진필름들을 죄다 가져왔습니다.

- 응, 어디?

- 네, 여기 있습니다.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 차 이거 꽤나 많구만.

- 네, 정말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까 수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어요.

- 그런데 이 필름으로만 봐서는.

- 그러면 한장씩 사진을 빼 올까요?

- 아 그러실거 까지는 없습니다.

- 그러면 이 필름들을 우선 수사연구소에다가 의뢰할까요?

- 음, 그래줘.

- 그동안에 노동신문에 기재되었던 그 사진들과 철저하게 대조를 해보는거야.

- 네, 반장님.

- 으흠. 김선생?

- 네.

- 박상돈이와 처음 알게 된거 언제입니까?

- 네, 저.

- 아, 괜찮으니까 사실대로 말씀해주세요, 김선생.

- 그러면 전 이걸 맡기고 오겠습니다.

- 음, 그래줘.

(문 여닫는 소리)

- 제가 영등포 시장 통에서 조그마한 사진관을 내고 있을때 였지요.

- 그 때가 언제이지요?

- 그러니까 그게 예, 횟수로는 5년째입니다.

- 아. 5년째.

- 증명 사진을 찍었었는데.

- 아, 박상돈이가요?

- 네.

[김씨가 박상돈이와 가까이 지내게 된건 바로 그게 인연이었다.]

(문소리)

- 어, 저거 나 증명사진 되었소?

- 네, 언제 찍으셨는지?

- 아 아까전에 아까전에 나 증명 사진이라고 있는데 내가 윗동까지 두고 오고 갔었는데 벌써 잊어버렸는가.

- 아예. 그게 바로 그 분이시군요? 네, 다 되었습니다.

- 네, 그려 하하 참 세상 참말로 참 좋고만, 그래. 그냥 찰칵 찍었다하면은 사진이 되어 나오니.

[박상돈은 아무런 가식이 없어 보였고, 말씨가 구수해서 누구와도 얼른 친할 수가 있었다.]

- 엄마 엄마 아따 얼굴이 이 모양으로 못생겼다는 말이요?

- 하하. 아 미남이시지 왜 못생기셨습니까?

- 어허, 이건 도야지가 아니라 그 무엇이냐, 학하하하. 가만히 있자 창경원에 있는 그것이 무엇이요?

- 네? 창경원에 있는 그거라니요?

- 왜왜 그거 왜 있잖소? 콧구녕 벌렁해놓고 하늘로 쳐 올리며 물에서 사는 크고 우학스러운 짐승.

- 아, 그게 뭔데요?

- 하마 하마 하마.

- 예? 하하하. 아니아유, 선생님도 별 말씀을.

- 예헤헤, 내가 꼭 짐승매력으로 생겼지요.

- 남자란 그렇게 손이 굵어야지 매력이 있는겁니다.

- 으잉? 으잉, 음. 당신 뭐 조금 아는가그려.

- 하하하, 오히려 미남이십니다.

- 네, 그려. 그러면 나 당신한테 오늘 술 한잔 퍽 사겠소.

- 네, 하하하. 아이고 원 별 말씀을.

- 히히히.

- 아니 사진 찾는데 뭘 그렇게 시끄러워요?

- 에헤, 이 저 사진관 주인께서 나보고 미남이라고 하시는 바람에 내가 시방 기분이 그냥 한켠 좋아졌네.

- 아, 그래요?

- 히히히.

- 저, 부인께서도 한장 찍으시지요?

- 에그머니.

- 어머.

- 왜 그려. 부인이 아니요, 아주 그냥 폭삭 녹아빠진 노처려라오.

- 아니, 참 사장님도.

- 히히히.

- 아이고, 그러면 제가 실례를 했군요.

- 아니요.

- 있잖아.

- 네네, 뭐가요?

- 저 여자가 마음에 들면 한번 사귀어봐, 잉. 내가 잘 되도록 뒤에서 내가 그냥 밀어줄테니까.

- 예?

(음악)

(전화벨 울리는 소리)

- 네, 반포에요.

- 어, 순옥이.

- 누구시죠?

- 어, 나야.

- 아, 어머 구 언니.

- 우리 주인양반 혹시 거기 안오셨어?

- 네, 안오셨는데요.

- 박사장님은 지금 댁에 계시고?

- 아니요, 밖에 나가서 아직 안 들어오고 있어요.

- 그럼 지금 나하고 좀 만날까?

- 하지만 전 지금 피곤해요.

- 아, 이봐 순옥이.

- 시간이 나면 내가 다음에 연락을 할께요.

(전화 끊는 소리)

(문 여닫는 소리)

- 에이고 히히히 어쩌나 이제 화가 다 풀렸는가?

- 뭐요?

- 그러면 내가 당장 증명을 해주지. 그 여자가 술집 여자라고 하는것을.

- 아니 이분이.

(음악)

(광고)

(음악)

특별수사본부.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서른 세번째로 신신제약, 주식회사 진로, 삼립식품 공동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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