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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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 제30화 김순옥 사건의 표면화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제30화 김순옥 사건의 표면화
1979.12.25 방송
‘특별수사본부’는 밤 11시 10분부터 15분간 방송된 심야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對共수사실록드라마이다. 시종 높은 청취율로 동아방송의 간판프로그램의 하나로 명맥을 지킨 이 작품은 여간첩 김소산 사건, 해군 프락치 허만도 사건, 기생간첩 구자운, 점쟁이간첩 윤길도, 거물간첩 성시백 등을 다루어 대공수사팀의 활약상과 반공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
(음악)

대공 수사 실록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

(음악)

주식회사 진로, 신신제약, 삼립식품 공동제공.

(광고)

(음악)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서른 번째.



- 저, 미스 장이에요.

- 으응. 그런데. 또 무슨 일이 있었나?

- 네. 이상한 여자가 나타났었어요.

- 뭐? 뭣이. 이상한 여자라니?

- 사장님을 만나려고 아파트 주위를 서성거리는 걸 제가 목격했었죠.

- 그래서?

- 지금 밖에서 만나고 계실거에요. 사장님과.

- 어떻게 생긴 여자인데?

- 나이가 꽤 들어보였지만, 얼굴은 예쁘장한 시골여자 였어요.

- 뭐? 뭐뭐이, 시골?

- 네. 아저씨.

- 아니, 그럼 오목례가.

- 네? 오목례 라니요?

- 아, 아아니야. 아무것도.

(문 여닫는 소리)

- 아니, 근데. 사장님이 그 남자와 어딜가셨다지?

(전화기 내려놓는 소리)

- 아니, 왜요? 밖에 안계세요? 지금?

- 얘, 근데 어디다 전화했었니?

- 아유, 전화를 하긴요. 수화기를 닦고 있는 거에요. 지금.

(전화기 달그락 거리는 소리)

[순옥은 박상돈을 찾아온게 사람이 여자라는 건 감히 상상조차 못했었다. 그래서 순옥은 다만.]

- (흠. 도대체 빚을 얼마나 졌기에. 흠, 그래. 한달만 참고 이겨내자.)

[한달 후엔 상파울로에 가 있을 테니까.]

(전화벨소리)

- 아유, 제가 받을까요?

- 아니야.

(수화기 드는 소리)

- 네. 반포에요.

- 응. 날세 나여.

- 어머, 여보.

- 응. 저 말이여.

- 도대체 어떻게 된거에요? 거기 어디죠?

- 응. 한잔 땡겨가지고 달리는 중이야. 지금.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마소.

- 한달만 연기해 달라고 딱 잘라 얘기 하시고, 어서 들어오세요.

- 하하하. 하지만 빚이 있으니,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가? 저, 하여간에 잘 달래서 보내고 얼른 들어감세.

- 네. 빨리요.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아이고, 왜 이렇게 춥냐.

- 대관절 어쩌자고 이러는 거요?

- 아니, 무엇을?

- 왜 이렇게 여관으로 끌고 들어와.

- 원 참. 끌고 들어오긴 누가? 하하하 그러면 밖에 떨고 서서 얘기를 해?

- 우물쭈물 말고 우리 간단히 얘기 합시다요.

- 어허, 어디 이 여편네가 언제부터 이렇게 콧대가 높아져 버렸어. 그래?

- 당신, 지금 여기서 살림 차리고 살죠?

- 이잉? 뭣여?

- 딴 여자 만나가지고.

- 원 쓰잘때기 없는 소리.

- 그러면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단 말이에요? 지금?

- 흠. 사실은 말이여.

- 아, 입에 침 바르지 말고 솔직하게 얘기 혀!

- 아따, 이 여편네가 기차화통을 삶아먹었나, 걸핏하면 소리를 막 지르고 난리여?

- 나도 그 여자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요.

- 안 그러면 벌써 만나게 되어 버린거여.

- 나도 다 알아봤다고요. 그렇게 거짓말로 사람을 꼬셔가지고 이혼장에 손도장을 찍게 한것을 사기라고 합디다. 사기 이혼은 법으로 무효여. 아니, 내가 정식으로 다 고발을 하면 당신은 영락없이 쇠고랑을 차게 된대.

- 잉? 뭣여? 쇠쇠쇠고랑? 흐흐흐. 얘가 참말로 웃기고 자빠졌네.

- 뭣이 어쩌구 어째? 그려, 좋아. 그러면 법에다 한번 물어봅시다요. 잉. 당장 고발을 할껴!

- 아니, 아니여. 그나저나 어디서 누구한테 그렇게 많이 배웠는가?

- 흥, 내가 아무리 무식한 여편네라고 그런것 하나 모를줄 알아?

- 내가 반포에 살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박상돈으로선 그게 젤 궁금한 일이다. 아니, 그건 꼭 짚고 넘어가야할 일이다.]

- 누구여 그 사람이.

- 아, 당신 얼굴 잘 아는 사람이지 누구겠소?

- 그게 그 사람이 누구냔 말이여? 그게!

- 그건 말할 수 없어요.

- (틀림없는 박형 이었소. 하하하. 그리고 이젠 친구의 도움을 받을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 아, 말 못해!

- 예. 못하겠소.

- 아, 이것이 정말 팍!

- (약속을 지켜야지.)

- (절대로 박형한테 내 얘길 해서는 안돼요. 아주머니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만은 약속해 주셔야 겠습니다.)

- 정말 바른대로 얘기 안할껴?

- 그런 것은 알아서 뭣 하려고? 만나서 싸울려고? 어이고, 그 성미 못 버리고 있구만, 지금도!

- 아따, 변해도 많이 변해버렸네. 이것이.

(음악)

(차소리)

- 지금 어딨나?

- 네, 저기 칠칠 여관.

- 흠. 출입문은 하나 뿐이고?

- 네. 현관문 밖에 없습니다.

- 혹시 몰라.

- 뭘요?

- 자기 본부인을 해치울련지도.

- 아니, 하지만 설마하니.

- 어쨌든 박상돈에겐 골치거리가 나타났으니 말이야.

- 만약에 김순옥이가 알게되면.

- 그 여자한테도 알려야지. 나중엔.

- 그나저나 이상한게요.

- 접선을 해오는 사람이 없는 거 말이야?

- 네. 아무리 미행을 해봐도 그런일은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 바로 그게 문제야.

[특별수사본부에서 노리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인데.]

- 일단, 조직이 철저하게 잘되어 있다고 봐야겠지. 그래, 우리가 모르는 또다른 교묘한 방법으로 접선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몰라.

- 일단 제가 저 여관으로 한번 들어가볼까요?

- 아, 안돼!

- 그러나 무턱대로 여기서 이러고 있을 수 만은 없지 않습니까?

- 김 형사는 그 여자와 낯이 익은 사이니까 대신 내가 들어가지.

- 예? 반장님이요?

- 응.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말이야.

(발소리 및 문 여닫는 소리)

- 어서오세요.

- 네. 방 있습니까?

- 하하하. 네 있어요.

- 아이고, 아줌씨. 나 전화 한 통화 더 써야 되겠습니다.

- 예. 쓰세요.

[이것이 이 반장이 정면으로 박상돈을 대한것이 맨 처음 일인데.]

(수화기 드는 소리)

- 잉? 숙박계는 안써도 됩니까?

- 호호. 이따가 쓰셔야지요.

- 아이고, 혹시 간첩이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숙박계 하나만은 철저하게 쓰도록 해야지요.

- 예?

- 간첩이란 뭐. 내가 간첩이오 하고 이마에 써붙이고 다니지는 않으니까. 그야 조심하는 것이 제일이라고요.

- 호호호. 예. 그렇지 않아도 우리 여관에서는 숙박계를 철저하게 쓰고 있어요.

- 예. 뜨거운 물은 잘 나오지요?

- 예. 가끔요.

- 네? 가가가끔?

[이 자를 누가 간첩이라 하겠는가?]

- 아, 왜 이렇게 신호만 가고 전화를 안받는겨? 그래.

- 예. 반포에요.

- 응. 너 용구냐?

- 아이고, 형님.

- 응. 느그 형수씨 좀 바꿔라.

- 형수씨 지금 동창생 찾아와서 바쁘신대요?

- 응. 그려. 그러면 대신 네가 전해. 내가 아무래도 술이 너무 취해 집에 못들어갈 거 같다고 말이여.

- 예? 아니, 거기가 어딘데요?

- 응. 여기가 저기다. 저, 황 사장댁.

- 황 사장이요?

- 넌 그렇게만 알고 있으면 돼. 혹시 모르겠다. 술이 잘 깨면 통금시간 임박해 들어가게 될지 말이야.

- 형님?

- 컥, 아이고, 솔찮히 취하네.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하하하하.

- 호호호. 아유, 참 아저씨도.

- 참, 한 남자가 두 여자 비위 맞추려니까 참말로 진땀나네.

- 호호. 아유. 그러니까 하나는 딱 버리셔야지요.

- 아이고, 사정이 그렇게 안되는데. 흐흐흐. 꽃이 아주 독사가 되어버렸네.

- 호호호. 아유, 정말 재밌는 분이죠?

- 하하하. 아, 예. 그러게 말입니다.

[어쨌든, 박상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어려운 입장에 처한 것만은 사실이다.]

(문 여닫는 소리)

- 아유, 그렇게 쪼그리고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편히 눕소.

- 또 어디다 전화를 하고 오지요?

- 잉. 저..

- 그 여자한테? 늦게 들어가겠다고 보고하고 와요?

- 아따, 오목례.

- 아, 당장 결판을 내버려. 여러소리 하지 말고.

- 여보.

- 음메.

- 아이고. 이게 얼마만이여.

- 음메.

(음악)

(시계 종소리)

- 아이 참.

[박상돈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미는 김순옥은]

- 들어오기만 해봐라 내가 가만히 놔두나. 흠. 자기가 벌써부터 외박을 해?

[박상돈이 없는 밤은 몹시 길고 지루했다. 헌데, 이상한건.]

- 여보.

[사나이에 대한 미움보다는 오히려 소중함이 더욱 절실하다.]

- 아이, 난 못살아 정말. 술을 도대체 얼마나 많이 마셨길래, 집에도 못들어오고 그 모양일까. 어휴, 빨리 이민을 가버려야지. 이민을.

(음악)

김영식, 전윤희, 권희덕, 이완호, 윤병훈, 김규식, 설영범, 정경애, 유명숙, 이효숙

해설 안정국, 음악 김홍철, 효과 심재훈, 장준구

(광고)

(음악)

특별 수사본부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서른 번째로

신신제약, 주식회사 진로, 삼립식품 공동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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