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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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 제25화 북괴대남 공작원 박상돈의 음모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제25화 북괴대남 공작원 박상돈의 음모
1979.12.20 방송
‘특별수사본부’는 밤 11시 10분부터 15분간 방송된 심야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對共수사실록드라마이다. 시종 높은 청취율로 동아방송의 간판프로그램의 하나로 명맥을 지킨 이 작품은 여간첩 김소산 사건, 해군 프락치 허만도 사건, 기생간첩 구자운, 점쟁이간첩 윤길도, 거물간첩 성시백 등을 다루어 대공수사팀의 활약상과 반공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
(음악)

대공 수사 실록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

(음악)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스물 다섯번째.




[박상돈에게 완전히 애정의 포로가 되어버린 김순옥의 머릿속은 오직 한가지.]

- (그래, 마침 잘 된거야.)

- (한 밑천 손에 들어오면 브라질로 이민을 가버리자. 응, 거기 상파울로에 내 친구가 하나 있는데, 20~30만불만 가지고 오라니까. 그러면 평생동안 손끝하나 까딱않고, 아주 편히 살 수 있대.)

- (흐흐. 상파울로)

[낭만의 도시 상파울로. 김순옥은 지금 마치 당장 이민을 떠나는 들뜬 기분에 젖어있다.]

- (30만불이면은 1억 5천. 훗, 까짓 긁어 모으면 되겠지.)

(음악)

[약속한 충무로 또알 다방에 동창생들이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 어머, 순옥아.

- 호호. 얘얘, 너 10분 늦었어.

- 호호호. 이야, 너 정말 귀부인이 다 되었구나.

- 야, 그렇게 꾸미고 나오느라 늦었니?

- 아니야, 우리 회사 여직원들이 찾아와서 걔들하고 얘기 좀 하느라고.

- 어머, 그래?

- 그래, 여직원들한테 목에다 힘깨나 줬겠다.

- 아유, 얘얘. 그런 비린내 나는 얘들한테 목에다 힘을 왜 주니? 시시하게.

- 호호호. 야, 그나저나 몰라보게 화려해 졌구나 정말.

- 한마디로 말해서 남자하나 잘 만나면 저렇게 되는 거야.

-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 호호호호.

- 그래. 여자 팔자란 두루막 팔자라는 거 아니니?

- 그런데, 우리를 만나자는 건 무슨 일이야?

- 어, 내가 한턱 쓰고 싶어서.

- 뭐?

- 어머? 야. 듣던중 제일 반가운 소리다. 얘.

(사람들의 웃음소리)

- 오늘은 말이야. 진짜 내가 뻑적지근하게 한턱 쓸테니까 뭐든 다 얘기해라.

- 우와.

(사람들의 환호소리)

(음악)

(문 여닫는 소리)

- 다녀왔습니다. 형님.

- 응. 아니, 너의 형수는?

- 아, 지금 동창생들 만나고 계세요.

- 응. 그럼 기다렸다가 태워갔고 오지. 왜 너 혼자 오냐?

- 나보고 그냥 들어가라고 그러시던데요?

- 그래?

- 아마, 우리차가 너무 초라해서 그러시는 눈치였어요.

- 흐흐흐. 하기사 우리차야 낡아빠진 달구지지. 그것이 어디 차냐?

- 헤헤헤. 예. 사실 너무 초라한건 사실이에요.

- 야, 그런데.

- 예?

- 너의 형수 동창생들이 모두 어떻게 생겼냐?

- 아니, 어떻게 생기다니요?

- 아, 상판때기들이! 모두 괜찮아? 어때?

- 아, 예. 아이, 모두 예쁘던데요?

- 아! 이런. 지금 예쁜거 말하냐?

- 아, 그럼요?

- 몰골들이 모두 밥술이나 뜨고 사는 거 같으냐고?

- 그걸 어떻게 압니까? 내가.

- 아, 그래도 얼른 보면 알겠지. 밥술이나 먹는 여자들인지 아니면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는 것들인지 말이야.

- 아이고, 찢어지게 가난할리야 있겠어요?

- 이쁘다고 하니, 겉모양들만 상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사장님.

- 응?

- 저, 찬거리 좀 사 오겠어요.

- 어, 그려. 다녀오니라.

- 근데, 돈이.

- 돈이 없어?

- 예. 사모님이 안주고 그냥 가셨어요.

- 아, 그러면 긁어버려.

- 긁다니요?

- 에, 외상을 긁으란 말이.

- 아, 네. 그럼 외상으로 달아두고 올게요.

- 응. 그려그려.

(문 여닫는 소리)

- (저것도 좀 눈치가 이상해.)

[박상돈은 정말 능구렁이였다.]

- (흐흐흐흐. 그려, 나를 감시하려고 저 가시내를 우리집 가정부로 탁 꽂아 놨어.)

(음악)

(전화벨소리)

- 네.

- 아저씨세요?

- 누구지?

- 반포 미스 장이에요.

- 으응. 그런데.

- 왠일인지 사장님이 회사에도 안나가시고 통 집에만 계시는데요?

- 부인은?

- 동창생들과 만나기로 약속이 된 모양이에요.

- 으응. 알았어. 계속 좀.

- 네. 아저씨.

- 전화 끊어요.

- 아, 저. 근데요.

- 응? 아유, 또 무슨 일이 있었어?

- 이달 치.

- 어어, 참. 이달 치 수고비를 안줬군. 내가. 하하하. 다음에 연락할테니까 조그만 기다리고 있어요.

- 네. 그러죠.

- 음.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

- 지금 우리 사정이 이렇습니다.

- 그러나 이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겨야 합니다.

- 하지만, 이건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 글쎄, 알아요. 일본에서 보내주기로 한 자금이 아직 도착을 안했어요.

- 그럼, 언제쯤 도착하는 거죠?

- 지금으로선 막연해요.

- 아니, 그럼.

- 아, 그래. 진작부터 얘기 하지 않았소! 이젠 조총련에다 기대하지 말고 우리 자체에서 조달해 쓰자고 말이오.

- 그렇지만 박상돈만 믿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 그건 잘 모르는 소리요. 절대로 박상돈 동지를 너무 과소평가하지 말아요. 주어진 임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기어코 해내고야 마는 사람이라고.

- 그러나 원체 무식해서.

- 그게 오히려 안성맞춤이란 거요. 물어라 하면 앙, 달려들어 물수 있는.

- 셰파트란 말이지요.

- 그래, 셰파트야.

(음악)

(개 짖는 소리)

- 이리로 들어오시죠.

- 오오. 밖에서 보는 거와 달리 정원이 아주 훌륭하군요.

- 그런데, 무슨 일로.

- 회장님을 직접 뵙고 말씀 드리죠.

- 특별수사본부 누구시라고요?

- (특별수사본부라면?)

[간첩 잡는데가 아닌가? 그런데 왜? 임 회장 비서로선 아연할 수 밖에.]

(문 여닫는 소리)

- 특별수사본부 이 반장이랍니다.

- 음. 들어오시라고 해.

- 예. 회장님. 들어오시죠.

- 바쁘실텐데 이렇게 찾아와 죄송합니다.

- 아니요. 괜찮습니다.

- 둘이서만.

- 예. 그러죠. 이봐 자넨.

- 예. 회장님.

(문 닫는 소리)

- 자, 앉으세요.

- 예.

-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로.

- 니가다에 지사를 갖고 계시죠?

- 예. 그럼 우리 니가다 지사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 그 테라우치라는 사람을 선원으로 써달라고 임 회장님께서 지시를 하셨던 모양이던데.

- 예. 그랬습죠. 헌데, 알아보니 신원이 좀 불투명해서.

- 불투명한게 아니라 아주 확실한 자 입니다.

- 예?

- 조총련 행동대원이니까요.

- 아, 예. 나도 그렇게 보고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 회장님께선 그 사람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 예. 그건.

- 괜찮으니까 사실대로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 왠, 여자한테서.

- 김순옥이요?

- 예? 아니, 반장께서 그 여자를 어떻게.

- 임 회장님께선 그 여자를 어떻게 아셨습니까?

- 예. 저 사실은.

[난처하다. 그래 임 회장은 한동안 말문이 막혀 있다가.]

- 예. 사실은 이걸 보고서.

(말 타는 소리)

- 아, 예. 역시.

- (겨울, 겨울 여인. 겨울을 달리는 여인.)

(음악)

- 계 란. 소규모의 은행이야. 아니지, 어쩌면 무허가 단자회사인지도 모른다 이거야. 왜냐? 곗돈 불입은 곧 예금이오, 곗돈 낙찰은 바로 신용대부니까. 호호호.

- 오, 그건 니 말이 옳다 얘.

- 그러니까 어쩌자는 거야?

- 머리만을 잘 쓰면은 얼마든지 큰 계를 할 수가 있고, 또한 돈은 눈사람 처럼 불어난다고.

- 뭐? 눈사람 처럼?

- 어머, 호호호호.

- 아유, 얘얘. 순옥아. 우리 그것 좀 알고 넘어가자.

- 그래.

- 너희들 모르지?

- 뭘 말이니?

- 동그랑땡 일일계.

- (여러 사람의 목소리) 뭐? 동그랑땡 일일계?

(음악)

(음악)

특별 수사본부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스물 다섯번째로

신신제약, 주식회사 진로, 삼립식품 공동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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