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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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 제21화 북괴의 비밀계획음모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제21화 북괴의 비밀계획음모
1979.12.16 방송
‘특별수사본부’는 밤 11시 10분부터 15분간 방송된 심야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對共수사실록드라마이다. 시종 높은 청취율로 동아방송의 간판프로그램의 하나로 명맥을 지킨 이 작품은 여간첩 김소산 사건, 해군 프락치 허만도 사건, 기생간첩 구자운, 점쟁이간첩 윤길도, 거물간첩 성시백 등을 다루어 대공수사팀의 활약상과 반공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
(음악)

대공 수사 실록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

(음악)

주식회사 진로, 신신제약, 삼립식품 공동제공.

(광고)

(음악)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스물 한번째.



- 엄니, 누구여?

- 응. 저.

- 음메. 왜 그래? 엄니? 저 분이 누군데?

- 느그 아버지 친구시란다.

- 어머나, 그러면 또.

- 빚 받으려고 온 사람은 아니고.

- 아, 그려?

- 하하하. 네. 절대로 귀찮게 하려고 온 사람은 아니니까 걱정 말아요.

- 울 아버지는 지금 어디있데요?

- 글쎄. 사실은 나도 그걸 몰라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 아이고, 그 호랑이가 물어갈 인간. 아유.

- 아따, 엄니.

[박상돈의 아내, 본부인 오목례가 들려주는 남편의 얘기는 이러했다.]

- 야, 오목례! 아, 서방이 외출했다 들어오면 맨발로 뛰어나와 맞이해야지 뭘하고 있는가!

(문 여닫는 소리)

- 음메, 또 코가 삐뚫어지게 마셨는갑네.

- 응. 으헤헤헤. 공짜술이 또 생겨서.

- 어이쿠, 이 썩은 냄새.

- 아니, 이 말하는 거 하고는. 오촌 대가리 함갑네.

- 제발 엥간히 좀 마시시오. 엥간히. 당신은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묵을것이오.

- 어허, 또 그 쓰잘때기 없는 소리. 아, 양잿물 먹으면 죽는데, 내가 그걸 퍼먹어?

(문 닫는 소리)

- 아이고, 나 못살아.

- 아이고, 또 긁고 자빠졌네. 오목례 자네가 바가지를 긁어 봤댔자, 아무 소용이 없는 거여.

- 그러니까, 남들은 모두 잘 살아 보려고 부지런히 일들을 하는데, 당신은 맨날 주막에나 틀어박혀 술타령 아님 노름판에서 세월을 보내고 있으니, 어떻게된 영문이냐 말이오.

- 젠장, 노름을 하려고 해도 밑천이 있어야지. 밑천이.

- 아휴, 오늘도 노름빚 받으려고 찾아온 당신 친구들 때문에 우리 대문이 다 닿았소.

- 이런 젠장. 아, 노름빚 갚는 그런 등신이 어딨어? 노름빚은 노름판에서 갚는 것이여. 노름판에서.

- 뭣이 어째?

- 에?

- 음메.

(문 여닫는 소리)

- 뭐야? 나가 틀린말 했냐?

- 그 돈이 어떤 돈인데.

- 지금 없어. 없어. 못 갚는 것이여.

- 음.

- 남은 것은 요 주먹 밖에 없다. 이 주먹이라도 네가 필요하면 갖고 가거라.

- 상돈아!

- 필요하냐? 필요하면 주마. 이 주먹이라도.

(우당탕하는 소리)

- 으메, 여보.

(음악)

- 한마디로 말해서 소문난 망나니 였습니다.

- 아, 글쎄 어쩐지.

- 그러니까 그 자가 여길 떠난건.

- 언제야?

- 십 년도 훨씬 넘은 모양인데요?

- 더 좀 정확히 알아봐.

- 네. 반장님.

- 아, 참 그리고.

- 네.

- 주민등록엔 박상돈이 혼자로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얘기가 다르잖아?

- 글쎄, 그런데. 박상돈 부인이 그 점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얘길 해주지 않는데요?

- 그런덴 뭔가 까닭이 있겠지.

- 네. 그래서 여기 주위사람들로 부터 탐문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아, 계속 자세히 좀 알아봐.

- 네. 반장님.

(수화기 내려 놓는 소리)

- 아무튼 좀 이상한 녀석이야.

- 한번 만나볼까요?

- 응. 연구해 봐야겠어.

(음악)

(말타는 소리)

- 하하하하. 잘 타시는 데요? 호호호.

- 미스 김이야 말로 대단한 솜씨구만.

- 호호. 어머나 그래요?

- 응. 그런데, 언제 그렇게 배웠지?

- 호호. 여고 시절에요. 순전히 허영심에서 였죠.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으니까요. 그 때는.

- 아하하하. 환상에 사로잡혀요?

- 네. 그때는 인생을 굉장히 거창한 걸로 생각했었거든요.

- 지금은?

- 하하. 알고보니까 별게 아니에요. 아무리 잘난척 해봐도 실은 커피잔 속에 다들어갈 수 있는 그런 거거든요.

- 하하하하. 재밌는 얘기군.

- 호호. 아, 장애물 한번 넘어볼까요?

- 아니야, 난 벌써 숨이 가빠서. 자, 오늘은 그만 타요.

- 네. 아무렇게나요.

- 하하하. 오늘 참 즐거웠어요.

- 호호호. 네. 저도요.

(음악)

[김순옥은 임회장을 따라갔다.]

- (이야.)

[과연 상상했던 대로. 열 평남짓한 거실엔 임회장의 취미가 그대로 담겨 있다.]

- 하하하하. 내가 손수 칵테일을 해서 마시는게 취미지.

- 호호. 제가 도와드리죠.

- 아니야, 됐어요. 우리집에 찾아온 귀빈이니까 내가 만들어 대접을 해야지.

- 배가 많으신 모양이죠?

- 24만톤 쯤 되지.

- 어머, 그럼.

- 그러니까 만 톤 급으로 스무 척 남짓 되지.

- 아, 네.

- 하지만 이제 나도 나이가 너무 많고 해서 배를 좀 처분해 버릴까 해.

- (그래, 맞아.)

[박상돈의 얘기와 일치한다.]

- 정말이지 이제부턴 편히 좀 살고 싶어. 맨날 사업에 묻혀 뒤치다꺼리만 하다보니 그만, 내 인생에 대해선 너무 무관심했지 뭐야.

- 그럼. 지금 배를 파시려고 내놨어요?

- 응? 아니, 미스 김이 왜 그렇게 사업에 관심이 있지?

- 아하하. 아, 네. 사실은 우리오빠 친구 한분이 선원으로 배를 타고 있어서요.

- 어디서?

- 네. 저.

- 아, 그럼 앞으로 우리 배를 타도록 하지. 하하. 그럼 내가 특별히 생각해 우대할테니까 말이지.

- 하지만 그분은 일본에 있어요.

- 일본에? 음. 그러니까 재일동포군.

- 네. 니가다에.

- 니가다라면 우리 지점도 거기 있어요.

- 거기서 회장님 배 탈수도 있어요?

- 암, 있고말고. 선원증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해요. 다만 한가지.

- 뭔데요?

- 조총련 앞잡이라면 큰일이지.

- 아, 그런사람은 아니에요.

- 물론 얼른 상대해서 그런 사람이 아닌거 같지. 그렇지만 나중에 알고보면 사실은 북괴 공작원인인 경우가 가끔 있다오. 그래서 우린 그걸 굉장히 경계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

- 음. 기분 나쁜데요?

- 응? 아니. 왜?

- 제가 소개한 사람을 그렇게 밖에 못 보세요?

- 으하하하. 아니야, 아니야. 나야 물론 미스 김을 믿지. 그리고 나와 결혼을 해준다면 더욱 좋겠고 말이야.

- 아이, 더 좀 사귀어보고. 피차.

- 그래 그래. 더 좀 사귀어 보고.

- 호호호. 회장님도.

- 용돈 좀 줄까?

- 주실 바엔 아주 흠뻑이요.

- 하하. 응. 그래 그래. 미스 김은 정말 애교 덩어리야.

- 호호. 아유, 회장님도 참.

(음악)

(차소리)

[어느 뒷골목 공중전화에선.]

- 아유, 내가 눈치도 없이 왜 거기서 기웃거려요.

- 아니, 아직까지 뭘 하느라고 아직까지 안 돌아오고 있지?

- 하하하하. 마음이 안 놓이세요? 그 사람한테서 빼앗길까봐서.

- 아, 내가 싫어지면 그만이지. 뭐.

- 네? 어머나.

- 나야, 오는 사람 말리지도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도 안하는 성미야.

- 아유, 하지만 순옥인. 아니야 아니야. 올케한테는 그렇게 얘기하지 마세요. 그럼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 아따, 참말로 그러니까 동생하고 나하고 둘이서만 하는 소리지.

- 아니, 그런데 거기가 지금 어디에요?

- 응. 대포 한잔 하다가 궁금해서 하는 것이야. 그럼 이따 좀.

- 네. 오빠.

- 음.

(수화기 내려 놓는 소리)

- 사정이 급한데, 뭘하고 있는 참. 원.

- 아니, 무슨 사정이요?

- 잉? 아니, 음메. 아니, 너? 내가 전화하고 있던거 다 엿듣고 있었냐?

- 에이, 형님도. 엿듣긴 요. 뭘.

- 응. 나 간단하게 한잔 더 마시고 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라.

- 예. 형님. 제 걱정 마시고요 많이 드세요.

- 응. 그려 그려.

(문 여닫는 소리 및 사람들의 소란스런 소리)

- 아유, 아유 사장님. 아유. 손님이 많아서 딴데로 자리를 옮기셔야겠는데요?

- 아, 내가 앉아서 마시던 자리를 누가 뺏어서 앉았는가?

- 아유, 손님이 많으면 그럴수도 있잖아요?

- 거기다가 담배랑 라이터도 놔 뒀는데.

- 아유. 예. 그건.

- 하하하. 라이터 여깄습니다.

(라이터 켜는 소리)

- 음메. 아니 왜 남의 라이터는. 함부로 켜고 그려?

- 하하하. 이거 아주 좋은 라이터인데요?

- 그거야 좋고 나쁘거간에 당신 그걸 실례를 해도 보통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여.

- 하하하. 우리 그러지 말고 같이 앉아서 한잔 합시다.

- 음. 예. 좋습니다. 아이고 마침 술친구가 없어서 심심하던 참인데, 잘 되었군. 잘 되었군.

- 아, 이봐 오목례.

- 에에에? 오목례?

(음악)

김영식, 전윤희, 권희덕, 이완호, 윤병훈, 김규식, 김환진, 안경진, 유해무, 신성호, 이효숙, 홍경화

해설 안정국, 음악 김홍철, 효과 심재훈, 장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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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특별 수사본부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스물 한번째로

신신제약, 주식회사 진로, 삼립식품 공동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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