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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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 제18화 북괴의 비밀계획음모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제18화 북괴의 비밀계획음모
1979.12.13 방송
‘특별수사본부’는 밤 11시 10분부터 15분간 방송된 심야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對共수사실록드라마이다. 시종 높은 청취율로 동아방송의 간판프로그램의 하나로 명맥을 지킨 이 작품은 여간첩 김소산 사건, 해군 프락치 허만도 사건, 기생간첩 구자운, 점쟁이간첩 윤길도, 거물간첩 성시백 등을 다루어 대공수사팀의 활약상과 반공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
(음악)

대공 수사 실록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

(음악)

주식회사 진로, 신신제약, 삼립식품 공동제공.

(광고)

(음악)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열 여덟번째.

(차에서 내리는 소리)

- 바로 저 집인가?

- 네. 그렇습니다.

[임 회장의 저택은 한강이 환히 내려다보이는 한남동 언덕받이에 있었다.]

- 집은 별로 크지 않은데?

- 정원이 넓죠?

- 음. 멋있군.

- 주위사람들로 부터 탐문한 바에 의하면 굉장히 내향적이랍니다.

- 직접 얼굴을 대한적은 없었지?

- 네. 없습니다.

- 부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니, 사실 외롭겠군.

- 하지만, 왜 하필이면.

- 왜 김순옥이란 여자를 찾고 있느냐. 그 얘기지?

- 네. 거기 혹시 다른 이유라도 있는게 아닐까요?

- 워낙 미인이니까. 게다가 자기가 즐기는 승마에 능하고 말이야. 하하하. 그래 황혼에 접어둔 인생의 꿈을 김순옥이란 여자를 가까이 해 한 번 실현해 보자는 거겠지.

- 하하하. 주책이군. 하하하.

- 하하하. 이 사람아. 자네도 그 나이가 되면 초조해지기 마련이라고.

- 아니, 저건.

- 응? 뭐야.

- 저, 정원을 산책하는 사람말입니다.

- 음. 저 사람인가?

- 네. 임 회장인 모양이에요.

[털자켓을 걸치고 정원 잔디밭을 거니는 임 회장.]

(무전기 소리)

- 제가 받을까요?

- 어, 그래.

[특별수사본부에서 어렴풋이나마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 건 바로 이 때부터였다.]

- 1 호차다 오버.

- 임 회장 비서와 사진관 여자가 부근 다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버.

- 계속 잠복근무하라고 해.

- 계속 수고. 오버.

- 알았습니다.

(무전 끊기는 소리)

- 음. 그렇다면. 사진관 그 여자가 바로 징검다리군.

(음악)

- 아유, 우리 아주 기탄없이 터놓고 얘기해요.

- 예. 좋습니다.

- 도대체 그 임 회장님이라는 분이 김순옥이를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는 이유가 뭐에요?

- 텔레비전에서 말타는 솜씨를 보고 그만 감탄하신 거죠.

- 이유란 그것 뿐이에요?

- 하하하. 우리 회장님은 좀 지나칠 정도로 꽁생원이시죠.

- 그런데? 그런 분이 어떻게.

- 오죽 매력을 느끼셨으면, 저한테 꼭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사정사정 하시겠습니까?

- 충고하겠는데요.

- 네?

- 김순옥이를 값싼 모델로 생각마세요.

- 아유, 그럴리야.

- 모델로 두 번 출연했던건 순전히 취미삼아 해본 것 뿐이에요.

- 아직 미혼입니까?

- 네. 난 그렇게 알고 있어요.

- 아, 예. 그럼 잘 됐습니다. 하하하. 어쨌든 고 여사님이 한 번 만나게만 해주십시오.

- 후후. 그러자면 난 흰머리가 나도록 애를 태워야 할껄요?

- 하하하. 고 여사님이 수고하시는데 대한 사례는 충분히 하겠습니다.

- 오호호호. 그래. 얼마쯤 주시겠어요?

- 예?

- 구체적으로 얘기 합시다. 우리.

- 아, 예.

[이 여인이야 말로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절대로 놓치지 않는 실속파다.]

- 우선, 그것부터 제시하세요.

- 흐흐. 최소한 2~30은 되죠.

- 왜 이렇게 소금냄새를 풍겨?

- 네? 아, 그럼 50.

- 흠. 아주 한 장을 채워요.

- 예. 그러죠.

(음악)

(전화벨소리)

- 어, 예. 돼지집.. 아, 여기 반포옳시다.

- 아하하. 오빠. 나에요.

- 응. 어 최 사장이셔?

- 어머머, 최 사장은 또 뭐에요?

- 근데, 할 얘기나 얼른 해.

- 우선 교통비다 뭐다 돈이 좀 필요하겠는데요?

- 아유, 그러면 돈이라면 지금.

- 아유, 그 쪽 비서도 좀 만나서 구워삶아야 할테니까요.

- 응. 아 그것이야. 내가 나중에 다 결제하지.

- 아, 참. 그리고.

- 응. 또 뭐야?

- 순옥이. 아니. 하하 올케가 과연 응해줄련지 그게 제일 문제잖아요?

- 아, 그런것은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최 사장은 걱정할 것 없어.

- 네. 알았어요.

- 아, 돼지 박상돈이가 아주 죽은것은 아니야!

- 여보, 그게 무슨 소리에요?

- 아, 사업이라고 하는 것이 흥했다 망했다, 다시 불끈 일어서는게 그런게 아니겠어? 7전 8기가 아니라, 70전 80기야!

(전화끊는 소리)

- 아, 살짝 화가 났었구만. 응.

- 여보.

- 응? 하하하. 이거 내가 자네 앞에서 잠시 성을 내서 소란피워서 미안하네.

- 글쎄. 무슨 일이냐고요.

- 어허. 골치아픈 일은 자네가 알려고 들지 말어.

- 아잉, 그래도 무슨 일인지는 알고 있어야죠. 나도. 내가 재수가 없는 여자라서 사업이 잘 안된건가요?

- 떽!

- 그런지도 몰라요.

- 한 번만 더 그 따위 말을 했다간 내가 가만 안둘꺼야.

- 여보.

- 아이고.

[김순옥은 사업으로 괴로운 박상돈의 괴로운 얼굴에서 또다른 애정을 느낀다.]

- 사실. 내가 이번에 크게 한 번섣불리 벌려고 모험을 했단말이야.

- 어머머. 왜 그런 짓을.

-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이 정도는 양이 안차.

- 아유, 하지만 서서히 키워가야지요.

- 나 참으로 엘리베이터가 있는 고층 건물에다가 으리으리한 사무실 하나 갖고 싶네. 하하. 그래야지 순옥이 자네도 찾아오기가 떳떳하고, 어깨를 필게 아니겠는가.

- 아이, 난 지금 이정도로도 괜찮단말이에요.

- 에이, 무슨 소리야. 자네 서방이 쥐꼬리만한 쬐끔한 사무실 하나 내 놓고 사료장사하는 건 체면이 안서는 일이라고.

- 여보.

- 순옥아. 내가 너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일까.

- 글쎄, 지금도 행복하다니까요.

- 어떤사람이 나한테 선박회사를 한 번 해보라고 권한단 말이야.

- 어머, 그런건 굉장히 자본이 많이 필요할텐데요.

- 자본은 그 사람이 전적으로 밀어주겠대.

- 아, 네.

- 근데, 마침 어떤 선박회사에서 헌 배를 몇 척 팔려고 내 놓은 모양이야.

- 그럼. 그걸 우리가 사죠.

- 아니여. 아니. 그냥 무작정 샀다가는 큰일나버려. 속을 잘 알고 사야 된다고. 나한테 자본을 대주겠다는 사람이 누구냐 하면 말이야.

- 누구죠?

- 일본 니가타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

- 아, 네.

- 그런데, 까놓고 얘기를해서 하하하. 촌스럽게 생겨가지고 누구와 만나 사교를 하는데는 아주 빵점이라고. 그러니 자네가 좀 도와줘야겠어.

- 네. 뭐든지요. 당신을 돕는일이라면 뭐든 좋으니까 얘기만 하세요.

- 하하하. 아이고. 고맙네 참말로. 이 귀여운 것.

- 호호호. 아유, 또.

- 하하하.

(음악)

- (말 타는 소리) 겨울 겨울 여인. 겨울을 달리는 여인.

(문 두드리는 소리)

- 들어와요.

- (문 열고 닫는 소리)

- 드디어 성공입니다.

- 뭐? 아니. 그럼.

- 김순옥씨를 이제 만날 수 있게 되실 겁니다.

- 그래? 언제. 어디서.

- 그건 내일쯤 알 수 있겠죠.

- 음. 정말 수고했어.

- 김순옥씨는 그냥 싸구려 모델이 아니라.

- 음. 품위가 있게 보여.

- 예. 개성이 강한 올드미스랍니다.

- 올드미스?

- 예. 회장님.

- 오오. 그래?

(음악)

- 에. 그러니까. 뭣이냐.

- 니가타에 우리 동지가 한 사람 있어요.

- 예. 그런데 그 사람도 빨갱이요?

- 이것보시오. 박 사장!

- 하하하. 아이, 우리끼리는 어떴습니까.

- 잊어버리지 말고, 잘 기억해 둬요.

- 아. 예예.

- 일본이름으로 다 테라지마 타케우치.

- 예. 아 그러니까 항렬이 티긋자이군요.

- 아니, 항렬은 또 무슨 항렬이요.

- 아, 그저 알기 쉽게 얘기하자면 그렇다는 것이옳시다. 하하.

- 테라지마 타케우치.

- 테테테라지마 타케우치.

- 그 사람을 임 회장 외항 선박 회사의 선원으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 모란봉 7호의 임무요.

- 하하하. 예. 이제 대강 통밥이 들어나는데,

- 박 사장.

- 아, 근데. 알만하다니까요. 이제.

- 쉿.

(문소리)

- 거, 누구야?

- 손님이 오셨습니다.

- 손님이?

(음악)

(광고)

(음악)

특별 수사본부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열 여덟번째로

신신제약, 주식회사 진로, 삼립식품 공동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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