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대공 수사 실록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
(음악)
주식회사 진로, 신신제약, 삼립식품 공동제공.
(광고)
(음악)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열 일곱번째.
- 후훗, 돈만 있으면 세상 참 좋아.
[화려한 명동 거리. 그러나 김순옥의 눈에 비친 명동은 오히려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 내가 걔들한테 팁을 너무 짜게 줬었나?
[옷을 한꺼번에 세 벌씩이나 맞추고 쑥탕까지 했으니, 그 기분이야 알만하지 않는가.]
- 아, 무슨 신나는 일이 없을까?
[바로 그 것이다. 대남 공작원의 포섭대상은 언제나 허영과 욕구불만이 많은 사람이었다.]
- 부인?
- 네?
- 저하고, 차 한잔 하실까요?
- 어머나.
- 하하하. 이거 실례가 되는줄 걸 알면서도 직업상 별 수 없군요.
- 아니, 무슨 직업이신데요?
- 펄 아뜨리에 아십니까?
- 뭐요? 펄 아뜨리에요?
- 예. 요 위에서 보석을 취급하고 있죠. 알기 쉽게 말하자면.
- 아, 그런데요.
- 하하하. 텔리비전에서 뵌 적이 있어서요.
- 아, 네.
(음악)
[김순옥은 낯선 사내를 따라 가까운 다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헌데 사나이는 단도 직입적으로.]
- 아, 한마디로 말해 이 목걸이를 하나.
- 하지만 저는 지금 그런 걸 살만한 돈을 안가지고 나왔는데요.
- 오, 아니아니. 그냥, 제가 그냥 선물을 하는 겁니다.
- 어머나, 아니. 이런 귀한 물건을 저한테 왜?
- 분명히 말해 이건 인조진주에요. 그러나 천연진주보다 더 가치가 있는 예술품이에요.
- 오호호. 어머. 정말 좋은데요?
- 제가 목에다 걸어드릴까요?
- 아, 아니에요.
- 다만 한가지.
- 네?
- 언제 또 혹시 텔레비전에 모델로 출연하시게 되면 이 목걸이를 꼭 걸어주십사 하는 겁니다.
- 아, 네. 아유, 그거야.
[그게 뭐 어려운 일인가.]
- 하하. 그런데 출연을 안하시더라도 평소에 그냥 걸고 다니시면.
- 그러니까 저를 통해서 광고효과를 얻자는 그런거 아니겠어요?
- 예. 바로 그거옳시다.
- 하하하. 그거야 뭐 어렵지 않죠.
[김순옥은 덥석 받아 목에다 걸어본다.]
- 하하하. 이거 정말 영락없는 진짜 진주같은데요?
- 하하하. 진짜 천연진주보다 더 고상해 보이죠. 우리 펄 아뜨리에 사람들의 정성이 가득 담긴거니까요.
[특히 목걸이에 매달린 나비모양의 악세사리는.]
- (이야, 멋있어) 호호호. 저도 기회있는대로 이걸 선전해 드리겠어요.
- 하하하. 예. 감사합니다.
(음악)
- 야, 그렇다고 그냥 와버려?
- 하지만 거기다 차를 세워두고 기다리고 있자니까.
- 야. 자가용 운전자가 그 정도도 못 참아?
- 꼬박 네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안오시지 뭐에요. 글쎄.
- 임마, 네 시간이 아니라 열 네시간이라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어야 될꺼 아니야! 임마. 네가 그동안에 너무 운전을 편하게 해서 그런것이야.
- 이것 보십시오, 형님.
- 잉? 이것이 이젠 막 기어 붙네?
- 아, 형님께서 그렇게 부르라고 하시지 않았어요?
- 야, 이놈아. 야, 다르고 어야 다른 것이야. 네가 감히 누구 앞에서 보리쌀 몰래 먹다 들킨 생쥐처럼 툭 튀어나온 눈으로 이것 보십시오. 형님. 그러냐?
- 어이, 참. 허허.
- 왜 아니꼽냐?
- 아유, 아니에요.
- 야야, 잔말말고 얼른 도로가서 기다려서 사모님 모셔와.
- 예. 알겠어요.
- 그럴 필요 없어요.
- 잉?
- 아니, 아니.
- 어메. 왔는가? 어?
- 오늘은 사장님한테 꾸중을 들어서 나 더이상 긴 얘기 않겠어.
- 예. 죄송합니다. 사모님.
- 그러나 앞으론.
- 예. 주의하죠.
- 야! 너 주의 정도가 아니라 백반을 해야돼! 너는.
(문 닫는 소리)
- 백반이라니요?
- 어. 백번 반성.
- 하하하. 아유, 참 사장님도.
[김순옥은 그저 눈시울이 뜨거울 뿐이다. 자기를 너무나도 아껴주는 박상돈의 진실한 모습앞에.]
- 여보.
- 응? 에고, 그래서 저 택시를 타고 왔구만. 그려.
- 네.
- 으미. 요요. 개미허리.
- 아잉. 또.
- 부러져버릴 것만 같다.
- 호호호. 안 부러져.
- 응. 고무줄로 딱 묶여 있어서 부러지지 않겠네.
- 호호호. 동창생들을 만나서 실컷 뽐내고 허풍도 좀 떨었어요.
- 허풍은 못 쓰는 것이오. 사람이란 그저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여. 아니 그런데. 자네 목에다가 이거 끄나풀은 왜 묶고 다니는가?
- 아, 이 목걸이요?
- 응. 아, 나 처음보는 것인데?
- 어때요?
- 아, 순옥이 자네한테야 무엇이든 잘 어울리지. 가마니를 쌓아도 잘 어울리지 않겠는가. 하하하.
- 호호호. 아유, 당신도. 그리고 이 악세서리 어때요?
- 아. 이거 나비구만?
- 네. 예쁘죠?
- 어머?
- 아, 이것이 열려지는데?
- 어머머머.
- (헉. 이게 뭐지?)
- 아니, 이게 뭐죠?
- 글..글쎄.
- 북두칠성 같은데요?
- (응? 칠..칠!)
[칠. 김순옥이가 모란봉 7호가 된 것은 바로 이 날부터 였다.]
(전화벨소리)
- 아냐아냐아냐. 내가 받을께.
(전화벨소리)
- 예. 반포입니다.
- 15동이죠?
- 뭐라고요?
- 아참, 18동이죠?
- 18.. 아이고.
[역시 33.]
- 아이고, 노 형께서 왠일이시오?
- 이름을 지어줬소.
- 하하하. 예. 알겠습니다.
- 빨리 한약을 지어오시오.
- 예? 한약이요?
- 아, 몸이 불편하니까 빨리 서둘러 한약을 써야 될거 아니오!
- 아, 예예. 그래야지요.
[한약이란 공작금을 말하며, 몸이 불편하다는 건 돈이 떨어져 활동이 여의치 않다는 뜻인데. 대남공작원들은 이 은어를 한참동안 사용했다.]
- 아니, 왜그러세요?
- 으응? 아니, 아이고 아니네. 아무것도 아니여. 사실은 내 사업이 조금 잘 안되어서.
- 네?
(음악)
- 뭣 때문에 변장을 하고 우리 사진관에 두번씩이나 사진을 찍으러 왔소?
- 어머.
- 게다가 처음엔 여권사진이었고, 두번째는 취직사진을 찍었다는 건 이해할 수가 없어.
- 아하하. 아이저, 그거야.
- 바른대로 말해요.
- 아이, 참 아저씨도 아이 그게 어땠다고 따지시는 거에요?
-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하잖소.
- 아, 글쎄. 뭐가요?
- 그리고 우리 사진관에 취직을 하려는데는 뭔가 까닭이 있을거 아니오.
-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처음에 왔을때도 여권사진이 아니었는데, 괜히 한 번 재기 위해 그렇게 한거에요.
- 거짓말 말아요.
- 아니, 근데 이 분이.
(문 여닫는 소리)
- 아니, 당신 정말 손님한테 왜 그러세요?
- 당신은 참견하지 말아.
- 아, 경우에 따라선 변장도 할 수 있고, 거짓말도 할 수 있는 거지. 뭘 그래요? 아, 아가씨 만한 때야. 기분 내키는 대로 살잖아요.
- 하지만, 요즘 어쩐지 내 꿈자리가 뒤숭숭하고 이상해.
- 호호. 아가씨. 오해하지 말아요.
- 하지만, 기분 나쁜데요?
- 아유, 글쎄. 기분 나쁠꺼 없다니까. 어, 그리고 정말 우리집에 있고 싶으면 당장부터라도 있어줘요.
- 에휴, 자기 마음대로군!
- 허, 그래도 내가 있어서 우리 사진관이 이만큼이라도 된 줄 아세요.
- 그래, 어디 계속 마음대로 해 보시지!
(문 여닫는 소리)
- 아유, 어서오세요.
- 아유, 어서오세요.
- 안녕하세요. 부인.
- 어, 오오. 난 또 누구시라고.
- 김순옥씨 한테선 무슨 연락이 있었어요?
- 아, 네. 있긴 있었는데.
- 네? 그래. 지금 어디있어요?
- 아니, 당신은 왜 김순옥이를 만나려고 그 안달이시오?
- 이봐, 미스터 오!
- 전 김순옥이 이름만 들어도 기분나쁘단 말이에요. 예. 정말 그 여잔 의리가 없는 여자에요!
(문 닫는 소리)
- 원래 결백해서 그래! 내 앞에서 그 여자 헐뜯지 말어.
(전화벨 소리)
- 어휴, 네. 한강칼라 입니다.
- 어이, 나다.
- 어머나. 오빠.
- 저, 내가 부탁한 일은 어떻게 되었는가?
- 호호. 네. 잘되어가고 있어요.
- 아, 막판에.
- 네? 뭐가요?
- 소 읽기 말이여.
- 네?
[헌데, 특별수사본부로선 미스 남의 실수로]
- 도대체 어쩌자고 그런 실수를 저지른 거야?
- 하지만, 그 집 여잔.
- 그러나 이상한 낌새를 챘으니, 다 틀린거야.
- 죄송합니다. 반장님.
- 김 형사.
- 네. 반장님.
- 날 따라와.
- 예.
(발소리)
(음악)
김영식, 전윤희, 권희덕, 이완호, 윤병훈, 김규식, 오세홍, 이기전, 장광, 서지원, 장춘순
해설 안정국, 음악 김홍철, 효과 심재훈, 장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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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수사본부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열 일곱번째로
신신제약, 주식회사 진로, 삼립식품 공동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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