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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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 제13화 북괴 공작원들의 음모
당신은 불나비:김순옥사건
제13화 북괴 공작원들의 음모
1979.12.08 방송
‘특별수사본부’는 밤 11시 10분부터 15분간 방송된 심야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對共수사실록드라마이다. 시종 높은 청취율로 동아방송의 간판프로그램의 하나로 명맥을 지킨 이 작품은 여간첩 김소산 사건, 해군 프락치 허만도 사건, 기생간첩 구자운, 점쟁이간첩 윤길도, 거물간첩 성시백 등을 다루어 대공수사팀의 활약상과 반공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
(음악)

대공 수사 실록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

(음악)

주식회사 진로, 신신제약, 삼립식품 공동제공.

(광고)

(음악)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열 세번째.

- 임한국?

- 네. 단순 업종입니다.

- 선박?

- 네. 주로 일본을 왕래하는 화물선인데요. 니가다, 고베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 그래?

[임회장이 수사 선상에 부각된 건 순전히 김순옥 그녀 때문이었다.]

- 그런데, 그 사람이 비서를 시켜 김순옥을 기어코 만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 우선, 두 가지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 두 가지라니?

- 그러니까 하난, 임회장이 지금 혼자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 아, 부인은.

- 죽었답니다. 몇 년에. 그러니 임회장은 더욱 고독한거죠. 게다가 취미는 승마에.

- 그렇다면.

- 예. 김순옥 그 여자도 말을 잘 타니까, 통하는 점이 있죠.

- 그리고 또 하나는.

- 이 기록을 먼저 보시죠.

(종이 부스럭 거리는 소리)

- 음.

- 왜 언젠가

- 응? 아니, 그럼.

[순간, 이 반장눈이 휘둥그레 진다.]

- 바로 그 선박회사의 니가다 지점에 북괴 공작원이 침투한 적이 있었죠.

- 아, 바로 그 회사구만.

- 네. 그렇습니다.

(문 여닫는 소리)

- 반장님. 김순옥이가 또 어딘가 잠적을 해버렸는데요.

- 아, 그건 알고 있어.

- 네? 그럼 지금 어디있죠?

- 한강칼라 주인여자와 잘 아는 어느 남자한테 가있는 거야.

(음악)

- 아유, 이제 집안이 제대로 어울리는군.

- 하지만, 방 하나에 한 사람씩 쓰고 있으니까. 좀 우스워요.

- 응. 그리고도 방 하나가 오히려 남는 걸.

- 내가 정말 이상한 여자죠?

- 왜? 아니, 이상하긴 뭐가?

- 아, 이렇게 염치없이 신세를 지고 있으니 말이에요.

- 나도 진짜 놀랬어.

- 왜요?

- 하하하. 저 분이 여자한테 눈을 다 뜨시다니. 난 미처 상상도 못했었지 뭐야.

- 호호.

- 으응. 내가 그걸 진작 알았더라면 놔두지 않고 꼭 붙들어 뒀을거라고.

- 언니.

- 하아. 결국 같이 늙어가는 거야. 아직 오십도 안 된 남자니까, 솔직히 말해서. 한 참때지 뭐. 요즘 남잔 오십청춘이래. 오십청춘. 호호호.

- 호호호. 언니도 참.

- 우리 오빠같은 저런 사람이래야 진득하니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거라고. 너무 새파란 남자와 살면 괜히 기분내키는대로 껍쭉거리다가 금방 싫증이 나서 헤어지자 어쩌자 변덕부리고 말이야.

- 저도 사장님이 나이가 많다고 생각지 않아요.

- 응. 그럼 잘 됐구만. 뭐 한가지 흠이 있다면 몸집이 너무 크다는 것 뿐이야. 아유~ 글쎄. 무슨 남자가 90kg나 나가는지 원.

- 90kg 요?

- 응. 90kg 에다가 털을 더 달아서 90 몇 kg래 글쎄. 호호호.

- 호호호. 남자가 그러면 또 어때요.

- 호호호. 아, 그래. 사실 남자가 너무 빼빼 말라가지고 무슨 꼬챙이 처럼 그랬어도 못쓰지.

- 아, 미스 장아. 장 양아.

- 아, 저 미스 장 조금 전에 요 앞 슈퍼마켓에 다녀오겠다며 하고 나갔어요. 퉁퉁퉁(문 두드리는 소리)

- 아유, 아유 노크할 것도 없이 그냥 들어오세요.

(문 여는 소리)

- 아, 그 저 불편한 거 없어? 얘기를 해. 내가 해결을 다 해줄테니.

- 그런거 없어요.

- 하하하. 아유, 순옥인 정말 좋겠다.

- 어머, 언니 어디가세요.

- 아, 나야 뭐 이제 필요 없는데 뭘.

(문 여닫는 소리)

- 아니, 뭘.

- 오빠. 난 이만 가요.

- 아니, 야? 니가 가면 어쩌라고? 아, 그러지말고 더 좀 놀다가지 그러지 그려.

- 언니, 그럼 우리 내일 또 만나요.

- 하하. 아이고, 야. 에헴. 방이 비었을 때는 우중충하니 곰팡이 냄새가 났었는데, 이젠 임자를 제대로 만나서 환해져 버렸구나.

- 호호호.

- 응.

- 여러가지로 고마워요.

- 에이. 그 거 또 쓰잘때기 없는 소리. 우리 사이에 고맙고 어쩌고 그런 인사는 말자고. 응?

- 사장님.

- 흐흐흐. 이것 참. 진작 이렇게 좋은 것을 갔다가.

- 네?

- 에헤헤헤. 아니여. 뜻 없이 나 혼자 하는 소리여.

(문 여는 소리)

- 그러면, 난 내 방으로 갈테니 편히 쉬소.

- 어머, 사장님.

- 에? 왜 그래?

- 아이, 그 양말이 뭐에요?

- 아, 양말이 어때서?

- 호호호. 아유, 사장님도 참.

- 에? 엑 에그 뭐야? 아하하하. 내가 또 이거.

[박상돈의 양말이 짝짝이다. 게다가 하나는 노란색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하얀색이 아닌가.]

- 아유, 참. 젊잖으신 분이 왜 이러고 다니세요.

- 아하하하. 아유, 나 이따금씩 짝짝이로 많이 신고 다녀. 응? 아, 하지만 이렇게 신고 다닌다고 누가 어째. 내 양말만 유심히 쳐다볼까. 하하하하. 그저 발등만 따뜻하면 되는 것이야.

- 호호호. 사장님도.

(음악)

- 에. 드디어 나타났어?

- 네. 방하나를 완전히 치우고 눌러 지낼 모양이에요.

- 음. 아무튼 미스 장은 계속 거기 있으면서 그 들의 움직임을 매일 나한테 연락해.

- 아, 하지만 전.

- 글쎄, 아무 소리 말고. 난 나대로 미스 장한테 계속 월급을 줄테니까 말이야. 흐흐흐. 양쪽에서 월급을 받으니 미스 장이야 꿩먹고 알먹는 격이지 뭘 그래.

- 도대체 꼭 그래야될 이유가 뭐죠?

- 난 박사장한테 돈을 챙길게 너무나도 많아. 하지만 당장은 빚을 받을 만한 처지는 못되고 말이야. 그래 방법은 딱 하나 뿐이라고. 사업을 잘 해 나중에 빚을 갚게 하는 것.

- 아유, 그렇지만 박사장님이 설마하니 도망치기야 하려고요.

- 그러나 사람의 일이란 만일을 모르는 거니까 계속 잘 좀 감시해 달라고.

- 알았어요.

(수화기 내려 놓는 소리)

- 흥. 그래. 난 양쪽에서 월급을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응. 난 그저 돈이나 벌며 실속을 차리는 거다.

(문 여닫는 소리)

[미스 장은 정말 이 순간까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었다.]

- 장 양아.

- 어머, 어머.

- 너 슈퍼마켓에 온 것이 아니라 몰래 전화걸기 위해 왔었구나?

- 아유, 아니에요.

- 아니긴 뭐가.

- 아이, 남의 일에 참견 말아요.

- 누구야? 애인?

- 뭐요?

- 누군데 그렇게 몰래 전화를 하느냐고.

- 잘 아는 아저씨요.

- 뭐. 아저씨?

- 흥. 그나저나 앞으로 용구씨도 바쁘게 됐는데요?

- 아니, 그건 왜?

- 미스 김인가 하는 그 모델이 아무래도 우리 사장님과 결혼을 할 거 같애요. 그렇게 되면 사모님이 생겼으니, 운전사 양반이야 바빠질 수 밖에요.

- 하지만, 쉽게 안될껄?

- 아유아유, 눈치도 없이. 척 보니까 통밥이 들어나던데요. 뭘.

- 결혼식은 못 올려.

- 네?

(음악)

- 순옥아.

- 아, 네.

- 사실은 나는 혼자서 살다가 죽으려고 했었는데, 내가 그만 순옥이 너를 알게 되는 바람에 뜸금없이 봄바람이 분 것이다.

- 나중에 실망하시면 어떻한다죠?

- 어매, 쓰잘때기 없는 소리 하지 마라. 왜 내가 실망을.

- 전 정말이지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 아, 누구는 알겠니. 흐흐흐 솔직히 고백을 하자면.

- 네?

- 나는 여자한테 버림을 받은 남자야.

- 어머, 언제요?

- 음. 그것이 언제냐 하면.

- 누구한테요?

- 그것이 누군가 하면.

- 아, 사장님 한테도 과거가 있었군요?

- 옛날 시골에서.

[또 그 얘기다.]

- 이웃집 가시내 하나를 좋아 지냈었는데.

- 그런데요?

- 아, 그 때야 내가 보잘 것이 있었나. 찢어지게 가난한데다가 주먹힘만 믿고 사는 땔나무꾼이었으니까. 내가.

- 글쎄, 어떻게 됐느냐고요. 그 여자하고.

- 아, 참. 여자들이란 참. 능청맞고, 소름이 끼치더라고. 딴 남자한테로 시집가면서 잠깐 날 만나가지고 귓속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는가? 지난 일들은 다 잊어버려. 혓바닥 함부로 놀리지 말고.

- 어머나, 어머나 저런.

- 그래, 나 하도 기가막혀서 하늘을 보고 껄껄 웃으버렸어. 하하하. 참 여자들이란 참 무섭더구만. 그런 일이 있은 다음부터는 나는 여자라면 외면을 딱 했어.

- 그래서 여태 결혼을 안하시고.

- 결혼은 커녕 여자라면 이가 갈리고 소름이 끼쳤다니까.

- 사장님.

[이 순진한 남자.]

- 그러니까, 나는 아직 총각인 셈인데.

- 하하하. 사장님.

(음악)

[한편 이 순간. 임회장은.]

- (말타는 소리) 겨울, 겨울 여인. 겨울을 달리는 여인.

- 그만!

- 예?

- 꺼 버려!

- 예. 회장님.

(텔레비전 끄는 소리)

- 그리고, 좀 더 찾아봐. 아니, 기어이 찾아 내야 돼!

- 아, 예. 회장님.

- 네가 못 찾으면 내가 직접 찾으러 나설꺼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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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특별 수사본부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열 세번째로

신신제약, 주식회사 진로, 삼립식품 공동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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