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대공 수사 실록 특별수사본부.
당신은 불나비.
(음악)
주식회사 진로, 신신제약, 삼립식품 공동제공.
(음악)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열 한번째.
- 오기사, 정말 나한테 이러기야?
- 사실은 저도 지금 마치 사기를 당한 기분인데요.
- 사기를 당하다니?
- 김순옥이 한테.
- 그건 왜?
- 자기 혼자 찾아가 그 CF회사를 찾아가 계약을 했지 뭡니까.
- 이거 왜이래!
- 아, 정말이에요. 사모님.
- 흐흐. 그럼 내가 그 여자를 못 찾아 낼까봐?
- 아유, 답답해.
- 흠. 그래. 얼마 받았대? 이번엔.
- 7만원이요.
- 하하. 아니 그까짓껄 받으려고.
- 그 회사에서도 촬영을 끝내고 잠적해 버려 어딨는지 모른대지 뭡니까. 글쎄.
- 그건 말도 안돼! 미스터 오하고 그 광고회사에선 다 알고 있으면서 괜히 그러는 거야.
- 아휴, 제발 제 말을 좀 믿으세요. 사모님.
[그건 사실이다. 오남수는 그 뒤 순옥을 만난 적이 없다.]
- 흥, 지까짓게 가면 어딜 가겠어. 어, 아니.
- 사진 한 장 찍으려고요.
- 오, 네. 어서오세요. 이봐, 미스터 오! 손님 오셨어.
- 네. 어서오세요.
(문 여닫는 소리)
- 무슨 사진을 찍으시려고요.
- 여권 사진이요.
- 아, 예. 그럼 앉으시죠.
- 네. 조금 전에 그 여자 누구에요?
- 예, 우리 주인 아주머니세요.
- 그런데, 그 여자 왜 김순옥을 못 만나 안달일까?
(음악)
[헌데, 광고회사에 먼저 찾아 온 사람이 있었다.]
- 그 모델을 좀 만나 볼 수 없을까요?
- 무슨 일인데요?
- 하아, 예. 그저.
[바로 그 선박회사 임 회장의 비서다.]
- 저, 아무튼 그 여자를 한 번 만나게 해주시죠.
- 하지만, 우리도 그 여자를 만날 수가 없습니다.
- 아하. 그러시지 말구요.
- 글쎄, 정말이라니까요. 또 다른 광고 때문에 찾아봤지만, 연락할 길이 없었어요.
(문 여닫는 소리)
- 실례합니다.
- 예. 어서 오시죠.
- 저, 뭘 좀 알아보려 왔는데요.
- 뭔데요?
- 모델 김순옥이 좀 만나 볼 수 없을까요?
- 예?
- 나하곤 잘 아는 사이에요.
- 예? 아주머니 하고요?
- 어머, 아니 그런데, 왜 그러세요? 댁은?
- 저 그러시다면 잠깐 뵙고 싶은데요?
- 네? 아니, 나를 요?
- 예. 아주머니.
(음악)
- 그 여자 말고 또 한 사람은 누군지 모르겠어?
- 네. 참하게 생긴 젊은이인데.
- 흠. 누군 줄은 모르겠다.
- 네. 반장님.
- 아무튼 그 사진관을 중심으로 한 어떤 조직이 있는지도 모르니까, 일단 세심한 관찰이 필요할 거 같애.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문 여닫는 소리)
- 아, 수고했어요.
- 아, 하지만 별 다른 수확은 없는데요.
- 미스 남이 그 남자와 좀 가까이 지낼 수 없을까?
- 네? 제가 그 카메라 맨하고요?
- 응. 그러자면.
- 반장님.
- 네.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신데요.
- 글쎄, 그러자면 아무래도 그 사진관에 취직을 하는 게 제일 좋겠지.
- 어머, 제가 어떻게.
- 그 암실에서 필름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는 가정을 해봐요.
- 반장님.
(음악)
- 에잉? 아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 네. 글쎄 그 남자가 무슨 선박회사 회장님 비서라고 하지 뭐에요.
- 아, 아니. 그러면 그 자가 미스 김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그러한 얘기 아니여?
- 호호호. 오빠 큰일 났는데? 그러다 결국 뺏기고 마는 거 아니에요?
- 아, 그러니까 얼른얼른 손을 써서 그렇게 안되도록 만들어야지.
- 아휴, 만날 방법이 없잖아요. 지금 방법으로선.
- 에헤이. 거 참. 괜히 잘 된걸 같고, 영 삐딱하니 잘 못 빠질것 같기도 하고. 이거 요상하네. 참말로.
- 네? 무슨소리에요? 그게.
- 에잉. 아니여. 나 혼자 한 소리여.
(전화벨 소리)
- 예, 반포 옳시다.
- 15동 이죠?
- 15동 이요? 아, 그러면 전화 잘 못 걸었소.
- 15동 18호 아니냐고요.
- 15동 18호, 십.. 잉? 아니, 그럼.
[15동 더하기 18은.]
- (33..)아이고메. 아이고 성님.
- 당신 회사. 지하 다방.
- 귀걸이요?
- 귀걸이가 아니고, 주 거래요.
- 귀걸인가 주거랜가 그 다방이요?
(음악)
- 박 사장님은 정말 천재적 머리를 가지신 분이오.
- 예? 아이고,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시오.
- 그 여자를 CF모델로 출연시킨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이었소.
- 예?
- 더욱이 말을 태운 것이.
- 하하하하. 아이고, 사실은 그것이 그렇게 되려고 한 것이 아니라.
- 글쎄. 어쨌든 머리를 잘 쓰신거라오.
- 하하하. 예. 그런데.
- 하지만, 한가지.
- 예. 또 뭡니까?
- 그 여자를 아주 임회장한테 줘버려서는 안된다는 이겁니다.
- 아, 그것이.
- 이용가치가 많아서 여러모로 필요할 테니까.
- 예. 그래서 나도.
- 서둘러서 결혼을 하시오.
- 아이고, 하하하하.
- 흠. 박 사장.
- 아, 이거 일이 딱딱 맞아 들어가는데.
- 하하하하.
- 하하하. 아이고.
- 역시 박 사장은 머리가 좋으신 분이니까 그럴 수 밖에요.
- 저저, 그런데 말이에요.
- 자금 말이오.
- 예. 저번에 조달 받은 자금은 벌써 바닥 나버리고, 지금은 빈털털이오. 빈털털이.
- 앞으로는 오히려 박 사장이 우리에게 자금을 조달해 주셔야 겠소.
- 예? 내가 돈을 어떻게 해요.
- 방법이 있어요.
- 하지만, 나는 쓸 줄은 알아도 벌 줄은 모르는 사람 아니오.
- 글쎄, 얼마든지 벌 일이 생긴다니까요. 앞으로 그 여자만 잘 이용을 하면은.
- 예? 아니, 그러면 그 여자를 이용해서.
- 하하하하. 예. 그렇소.
- 에구머니나.
(음악)
- 아하하하. 아이고, 얘. 너 정말 텔레비전을 통해 보니까 더 멋있더구나.
- 으응. 정말이야. 어쩌면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더라. 얘.
- 으응. 그래. 우리 그 이한테 마구 자랑을 했었다고. 저 여자가 바로 우리 동창이라고 말이야.
- 호호호. 얘얘얘. 나도 우리 다방 종업원들 한테 그렇게 자랑했었다고.
- 얘. 그래 넌 앞으로 모델로 일할 거니?
- 얘얘, 기왕 발을 붙였으니까 그 길로 성공을 해야지.
[그러나, 순옥은 한마디 대꾸도 없었다.]
- 아이, 얘. 너는 무슨 얘길 좀 해봐라.
- 으음. 그러게. 너 오늘 무슨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었니?
- 그러다가 혹시 아니? 배우가 될련지도?
- 아이, 하지만 배우가 되기엔 나이가 너무 많아 얘.
- 얘얘. 그래도 얼른 봐선 나이가 많은 건 잘 모른다고.
- 하하하. 3류 배우만 되도 뻐기며 자가용만 타고 다닌다더라. 얘.
- 으응. 그럼. 게다가 또 누가 아니? 배우한테 미친 사내 녀석이 프로포즈라도 해 올련지.
- 호호호. 으응. 그것도 부산물로 괜찮고.
- 하하하. 그래. 모델료는 얼마씩 받아?
- 최소한 한 번 출연에 몇 십만원씩은 받겠지?
- 얘얘. 몇 십만원이 다 뭐니. 아 최소한 백 만원은 주겠지.
- 얘. 그럼 너도 이제 목에다 힘 좀 주렴. 힘 좀.
- 야, 너희들 정말 이러기야!
- 아니, 순옥아.
- 아니, 얘가.
- 야! 까불지들 말어. 나도 언젠가는 너희들 앞에서 큰 소리 한번 치며 살테니까 말이야!
(음악)
[김순옥이가 반포아파트 박상돈의 집을 노크한 건 바로 그 날밤에 일이었다.]
(문 두드리는 소리)
- 누구세요?
- 아, 그 누구쇼?
- 제가 열어 드릴께요.
- 아니여, 아니여.
(문 여는 소리)
- 아, 누구신고? 에잉? 어잇.
- 안녕 하세요.
- 음메.
[헌데, 박상돈은 현관문 핸들을 잡은 채로 한동안 돌처럼 우두커니 서 있다.]
- 왜 그러세요. 사장님? 제가 혹시 잘 못 찾아왔나요?
[두툼한 입만 돼지처럼 삐죽 내밀며, 도시 말을 잃어버린 이 사나이의 연기에 그 누가 말려 들지 않겠는가.]
- 제길, 흐음.
- 아니, 왜 그러세요? 사장님.
- 초비만행. 아니, 김순옥이 자네가 마음에 들어 버렸어.
- 네?
(음악)
김영식, 전윤희, 권희덕, 이완호, 이근욱, 김 민, 유근옥, 김환진, 이기전, 신성호, 서지원, 장춘순, 전기병
해설 안정국, 음악 김홍철, 효과 심재훈, 장준구
(음악)
특별 수사본부 양근승 극본, 안평선 연출, 모란봉 7호 김순옥 사건. 열 한번째로
신신제약, 주식회사 진로, 삼립식품 공동 제공이었습니다.
(입력일 : 200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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