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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121회 - 미국의 일본열도 장악
제121회
미국의 일본열도 장악
1968.03.25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1943년 이 1943년은 미국군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한 중요한 해이다.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지, 이미 1년. 2월에는 솔로몬 군도 남단 요충 관할단이 점령되고,

4월에는 일본 연합함대 사령장관 아마모토 유소로꼬가 전사했다. 뉴기니아 전선에서는

맥아더 장군의 연합군이 서전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두고 동부 뉴기니아지역 일대를 장악했다.

5월엔 바류션 열도의 바츠도에서 일본군을 전멸시켰고, 7월에는 일본군을 키스카에서 완전히 몰아냈다.

또한 이 키스카 철수로 해서 안개와 어둠의 북해 바류션 일대를 미국군이 장악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장기는 웨이크, 괌, 필리핀, 말레이를 비롯해서 남 태평양 곳곳에 그 아름답고

조그마한 많은 섬 하늘에 휘날이고 있었다. 일본의 남향 위임 통치지역선에서 흡사 거미줄처럼

사방에 뻗어나간 마샬군도, 카라빈 제도, 마리화나 제도, 길보트 제도 등에는 육상 활주로가

있고, 수상 기지가 있고, 난공불락의 요새가 있어. 아직도 중부 태평양 일대를 일본군이 제압

하고 있었다. 이 중부 태평양 기지는 맥아더 장군의 보급선에 큰 위협이 됐다.

맥아더 장군의 진로. 이른바 맥아더 루트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리스마크, 뉴기니아, 필리핀으로

길게 뻗어 있고, 이 보급선은 중부 태평양 일본군 기지로 부터 측면으로 위협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1943년도 거의 저물어 가는 11월. 드디어 미국의 합동 참모 본부는 중부태평양 일대 일본군 기지

공략을 결의했다.

중부 태평양 일본 기지 공략에 첫 단계로 점 찍힌 곳이 길버트 제도 중에 타나와 그리고 매킨 두

기지이다.

일본군은 이미 이 타나와와 매킨 두 섬 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1943년 초엽부터 견고한 요새를

구축하고 육상활주로와 수상기지를 건설했던 것이었다.

(파도소리)

드디어 11월 상순.

대열을 정리 집결시킨 미국군 레이먼드 스프리어스 중장 이하 제 5함대는. 일로 타나와와 매킨을

향해 진격해 갔다.

수송척 200척, 항공모함 19척, 신형 전함 5척, 구식전함 7척, 그 밖에 수십척의 순양함과 구축함.

병력은 3만 5천명. 탱크와 차량 6000대, 11만 7천톤의 군수물자. 그야말로 사상 최대의 대 함대이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용맹을 떨친 스프리어스 중장은 제 5함대 기함인 순양함 인디아나 폴리스를 타고

있었고, 솔로몬 해전에서 용맹을 떨친 탄호 소장은 전함 펜실베니아에 좌승하고 있었다.

(파도소리)

함포사령관 킨네이 소장은 장교들에게 선언했다.

제관, 우리는 타라와의 일본군을 방위시설을 공략하기 위해서 지금 장저에 오른것이 아닙니다.

파괴하러 가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타라와를 송두리째 말살시키러 가는 길 입니다.

제 2 해병 사단장 쥬리안 스미스 소장은 또 공격에 앞서 사병들에게 간곡히 타일렀다.

너희들, 내 얘길 잘 들어라. 너희들이 내 얘기를 잊어서는 안된다. 너희들이 상륙해서

표독스럽게 이를대 없는 일본군과 백병전을 벌일 때, 너희들의 몸이 걸칠 유일한 방패.

탄환을 막을 유일한 방패는 결코 철이 아니고 카키색 엷은 셔츠하나 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메리야스로 짠 그 엷은 카키색 셔츠하나가 탄환을 막을 유일한 방패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한편, 타라와 기지 일본군 수비대 사령관 스마자끼 소장도 호언장담했다.

얼마전 리미스가 길버드 제도를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메리카 군은 틀림없이 길버드 제도

우리 타라와에 올 것이다. 그렇지만, 아메리카군은 백만의 병력으로 백년 걸려도 우리 타라와를

점령하지 못할 것이다. 절대로 못할 것이다.

미국군은 이 타라와 공략작전을 헬렌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렀다.

그리스 신화의 절세미녀 헬렌. 트로이 왕자 팔리스와 불꽃 튀기는 사랑을 하다가 마침내 트로이전쟁을

일으킨 미녀 헬렌. 헬렌은 미의 여신인 동시에 황태자들의 수호신이다.

미국군은 이 작전을 호모의 일리아드, 특히 미국 해병대를 위한 미국판 일리아드라고 생각했다.

함대 사령관 스프러스 제독은 해병대 사령관 스미스에게 얘기했다.

스미스. 알겠나? 이 작전의 모토는 신속이야. 빨리 결판을 내야 해.

타라와와 매킨 일대 적 공군력은 겨우 폭격기 전투기 합해 마흔 여섯대야.

그렇지만, 상륙개시후 사흘 동안은 일본군의 맹렬한 저항을 각오해야 하네.

적 폭격기와 잠수함 앞에 우리 수송선단이 얼마나 약한가 하는것은 자네도 알겠지?

일본군이 양떼에 뛰어든 늑대처럼 포악해 지기전에 알겠나? 신속히 해치워야 되네.

11월 19일 중부 태평양에 그 맑고 아름다운 하늘이 아슴프레하게 밝아 올 무렵.

일본군 탐색기 한 대가 서서히 선회했다.

조종사는 젊은 중위 이리지마. 이 격전의 무대에 최초로 뛰어든 일본인이다.

육백마일에 걸친 새벽탐색의 임무를 마치고 기수를 돌리려는 순간, 이리지마는 극도의 흥분과

격앙에 조종관을 잡은 주먹이 부르르 떨었다.

보고. 보고! 타라와 기지. 타라와 기지. 보고!

적과 접촉. 적 대 함대 발견. 적 대 함대 발견. 항공모함 수척, 수송선과 기타 함정 수백척,

타라와를 향해 접근중. 타라와를 향해 접근중. 이상. 제 3호 탐색기 이리지마.

(통신치는 소리)

이리지마의 열띤 보고는 지체없이 일본군의 항공기지 캐세린에 날라가고, 연합함대 기지 트렉션에

날라가고, 보교에 날라갔다.

연합함대 사령장관 후가 미네이치는 또 열띤 소리로 부르짖었다.

사수하라! 사수하라! 타라와를 사수하라! 타라와 4700명은 최후의 1명까지 타라와를 사수하라.

적을 상륙지점에서 격파하라.

미국군 사령관 스프런스 제독이 탄 기함 인디아나 폴리스에 수신기가 울렸다.

보고. 타라와. 타라와. 마침내 타라와 시야에 들어왔슴. 이상 구축함 링컨.

아직도 어두운 타라와 일본군 진지 하늘에 비상나팔이 울렸다.

(나팔소리)

운명에 날에 울린 비상나팔. 많은 일본군들에게는 이것이 마지막으로 들은 비상나팔이 됐다.

(호루라기 소리)

짧은 휘슬소리가 함대사이를 울렸다. 전 상륙용 지정을 내리라는 소리이다.

오전 4시 30분. 여러 수송선과 함정에서 내리는 병사들이 상륙용 지정에 가득히 탔다.

미국군 해병대이다.

새벽역 희미한 바다위에 그 독버섯 처럼 여러색깔로 위장한 미국 해병대의 독특한 철모와 군복이

재빨리 움직였다. 상륙용 지정에 모두 옮겨 탔을때, 종군목사가 타랍을 내려왔다.

그는 새벽 바다위에 합장을 하고 조용히 머리를 숙였다.

오. 아들들아. 하나님의 아들들아. 너희들은 이제 몇 분 후면, 저기 저 땅으로 간다.

저 섬으로 간다. 그 때야 말로 우리 미국 해병대의 역사에 새롭고 빛나는 한 페이지가

열리는 것이다. 너희들이 이르는 곳이면, 어디든지 하나님이 함께 하고 계시리라.

잠깐 마음을 진정시키고, 기도하라. 신은. 하나님은. 너희들 모든 것을 축복하고 보호하리라.

5시 10분. 드디어 타라와가 분명 살아있다는 표시를 하듯, 꿈틀거렸다.

해안선 탐소등이 맹렬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번쩍하는 날카로운 섬광. 이어서 포탄이 날아오는

소름끼치는 소리. 군함과 수송선 사이사이 해변에 높은 물 기둥이 솟았다.

(포탄소리)

(방송소리)

마침내 미국군 함대도 포문을 열었다. 크고 작은 온갖 함대가 불을 뿜었다.

눈부신 섬광, 예광탄이 어두운 섬 그림자를 밝게 비췄다.

연기와 불꽃이 바다위에 낮게 흘렀다. 이윽고 아침해가 솟았다.

해는 타는 듯 불길한 붉은 빛깔로 빛났다.

(포격소리)

전함 메릴랜드의 16인치 거포가 일본군 포병 진지 1개소를 침묵시켰다.

야자수 이파리는 갈기갈기 찢어지고 조그마한 산호초의 섬 타라와 위에 불은 타올랐다.

(전투기 소리)

하늘과 땅과 바다에 향연인가. 붉게 물든 하늘. 불길이 타오르고, 산산히 부서지는 땅.

곤두서고 거꾸로 뒤집히는 바다. 비명, 고함, 절규, 울부짖음.

이 세상에서 가장 장엄한 그림이 중부 남태평양 조그마한 섬 위에 펼쳐졌다.

(전투기와 포격소리)

(음악)

(입력일 : 2008.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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