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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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120회 - 일본의 키스카 수비대
제120회
일본의 키스카 수비대
1968.03.23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키스카 섬 서해안 일대는 험한 암초지대이다.

짙은 안개속에 제 멋대로 솟아 있는 검은 암초. 일본군 함대는 그 사이 좁은 수로를 누비듯 서서히 진행했다.

함장, 속도. 미속 3노트.

속도 미속 3노트, 속도 미속 3노트, 도중이야.

예.

속도 미속 3노트, 2번함에 신호함.

속도 미속 3노트. 2번함에 신호하겠습니다.

아니! 좌측 변심 10도. 좌측 변심 10도.

좌측 변심 10도. 좌측 변심 10도.

큰일났군.

우측 함미 암초에 마찰,우측 함미 암초에 마찰,우측 함미 암초에 마찰,

이상없나. 감시병.

이상없습니다.

흠.

심도가 25, 심도가 25, 심도가 20, 심도가 20. 심도가 18..

우측 최 미속. 좌측 정지!

우측 최 미속. 좌측 정지.

사령관, 좀 더 해상에 나가야 겠습니다.

안돼! 이대로 가라. 레이다에 걸리면 끝장이 난다. 적도 두번다시 그런 서툴은 짓은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음악)

거의 같은시각. 키스카 섬 일본군 전파탐지실 브라운관에 여러개의 흑점이 나타났다.

(전화벨소리)

사령부다.

아. 전탐실입니다.

응.

브라운관에 흑점이 나타났습니다. 적 함대로 추측됩니다.

응.

키스카 섬 서북방. 한척 내지 10척. 남전중. 거리 5마일 내지 8마일. 이상입니다.

알았다. 가까운 거리에서 함포사격을 당할 위험이 있다. 계속 감시하라.

네.

각부대 그자리에서 들어라. 각부대 그자리에서 들어라. 전황을 알린다.

목하 키스카 서쪽 해안 유력한 적 함대가 남진 중에 있다. 유력한 적 함대가 남진 중에 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함포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각 감시소는 더욱 감시를 엄중히 하라.

이상!

(전화벨 소리)

사령부. 사령부 키스카만 C지점 감시소입니다.

어.

배 엔진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뭐라고?

엔진소립니다. 배 엔진 소립니다.

배라니? 군함이냐? 수송선이냐?

모르겠습니다. 안개때문에 보이진 않습니다만, 서쪽 해상에서 엔진같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알았다. 계속 감시하라.

(전화벨소리)

어. 사령부다.

사령부. 사령부. 키스카만 B감시소. 서쪽 해상 안개속에 검은 함체 같은 것을 발견.

뭐라고?

서쪽 해상 안개속에 검은 함체 같은 것이 이동하고 있슴.

함체 같은 것이라니. 무슨 소리야? 군함이란 말이냐! 섬이란 말이냐!

모르겠습니다. 안개가 짙어 분간 할 수 없습니다. 이상입니다.

알았다. 계속 감시하라.

네.

함체가 보인다면 그 놈들이 당장 눈 앞에 까지 다가왔군.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사령관.

뭐가?

적함이라면, 적이 상륙을 기도한다면 먼저 함포를 퍼부을게 아닙니까?

그럼. 잘 못 봤다는 말인가. 엔진소리를 들었다는 것도 헛 들은거고?

글쎄 올시다.

(발자국소리)

사령관. 왔습니다. 왔습니다. 무전입니다.

뭣이?

함대가 왔습니다. 무전입니다.

어어이.

읽겠습니다.

키스카 수비대장 키스카 만 입항 4시간 다가서함. 16시에서 4시간 다가서 아부꾸마.

왔습니다. 사령관. 틀림없습니다.

와아. 하하.

왔습니다. 마음놓고 무선봉쇄를 한 모양입니다.

알았다.

알았어.

알려야지 빨리. 응? 도로다 참모.

곧 알리겠습니다. 사령관.

각부대 들어라. 각부대 즉시 철수준비. 각부대 즉시 철수준비.

철수함대는 4시간 다가서 입항한다. 철수함대는 4시간 다가서 입항한다.

정각 12시 총원 집결하라. 정각 12시 총원 집결하라.정각 12시 총원 집결하라. 이상!

(바닷물소리)

키스카 만. 짙은 안개속에서 흡사 환영처럼 나타난 한 척, 또 한척, 또 한척.

사령관. 모두 모여있습니다.

보입니다.

음...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총을 버려라. 모두 총을 버려라. 총을 버리고 승함한다. 시작!.

(소란스러운 소리)

사령관.

오오. 미네키 사령관. 오랫동안 오랫동안 얼마나 고생했소.

흑흑. 고맙소.

키스카 수비대 5전대 5183명.. 5전대 ..

한 사람도 빠짐 없이 통과하오.

사령관. 전원 수용이 끝났습니다. 꼭 55분 걸렸습니다.

음. 알았다. 이젠 떠난다. 전속 26노트.

(파도소리)

5183명 키스카 수비대 전 병력을 태운 함대는 다시 안개속으로 유령처럼 사라져 갔다.

1943년 7월 29일.

(음악)

그로부터 약 2주일 후 8월 13일. 아다크 아부치토카 두 기상기지를 출격한 200여대의 미국 폭격기대는 연 사흘동안에 걸쳐

키스카 섬 일대의 1200톤의 폭탄을 투하했다.

(비행기 소리와 폭격소리)

8월 15일 새벽, 미국 태평양 함대 제 5함대 사령관 킹 게이트 제독이 지휘하는 수송선 35척 함정 100 여척.

총 세 135척의 대선단이 키스카에 육박했다.

(포격소리)

날이 밝기 시작하자, 함대 거포들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산과 들이 온통 부서지고, 무너지고, 모습을 바꾸는 맹렬한 함포사격.

(함포소리)

수십대의 탱크부대가 앞서고 뒤에는 자동차 부대, 병력은 미국군 2만9000천명, 호주군 5300명, 총 세 3만 5천명.

탐색기는 키스카 상공을 선행하면서 수 만장의 항복 권고문을 뿌렸다.

남북 양해안으로 상륙한 부대는 섬 중심부를 향해 진격해 가면서 맹렬한 포격전을 벌였다.

여기 육군 사상자 50여명.

(개 짖는소리)

이틀 뒤. 8월 17일. 남쪽과 북쪽에서 진격해온 미국, 호주 양 연합군이 마주쳤다.

일본군 진지에는 철모, 빈깡통, 종이부스러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려만있었다.

하하. 우린 일본군이 남긴 세마리의 개한테 몇 만부나 되는 항복 권고 삐라를 뿌리고, 함포사격을 가하고.

삼만여명의 병력을 양륙시켰던 것이오. 하하하.

미국에 전향한 종군기자 로버트 자하로씨의 증언.

아메리카군은 꼭 여우한테 홀린것 같았다. 일본군은 이미 종적을 감췄고, 키스카는 텅 비어 있었다.

여기서도 일본군은 또 그 교묘한 철수작전의 재주를 충분히 발휘했던 것이다.

키스카를 포위하고 있던 아메리카군의 물 샐틈 없는 망은 이때, 공교롭게도 해상에서 연료 보급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군의 그 놀라운 철수작전이 절대로 승리가 아니라는 것을 두말 할 것도 없다.

미국의 태평양 전쟁 전사기록.

일본군의 키스카 철수작전은 소로몬군도 과닥 관할과 더불어 세계 해전 사상 가장 뛰어난 기록적인 2대 철수작전으로

이라 할 만한 것이다.

일본 군사평론가 이토 마시노리의 증언.

철퇴가 아무리 훌륭했다 해도. 전쟁에 진 것임엔 틀림이 없다.

그리고 그것은 절혜의 고도의 작전에 따른 슬픈 숙명같은 것이었다.

제해권, 제공권을 뺏기고 있을 때, 본 국에서 멀리 떨어진 고도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가 하는

전략의 원리를 다시 증명한 것이다.

끝으로 태평양 사령관 리미트 제독의 증언.

키스카 작전이야 말로, 우리 아메리카군에 있어서 최대의 용두사미격인 작전이 되고 말았다.

어떤 제독 한 사람은 키스카를 앞으로 일본 지시마 열도를 공략하기 위한 조약대로 삼을 것을 주장했지만,

미국 통합 참모본부는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그것은 북 태평양의 짙은 안개와 나쁜 기상조건, 그리고 전략상 현지에서 유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뒤, 북 태평양 함대는 패위되고, 킹 게이트 제독은 중장으로 진급돼서 맥아더 장군의 제 7함대를 지휘하기 위해

남 태평양으로 남하 했다.

더욱 크고 중요한 전쟁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음악)

(입력일 : 2008.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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