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카 섬 일본군 전파 탐지실 브라운관을 주시하던 감시병이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함대! 함대! 함대. 함대입니다!
뭐? 뭣이.
(우당당탕 소리)
보십시오.
우와. 왔구나 왔어.
몇 척이냐?
남서남 거리 30마일
전화. 빨리 전화해. 사령부에.
예.
사령부! 사령부! 사령부!
이리줘. 넌 그거나 보고 있어.
네.
여보세요. 여보세요. 사령부 사령부 사령부!
사령부다,
어. 왔습니다. 나타났습니다. 함대가 나타났습니다.
뭐라고? 거기 어디냐?
예. 여기 전탐실입니다. 브라운관에 흑점이 나타났습니다. 아군 함댑니다.
그래?
방향은 남남서 거리 30마일 지금 함대는 키스카 만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키스카 만을 향해 북상중.
점점 접근하고 있습니다.
알았다. 계속 감시하라.
(음악)
일본은 키스카 북해 수비대 지하 사령부
도로다군 그럼 각 부대에 연락해야지.
각 부대에 알리게.
네.
어. 특히 부대 행동을 은밀히 하라고, 다시 주의를 시키게.
네.
각 부대는 그 자리에서 들어라. 각부대 그자리에서 들어라. 각부대 그자리에서 들어라.
아군 함대가 키스카에 접근하고 있다. 지금 아군 함대가 키스카에 접근하고 있다. 특히 부대 행동을 은밀히 하라.
키스카에 입항하는 예정 시간은 16시. 16시다. 지금시각 15시 20분. 부대에 집합하는 시각은 16시 5분전이다.
16시 5분전. 이 시간은 정확히 지켜져야 한다. 현재 해안 가까이 진출해 있는 부대는 호속에서 대기하라.
먼데 있는 부대는 빨리 해안 가까이 까지 진출하라. 먼데 있는 부대는 빨리 해안 가까이 까지 진출하라. 이상!
흠. 적 감시정에 발각되지 말고, 잘 들어와야 할텐데.
안개는 어떤가 도로다참.
괜찮을 겁니다.
시계 500, 아주 접근하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 할 겁니다.
적 레이더는 어떻하고?
글쎄 올시다. 그 놈이 문젠데.
(전화벨 소리)
오! 사령부요.
여보세요. 전탐실입니다.
응. 어떻게 됐어?
네. 함대 계속 접근중.
응.
방향 남남서 계속 북상중. 본 키스카 만으로 진출하고 있슴. 이상!
알았다. 계속 감시하라.
네.
사령관. 준비하셔야 겠습니다. 곧 들어올 거 같습니다.
음. 준비라야 별거 있나. 이거 군도 하나 들고 나가면 그만이지.
헤하하하.
걸어서 10분이면 부두까지 나갈수 있겠지.
(폭음소리)
어.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적이다. 함대는 적이야.
적함이야.
이게 어떻게 됐죠?
전파탐지기가 잘 못 해석을 했군요.
에휴. 빨리 들어가세. 탄창이 가까우네.
(포탄소리)
아하. 어떤가?
맹렬하지?
네.
저 놈이 매일같이 온단 말이야.
자네가 여기 오기전 일이네만, 대본영하고 5함대 사이 무전을 우연히 캐치했네.
네.
그 전문중에 최후작전이란 말이 들어있지 않겠나.
아. 네네
그걸 우리 군의관이 어떻게 듣고 와서
하아.
최후작전이라면 여기 철수작전이 아니냐. 카다록 카다 철수때도 최후작전이라고 했으니까. 여기도 철수하는게 아니냐.
그러니까. 군의관이 눈치를 챘군요.
그렇지.
그리고 계속 사병들한테 발표하라는거야.
아니. 철수 작전을 발표해요?
환자들이 수류탄과 소총을 가지고, 날마다 제 목숨을 끊기 때문이었지.
아.
그래. 발표해 놓으면 그런 일은 없지 않겠는가. 희망을 가지란 말이지.
네.
그래. 난 한사코 말렸네. 철수란 도저히 불가능한 일. 어떤가. 이 함포를 당하면. 그런 내 기분을 알만하겠지.
네.
저도 이젠 함대를 오지 말라고 하고 싶어졌습니다.
아무튼 .. 이제 내친 걸음이니까.
천명에 맡길수 밖에.
그렇죠. 근데. 부대에 많이 집결해 있으니까. 이 함포에 또 많은 전사자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흠..
하아.
(음악)
사령관. 무전입니다.
어? 뭐라고 했어.?
읽겠습니다.
벚꽃 다시 피기를 기다리다 이상입니다.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린가?
벚꽃 다시 피기를 기다리다
쾅!
틀렸습니다. 사령관.
어?
틀렸습니다.
함대가 왔다가 되 돌아 갔습니다. 여기 키스카 가까이 까지 왔다가. 되돌아 간 모양입니다.
으흠. 실패군.
안개가 시원치 않았거나. 적 함대와 해전이 벌어졌거나. 벚꽃이 피었다가 출발했단 암혼데.
다시 피길 기다리라 하면 돌아갔다가 다시 오겠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사령관. 이젠 가망이 없습니다.
흐음.
그럼 지금 모두 해안에 집결해 있는 부대는 어떻게 하지?
돌아가라고 해야죠.
모두 소속부대로 다시 돌아가라고 해야죠.
곧 알려야 겠습니다.
자네가. 자네가 시달하게.
네.
각부대 그자리에서 들어라. 각부대 그자리에서 들어라. 사령관 명령을 시달한다.
바라무시에서 온 약식 무전에 의하면 함대는 이미 수일전에 키스카 도입을 단념하고,
반전 귀향했다.
함대는 이미 키스카 도입을 단념하고 반전 귀향했다.
따라서 그 후 명령이 있을때까지. 부대 집결을 중지한다.
오늘로서 중지한다.
명령이 있을때까지. 부대 집결을 오늘로서 중지한다.
지체없이 각 부대 배치장소에 돌아가라. 이상!
(음악)
키스카 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과 계곡 지하참호 속에 숨어있던 일본군들이
하나씩, 둘씩, 기어나왔다. 안개가 서서히 흐르고 있었다.
모두 바다쪽을 한참씩 바라보다가 오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 안개속 뿔뿔히 흩어져 고개를 떨구고, 부대를 향해 돌아갔다.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어어이~
응? 누구냐? 누가 거깄어?
오오이~ 오오이~
응?
(발자국 소리)
어이. 누구냐? 왜그래?
허어..아. 나좀..
일어나! 돌아가야지.
하아.
어느부대냐?
일어날수가 없어. 하아. 움직일 수도 없다.
부대 어디냐? 내 데려다 주지.
아냐. 안가. 부대에 가도 마찬가지야. 죽는건 마찬가지야.
그럼 어쩔 테냐? 어쩌겠다는거야?
각오는 됐다. 각오한지는 오래다. 그렇지만, 총도 수류탄도 아무것도 없어. 흐윽.
총 빌려줄까.? 필요하다면 총 빌려주지.
아니, 소용없어. 빌려줘도 소용없다. 쏠 수가 없어. 쏠 기운이 없단 말이야. 하아. 누군지 모르겠다만, 니가 해다오.
내가?
그래.
못해. 난 못한다.
하아. 부탁이다. 내. 이 물통을 줄테니까. 그 대신에 해다오.
물통 필요없어. 너 현역이냐?
하아.. 보충병이다.
좋다. 해준다.
(총. 장전하는 소리)
하아. 고맙다. 집..우리집에 알려다오.
너의집에?
그래.
너의 집이 어딘데? 아냐. 나도 돌아갈 수 없는거야. 어쨌든 너와 마찬가지다.
그럼. 그대로 해다오.
자. 눈을 감아.
흐 흐흑.
안되겠다. 못하겠다.
흐흑.
그 담요 뒤집어 쓰고 있어봐.
흑흑.. 안되겠다. 못하겠다. 잘있어. 난 간다. 다른 놈한테 부탁해라.
어어어..오오..
(음악)
지시마 열도 바라무시로 통조림 공장 제 5함대 사령부 대본영에서 하마다 참모가 급거 도착했다.
장군. 나가로 총장께서 몹시 걱정하고 계십니다.
흠.
도대체 도중에서 돌아온다는 건 또 뭡니까?
키스카에선 탄약 식량이 모두 바닥이 났는데, 어떻게 돌아올 수 있습니까?
목하. 작전중이야.
작전중? 보십시오. 함대가 저렇게 주저 앉아 있는데도 작전중입니까?
암. 바다를 달리고 있건, 항구에 정박해 있던, 작전 속행중임엔 틀림없어.
장군. 마키노 사령관께, 사퇴하도록 권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뭐라?
겁에 잔뜩 질려 있다고 밖에 생각 할 수 없습니다.
말조심해 하마다!
마키노는 그런사람이 아냐!
(음악)
며칠 뒤 마키노 사령관이 찾아왔다.
안개는 어때? 마키노.
음.. 아직 괜찮아.
10월 한달동안 아주 전혀 희망이 없는건 아니니까.
흠흠.. 연료도 다 마련됐어. 충분해.
그때까지 적이 상륙하면 어떻하지?
아니야. 반드시 다시 출격할 찬스는 있을거야. 실망하지 마라 마키노.
대본영에서 나가로 총장이 보낸 참모가 왔다며.
으음. 왔어. 그놈 아주 인간이 되 먹은 녀석이야. 너를 믿고 칭찬하고 있었어.
허허허. 가와세. 너무 나 때문에 신경쓸꺼 없어. 봐라 어제 그저께 군령부에서 연락기가 와서 전해주고 간거야. 뭔데?
읽어봐.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흠..
키스카 철수작전 실패에도 불구하고 5함대 제 1전대 사령관직에 여태 유임해 있는 것은 뜻있는 군인에 취할 것이 아니라고 사려함.
귀관는 앞으로 여하에 할 심산인가?
오. 하하하.
어. 이..이게 말이 어긋났군. 마키노. 하하하하.
흠.
괜찮아 괜찮아 마키노. 대본영 그 건방진 녀석들은 제멋대로 지껄이게 내버려 둬.
어차피 지금 단계로는 안개를 기다릴 도리밖에 없잖아? 자자.! 기분전환이다.
오.! 위스키. 이거 어디서 났니?
하하하. 전번 대본영에 갔을때, 나가노 총장한테 뺏어가지고 온거야. 마닐라에서 보내온 거라나?
호오~ 그래? 하하하
자자.. 받아.
응.
(물 소리)
자 들지.
응.
(음악)
(입력일 : 200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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