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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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116회 - 일본의 키스카 수비대
제116회
일본의 키스카 수비대
1968.03.19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지시마 열도 일본군 제 5함대 기지 가라무시로 항

구축함 6척이 서서히 파도를 가르며 입항했다.

키스카 철주 작전용 증원구축함이 도착한 것이다.

그 대신 5함대 사령부는 육지에 쫒겨 올라가고 말았다.

대본영으로 부터 구축함 5척을 두는 대신 5함대 준수영함 나끼와 마야는 남방 솔로몬 전선에 돌리라는 명령이 왔던 것이다.

순양함을 빼앗긴 5함대 사령장관 가와세 중장은 휘하 막료들을 거느리고 육지에 쫒겨 올라가

통조림 공장에 조그만 사무실하나 빌어 제 5함대 사령부라는 큼직한 간판을 걸었다.

군함을 뺏기고 육지에 기어올라간 함대 사령부 이것은 일찍이 일본 해군 사상에 없었던 일이다.

5함대 가와세 사령장관 특히 젊은 참모들의 불만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음악~)

키스카 철수 작전을 받은 제 5함대 제1 전대장 마끼노 소장

(소리: 유리잔에 물 따르고 마시는 소리)

흠.

(소리: 문 열고 닫는 소리)

흠... 구로다 참모 5함대 사령부에 다녀왔습니다.

음.. 수고했어.

어때? 한잔하지.

아니, 그보다 사령관께 한가지 묻고 싶습니다.

뭔가?

사령관께서 가와세 장군을 만났을때,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왜? 가와세 장관이 뭐라고 하던가?

아니. 가와세 장관께선 아무말씀도 안하셨습니다만 밑에 참모들이 모두 화가 잔뜩 나 있었습니다.

흐흐흐... 그 5함대 참모들은 화를 잘 내는 군. 응? 흐흐..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

가와세 군을 보고 서툴은 장사를 하고 왔다고 했지.

서툴은 장사라니요?

밑지는 장사 말이야..

커다란 순항함을 두척이나 뺐겼으면 구축함을 더 많이 뺐어 올 것이지 겨우 6척이 뭐냐?

예 .참모들 얘기는 구축함 증원을 얻으려고 그처럼 애쓴 장관께 대본영까지 달려 갔다온 장관께 감사하단 인사는 없고, 듣기 싫은 소리만 했다는 겁니다.

하하..

더욱이 그 때문에 기함까지 뺏기고 기계소리가 덜컹덜컹나는 통조림공장에 가서 셋방살이를 하는 가와세 장관께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느냐.

흠..

대본영에서는 가와세 장관을 무능하다고 하고, 기함 나찌 승무원등 까지도 장관을 우습게 보고 있는데 말씀입니다.

가와세 장관을 무능하다고 해..? 흠.

(유리잔 내려 놓는 소리)

한잔 들지.

네.

(유리잔에 술을 따르는 소리)

고맙습니다.

(술을 마시는 소리)

카아..

가와세 장관이 무능하지 않아. 가와세 장관은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지. 가와세 장관을 무능하게 만들었다면, 그 죄는 대본영에 있는거야. 생각해 보게 도로다 .

네.

아뤼샨일대 적 병력은 우리 5함대의 10배, 아니 20배에 가깝단 말이야.



근데 가와세 장관이 어떻게 유능할수 있겠는가. 더욱이 대본영은 구축함을 보냈으면 보냈지,
순양함을 두척이나 뺏어가는 건 뭔가? 더구나 기함으로 쓰고 있는 순양함을 뺏어 가고 함대 사령장관을 통조림공장 구석에 쳐박아 두면서 어떻게 유능할수 있겠는가
말이야.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은 또 뭔가? 가와세 장관의 호의에 보답하고 감사하고, 그런 사소한 기분에 구애되고 집착하다가는 반드시 판단을 그르치고 마네.
틀림없이 실패한단 말이야. 도로다 공 어떤가?



이 전쟁이 우정을 느끼고 감사하고 그럴땐가?

죄송합니다. 사령관님.

아쓰도 야마자끼 부대를 전멸시킨 것이 자꾸 마음에 걸리니까 그렇기도 하겠지만, 5함대 참모들이 너무 앞질러 생각하고 흥분하고 있단 말이야.
감사하다는 인사는 말이네, 먼 훗날에나 하지. 이 전쟁이 다 끝난 다음에 말이야. 시카이 육천명을 모두 살려놓은 다음에 감사하고 하겠다고 참모들에게 이르게. 응?
하하하... 자 들지.

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음악)

사령관 마키노를 중심으로 참모들과 각 구축함 함장들이 모여 키스카 철수작전 회의를 열었다.

각 구축함이 개별적으로 달려가는 거라면 문제없습니다. 한개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꼭 한 번밖에 없는 찬스니까. 각 함대가 한꺼번에 쭉 밀려들어가서
빨리 태우고 쫘악 나와버리진 않고선 도저히 성공할 가망이 없습니다.

그렇지. 한꺼번에 가야 될꺼야. 우리 아부꾸마 선두로 달릴꺼니까. 일렬로 가는 수 밖에 없어.

그것도 짙은 안개속을 100시간 이상 달려야 하니까 말이야.

(매래리면-무슨말인지..) 장님 열 셋이 한줄로 서 가는 셈인데. 헤~?이게 누구 하나라도 놓치면 모두 우르르 무너지지.

모두 우리 아부꾸마 뒤를 놓치지 말고 따라오라.

도로다 장군 무슨 의견이 없소.

아니, 계속하시오.

(똑똑- 문두드리는 소리)

통신반장 들어가겠습니다.

어 들어와.

(문여는 소리, 발자국소리 )

키스카에서 방금 무전이 들어왔습니다. 읽겠습니다.

(종이 넘기는 소리)

6월18일 0930시 키스카 북상해상 적 함정 약 60척

뭣? 60척?

서행중 이상입니다.

상륙할 생각인가?

안되겠어. 늦어지는거 아냐.

상륙을 개시하지 않았을까?

계속 뭐라는거야. 응?

흠.

에. 함댄 여기 바라무시를 떠나서 위장코스를 밟아 동남방으로 향하겠습니다. 출항후 사흘째 부턴 특히 대 잠수함 경계를 엄중히 해야할 것입니다.

키스카 동남방 200마일 지역에서 진로를 북쪽으로 돌려 키스카에 직행하겠습니다. 무사히 키스카까지 잠입할 수 있더라도 문제는 인원수용에 소요되는 시간입니다.

그렇지. 제대로 된 부두같은 것도 없을테니까. 적어도 5시간은 잡아야 할걸세.

세시간 어떨까?

도노도장군 어떻겠소.

글쎄..

우리야 세시간은 육천명이나 모두 흩어져 있을테니까.

다섯시간.. 아니면 여섯시간이 타당하지 않을까.

한시간에 해.

앗...에.. 한시간에요?

닻을 내렸을때 발각되봐. 적기가 날아오는데 한시간도 안걸려.

흠...

해봐서 안될 것도 없다.

말하자면 사전에 현지 키스카와 긴밀한 연락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극비작전이니까. 무전으로 길게 연락할 수도 없지 않은가?

사령관. 제가 한발짝 먼저 가겠습니다.

잠수함으로 키스카에 기습하겠습니다.

오. 이때를 노리고 있었군. 음? 하하하..

어떻습니까 사령관.

좋지. 도노도반이 가겠다면.

키스카에 가서 준비가 되면 곧 연락을 취하겠습니다.

뭐라고 쳐?

안개. 아니 벚꽃이라고 치겠습니다. 벚꽃 피었다. 연속 3회 반복하겠습니다. 벚꽃 피었다 3회 준비 완료란 뜻입니다.

좋다. 여기서도 벚꽃 피었다 3회반복 함대가 여길 떠났다는 뜻이야.

알았습니다 사령관님.

(파도소리)

그날밤 제 7 잠수함.

(발자국 소리)

잘 생각했다. 빠뜨린 건 없나 도노다군?

네.

모든 작전이 첨부터 끝까지 네 머릿속에 샅샅이 들어 있어야 한다. 떠난 다음엔 일체 다시 물어볼 수 없다.

벚꽃이 피었다고해.

네.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키스카에 상륙해라.

염려마십시오. 사령관.

성공을 빈다.

그럼 사령관.

음.

(발자국 소리)

(음악)

(음파소리)

5일후 제7호잠수함은 바리션 근해 까지 진출했다. 도중에 여러차례 미국군 구축함 포격을 받고, 통례 공격도 받았지만, 무사했다.

어떻습니까? 도로다 참모

음.. 좀 추워졌어. 잠수함 내부라도 좀 춥군

이 부근은 여름에도 수온이 0점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럼 헤엄칠 순 없겠군.

물속에 들어가선 단 5분도 견뎌낼수 없습니다.

협박이야? 응? 흐흐흐..

흐흐흐. 걱정 마십시오. 우리 7호 잠수함은 개전이래 성토하나 다친게 없습니다.

다시 하루가 지났다.

죄송합니다. 도로다참모 도중에서 그만 날짜를 잡아 먹었습니다.

이틀이 늦어진 셈인가.

그렇습니다.

지시마 함대에서도 초조하게 기다릴 텐데요.

내가 도착해서 무전치기 전에는 함대는 움직이지 않아.

키스캅니다. 잠망경으로 보입니다.

오. 왔나?

안개가 약간 끼어 있습니다.

보십시오.

아니. 이따가 갑판위에서 삿깟 보겠어. 난 상륙준비를 할테니까.

그럼 곧 도착하겠습니다.

음.

포석장?

옙.

난 그사이에서 함교에 올라가 있을테니까. 포석장은 도로다 참모를 모시고 나오라.

옙.

기상준비!

에이펙크 배수를 기상!

(음악)

검은 함체가 해면에 솟아 올랐다.

몸을 흔들며 물을 떨었다.

무사히 상륙할수 있을까. 포석장.

예. 염려 없습니다.

통신병! 통신병! 빨리 시켜 야.

그 순간

(폭음소리)

어어크..고개가... 포석장.!

예. 빨리 나오십시오.

응.

에이 나 ... 완전 포위되었어.

함정...

(폭탄소리)

(징소리~)

모두 들어라 . 이제부터 포슬단 삽교와 소위가 본 함을 지휘한다. 양 갑판합 돌입다. 돌입! 돌입!

후분 기계실 파손

후분 기계실 파손

계손 불능

함은 침몰합니다.

기로다 포석장 기계이탈은 더이상 무립니다.

아... 빨리..

오래파손입니다. 물이 들어오기 전에 어서 빨리 뛰어 나가십시오.

어..

으윽..

아아..

빨리빨리..

여기로.. 어어억..

됐다. 탈출 성공. 탈출 성공!

아..

(침몰... 물소리)

거꾸로 하늘에 치솟았던 선수가 물속으로 서서히 사라져 갔다.

키스카 앞바다 다시 조용해 졌다.

(음악)

출연: 조상현, 조명은.

(입력일 : 20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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