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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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115회 - 일본의 키스카 수비대
제115회
일본의 키스카 수비대
1968.03.18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일본 최북단 지시마열도 다라뮤시류쿠나에 정박해 있는 순향함 나찌 장관실

- 장관! 마키노 사령관 명령을 받고 왔습니다.
- 무슨 명령인데?
- 떼를 쓰고 오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 그럴줄 알았다
- 구축함을 더 달란 말이지?
- 그렇습니다. 구축함을 더 받아오지 못하면 저더러 돌아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 하하하하하. 그래 몇 척이나 더 달라고 한거야?
- 5척 입니다.
- 5척? 무리야. 전 연합함대 구축함 지금 몇 척이나 남아있는지 알아? 이제 40척도 안남았어 그것이 넓은 태평양에 여기저기 널려있는데, 무슨 수로 여기에다 5척이나 돌린단 말이야?
- 그런 사정을 모르진 않습니다.
- 지금 병력으로 해보지 지금 몇 척이나 있지?
- 순향함 2척 국축함 4척 겨우 6척 뿐입니다.
- 이야기는 해보지..내가 직접 군령부에 가서라도..그치만 5척은 무리야 2척쯤이라면 어떨지 모르지만
- 아니! 5척입니다!
- 마..3척쯤이 한도가 아닐까?
- 안됩니다, 5척입니다
- 도로다군, 3척이라고 해. 3척이라면 나도 군령부에가서 떼를 써볼만 해 그 이상은 절대 무리야.
- 안됩니다. 5척입니다.
- 키스카에 6000명 가까이나 있다는 사실을 장관님께서도 모르실리가 없을텐데요. 마키노 사령관께서 만약 우리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때는 이 제 5함대 모든 마스티 아주 뱃길을 닫아버리라고 하셨습니다.
- 무슨소리야? 지나쳐! 지나치단 말이야! 그 따위 소리가 어디있어

참모 도노타는 순향함 아부꾸마로 돌아왔다 순향함 아부꾸마 마키노 사령관실

- 으흐흐흐 장관이 화가났어?
- 제가 질겁을 하고 도망나왔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쳐서 고함을 질렀습니다.
- 하하하하. 좋아, 인간은 이따금 화를 내는 것이 좋단 말이야. 전쟁이니까 더구나 우리5함대는 제 5 부동함대라는 욕까지 먹고있는 판이니까 말이야.
- 이번엔 그 부동함대라는 오명을 씻어버려야 겠습니다. 사령관님
- 아주 무전을 치지 키스카에 말야?
- 예? 뭐라고 칩니까?
- 옥쇄해버리라고 저는 아스도처럼 아주 깨끗히 해버리라고
- 무전말씀입니까? 사령관
- 무전을 치게 평문으로 말이야 암호를 쓰지말고 그럼 무전듣는 건 키스카 우리 일본군뿐만이 아니겠지 ...을 가진 놈들도 썩을 후미부들을 까냐

- 키스카 북해 수비 사령관 귀하. 키스카 북해 수비 사령관 귀하. 대일본 제국 방위의 중책이 키스카 수비대 제관들의 양어깨에 걸려있음. 제관들은 북방에서 오는 적의 침공을 하루라도 지연시켜야 함. 이를 위해선 촌타도 물러서선 안됨. 제관들의 충성은 길이 빛날것임. 최후의 일각까지 제관들의 용전분투를 바람. 이상 북방군 제 5함대 제1전대 사령관

북해 고도 키스카 일본군 지하 진지

- 휴..다 틀렸어 무전인것 같애
- 뭐라고
- 최후의 일각까지 용전분투를 바람
- 그럼 우리도 옥쇄하란 말 아니야? 아스토처럼 우리도 옥쇄하란 말이지.
- 그것도 평문으로 왔단 말이야.. 암호도 아닌.. 당신 매형이 그러는데 암호아닌 평문으로 왔대.
- 죽으라고 해.. 5함대 자식들.. 부동함대 그 자식들이 정말 부동함대가 돼 버릴 배짱인 모양이지
- 뭐가 용전분투를 바람이야? 그 따위 소리는 안해도 알고있어
- 그럼 여기서도 무전을 치지
- 뭐라고 쳐
- 좋다 너희들 바라는 대로 우리도 옥쇄한다. 그 대신 가만있지는 않을테다. 우리 6000명이 망령이 돼서 말이야.. 모두 5함대에 쳐들어가 너희들 모조리 물 속에 쳐넣겠다고 말이야
- 흐흐흐흐

- 야 들었어? 짜식아 들었는가 말이야.. 넌 그럼 외다리 유령이 되겠다고?
- 하하. 아니야 유령은 워낙 다리가 하나밖에 없는거야. 하하하하

- 어이 브라더 어디가는거야?
- 아니 뭐 저...
- 저 자식 왜 그러지? 모르지 아니 내가 그런 소리해서 화가났나?
- 뭘 농담을 가지고
- 죽어도 밥이나 한번 실컷 먹어보고 죽었으면 좋겠다
- 흰 쌀밥 스시말이지?
- 아니. 이거 뭐야... 이거 어디서 났지?
- 벌써 함포 사격이야 이거?
- 아니 이게 어떻게 된거야. 무슨 소리야.
- 브라더다. 브라더! 브라더가 수류탄을 했어.
- ...누구야?
- 브라더가 오늘 무슨 일 있었냐.
- 아니.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그저 앉아 있다가 슬그머니 나가 버렸습니다.
- 알았다. 빨리 치워 버려. 묻어 버려.
- 네.

키스카 야전병원 지하참호. 군의관 아가베가 순시를 왔다.

- 어이. 모두 들어라. 너희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수류탄을 모두 내놔라. 소총탄환도 모두 내놔라. 하나도 남김없이 내놔라. 너희들이 완쾌해서 다시 전투에 참가하게 될 때를.... 알았나? ...한개도 남기지 마라.
- 저. 군의관님께 한마디 묻겠습니다.
- 뭐냐. 지시마에 있는 제 5함대에서 앞으로 키스카에 군함을 보낼수 없다고 무전이 왔다는데 사실입니까?
- 그런일은 없다.
- 사실을 알려 주십시요. 그런 소문이 벌써 쫙 퍼지고 있습니다.
- 이 호 속에 있는 환자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 군함을 못보내겠다는 무전이 온 일은 없다.
- 그럼 보내겠다고 왔습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 못 보내겠다고 온 일은 없다. 그렇지만 이 키스카까지 아치토처럼되지는 않을것이다.
- 그 말을 군의관님께서 보장할 수 있습니까? 보장할 수 없다면 수류탄을 내 놓을수 없습니다.
- 내 직책으로 그걸 보장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난 믿는다. 반드시 군함이 온다고 믿는다.
- 만약에 오지 않으면 어떻하겠습니까? 저희들은 이대로 누운체 굶어 죽는 것보다 차라리 일찌감치 결판을 내고 말겠습니다. 군함이 오지 않을때는 군의관님께서 저희들을 하나 하나 사살해 주시겠습니까? 말씀해 주십시요. 못하시겠다면 수류탄을 내 놓을수 없습니다.
- 좋다. 내가 쏴주겠다. 그 대신 서둘러 경솔한 짓을 하는 놈은 용서하지 않겠다.
- 좋습니다. 모두 수류탄 내라.

키스카 북해 수비대 사령관 미네끼 도이치로 소장의 지하 참호.
- 사령관. 지시마 ...에 있는 제5함대는 정말 움직이지 않는겁니까?
- 글쎄. 모르지. 아니 왜그래 군의관.
- 사실은 여기 통신대가 캐치한 무전속에 이상한 암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 이상한 암호라니.
- 해군 군령부하고 지시마 제5함대 사이에 친 무전을 캐치했는데요.
- 응?
- 거기 케오작전이라는 암호가 들어있었습니다.
- 그게 어쨓단 말인가?
- 제 기억이 틀림이 없다면 말씀입니다. 지난 1월이가 2월인가 아무튼 까다루 카나루 철수 작전때 그 작전을 케오작전이라고 부른거 같습니다. 이름이 같은 작전이니까 여기도 카다루 카나루 처럼.
- 알았어. 군의관 말대로야.
- 헉. 사실입니까?
- 함대가 우리를 데리러 온다는 말씀이죠?
- 난 그렇게 믿어.
- 그럼 곧 발표해 주십시요. 사령관.
- 안돼.
- 왜 안됩니까?
- 전 연합함대가 전력을 기울여서 몰려 온다면 모를까 5함대쯤 가지고선 어림도 없어.
- 그럴까요.
- 꿈같은 얘기야. 오긴 올테지만 성공할 가망은... 그렇지 3% 아니면 5% 꿈같은 터무니없는 희망을 사병들에게 품게할 순 없어. 오히려 사기가 저하돼도 안될껄 뻔히 알면서 기다리게 할 순 없잖아. 이 얘기는 군의관 혼자만 알고 있게. 절대 입 밖에 내선 안 돼.
- 그렇지만 사령관님. 사병들께 지금 필요한 것은 희망입니다. 기대입니다. 희망을 줘야 합니다.
- 기어코 키스카 ...를 발표하라는 말이지?
- 그 길밖에는 없습니다. 난 의사로써 겨우 살려 놓은 환자들이 또 자꾸 자살하는 걸 보고 있을 순 없습니다. 사실은 제가 여기 오기 전에도 사카끼 대대에서 한 녀석이 했습니다. 수류탄으로 했습니다.
- 환자가?
- 아니요. 환자는 아니지만. 한쪽 다리를 절단한 놈입니다. 우라다 일등병이라고 제가 한 쪽 다리를 절단해서 겨우 살려 놨는데 또... 며칠전 무전 있지 않습니까? 여기를 사수하라는 그 소문을 들은 모양입니다. 지금 쫙 퍼져 있으니까요.
- 그 얘기가 또 새나갔군.
- 지금 야전병원 환자들도 모두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겨우 수류탄을 모두 뺏어 놨습니다만...
- 그렇지만 안 될 걸 알면서 온다고 할 수야 없지 않은가 군의관.

(입력일 : 200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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