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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114회 - 비스마르크 작전
제114회
비스마르크 작전
1968.03.16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여름 6월 초. 일본의 각 신문은 아츠도의 일본군 전멸을 대서특필했다. 옥쇄 제 1호. 신문전면이 아츠도 얘기로 메꾸어졌고. 부대장 야마다끼 야시오 대령)사진은 주먹보다 더 크게 실렸다. 선량한 일본 국민들은 어리둥절했다.

-옥쇠는(란) 무슨 말이야? 문면으로 봐선 전멸했다는 뜻인가본데

-150명이 전멸했다니까 대단치는 않은 모양이지

-한편 또 일본국민들은 그지없이 감격하고 비장한 눈물까지 쏟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아츠토에서 전멸한 일본군이 천오백명이라는 사실까지는 몰랐다. 그리고 포로가 스물 여덟명이나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다.

미국군이 아츠도에 처음 상륙했을 때, 야마다끼 대장이에와 일본군 병력은 이천오백칠십육명이었다. 그것이 약 이십일간의 전투에서 천여명이 전사하고 마지막 돌격대에는 천 오백명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한편, 또 미국군측 전사 육백명, 부상자 천 이백명은 거의가 야전병원 캠프에 있던 환자들이라는 사실은 더욱 몰랐다.

일본군 돌격대는 미군 야전병원 캠프에 뛰어들어 환자들을 닥친대로 찔러죽였던 것이다. 그럼 옥쇄란 대체 무슨 뜻일까. 옥쇄, 글자 그대로 구슬이 부서진다는 뜻이다. 워낙 이 말에 어원은 중국 고어에서 나와있다.

와전 옥쇄. 기와가 되어 남기보다 옥으로 부서진다. 떳떳하지 못한 삶을 이어가기보다 차라리 명예를 위해 죽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츠도 전멸에 이 옥쇄라는 말을 처음 쓴것은 일본 대분에 소위 천재 참모들이다. 일본군이 전멸한 것은 아츠도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소개한 바와 같이 ..........쓴 처음 이치이치대가 전멸했고, 뉴기니아전선에서는 부나찌오 일본군이 또 적진에 돌입해 전멸했었다. 그렇지만 .........과 뉴기니(아)의 패망은 대부은행이 전혀 발표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아츠도가 옥쇄 제 1호가 된 것이다. 대번영 참모들이 아츠도를 옥쇄라고 부른 이유 또한 볼 만 하다. 전멸이라고 부르기보다 옥쇄라고 하면 그 어감에 박력이 있고 여운도 좋다.

지는 것도 살갑다. 듣는 사람에게도 그지 없이 비장감을 준다. 국민들 머리에서 참담하게 패망했다는 인상을 훨씬 부드럽게 하고 사기를 방향 시키고 한편 전사한 장병들에 망령들에게도 최대 찬사 최대 조사가 되는 것이다.

과연 대번영 천재 참모들의 의도들은 시분 들어맞았다. 아츠도하면 일본군 무용담의 백미편이 되고 야마다끼 야시오 대령은 일대 영웅이 되고 말았다.

과연 옥쇄라는 말의 효과와 그 영향은 굉장했다. 그러나 일본군에 있어 불행한 것은 그 뒤, 이 옥쇄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간 것이다. 아츠도에 이어 파라와 사이판 테미안 괌 오키나와 등 차례차례로 옥쇄가 유행이 된 것이다.

아츠도에 눈이 녹기 시작했다. 습지대 전투로에도 북극에 이름모를 꽃이 피기 시작했다. 아츠도에 봄이 온 것이다. 그 날 백설을 붉은 피로 물들였던 쓸쓸한 북극의 산과 들 핏자욱도 눈 녹는 물과 더불어 씻겨 내려갔다.

천오백여명 일본군의 망령들도 이제 미국군의 손으로 지하에 고요히 잠이 들었다. 일본 환군의 정화 영웅 아마다키 야시오 대장. 그러나 그 일본 영웅을 장사지내준 것은 미국군이었다. 며칠 후 그 자리엔 돌 비석이 세워졌다.

묘비명에는 일본군 육군 대장 야마다키 야시오 이 자리에서 전사하다. 키스카 안개와 얼음의 섬 키스카. 아츠도는 이미 옥쇄했다. 아츠도에서 눈을 동쪽으로 옮겨보자.

아츠도에 이웃섬 동쪽으로 사십마일 키스카. 아츠도와 다름없는 아리숀 열도 중에 한 섬이다.

키츠카의 일본군 병력은 오천육백 삼십구명 부대장은 사토 대장, 그리고 총 사령관은 미네키 도이치로 소장이다.

지시마 열도 가무시로 항 일본군 제 오함대 기함 나찌 사령관실

-장관, 마키노 각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오 마키노..으하하하하. 잘 왔어 잘왔어..하하하

-해군 소장 마키노에 이치, 제 오함대 제 일전대 사령관으로써 방금 선임했습니다

-아야야야야야야, 관둬

-상가 신고합니다.

-하하하하. 난 여태 그 꼬챙이 같은 네 버릇은 못 고쳤구나

-함대 장관과 일개 전제 사령관이라 신고하나만은 똑똑히 해둬야지

-그래, 알았어. 자, 앉어

-너두 운이 나쁜놈이로구나. 낙제생 나하고 같은 콤비가 됐으니까 말이야. 허허허허허

-널 우리 오함대 제 일 전대장으로 추천한 놈이있어.

-그게 누구야

-나야.

-너?

-그래,

-니가 날 불렀단 말이지?

-응, 쫌 오라고 했지


-뭐가 좀이야? 남쪽끝에서 북쪽끝에서 왓는데

-여긴 아직 북쪽끝이 아니야

-뭐야, 그럼 더 북쪽에 가란 말이야?

-그래, 키츠카

-키츠카? 키츠카에가서 뭘 하란 말이야

-야단났다. 키츠카에 매일 적 전투기가 날아오고 있어

-항공모함에서?

-아니 육군기야. 모함에서 오기도 하지만 적 육군기가 날아온단 말이야

-흠..

-기지가 가까운 게로구나


-바로 이웃이야, 키츠카 바로 이웃 섬. 아무츠토 카와 아다크의 첫 육군 비행장이 완성됐어. 그래, 키츠카엔 한 시간안에 날아온단 말야. 더이상 내버려둘 수 없어. 봐, 이게 현재 현재 전보철이야

-음

-육월 육일 연 백삼십오기 유월 오일 함포사이로 오, 함포가 되게 두들이는 구나

-응

-오..육월 삼일 함포사격 두시간 오월 이십구일 오후 일곱시 함포사격

-바로 그날이야

-응?

-읽어봐. 아츠대에서 온 전보가 있을게야.

-오..일체 기밀 서류 및 암호문서가 이 연락이 끝나면 무전기는 파괴처분

-그래, 아츠도에서 야마자끼가 마지막 친 전보야. 아츠도는 그 지경이 됐지만 다시 키츠카 까지 그런 전보를 치게 하고 싶진 않단 말야.

-대본영에선 어때

-음..결정됐어. 나도 참석했는데. 참모들이 들고 일어나서 나가노 총장을 불고 늘어졌어. 아츠도가 그렇게 됐는데 또 키츠카 까지 전멸시키게 되냐고

-그래, 나가노 총장이 순순히 말 들었나

-허허허허. 할 수 없지. 지금 뉴기니아 라바오에서 배를 보내라고 연신 불같은 독촉이지만, 키츠카까지 또 전멸시킬 순 없잖아. 국민 사기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고 그래 나가노 총장도 눈을 딱 감고 결정하게 된거야. 키츠카 철수작전을 말이지.

-으흠.

-케호작전이라 부르기로 했어

-케호라면 카다로카나로 철수작전과 같은 이름이군

-음

-그래 나더러, 키츠카에 갔다오라는 말이구나, 알았다. 내가 끌고갈 군함은 몇 척이나 주는 거야

-제 일 전대에서 속력이 빠른 순양함, 아북구만 이하 여섯 척

-겨우 여섯 척이야, 아니 키츠카에 육천명가까이나 있다는데 겨우 여섯척 갖고 뭘해. 그래, 적 세력은 얼마나 돼?

-전함 두척 항공모함 한척을 포함해서 삼십여척

-아이고. 십대일. 아니 이십대일로 봐야겠군

-거기다 지상기지까지 있지. 지상 기지 육군기 말이야

-얼마나 어려운 작전이라는 걸 알겠다. 그런데 먼 데 있는 나를 여기까지 불러다가 이 작전을 맡기 겠다니, 승산이 있나?

니 생각엔 승산이 있어서 맡기는 거야? 어때? 대답해봐, 승산이 있어?

-저걸봐, 저 선창밖을 내다봐. 어때?

-뭐? 안개?

-맞았어. 안개. 안개..안개..저걸 연막으로 생각한단 말이야. 어때? 저런 연막이라면 키츠카에 기어들어갈 수 있지 않겠어?

-잠수함 까지도 이젠 못 들어간단..

-그러니까 함정을 쓰는 거야, 수상함정. 속력이 빠른 구축함이나 순양함을 단번에 돌입해서 실고 나온단 말이야 안개속에 숨어서 말이야.

-그럼, 적의 레이다는 어떻하지?

-글쎄 그놈이 문제야. 그놈은 어떻할 도리가 없어. 안개속에 숨어있어도 귀신같이 알아채리고 포탄을 퍼붓거든

-장군 해군 군영에서 전보가 왔습니다

-어 뭐라고 왔어

-사태는 위급하다. 가급적 속히 캐호작전을 발표하라. 이상입니다.

-으음. 작전 발동의 기회 아직도 이르지 않았어. 그렇게 회신을 쳐.

-또 같은 대답을 치란 말씀입니까.

-저쪽에서 같은 말을 하니까 같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전 싸움의 시기가 이미 무르익었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 ..

-아나..좀 더 기회를 기다리는 거야. 서둘렀다고 되겠나

-내 잠자린 어딘가. 일찌감치 자야겠네

-아니, 한잔 안하겠나?

-아함. 고단해. 그냥 자야겠어

-장관, 알고 계십니까. 우리 오함대를 뭐라고 욕하는지 아십니까. 제 오 부동함대라고 합니다. 부동함대. 움직이지 않는 부동함대

-하하하. 알고 있어

-장군, 이게 뭡니까. 부동함대라는 욕까지 먹고도 가만있으라는 말입니까. 예? 우리 젊은 놈들한테 맡겨주신다면 아츠도 키츠카 뿐만 아니라 알라스카까지 점령해버리겠습니다. 이것 분해서 견딜 수가 있습니까.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좋아, 그용기로 해보게

(입력일 : 200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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