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4월 20일. 야마모토 이소로쿠가 죽은지 이틀 후이다. 부겐빌 부인 비행기장에서 서쪽으로 30키로쯤 떨어진 아코라는 토인부락에 주둔하고있는 일본군 보병 제 23연대.
-그게 말씀입니다. 해군에 ....들이 쉬쉬하면서 이 나보고 절대 입밖에 내지 말라고 섣불리 입밖에 냈다간 ...에 처한다고 ..지 않겠습니까?
-하하 그랬겠죠. 하하
-저 보도반이라면 기자분이시겠군요?
-마 그런샘이죠.
-그런데 실례입니다만 나이가 많은거 같은데? 현역입니까?
-하하 말 마쇼, 말 마쇼. 벌써 7년 째입니다. 7년 째.
-오 그러세요? 하하
-지난 사변 초기때 예비병으로 끌려 나가가지고 중국천지를 다 돌아다니다가 하하 이제까지 끌지 않았겠습니까? 하하 하도 오래 있으니까 나같은 놈도 장교를 다 시켜주고요. 하하하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저 그럼 나한테 들었단 얘기는 마시고..아 알겠습니다.
-네
-이 그날 아침 일인데요?
-네
-뭐 그날 아침이라야 어제..그..그저께군요? 18일 아침이니까.
-네
-날 장교라곤 하지만 날마다 노동판 도로공사만 하다가 그저께 하루는 쉬게 됐습니다. 사병들에게 피복이나 무기손질을 시키려는거죠.
-네
-에 아침 8시 조금 전이라고 생각했는데 하 갑자기 기관총 소리가 들리지 않겠습니까?
-오
-그래서 저 저쪽 저 정글속에서 공중전이 벌어졌더군요.
-네
-아 우리 해군 전투기 하고 미군 그 그거 있지 않습니까? 그 사 사다리 같이 생긴 놈 말씀이에요.
-아 P38이요?
-네 P38인지 무슨 팔인지 하이튼 그 여러대가 서로 얽히고 섥히고 꼬리를 겨누려고 그냥 뱅뱅 돌아가고 기관총은 빗발처럼 쏘고 그거 볼만 하더군요?
-네 격전이였던 모양이죠?
-아 그래 우린 여기서 잘한다 잘한다 하고 그냥 우리 일본기를 응원하지 않았겠습니까?
-네
-한참 그러드니만 아 그중 한놈이 불을 뿜으면서 낫게 떠가더군요?
-네
-정글에 그냥 다..다..닿을것 같았습니다.
-네
-아 그러다가 폭음이 울리고 연기가 치솟아 오르지 않겠습니까?
-어...
-아 그래 우린 모두 꼭 미군기나 떨어진지 알고 고함을 지르고 손뼉을 치고 만세까지 불렀습니다요.
-아
-꼭 미군기가 떨어진줄만 알았습니다.
-음...
-그 연기에 쌓인 몸둥아리가 우리해군기 보다는 엄청 크거든요?
-네
-아 그러구 두시간 쯤 지났을까요?
-아
-아 중대장이 날 부르지 않겠습니까?
-네
-아 그 중대장도 ...자 한겁니다.
-네
-해군의 높은 양반이 탔던 비행기가 떨어졌다는 거에요. 이거.
-어...
-아 그러니 나보고 탐색대를 편성해서 찾아보라는 겁니다. 에 하마쓰라 니가 아까 비행기 떨어지는걸 봤으니까 잘 알거 아니야 하면서 말씀이에요.
-네
-아 그래, 그래 탐색대 10명을 편성해서 저..저까지 11명이죠. 조그마한 ..를 하나 들고 비행기 떨어진 방향에 맞춰가면서 아 정글속을 헤치고 들어가지 않았겠습니까?
-네
-근데 말씀이야, 그저 토인들이 먼저 발견했다는 소리가 있습니다만 그거 그거 헛소문입니다. 그거 헛소문이에요. 아주 거짓말이라구요. 네? 토인이라곤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 뭐 토인들도 살지못할 정글속에 한참 우기고 우거지고 등나무 넝쿨이 이리저리 휘감고 하이튼 발을 옮겨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네
-네 그 돌아올때 제대로 길을 찾지 못할거 같더군요.
-음...
-아 그래서 그냥 나무 ..에다가 표..를 했습니다. 칼로 그 껍질을 벗겨놨죠.
-네
-아 한참 들어 가는데 아 탐색기인지 전투기인지 한대가 우리 머리위를 빙빙 돌아다니지 않겠습니까?
-아...
-아 그래 손수건을 흔들었었죠. 아 손수건을 흔드니까 아마 우릴 본 모양입니다. 길쭉한 그 통처럼 생긴걸 떨어 트리더군요.
-아
-햐... 달려가 줏어봤더니 그게 통신 통이에요. 통신통이요.
-오...
-기체위치를 발견했느냐? 생존자가 있느냐? 생존자가 있으면 손수건을 둥글게 후둘러봐라.
-아...
-아 그걸 그 연필로 갈겨 썼더군요?
-네
-그래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냥 가만히 있었죠. 그때는 이미 날이 어둡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어쩔수 없이 일단 그날은 돌아오고 말았죠.
-네
-그리고 이튿날 아 그러니까 어제죠, 어제. 어젠데 다시 그자리에 가서 또 다시 찾기 시작했습니다.
-네
-아 한참 들어가는데 우리 대원녀석이 갑자기 대장님! 가스 냄새가 납니다! 그러지 않겠어요?
-오
-아 그래 모두 낑낑거리며 개들 모냥으로 흥흥 냄새를 맡았죠.
-하하하하
-하 정말 그 가솔린 냄새가 나더구닙쇼.
-어
-그래 냄새를 맡으면서 그냥 사방으로 찾는데 저만치 앞에 정글이 훤히 트인데가 있지 않겠습니까?
-오...
-아 그리고 거기 나지막한 언덕이 보였습니다.
-언덕이?
-네 그게 이상한데 언덕이 다 있구나 하면서 가보니까 그게 바로 그 추락현장이였던 겁니다.
-오...
-이 언덕처럼 보인것은 타다남은 비행기 동체구요.
-오
-동체 앞부분 그 그러니깐 프로펠라 그 엔진 있는 부분 말씀이죠?
-어
-거긴 거진 다 타버리고 그 뒤 꼬리부분만 조금 남았더군요?
-아...
-그 둘레에 시체들이 흩어져 있고 아이구...아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중 한사람이 아예 앉아있지 않겠습니까?
-오 아.. 산사람이 있었던가요?
-아니죠, 그 밑에 비행기 쿠션을 그 깔구 앉았고 보면은 그 비행기 그 벨트 있지 않습니까 그...
-아
-그게 챙챙 감겨 있더군요.
-아...
-아마 그 비행기가 떨어질때에 그저 쿠션채 굴러나온 모양입니다.
-아
-그것이 벨트가 단단히 묶여 있으니까 그 넘어지지 않고 그냥 앉은 자세로 있었습니다. 고개를 조금 수그리고 꼭 아직도 무얼 생각하고 있는것 같았어요. 스..그게 처음에는 어찌나 섬뜩한지...하이튼..
-그랬겠죠.
-그래가지고 그 저 비행기 동체 저쪽에 하..야마모토 장관이 있었습니다. 아 처음엔 야마모토 장관이라는걸 몰랐었죠.
-어허...
-흐..이런 그 풀색같은 군복을 입고 장갑을 끼고 이 군도자루를 쥐고 말이죠, 네? 이 옆으로 누워있지 않겠습니까?
-아...
-얼핏 계급장을 보니까 온통 누런 금부치가 번쩍번쩍하는 대장이였어요.
-네
-네 아 그런데 그 장갑을 낀 손가락이 조금 이상했거든요?
-어떻게요?
-이 바른손으로 군도자루를 잡고
-음...
-그 위에 그 왼손을 포개놨는데 말씀이야.
-네
-그 손가락 있는데가 그 맥없이 늘어져 있지 않겠어요?
-음....
-그래 그 장갑위로 그 만져봤죠.
-음..
-아 그러니까 손가락이 없더군요.
-어허
-그 번뜩 해군 높은 양반이라고 했는데 저 사람이 바로 야마모토 대장이 아닐까?
-아...
-그 어디 그 책에서라도 읽은 것 같았는데 그 야마모토 대장은 일러전쟁때 그 여수난 그 해전에서 왼쪽 손가락 두개를 잃었다는 그 생각이 나더구닙쇼?
-아하..
-아 그래 이 양반이 바로 야마모토 대장이 아닌가 하고 그 대원녀석들한테 물어봤는데 하...다 이거 모두 모른다는 겁니다. 모두.
-아 그랬군요? 하하하
-아 그래 이 양반이 바로 야마모토 대장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했는데 히..그럴것이 그렇게 높은 양반이 부겐빌에 올리도 없고 그 온다는 소리도 못들었거든요?
-아..
-아 그래 군복 가슴포캣을 뒤져봤습니다.
-음..
-아니나 다를까, 두꺼운 수첩에 야마모토 이소로쿠라고 적혀있지 않겠습니까?
-아아...
-그런데 뭐 정작 야마모토 대장이라는거 알아도 별로 놀라지도 않았습니다요.
-어...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주머니를 모두 뒤져보니까 아주 새하얀 휴지가 나오더군요.
-음? 휴지요?
-네 두둑하게 접은 새하얀 휴지 입니다.
-네
-그리고 새하얀 손수건 하고요.
-예
-우리는 휴지 커녕 뭐 신문지 조각도 없어서 겨우 나뭇잎을 쓰고 있는데 말씀입니다.
-음...
-뭐 야마모토 대장 쯤 돼면 휴지도 아주 깨끗하고 좋은걸 쓰는가 보다 했었죠 뭐...
-아...그럼 전사원인은 화제때문이였던 가요?
-아닙죠 아닙죠, 기관총입니다. 기관총...
-음?
-군복은 거의 타지 않았구요.
-네
-뭐 그대로 있었습니다.
-네
-그러고 기관총 두발을 맞았는데요?
-네
-한발은 왼쪽 턱 밑에서 다른쪽 눈 언저리로 뚫고 나가구요, 한발은 뒤 어깨에서 가슴에 들어가 백혀있더군요.
-아 그럼 다른사람들은요?
-소장 한 사람도 있었습니가. 뭐 새하얀 군복을 입고 반듯하게 하늘을 보고 있었는데 이분이 알고 보니까 연합함대 뭐 타카다 ..장이라나 뭐라나...
-아아
-뭐 그밖에 몇몇 사람은 새까맣게 타서 누가 누군지 분간 할수도 없었습니다.
-음...
-네
-며칠후 하마사나에게 한장의 서신이 전달돼었다.
-사관 항공기 사고시는 희생자 탐색 구출에 대하여 ..나 밀림지대를 만..을 대저하고 협력해 주셔서 깊이 사의를 드리는 바임 . 본건에 관해서는 대본영으로 부터 정식 발표가 있을때 까지는 일체 누설하지 말기를 엄비에 붙혀주기를 바라는 바임. ..연합함대 와타나베 참모 보병 제 23연대 타마스나 소위 귀하.
-서신에 야마모토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4개월 뒤. 하마사나는 일본 귀환 명령을 받고 제대했다. 장관..를 최초로 발견한 ..에 대한 보상이였을까? 그때부터 언 20여년. 하마사나는 지금 고향 미야자키현 사토시에 생존해 있다고 한다. 이미 60세가 넘은 고령. 한편 야마모토 탑승기에 최후의 일격을 가한 순..의 비행사는 당시 미국 공군의 토마스 렘파이어 대위. 몇해 전 토마스 대위는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그날의 생생한 수기를 발표한 일이 있다. 토마스 대위는 지금 미국 센디에고시에서 실업가로 활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날 일본 제로식 전투기를 지휘한 예비학생 출신 모리타케 중위는 그 후 부겐빌 전투에서 전사하고 말았다. 끝으로 그날 일본군 제로 전투기 전투기록을 그대로 인용해 보자.
-1943년 4월 18일. 아침 6시에 라바울 출발. 7시 30분 미군 P38 스물 네대와 공중전. 7시 50분 부인비행장 창륙. 정오 12시 부인 출발. 오후 1시 50분 라바울 귀환. 전과 적기 격추 여섯. 아군전투기의 피해 없고 쌍발 60공격기 두대 격추당함.
-그러나 미공군의 전기는 P38기 스물 네대 가운데 손실이 한대라고 기록돼있다.
(입력일 : 200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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