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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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101회 - 뉴기니아 섬 분쟁
제101회
뉴기니아 섬 분쟁
1968.03.01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일본군에 부나가 점령된지도 열흘. 미국군의 다음 공격목표는 키루와였다. 키루와는 부나에서 서쪽으로 약 7,80키로 지점에 있는 일본군 진지이다. 이미 미국군과 호주연합군이 이중 삼중으로 포위했고 키루와 점령도 시간적 문제였다. 키루와의 일본군 병력은 약 천여 명 지휘관은 육군소장 오다 켄사쿠다. 오다는 이미 소개한 바와같이 일본도요바시 육군예비사관학교 교장을 오래 지낸 군인이다. 그 풍무부터가 전형적인 일본인 전형적인 군인이다. 짝달막한 키 야무지게 꼭 다문 입술, 그위에 한 점 꼭 찍은듯한 콧수염. 눈알은 유난스럽게 팽글팽글 돌았다. 오다는 차모속에 엎드려 열심히 뭔가를 쓰고 있었다. 이윽고 대대장 가토 소좌가 나타났다.

-부르셨습니까, 각하.

-아! 으..기무라 일등병이라고 하던가? 그 미군기가 뿌린 선전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놈 말이야.

-그렇습니다. 기무라 입니다.

-지금 어떻게 하고 있나?

-이런데서 영창이 나올수도 없고 차모 한 기둥에 그대로 가둬두고 있습니다..

-가둬두다니!

-아니, 그냥 절박만 해놓고 있습니다.

-음 하..사병들 사기가 저하 돼있으니까 그런 불밀한 사건이 생긴단 말이야.

-죄송합니다. 각하.

-기무라 일등병 처분문제는 있다가 다시 지시하겠지만 우선 사병들 사기를 돋구기 위해서 이걸 봉독시키게! 전진..하고 전진훈

-네!

-결전을 앞두고 심정의 변화를 일으킨다던가 동요된다는 것은 일본 군인으로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그 전진훈을 사병들에게 봉독시키게.

-네

-지금 대충 작업한건데 하루에 열번이고 스무 번이고 읽히게!

-알았습니다. 각하.

-아, 잠깐만

-네

-이 진지도 앞으로 2,3일이야. 마지막 각오를 해야 할때야. 어떻게 우리가 최후를 장식하는가 각 대대장과 상의해서 구체적인 요령을 짜보게!

-네

-일본군에게는 절대로 후퇴가 없고 일본군에게는 절대로 항복이 없다는 것을 절대..는 것이 우리에게 남은 임무란 말이야. 알겠나!

-알았습니다. 각하.

-그 무렵 뉴기니아 일대의 일본군 진지 상공에는 수시로 미국군 탐색기가 선회하고 있었다. 낮에는 일본군 진지 탐색을 하고 밤이면 정글과 진지위에 선전 삐라를 뿌렸다. 손바닥 만한 선전 삐라. 빛깔은 마른나무 잎과 같은 누르스름한 것이였다. 하얀 종이라면 일본군 사병들이 줏었을때 상관이나 헌병에게 들킬 우려가 있었다. 미국군 정보국은 그런 세심한데 까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내용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

-친애하는 일본군 여러분. 여러분 얼마나 수고 하세요. 일본군 여러분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리겠어요. 카달카날의 일본군은 마침내 패망하고 말았습니다. 카달카날의 일본군 패망은 여러분 일본군의 솔로몬 군도작전이 얼마나 억지였고 모순 투성이였고 또 일본군이 얼마나 약했는가를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에요. 일본군 여러분. 여러분이 만약 카달카날의 일본군 패망을 믿지 않는다면 여러분 여러분 자신의 목숨을 잃는 순간 알게 될거에요. 친애하는 일본군 여러분. 이미 여러분에게는 보급이 완전히 끊어지고 있지않으세요? 여러분의 앞길에는 굶주림과 병마만이 기다리고 있어요.
여러분 여러분은 고향에서 여러분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 그리고 귀여운 처자들을 생각하고 항복하세요. 죽음은 무의미한 것. 이 삐라를 들고 손수건이나 헌 헝겊을 들고 오세요. 우리는 일본군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에 오다 부대장께서 특히 너희들을 위해 새로 전진훈을 만들었다. 내가 먼저 읽을테니까 너희는 따라 읽어라! 전진훈!

-전 진 훈...

-일!

-일...

-죽음과 생을 관철하는 것은 군인정신의 근본이니라!

-죽음과 생을 관철하는 것은 군인정신.......

-크게 읽어라! 크게! 똑똑히 읽으란 말이야! 다시!

-죽음과 생을 관철하는 것은 군인정신의 근본이니라...

-일!

-일.

-작전에 있어 등을 보이는 것은 제국육군 최대의 치욕이니라!

-작전에 있어 등을 보이는 것은 제국육군 최대의 치욕이니라...

-일!

-일.

-탄환이 떨어지고 총검이 부러져도 아직 전투에 진것은 아니니라!

-탄환이 떨어지고 총검이 부러져도 아직 전투에 진것은 아니니라....

-탄환이 떨어지고 총검이 부러지면 주먹으로 싸운다!

-탄환이 떨어지고 총검이 부러지면 주먹으로 싸운다...

-팔이 떨어지면은 발길로 차서 적을 죽여라!

-팔이 떨어지면은 발길로 차서 적을 죽여라...

-다리까지도 떨어지면은 굴러가서 이빨로 적을 물어뜯어 죽여라!

-다리까지도 떨어지면은 굴러가서 이빨로 적을 물어뜯어 죽여라...

-이상이다! 어이 문대장!

-예

-이 전진훈을 앞으로 사병들과 같이 수시로 봉독해라!

-예!

-그리고 이 전진훈을 모두 암송하도록! 한 귀절도 빼놓지 말고 외우게 해라!

-예 알았습니다.

-해산!

-뜨아!

-음...

-잠시후 선임 대대장 가토는 차모속에 각 대대장을 불렀다.

-에 다름이 아니라 각하께서 어떻게 우리가 최후를 장식하느냐, 최후를 맞이했을 때 어떻게 하느냐, 그것을 제군들과 같이 미리 생각해 두라고 했소.

-그럼 언제로 결정합니까?

-글쎄 되도록 빠른것이 좋겠는데. 우리는 이미 3개월 동안이나 이 진지를 사수하지 않았소? 그러니까 우리 면목은 섰단 말이요. 부나를 지키고 있던 우군은 우리보다 한발짝 앞서 없앴으니까. 우리가 이제 한다고 해도 나무랄 사람은 없을거요. 제국육군으로서 우리 면목은 섰단 말이요, 그러니까 하..방법이 문젠데 그냥 적진에 과감하게 돌입해서 전원 옥쇄하느냐, 그렇지 않으면은 적이 올때까지 이 호속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한놈이라도 더 찔러 죽이고 같이 죽느냐. 하..그 방법인데....

-돌격을 감행하면 적과 육박전을 벌리기도 전에 총기관 총서사를 당하지 않겠소? 그러니까 호 속에 대기하고 있다가 전차가 오면 전차 보병이 오면 보병 같이 찌르는 거요. 이 지경에 이르러 서두를 필요는 없을테니까

-내 생각에는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까 더욱 서둘러야 할 줄 아는데? 적이 올때까지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그 동안의 환자들과 부상자들이 더 많이 죽어 갈거요. 그러니까 그 환자들과 부상자들이 조금이라도 움직일수 있는 동안에 그들도 같이 돌격을 감행한다는 말이요.

-라바울 제 8군 사령부 키루와 진지. 전사자가 속출하고 이 이상 지탱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음. 앉아서 하사를 기다리기 보다는 과감하게 적진에 돌입, 전원 산하할 계획임. 그 시기는 ..16일 17시로 정함. 이상. 뉴기니아부대 사령관 육군 소장 오다 켄사쿠.

-이튿날 저녁.

-차렷!

-대대장! ...

-네!

-전원 집합 했는가!

-아닙니다. 환자들과 부상자들은 차모 속에 남겨뒀습니다.

-쪼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환자들은 대열에 참가 시켜라!

-네! 차모속에 남은 것은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중환자들 입니다.

-음! 아 이제 와서 부대장으로서 새삼 할말은 없다. 각 부대별로 적진을 향해 출발! 본..위치는 최후의 부대와 같이 있는다!

-네!

-각하 정부 명령입니다.

-아! 아니..이제와서 철퇴라니 무슨소리야! 무슨 재주로 철퇴한단 말인가!

-아니, 각하!

-금..시간 까지 철퇴하라는 명령이야! 이중 삼중으로 포위..이제와서!

-그날 밤 21시 정글엔 모진 스콜이 퍼붓고 비바람이 휘몰아 쳤다. 차모속을 기어나온 일본군은 일렬로 서서 비오는 정글을 헤치고 들어갔다. 제 8군 사령관 명령으로 기루와 진지를 철수하는 것이다. 그 대열 속에 부대장 오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튿날 아침 아이켈 버거장군은 호주군 연대 제 7 중대장과 탐색 군대장을 불렀다.

-어떻게 된 일인가, 중대장?

-면목 없습니다 각하.

-천여명이나 포위망을 뚫고 나가도록 몰랐다니, 말이 돼나?

-죄송합니다.

-그래 일본군이 철수한 걸 알게 된것은 언제지?

-오늘 새벽입니다.

-캬라고 군조..얘기 해봐.

-네!

-오늘 새벽 탐색대를 지휘하고 일본군 진지까지 절..했다가 알았습니다.

-그래? 일본군 진지엔 아무도 없었는가?

-네 아니, 소장 한명이 있었습니다. 소장 한명이 비틀거리고 나왔습니다.

-소장이라는걸 어떻게 알았나?

-계급장을 떼 왔습니다.

-그럼 죽었단 말이군?

-네 비틀거리고 나와서 그냥 어푸러져 절명했습니다.

-음 그럼 중대장!

-네

-일본군은 어떻게 탈출했는가?

-네 엇저녁 스콜이 몹시 퍼부을 땐데 우리 중대진지 사이를 빠져 나간것 같습니다.

-보초를 안 세웠던게군!

-네 죄송스런 말씀입니다만 그 자리는 사병들이 보초를 서기 싫어하는 데 입니다.

-싫어하다니 무슨 소리지?

-그 일대는 일본군 시체가 쌓여있습니다. 일본군이 시체를 거기에 마구 버렸기 때문에 냄새가 어떻게 지독한지 가까이 갈 수가 없습니다.

-하하하하 일본군 시체가 일본군 탈출을 도운 샘이군. 하하하하

(입력일 : 200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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