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루 작전. 미국군은 남태평양 일대의 솔로몬 군도와 뉴기니아 작전을 망루 작전이라 불렀다. 누각에서 바라보는 작전이라는 뜻이다. 둥근 지구의 남방구. 콰달카날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북쪽을 향해 쳐다보면 솔로몬 군도 여러섬을 뛰어넘어 뉴기니아 남향군도 필리핀. 그리고 아득히 멀리 최후의 목적지 일본 본토가 보였다. 이 망루작전은 구라파전선의 횟불작전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었다. 구라파 전선에서는 연합군이 북아프리카 일대를 소탕하고 이탈리아에 진격하는 작전을 횟불 작전이라 불렀던 것이다. 뉴기니아 공략전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지만 시일이 지남에 따라 그것이 태평양 전쟁에서 차지하는 엄청난 비중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 맥아더 장군은 남태평양 작전이 말할 수 없이 규모가 크고 넓으며 거리가 멀다는데 일찍부터 착안했다. 장군은 기회 있을때마다 ...망..들에게 남태평양 전쟁의 넓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주기위해 노력했다. 망료들의 작전회의에 참석할때는 으례 장군은 그 유명한 군모를 약간 비스듬히 쓰고 파이프를 피며 나타났다.
-자네도 남태평양 작전이 얼마나 규모가 큰지 알겠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필리핀까지 거리가 몇 마일인가, 저 필리핀에서 일본 오키나와 까지 몇 마일이라는 그런 숫자상 지식만 가지고서야 안돼. 실감으로 느껴야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단 말이야. 자 이게 우리 아메리카 본토 지도인데 이 지도를 남태평양 지도 위에 겹쳐 보라고. 자, 어떤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필리핀에 이르는 거리는? 거의 우리 아메리카 본토 면적과 맞먹는단 말이야. 라바울에서 필리핀에 이르는 거리는 우리 아메리카 동쪽 해안 뉴올리언스에서 서쪽해안 센프란시스코에 이르는 거리와 비슷한데 뉴욕에서 센프란시스코까지 기차로 달리는 ...우리 아메리카 그 넓은 대륙을 며칠이나 달려야 하겠는가. 얼마나 넓고 규모가 크다는것을 알수 있지. 또 우리 사령부에서 필리핀까지의 거리를 생각해 보라구. 그것은 마치 남부해안 마야 위에 작전 사령부를 두고 북쪽 캐나다에 있는 전선을 지휘하는 샘이 되네. 그럼 보급은 어떻게 되는가? 우리 아메리카 본토에서 이 남태평양 지역까지 오는 보급 말이야. 놀라지 않을 수 없겠지.
-거리와 규모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파악 그리고 정확한 지리적 조건에 대한 지식. 이것이 맥아더 전략의 진수이고 또 기초가 되는 것이었다. 맥아더 장군이 뉴기니아 작전에 앞서 뉴기니아 지리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는가. 좀 장황하지만 맥아더 사령 기록에서 그것을 인용해 보자.
-뉴기니아는 지형으로 보아 정복하기 어려운 곳이다. 높이 솟은 산악과 아찔하게 깊은 낭떠러지에 골..그런 대산맥이 정 중앙을 동서로 달리고 있다. 거대한 섬. 거의 전부가 대낮에도 햇빛을 볼 수 없는 무성한 정글로 덮여 있다. 야자수와 망그로프가 자욱히 들어서고 악취가 코를 찌르는 늪지대가 있다. 제멋대로 구부러지고 미끈미끈한 나무뿌리. 시궁창 처럼 더러운 물. 토인들만 다니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정글의 좁은 길. 쿠나이쳐라는 열대 특유의 풀이 우거진 초원지대. 쿠나이쳐는 사람이 키를 훨씬 넘어 약 2미터나 자라있었다. 해안선 일대는 또 위험한 암초로 덮여있었다. 그 암초는 거의 해도상에도 기재돼 있지 않았다. 이와 같은 지리적 조건은 군행동과 작전을 지극히 곤란하게 했다. 기후와 위생적 조건이 나쁘다는 것도 지리적 조건에 못지 않았다. 적도 치카. 얼마나 뜨거운가 하는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거기다가 무섭게 습도가 높았다. 쉴새없이 폭포수 같은 스콜이 쏟아졌다. 위생조건이 나쁘다는것은 지구상에서도 최상급에 속할 것이다.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하지만 그래도 말라리아로 희생되는 장병들이 많았다. 말라리아뿐 아니라 흡수 병이라는 치명적인 것을 비롯해서 세균성 설사가 만연했다. 열대성 궤양이라고 해서 조금만 상채기가 나도 헐고 몇달 씩 낫지 않았다. 이 밖에 모기 파리 거머리 심지어 벼룩이 까지 있었다.
-한편 일본군은 어떤가. 뉴기니아 지리에 대해 일본군은 얼마나 알고 있었는가. 해군 정보부 제 3부 제 8과. 제 8과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기니아 정보 담당과 이다. 어느날 8과 정보 참모가 작전실에 뛰어 왔다.
-어이! 어이 큰일이다! 뉴기니아 지도 뉴기니아 지도가 없나?
-왜 그러십니까? 뉴기니아 지도라고 없는데요?
-하..야단 났군.
-뉴기니아에 상륙한다는데 중앙산악 지대를 넘어 가야 한다는 거야.
-아니? 그러델 걸어서 넘어갑니까?
-그래!
-해군인가요?
-아니. 육군이야. 육군이 그 스테인레스 산맥을 넘어서 포트몰에스비를 공격한다는 거야.
-야단 났군요. 그 정글에는 식인종 까지 나온다는데 어떻게 갑니까? 못갈겁니다.
-뭐! ...니다. 가고 못 가고를 따질땐가 벌써 가기로 결정했단 말이야. 지도가 없으면 어서 만들게. 뉴기니아 지도를! 백과 사전을 찾아보던지 무슨 여행기 같은거라도 뒤져보던지!
-그거 참 없는 지도를 어떻게 만듭니까?
-일본군은 남방 작전을 개시하기 전에 남방 여러 지역에 지리 풍속 기후등을 조사 하는데 태만했다. 육군 나카노 학교라는 정보원 양성소에서 정보원 한 사람 양성하는데 그 당시 금액으로 만원 가까운 돈을 쓰면서도 수집한 정보는 겨우 진주만이나 말레이 반도 싱가폴 정도에 그쳤다. 그리고 그 정보원이나 헌병들은 해외 정보를 수집하는 대신 국내 일본 국민들에게 소시리 시퍼런 눈을 번떡였다.
-이놈아! 이 시국을 뭘로 아느냔 말이야! 어! 니놈은 비국민이다 비국민!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틀림없이 니놈은 ...놈이야! 틀림없이. 이리와! 헌병대에 가서 조사해 봐야겠다.
-말하자면은 이런 식이였다. 일본에 지식인들은 소름이 끼치도록 떨고만 있었다. 미국군 제 32사단과 41사단이 오스트레일리아에 파견돼 진주했다. 맥아더 장군은 손수 뉴기니아 작전에 훈련을 시켰다. 일선 지휘관은 맥아더 장군이 가장 신임하는 아이켈 버거 중장을 임명했다. 훈련을 마친 2개 사단은 바다와 공수 작전으로 뉴기니아에 투입 돼었다. 오스트레일리아군도 같이 투입 돼었다. 맥아더 사령부도 뉴기니아의 포트몰리스비에 전진했다. 포트몰리스비는 뉴기니아 동부 흡사 거북이 목처럼 달룩하게 뻐친 반도 남쪽 해안에 있다. 포트몰레스비에서 험준한 스텐리 산을 넘으면 북쪽 해안 일본군이 점령한 부나가 있다. 맥아더 사령부는 포트몰레스비 바다가 보이는 해안 옛날 식민지 행정부가 쓰던 방가로 같은 건물이였다. 마루바닥을 단단한 목재로 깔고 넓은 베란다가 있고 처마 끝에는 열대 식물 부겐빌리아가 푸른 넝쿨을 드리우고 있었다. 얼마 안가서 미국 본국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맥아더 장군이 포트몰레스비에서 무척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였다. 그러나 좋지 못한 소문이란 어디에나 있는 법. 그것은 터무니 없는 루머였다. 그 방가로 라는것이 미국해안 지대에 가면 어디서나 볼수 있는 흔한 것이였다. 다만 한가지 그 건물에는 훌륭한 도서실이 있었다. 그전에 살던집 주인의 높은 교양을 말해주는 것이였다. 맥아더 장군은 그 바쁜 작전 중에도 이따금 짬을 내서 그 파이프를 피며 도서실에 나타났다. 책 선반에는 에밀졸라나 도스트에프스키를 비롯해서 잎센 버너드쇼 같은 문학 서적과 인류학 역사학 그리고 남방 토인들의 전설 풍속같은 것을 적은 서적들이 그득하게 꽃혀 있었다. 맥아더 장군은 인류학이나 원주민들에 대한 과학적 보고서 같은 책을 즐겨 읽었다. 간혹 문학 서적을 읽을때도 있었다. 그리고 곧잘 휘하 참모들에게 논을 했다. 그럴때면 장군도 무척 즐거운 듯 했다.
-윌로빈? 자네 이곳 토인들의 결혼식을 어떻게 올리는지 알겠나?
-모릅니다. 장군님.
-음 정보 책임자가 그걸 모르고 어떡하지? 음? 흠흠 먼저 신랑 신부가 강물 속에 나란히 앉는단 말이야 아주 벗고서 말이네.
-네
-강물은 토인들 풍속으로 아주 신성한 것이거든?
-아하하 네.
-그런데 말이야 중매라고 할까 주례라고 할까. 어떻든 그런 사람이 그 신랑 신부 ..에게 가서 야자열매 껍질로 신랑신부 등에 물을 끼얹는거야?
-오호 무슨 세례 같은 것인가요?
-그렇다고 할수 있겠지.
-그 다음엔 신방을 차릴 참인데
-네
-밑엔 사다리가 있고 위엔 건물이 있어.
-네
-그 사다리 밑에 살아있는 돼지를 묶어 놓는 거야.
-오
-그 돼지 배를 신부가 발로 꼭 3번만 걷어 찬다는 거야. 하하하
-하하하 난폭한 친구인데요?
-귀여운 신부 아가씨가 돼지 배때기를 걷어 차는것을 상상해 보게. 어?
-하하하
-돼지가 비명을 높이 지르면 지를수록 그 신랑 신부는 행복하다나? 어때, 자네 토인 여성한테 한번 장가 가보겠나?
-하하하
-하하하하하
(입력일 : 2008.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