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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92회 -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제92회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1968.02.20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정장 시간입니다. 0시 40분 ..과 같습니다.

-알았다. 곧 부상한다.

-부상준비! 부상준비!

-부상하라! 부상하라!

-깊은 밤 다사파롱가 앞바다. 일본군 잠수함. 조그마한 잠만경이 해면에 떴다.

-틀림없나?

-네

-해안 산 그림자가 보이고 있습니다.

-음..

-나이트시로! 나이트시로!

-잠만경에 장치한 조그마한 푸른 전등이 켜졌다 꺼졌다. 이윽고 해안선 정글속에서 같은 후렛신호가 왔다.

-신호가 왔습니다.

-어 곧 이함시킨다.

-드럼통 이함 드럼통 이함 드럼통 이함.

-잠수함 상갑판 네트속에 있던 드럼통들이 서서히 풀려져 해상에 떠오른다. 잠수함 내부에서 핸들을 돌리면 네트를 고정시켰던 나사가 풀려 저절로 떨어지게 만든 장치이다.

-자마 자마 자마.

-어이 여기다 여기다...여기야.

-여기..자 가자.

-배안에 대기 하고 있던 일본군들이 헤엄을 쳐와서 네트를 끌고 간다. 네트에 쌓인 드럼통 속에는 쌀과 의약품이 들어있었다. 실패없이 모두 양육해도 콰달카날 전체 수용량에는 어림도 없는 양이다. 일본군은 이 밤중의 수송을 심야택시라고 불렀다. 밤마다 정기적으로 떠나는 택시라는 뜻이다. 한편 미국군은 이 심야택시를 도쿄엑스프레스라고 불렀다. 즉 도쿄식 급행열차라는 말이다. 마침내 미국군 남태평양부대 사령관 윌리엄 하루제 제독은 킹 케이드 제독에게 새로운 지식을 내렸다.

-킹 케이드 자네가 앞으로 할 임무는 도쿄급행열차를 탈선 시키는 일이야. 알겠나?

-후후후후 하하하하하

-도쿄급행열차를 탈선시켜야 해. 레일을 집어넣던지 급행을 직접공격하던지, 그건 자네 마음대로 해.

-하하하하하

-알았습니다 . 사령관.

-자넨 앞으로 당분간 수상함대를 지휘해 주게. 도쿄급행을 탈선시키기 위해서 말이네.

-아니, 엔터프라이즈는 어떡하구요?

-괜찮아, 쉬게 해두지. 야마모토가 앞으로 당분간은 기동 부대라던가 전함같은 것을 못보낼거야. 그러니까 엔터프라이즈는 충분히 쉬게 하고 구축함이나 어뢰척으로 말이네. 도쿄급행을 탈선 시키는 거야.

-알았습니다.

-구체적인 작전을 짜보게. 내 생각 같아서도 아군함대를 노출시키지 않는것이 유리할것 같네.적 ..밖에 위치한단 말이네. 적과의 거리는 언제나 1만미터 이상 유지하도록!

-알았습니다. 곧 착수 하겠습니다 사령관.

-킹 케이드 제독이 실시한 작전은 적절하고 강력한 것이었다. 도쿄급행의 종창역 다사파롱가나 타이보 앞바다 섬에 순향함 구축함 어뢰정등을 배치시켰다. 도쿄급행 시발점 쇼드렌드나 부겐빌 섬 부인만해도 같은 함정을 배치시켰다. 그리고 야간에는 수상탐색기를 띄우고 필요할 땐 조강탄을 이용했다. 조강탄이란 밤의 비행기에서 떨어트리는 조명탄이다. 도쿄급행을 발견했을 때는 먼 거리에서 정확한 레이더 사격을 가했다. 이 때문에 도쿄급행은 큰 피해를 입었다. 탈선까지는 시키지 못했지만 사흘이나 나흘만에 겨우 한번 씩 가는 도쿄급행이 되고 만것이다.

-1942년 11월 22일. 새로 제 8방명군 사령관에 임명된 이마무라 히토시 중장이 라바울에 도착했다. 하쿠다케 중장의 제 17군과 아다치 하다지오 중장의 제 18군이 제 8방명군 산하에 예속됐다.

-차렷!

-에...대명을 받들어 차후 본관이 제 8방명군을 통솔한다. 솔로몬 군도 및 뉴기니아 방면 작전 중 예하장병제휘는 작전개시 이래 장기간 동안 적기의 집요한 도양아래 영천기아를 참으며 천극의 고난을 뛰어넘어어 분전고투! 미국군과 호주군 반공의 예공을 분쇄하고 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데 대해 본관은 만강의 경의와 사례를 표하는 바이다. 아울러 적탄에 쓰러지고 줄임과 질병으로 전몰한 장병 제 2의 영령에 대해 충심으로 애도의 뜻을 바치는 바이다 . ...! ..에 황폐를 한 대도와 전쟁의 승패는 모름직이 제관들의 양 어깨에 걸쳐져 있으며 본관은 장병 제2 와 더불어 단호히 만난을 극복하고 적을 격파하려는 것이다. 장병 제휘는 군의 중책을 다시금 명심하고 분골쇄신. 임무에 충실할 것이며 아울러 폐하의 심금을 편안케 해 드릴것을 기약. 이상 육군중장 이마무라 히토시.

-차렷!

-제 17군 사령관 하쿠다케 중장이 라바울에 돌아왔다. 콰달카나루이 참상이 그대로 이마무라에게 보고 되었다. 더욱이 콰달카나루에서 잠수함으로 후송돼 오는 사병들을 사열하고서는 강직한 이마무라도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일어설 수도 없었고 입을 열어 말할 기운 조차 없었다. 뼈와 살만 남았다고 하지만 그들은 뼈와 살 사이에 이미 죽음의 검푸른 부황이 짙게 베여 있었다.

-이게 어찌된 일이오.. 하쿠다케 장군. 응? 이럴수가 있소? 저 사병들이 우리 대일본제국 육군이란 말이요.

-할말이 없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장군.

-저한테 무슨 의견의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각하께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내가 도쿄에 들렸을때 스기야마 총장께서 병력을 더 투입해 주겠다고 했소. 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정예 제 24단을 이리 돌리고 또 중국전선에서 제 41사단을, 쿠마모토에서 제 6사단을. 스기야마 총장께서도 오는 심정이면 틀림없이 콰다루카나루를 점령할테니까 전승 축하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해 두시겠다고 하시더만.

-이제 병력을 더 투입했다고 해서 전세를 만회 할수 있겠습니까? 이미 때는 늦은것 같습니다. 벌써 네 자리나 투입하지 않았습니까? 처음 잇치기 연대가 올라가서 전멸을 하고 다음엔 가와구치 여단, 다음엔 또 제 2사단 그리고 이번 제 38사단. 이런식으로 무모한 병력투입을 했습니다. 결국 지금에 와서 보면 전술상의 오류를 완전히 범하고 만 셈입니다. 대본영에서 너무나 현지 실정을 몰랐다는 증거요.

-적은 병력을 무모하게 찔끔 찔끔 투입했다는 사실. 전술학의 초보적 미스였던 것이다. 일본군은 콰달카날 전투에서 이런식으로 초보적인 상실을 범하고 말았다. 이 사실은 미국군의 엔더슨 소장도 증언했다.

-일본이 제 2차 공격을 할때 제 3차 공격병력을 같이 투입했더라면 우리 아메리카군은 패배하고 말았을 것이다. 제 2차 공격에서 우리는 일본군의 콰달카날 필사 탈환의 의도를 알고 지체 없이 병력을 증강했다. 그래서 겨우 방어 할수 있었던 것이다.

-각하, 오오마에 대좌께서 오셨습니다.

-오오마에 대좌?

-네 연합함대참모 오오마에 대좌 말씀입니다.

-음 알았어. 들어오라고 해.

-하!

-연합함대참모 오오마에 토시치 대좌. 아마 기억력이 좋으신 분은 아직도 아실 것입니다. 이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기 훨씬 전 미국의 정보부가 일본의 암호기 ..비밀을 캐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때 곳은 미국 아이오아주 다벤포드. 그 당시 대위였던 오오마에는 아름다운 아가씨와의 하룻밤 풋사랑 때문에 그 소중한 매직의 비밀을 뺏기고 만 낭만적인 경력의 소유자 입니다.

-우리장군께서 각하를 뵈고 오라고 해서 제가 이렇게 왔습니다.

-어, 고맙네.

-에 우리장군께선 이제 콰달카나루 전투가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남동함대장관인 구사카 제독께서도 같은 의견이십니다.

-야마모토 각하께서 몹시 걱정하고 계시던가?

-하...그렇습니다. 각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우리장군께서는 이제 콰달카나루 공략 작전은 중지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에 포기 한단 말씀입니다. 그래서 저더러 각하의 의향을 한번 묻고 오라고 했습니다.

-오 고맙네. 특히 해군에서 물심양면으로 협력해 줬는데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해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네. 야마모토 각하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감사한다고 전해주게.

-네

-그리고 뜻은 감사하오나 이 이마무라는 콰다루카나루를 탈환하라는 대명을 받들고 온 몸이네. 콰다루카나루 탈환을 맹세하고 온 몸이란 말이네. 그런 내가 라바울에 부임하자 마자 카다루 카나루 철수를 논할수 있겠는가? 군 사령관으로써 그럴수가 있겠는가? 음..이 뜻을 야마모토 각하가 충분히 양찰하시도록 전해주게. 알겠나?

-네 알았습니다. 각하.

-트록섬에 돌아간 오오마에는 연합함대 사령장관 이소로쿠에게 그대로 보고했다.

-음...이마무라 장군 의견이 그렇다면 나 혼자서 나쁜놈이 돼지. 나 혼자 비겁한 놈이 됀단 말이야. 이 지경에 이르러서까지 체면만 생각하다가는 콰달카나루..장병들이 어찌돼겠나!

-대본영 해군군령부 나가노군령부 총장각하. 본관이 제반 전황을 짐작컨데 이제 콰다루 카날 공략은 포기하지 않을 수 없는것으로 사려함. 카다루카날에서 철수를 감행할 도리 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음. 선체를 요망함. 이상. 연합함대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입력일 : 200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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