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부대 사령부. 남태평양부대 사령부. 여기는 다사파롱가 감시소. 다사파롱가 전면 해상 일본군 대선단 발견. 선단은 다사파롱가 에 접근 중 대형 수송선 7천톤 내지 일만톤급 수송선 10여척 다사파롱가 에 접근 중. AIB 다사파롱가 감시소. 라져.
-38사단 주력부대를 실은 선단이다. AIB 쇼드렌드 감시소에서 이틀 전 보고한 선단이 마침내 콰달카날 다사파롱가 앞바다에 접근한 것이다. 미국군 남태평양부대 사령관 하루제 제독은 또 지체없이 함공모함 엔터프라이즈와 콰달카날 핸더슨 기지에 출격 명령을 내렸다 . 수십대의 폭격기와 전투기의 출격. 지난번 일본군 제 2사단 상륙 때와 다름없었다. 위치도 바로 그 다사파롱가 앞바다 이다. 다만 조금 다른것이 있다면 미국의 편대기 이다. 새로 하늘의 요새 미 17사발 폭격기가 그 늠름한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공격이 끝났다. 한 2, 30분 걸렸을까. 하늘에 치솟아 오르는 연기 불길 차례차례로 물속에 사라지는수송선 시나카와마루 사도마루를 비롯해서 대영수송선이 7척이나 격침되고 말았다. 참으로 눈 깜짝할 새에 일이다, 1차 공격에서 간신히 격침을 면한 기도카와마루 네 척은 용감하게 다사파롱가 해안에 돌진했다. 한참 양육작업을 하고 있을때 일단 물러갔던 미군기 편대 제 2진이 또 쇄도해 왔다. 전번 2사단이 상륙하고 양육작업을 하고 있을때와 마찬가지이다.
-하늘에 포격 바다에 사격 해안포 포격 소위탄 투하 타오르는 쌀가마 자폭하는 탄환.
-콰달카날 일본 제 17군 사령부.
-각하 뵈올 면목이 없습니다.
-음...뭐 어디 사노사단장 혼자 힘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이오? 참담하군. 그래 병력은?
-다행이 구축함을 탔던 병력은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그 열 한척이 나 되는 수송선의 풍성했던 병력은 모두 잃었습니다. 서둘러 각하한테 달려오느라고 정확한 병력파악도 제대로 못했습니다만 그런데로 만 여명은 남은 셈입니다.
-만 여명 남으면 뭘 하겠소? 식량이 하루 이틀 분 밖에 없다면 굶주린 이 섬에 또 만 여명 새 식구가 늘어났다는거 밖엔
-얘기는 듣고 왔습니다만 여기 식량보급이 이 처럼 극도에 달해있을 줄은 미쳐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그 얘긴데, 사노사단장도 오는 길에 봤겠지만 여기 있던 사병들은 참 목불..이오. 그러니 이번 38사단 사병들을 되도록 그들에게 접급시키지 마시오. 여기 있던 사병들께 말이오. 그 참담한 꼴을 본다면 당장 싸울 의욕이 꺽어지고 말지 않겠소?
-접근 시키지 않을 도리가 있습니까? 모두 얼굴은 퉁퉁 부어가지고 우르르 몰려와서 먹을 걸 달라고 구걸하는 판인데 음 그래 공격은 어떡하겠소? 사단장. 애초 작전계획은 12월 초로 잡았는데
-음..저희 38사단 단독으로 라도 공격을 개시하게 해 주십시오. 사령관. 식량이 다음..하루 이틀 분이라고 있는 동안에 말씀입니다.
-내 생각에도 그 도리 밖에 없을거 같애. 12월 초까지 기다린다면 38사단도 총 한방 쏴보지 못하고 여기 있던 사병들 처럼 굶주리고 병들어 버릴게 아니겠어?
-그렇습니다.
-더욱이 시를 끌면 끌수록 점점 더 불리해 져요. 적과 병력차가 심해진단 말이오. 적 병력은 눈에 보일듯이 늘어나고 있소. 지난 9월달에 가와구치 여단이 처음 상륙했을때 보고를 보면 아군진지 출격에 오는 적 비행병력이 하루에 3대에서 5대.그러던 것이 두달이 지난 지금 하루에 70기에서 90기나 떼를 지어 몰려온단 말이오.
-오...
-아 그렇소. 숫자로 보면 적 항공병력은 두 달 동안에 30배로 늘어났다는 계산이오. 그리고 적 비행장 시설도 이만저만 는게 아니오. 매일 탐색기를 띄우고 탐색병들을 침투시키고 있는데 적 룽가 비행장에 활주로만도 3개나 늘어나고 그중 하나는 길이가 이천 여 미터도 넘는다는 군. 그 하늘에 요새라던가 B17 이라던가 하는 사발기를 뛰우는 활주로 말이오.
-1942년 11월 18일. 일본군은 또 헨더슨 비행기장을 향해 총 공격을 개시했다 . 사노중장의 제 38사단과 굶주리고 병든 2사단의 패잔병들이다.
-12월 초에나 상륙하는 증원부대를 기다릴 수는 없었던 것이다. 식량이 하루 이틀 분이라도 있는 동안에 조금이라도 기운이 남아 있는 동안에 공격을 개시한 것이다. 그러나 긴 얘기는 필요 없다. 지난번 2사단 공격때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첫날엔 미국군 진지 일각을 돌파했다. 이튿날엔 그 이상 한 발짝도 앞설 수가 없었다. 사흘째 되는 날
-전원 후퇴하라! 전원 후퇴하라! 살아있는 사병들은 후퇴하라! 살아있는 사병들은 후퇴하라! 살아있는 사병들은 후퇴하라!
-그날부터 38사단도 정글 속 굶주린 병자가 되고 말았다. 정글 속 그 어둡고 습기찬 그늘. 굶주리고 병들고 유령처럼 흐느적거리며 방황하는 인간들. 3만에 가까운 인간의 무리. 엎드려 신음하는 인간의 무리. 이 참극을 막을 자 일본에는 없었다. 정녕 일본에는 없었던 것이다.
-약 1년 전 맥아더 장군.
-하하하 이봐, 알 우미유카바..알겠나?
-우미유카바? 그게 무슨 소린가?
-흠흠 표현이 좀 서툴내만...
-바다로 가면 물속에 잠든 시체. 산으로 가면 풀섶에 파묻힌 시체. 폐하의 그늘에 죽는 이몸. 뒤를 돌아볼 소냐. 하하하
-폐하의 그늘이라고? 제드의 얘긴가?
-그렇다네.바로 일본 노래라네.일본 군가라네.....에서 우리 참모들이 녹음해 뒀던건데 그 가사를 번역했다네.테프가 있는데 들어보겠남?
-아, 뭐 들을것 까지야.얘기나 계속하게.
-허허허 난 요즘 이따금 이 가사를 꺼내보곤 하는데 이 첫째줄 바다에 가면은 그저 바다에 간다는것이 아니라 바다멀리 사해바다라던가 그런 뜻이네.
-음
-두째줄 산으로 가면도 먼 산 끝없는 뜰, 황야 그런 뜻이네.
-하...오
-셋째줄은 황제를 위해 죽는다는 말이지?
-음
-끝에 돌아다보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도 후회 안는다 기쁘게 죽는다... 한마디로 천황숭배사상 이지만 이 노래엔 그 이상의 시사가 있다네.
-시사?
-뭐 시사라던가? 상징 말이네. 일본인들에 대한 기질이나 성격에
-하..하
-일본인들이 완고하고 융통성이 없는 기질 말이야. 일본인들은 한 번 마음먹으면 절대로 변..안한단 말이야. 주먹을 한 번 쥐면 끝까지 쥐고 피지 않는단 말이거든. 이것이 일본군의 전략을 경화시키고 있네. 융통성 없게.
-하하하 우리 아메리카와 일본의 전쟁은 거리의 전쟁이 되겠네.
-거리?
-그래. 일본군은 이 서남태평양 전역에도 병력을 전개하고 있지만 거리가 너무 멀단 말이야. 전선이 지나치게 늘어서 탄력성을 잃을 것이네. 보급이 안되고. 그래 일본군은 우미유카바대로 먼 바다에도 시체를 남기고 먼 산에도 시체를 남기고 또 아메리카군이 일본군 뒤를 돌아봐도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을 걸세.
-하하하하하
-하하하 명언이야. 명언. ....
-성안과 뛰어난 통찰력의 장군 맥아더는 이미 일 년 전에 이 콰달카날 전투를 예언했다. 그것도 일본인들이 즐겨부르는 우미유카바로. 콰달카나루에 대한 일본군의 그칠줄 모르는 망집. 두 번 세 번 네 번씩이나 전멸을 당하다시피 하면서도 작전을 변경하지 않는 그 완고 융통성 없는 경화된 작전. 그리고 너무 전선이 늘어져서 탄력성을 잃고 보급이 끊어진 이 참극. 콰달카날 전투가 곧 그 아집에 부각이었던 것이다.
(입력일 : 2008.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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