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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
제81회 -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제81회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1968.02.06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1942년 10월 4일 밤. 26척의 일본군 구축함이 솔로몬 군도의 그 수많은 섬사이를 누비면서 서서히 남진하고 있었다. 칠흙같은 밤의 바다. 철저한 등화간제의 엄명을 받은 이 함대는 불빛이라곤 담뱃불 조차 엄금돼 있었다. 하룻밤은 무사히 지나갔다.

-카달카나루 핸더슨 항공기기 카달카나루 핸더슨 항공기기 메랄 라베라섬 남방 해상 일본군 구축함 10여척 발견. 함대는 남진용 속력 20루트. 현지 상공에 일본군 전투기 볼수 없음. 함대는 카달카나루 향하는것이 예상됨 이상. AIB 메랄 라베라섬 감시소.

-AIB맥아더 사령부의 연합군 정보국의 약칭이다. 이미 소개한 바와 같이 맥아더 사령관 솔로몬 군도 일대와 호주 북방지역에 AIB감시초소를 배치 하고 있었다. 그리고 메랄 라베라섬은 라바울에서 카달 카나루에 이르는 사이 그 수많은 솔로몬 군도 중에 한 섬 이름이다. 핸더슨 항공기지는 카달카나루에 미국군 비행기장 이름이다. 일본군이 룽가 비행장이라 부르던것을 미국군이 점령한 후 부터는 핸더슨 기지라고 불렸던 것이다. 약 한 시간뒤 미국 공군기 편대가 하늘을 제압하듯 날아왔다.

-적기발견! 적기발견! 고도 3000 방향 1300 폭격기 편대 함대에 접근중! 적기발견! 적기발견! 고도 3000 방향 1300 폭격기 편대 함대에 접근중!

-전원! 전투준비! 전원! 전투준비! 각 부대별로 사격 개시! 각 부대별로 사격 개시! 쏜쌀같이 내리 백히는 미국 전투기들. 미칠듯 폭탄을 피하는 일본 구축함들. 하늘로 치솟는 물기둥. 구축함 함내. 2사단 사병들은 바닥에 엎드려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각하! 각하! 빨리 이걸 목에 걸치십시오! 구명동의 입니다! 이 철모도 쓰시고 급합니다!

-아, 알았어. 알았다니까! 하하하하 사생은 운명이고 위천이라. 죽고 사는것은 오직 하늘에 맡긴 심경이라. 하하하하

-각하, 각하! 이 구명동의 만이라도 목에 걸쳐주십시오!

-아 알았다니까!

-사단장 마루야마 중장은 철모에 구명동의를 목에 걸고 엎드린 사병들을 ..며 유유히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손이 떨리는것을 감출수는 없었다. 사단장이 사병들과 같이 엎드려 있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하하하하 물러갔군, 물러갔어. 부관. 피해는 어느정도인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별로 큰 피해는 없는 모양입니다. 직격탄을 맞은 몇 척 구축함이 사상자를 낸 모양입니다만 침몰한 함정은 하나도 없습니다.

-음. 하하하하 아메리카 조종사들 기술이 대단치는 않은 모양이군. 어? 하하하하하

-이틀 후 10월 6일. 사단장 마루야마 중장 이하 2사단 선발부대는 여러차례 미군기의 습격을 받으면서도 큰 피해 없이 카달카나루에 상륙했다. 그 이튿날 10월 7일 밤. 제 17군 사령부가 역시 여러 척의 구축함으로 라바울을 떠나 일로 카달카나루로 향했다. 17군 사령관 하쿠다케 중장이 전 참모들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17군 참모장 미야자키 슈이치 소장은 보이지 않았다. 일대의 결전을 앞두고 전군의 두되라고 할수있는 참모장이 참가하지 않았다는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17군 사령부가 떠나기 하루 전날이다. 라바울 17군 참모실에서는 젊은 참모들이 구수회의를 열고 있었다.

-전혀 모르고 있어. 본국에서 새로 부임해 왔으니까 그렇기도 하겠지만은 카다루카나루의 실정을 전혀 모르고 있단 말이야.

-낡았어! 이젠 감각이 낡았단 말이야! 그 양반이 아직도 육대에서 전수를 가르치는 그 기분이야.

-하하하하 처음 부임해 오던날 뭐라고 했는지 아는가? 우리가 지도를 펴놓고 한참 작전을 짜고 있는데 ‘오 꼭 사령부 연습 같군’.

-하하하하

-하하하하

-카다루카나루를 무슨 사령부의 연습이나 전술교육처럼 생각하고 있단 말이야.

-헤...츠지참모. 무슨 방법이 없겠나?

-두고가지 뭐.

-남아있으란 말이지?

-그럼. 카다루카나루는 육군대학 강의실이 아니란 말이야. 참모 쓰지 중장은 곧 사령관실에 갔다.

-사령관 한 가지 말씀드릴 일이 있습니다.

-뭔가? 쓰지군.

-에 사령관께서 직접 카다루카나루에 가시니까 그대신 누구 한 사람은 여기 남아야 할게 아닙니까?

-어 그렇지.

-누가 남습니까? 저희들 생각같아서는 미야자키 장군께서 남는것이 어떨까 하는데요.

-참모장이?

-그렇습니다.

-아니, 일대 결전을 겨냥하는 마당에 군 참모장이 참가하지 않을 수야 있겠나?

-카다루카나루의 결전도 중요하지만은 여기 남아서 앞으로 군 주격부대 수송이라던가 해군과의 교섭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수송이라면 수송담당 참모가 한 사람 남으면 될텐데?

-참모장이 남을거 까지는 없지 않은가?

-수송뿐이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해군과의 지원교섭은 좀 고위층에서 해야 할 것입니다. 일개 중자나 소자급 참모들 보다는 역시 장군급 참모장께서 맡아야 할 줄 압니다.

-음... 그렇지만 참모장을 남으라고야 할 수야 없지.

-사령관 저희들 참모들의 의견입니다.

-그래? 아...알겠네. 나가보게.

-네

-쓰지 참모가 나간 뒤 사령관 하쿠다케 중장은 참모장 미야자키 소장을 불렀다.

-아...참모장껜 좀 미안스러운 이야기지만 참모장은 여기 남아줄 수 없겠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더러 카다루카나루에 가지 말란 얘깁니까?

-아 그렇소.

-아니, 일대의 결전을 하는데 참모장이 군 주력과 떨어져 있는 법도 있습니까?

-아...여기 남아서 우리가 떠난 다음 군 주력부대 수송도 중요하고 또 해군이 지원을 요청하는 교섭도 더욱 중요한것 같소.

-명령이십니까?

-음 명령이라면 명령이 되겠지만...

-도대체 무슨 이유입니까?

-묻지 말고 남아주시오, 참모장.

-하...알았습니다. 각하. 제가 남겠습니다.

-고맙소 참모장.

-참모장 미야자키는 일본육군대학 전술 교관이고 일본 용병학에 권위자라는 학자 장군이다. 이 엄연한 하극상을 일본의 저명한 전쟁 평론가이며 저술가인 이도 마쓰노리오는 개탄을 금치 못하면서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미야자키가 카달카나루에 갔다고 해서 그 철저한 패전을 승리로 이끌수 있었다고 생각할 근거는 없다. 그렇지만 지는데도 좀 낫게 졌을것이다. 좀 나은 방법으로 졌을 것이다. 미야자키는 젊은 참모들의 무모한 독단을 용허하지 않는 통제형의 장군이었다. 중자나 대자급 소장 장교들이 중장이나 대장을 마음대로 휘두른것은 일본 소하시대 군벌들의 통패였고 이것이 마침내 일본 망국의 큰 원인이 되었다. 젊은 참모들의 전제가 행정면에서 전술로 옮겨 갔고 마침내 전쟁을 망치고 말았다.

-17군 사령부도 해상에서 여러차례 미군기의 공습을 받았지만 큰 피해 없이 카달카나루에 상륙했다. 어두운 밤 조그마한 발동선들이 해안과 구축함 사이를 왕복하면서 쌀과 부식품들을 옮겨 날랐다.
뜻하지 않게 정글속에서 일본군들이 때를 지어 나타났다.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 형편 업이 찢어진 군복, 맨발에 소총도 대검도 없었다.

-아 수고들하십니다. 저희들이 도와드리겠습니다.

-어, 자네들 어느 부대인가?

-네 먼저 상륙한 부대입니다.

-그래?

-지금 모두 아주 쇠약해 보이는데 괜찮나? 무리는 하지 말게.

-하하하 아니 뭐 문제 없습니다.

-고맙네.

-자, 이리 주십쇼.

-이튿날 아침.

-어, 쌀이 없다. 쌀을 도둑 맞았다!

-뭐! 쌀?

-부식품도 없다! 사령관 각하! 아침 식사도 도둑을 맞았어. 도둑이 들었어.

-도둑이 들었다!

-쌀이 없어졌어! 쌀이

-무슨 소리인가! 지금 막 상륙했는데 누가 훔쳐갔단 말이야!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방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사령부 양식은 상륙지점에서 전부 도둑을 맞았습니다. 사령관 아침식사도 도둑을 맞았습니다.

-음...웬 놈인가 저게?

-아, 몇 놈 붙잡은 모양입니다.

-어, 저거! 저거 때리지 말라고 하게.

-죽여! 죽여! 날 죽여! 죽이란 말이야! 니들은 여태까지 배 터지게 먹고 있지 않았어! 우린 굶었단 말이야! 우리도 같은 일본군이야. 죽여! 죽여! 죽여줘 어서! 죽여! 이 자식들아!

(입력일 : 200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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