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울 항. 라바울은 지도로 볼때 솔로몬 군도 북단 뉴그린턴 섬 동쪽끝에 위치해 있다. 지명은 영어로 RABAUL 라바울이라 한다. 이제 카달카나루에 제 3차 공격을 감행하기 위한 대부대가 속속 라바울에 집결했다. 이미 상륙한 정예 제 2사단의 뒤를 이어 정예 제 38사단 장병들도 상륙했다. 이 정예 2사단과 38사단은 15센치 10센치 중포들이 80여명이나 확보했다. 참모들도 14명으로 증원됐다. 워낙 17군에는 3사람의 참모밖에 없었지만 그것이 11명으로 증원되고 다시 대본영에서 쓰지, 쓰기다, 하야시 세 참모가 파견참모로 와서 14명으로 늘어나 라바울의 제 17군은 일약 대병단으로 확장됐다. 미국군의 카달카나루를 일격에 선멸해버리자는 것이다. 17군 참모들은 이번에 카달카나루의 점령을 의심치 않았다.
-하하하 그런데 미국군사령관 엔더크리프트인지 뭔지하는 작자의 항복은 어디서 받는다? 엔더크리프트가 백기를 들고 올 위치말이요. 마다리코 강가가 적당하지 않을까? 강언덕 어디 야자수 그늘에라도 텐트를 치고 말이요. 거기라면 적 룽가비행장에서도 그리 멀지 않을테니까.
-하하하하
-월래에 수고를 끼칠수는 없다는 말이지?
-암 하하하하
-그 보다도 지금 2사단 38사단 녀석들이 불평이 대단해. 모처럼 본국에 돌아갈 기회를 놓쳤다고 선물까지 가득 샀는데 카다루카나루에 가라는 명령을 받았으니...하하하 이제 그녀석들도 룽가비행장에 가서 루즈벨트 보급이라도 받으면 입이 쩍 벌어지겠지? 하하하
-그런데 엔더크리프트가 항복한 다음 그 2계 사단이나 되는 병력을 어떡하지?
-기왕 이 먼데까지 원정에 왔으니까 그 길로 뉴기냐에 돌려 포튼모레스비를 공략시키지.
-아, 안돼! 사람을 그렇게 너무 부려먹어서야 쓰나. 일단 다시 이 라바울에 돌아와서 휴식도 충분히 취하고 장비도 새로 갖춘다음에 뉴기냐에 보내야지? 하하하
-오만 불순하기까지 한 젊은 참모들. 그러나 참모장 후타미참모의 소견은 달랐다. 후타미소장은 침착한 지장으로 알려진 장본이다.
-카다루카나루의 적 병력은 우리가 상상한 이상으로 강력할지 모르겠습니다. 대국적인 전황으로 봐서 이 이상 카다루 카나루에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는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카다루카나루를 완전 점령하자면 여러사단 병력과 중포 5개 연대 이상 그리고 충분한 탄약과 보급 그 위에 우세한 공군의 협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라바울에서 600마일이나 떨어진 가다루카나루의 공략은 불가능 할 것입니다. 이상 여러가지 조건이 구비되지 않는 한 우리 육군은 깨끗이 카다루카나루를 포기해야 한다는것이 제 소견입니다. 사령관 각하.
-아튿날 후타미소장은 소리도 없이 참모장직에서 해임되고 말았다. 17군 사령관 하쿠다케중장 이하 여러 참모들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후타미소장 후임으로 참모장에는 미야자키 슈이치 소장이 임명됐다.
-이번 카다루카나루 제 3차 공격이 성공하느냐, 또 실패하느냐는 오로지 수송력 여하에 달려있소. 그러니까 해군에서 적극 지원해 주기 바라오.
-병력이 얼마나 되는가요?
-보병 2계 사단과 포병부대, 중포가 80명 거기에 많은 탄약. 인원만 해도 일만 오천명에서 이만명 가까운 대 병력입니다.
-그래? 육군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수송할 생각인가?
-수송선을 쓰는 도리밖에 없지 않겠소?
-수송선?
-그렇소.
-흠흠흠 그게 탈이야. 육군은 여기 사정을 전혀 모른단 말이야. 수송선 한 척도 움직일 수 없소.
-왜! 왜 못 움직인단 말이요?
-이 라바울섬에선 수송선이 꼼짝 못하고 있습니다. 백 척이 가면 백 척 다 침몰되고 말것이요. 이 라바울에서 카다루카나루까지 가는 도중에는 적 첩보기관원이 잠복해 있소.
-허?
-호주인들과 토인들까지 모두 소형무선기로 연락하고 있소.
-우리 수송선 그림자만 얼씬해도 카달카나루 기지와 이 ..미국함공모함에 연락해서 10분 이내에 적 폭격기들이 우르르 몰려온단 말이요.
-아니, 그럼 여태까지 카달카나루 수송은 어떻게 했단 말이요?
-쥐새끼수송이요.
-쥐새끼수송?
-흠흠 구축함으로 쥐새끼처럼 수송한단 말이요. 낮에는 섬 그늘에 숨어있다가 밤에만 몰래 카다루카나루까지 가서 쌀을 주고 그 밤중에 돌아온단 말이요. 알겠소?
-음...
-또 한가지 개미수송이 있소.
-개미수송은 뭔데?
-조막조막한 발동선들이 낮에는 숨어 있다가 밤에만 개미떼들 처럼 열을 지어 간단 말이요.
-그거 야단났군. 그럼, 그 쥐새끼수송이라는거 구축함말이요. 구축함의 병력은 얼마나 태울수 있소?
-배낭,총까지 가진 보병이라면 150명을 태우면은 아주 입추의 여지도 없이 갈거요. 그것도 하룻밤동안에 여러번 왕복할수도 없는거고
-그렇다면 일만오천명 병력을 수송하는데 연 백 축의 구축함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되는데
-계산상으론 그렇지만 그 보병들이 먹을 식량은 어떡하고 또 탄약은 어떡하겠소? 중포나 포탄은 어떡한단 말이요?
-아니, 원체 뭐 중포는 구축함에 실을수도 없는 거요. 첫째 그렇게 많은 구축함도 없고
-지금 몇 척이나 있는데?
-가동할 수 있는것이 한 50척 되는 셈인데 당신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 50척도 이제 육군에 돌려줄 순 없소. 자꾸 육군에 구축함을 뺏기고 우리 해군은 뭘로 전쟁하란 말이요? 해군 자체 작전에 지장이 있단 말이요. 이 이상 구축함을 낼수는 없소!
-그게 무슨 소린가! 그럼 카다루카나루 공략이 우리 육군만의 전투란 말인가! 육군은 육군이고 해군은 해군이라는 그런 생각부터 틀려먹었소! 시초부터 따지자면 카다루카나루는 해군이 먼저 전진해오는 일이란 말이야! 해군이 제멋데로 비행장에 가 뭔가 하다가 이 지경을 만들어논게 아닌가!
-어떻습니까? 각하. 야마모토 연합함대 사령관에게 직접 단판해 보는것이...
-그만 두게! 그만 둬! 해군이 그렇게 협력을 싫어 한다면 호위없이는 못가! 수송선만 갖추고도 해군함정 호위없이 간단말이야! 내가 선두에 서지. 전멸을 각오하고 말이야.
-각하. 저를 야마모토 사령관께 보내주십쇼. 야마모토 사령관밖엔 결정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직접 담판해 보겠습니다. 원수와 일계 중장의 대결입니다만 지대를 두고 부끄러울건 없지 않습니까?
-자네 마음대로 해보게. 마음대로. 난 모르겠네.
-이튿날 쓰지 참모는 수선기를 타고 트럭섬에 갔다. 연합함대 기함 야마토가 트럭터에 정박해 있었던 것이다. 쓰지 참모는 먼저 연합함대 참모장 우카키 제독을 만났다.
-우리 해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쓰지참모니까 얘기지만 미드웨이 해전에서 함공모함 주력은 거의 상실하고 함적이라든가 비행사들도 태반을 잃어버렸소. 이 이상 전세가 불리한 카다루카나루에 다시 함정을 투입시키고 싶지 않은것이 우리 해군의 솔직한 심정인데...나로썬 다라를 내릴 수 없는것이요. 어떻소? 쓰지 참모 생각대로 직접 우리 장군을 만나보시지?
-네 고맙습니다.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원수. 짤딱막한 키에 딱 벌어진 어깨 강철같이 단단해 보였다.
-각하. 우리 카다루카나루의 장병들은 이미 1개월 이상이나 보급이 끊어지고 있습니다. 모두 국뿌리를 캐고 나무 눈을 따고 바닷물을 마시면서 간신히 연맹하고 있습니다. 모두 간디보다 더 말라있습니다.
-음... -이번 제 2사단과 38사단이 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각하께서 꼭 3단 수송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해군사정으로 선단을 호위해 주실수 없다면은 우리 하쿠다케 사령관께서는 수송선 선두에 서서 전멸을 각오하고 카다루카나루를 탈환할 결의를 하고 계십니다.
-알겠소. 쓰지 참모. 카다루카나루는 우리 해군이 서투른 정쟁을 해서 빼앗긴 곳이요. 거기다가 육군을 보냈는데 보급을 못해 장병들이 아사한다면은 우리 해군으로써는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이 야마모토가 맡겠소. 필요하다면은 이 기함 야마토를 카달카나루섬에 갖다대는 한이 있더라도 꼭 선단을 호위해 드리리다. 육군의 희망대로 호위해 드리겠소.
-감사합니다. 각하
-그 대신 한가지 부탁이 있소. 쓰지참모
-네
-하쿠다케 사령관께 잘 얘기 하시오. 수송선을 타고 가는것만은 제발 그만 둬 달라고. 이 야마모토 체면을 생각해서 그만 둬 달라고 이르시오. 구축함을 타고 안전하게 상륙해서 훌륭하게 전투를 지휘해 달라고 한 마디 전해주시오.
-이 감격 잊지않겠습니다. 이번엔 꼭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카다루카나루를 점령해 버리겠습니다.
-고맙소. 쓰지 참모 음..기왕 이 야마토까지 왔으니 나하고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가시오.
-감사합니다. 각하
-원수의 저녁상. 산해진미의 이가 시리는 맥주까지. 식사가 끝난뒤 쓰지는 또 한마디 하지 않고는 못 배겼다.
-부관 먹기는 잘 먹었네만 해군은 너무 어판이란 말이야. 지나쳐. -사실은 원수께서 쓰지 참모께 될 수 있는대로 맛있는걸 대접하라는 분부가 내렸던 겁니다.
-드디어 1942년 9월 24일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는 작전명령을 내렸다.
-연합함대 작전명령. 1 해군은 주력으로 솔로몬 해역에 출동. 적 해 공군을 연제 격파하며 육군 제 17군의 수송을 경호한다. 2 제 17군의 병력 및 경무기를 구축함으로 수송하고 중무기, 탄약, 식량등은 수송선으로 수송한다. 3 선단수송 안전을 위해 카다루카나루섬 적 비행장을 사전에 제압 적 공군의 활동을 봉쇄한다. 이를 위해 해군은 상륙 1일 전에 전함으로 카다루카나루섬을 포격함. 이상.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입력일 : 2008.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