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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
제80회 -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제80회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1968.02.05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라바울 항. 라바울은 지도로 볼때 솔로몬 군도 북단 뉴그린턴 섬 동쪽끝에 위치해 있다. 지명은 영어로 RABAUL 라바울이라 한다. 이제 카달카나루에 제 3차 공격을 감행하기 위한 대부대가 속속 라바울에 집결했다. 이미 상륙한 정예 제 2사단의 뒤를 이어 정예 제 38사단 장병들도 상륙했다. 이 정예 2사단과 38사단은 15센치 10센치 중포들이 80여명이나 확보했다. 참모들도 14명으로 증원됐다. 워낙 17군에는 3사람의 참모밖에 없었지만 그것이 11명으로 증원되고 다시 대본영에서 쓰지, 쓰기다, 하야시 세 참모가 파견참모로 와서 14명으로 늘어나 라바울의 제 17군은 일약 대병단으로 확장됐다. 미국군의 카달카나루를 일격에 선멸해버리자는 것이다. 17군 참모들은 이번에 카달카나루의 점령을 의심치 않았다.

-하하하 그런데 미국군사령관 엔더크리프트인지 뭔지하는 작자의 항복은 어디서 받는다? 엔더크리프트가 백기를 들고 올 위치말이요. 마다리코 강가가 적당하지 않을까? 강언덕 어디 야자수 그늘에라도 텐트를 치고 말이요. 거기라면 적 룽가비행장에서도 그리 멀지 않을테니까.

-하하하하

-월래에 수고를 끼칠수는 없다는 말이지?

-암 하하하하

-그 보다도 지금 2사단 38사단 녀석들이 불평이 대단해. 모처럼 본국에 돌아갈 기회를 놓쳤다고 선물까지 가득 샀는데 카다루카나루에 가라는 명령을 받았으니...하하하 이제 그녀석들도 룽가비행장에 가서 루즈벨트 보급이라도 받으면 입이 쩍 벌어지겠지? 하하하

-그런데 엔더크리프트가 항복한 다음 그 2계 사단이나 되는 병력을 어떡하지?

-기왕 이 먼데까지 원정에 왔으니까 그 길로 뉴기냐에 돌려 포튼모레스비를 공략시키지.

-아, 안돼! 사람을 그렇게 너무 부려먹어서야 쓰나. 일단 다시 이 라바울에 돌아와서 휴식도 충분히 취하고 장비도 새로 갖춘다음에 뉴기냐에 보내야지? 하하하

-오만 불순하기까지 한 젊은 참모들. 그러나 참모장 후타미참모의 소견은 달랐다. 후타미소장은 침착한 지장으로 알려진 장본이다.

-카다루카나루의 적 병력은 우리가 상상한 이상으로 강력할지 모르겠습니다. 대국적인 전황으로 봐서 이 이상 카다루 카나루에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는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카다루카나루를 완전 점령하자면 여러사단 병력과 중포 5개 연대 이상 그리고 충분한 탄약과 보급 그 위에 우세한 공군의 협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라바울에서 600마일이나 떨어진 가다루카나루의 공략은 불가능 할 것입니다. 이상 여러가지 조건이 구비되지 않는 한 우리 육군은 깨끗이 카다루카나루를 포기해야 한다는것이 제 소견입니다. 사령관 각하.

-아튿날 후타미소장은 소리도 없이 참모장직에서 해임되고 말았다. 17군 사령관 하쿠다케중장 이하 여러 참모들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후타미소장 후임으로 참모장에는 미야자키 슈이치 소장이 임명됐다.

-이번 카다루카나루 제 3차 공격이 성공하느냐, 또 실패하느냐는 오로지 수송력 여하에 달려있소. 그러니까 해군에서 적극 지원해 주기 바라오.

-병력이 얼마나 되는가요?

-보병 2계 사단과 포병부대, 중포가 80명 거기에 많은 탄약. 인원만 해도 일만 오천명에서 이만명 가까운 대 병력입니다.

-그래? 육군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수송할 생각인가?

-수송선을 쓰는 도리밖에 없지 않겠소?

-수송선?

-그렇소.

-흠흠흠 그게 탈이야. 육군은 여기 사정을 전혀 모른단 말이야. 수송선 한 척도 움직일 수 없소.

-왜! 왜 못 움직인단 말이요?

-이 라바울섬에선 수송선이 꼼짝 못하고 있습니다. 백 척이 가면 백 척 다 침몰되고 말것이요. 이 라바울에서 카다루카나루까지 가는 도중에는 적 첩보기관원이 잠복해 있소.

-허?

-호주인들과 토인들까지 모두 소형무선기로 연락하고 있소.

-우리 수송선 그림자만 얼씬해도 카달카나루 기지와 이 ..미국함공모함에 연락해서 10분 이내에 적 폭격기들이 우르르 몰려온단 말이요.

-아니, 그럼 여태까지 카달카나루 수송은 어떻게 했단 말이요?

-쥐새끼수송이요.

-쥐새끼수송?

-흠흠 구축함으로 쥐새끼처럼 수송한단 말이요. 낮에는 섬 그늘에 숨어있다가 밤에만 몰래 카다루카나루까지 가서 쌀을 주고 그 밤중에 돌아온단 말이요. 알겠소?

-음...

-또 한가지 개미수송이 있소.

-개미수송은 뭔데?

-조막조막한 발동선들이 낮에는 숨어 있다가 밤에만 개미떼들 처럼
열을 지어 간단 말이요.

-그거 야단났군. 그럼, 그 쥐새끼수송이라는거 구축함말이요. 구축함의 병력은 얼마나 태울수 있소?

-배낭,총까지 가진 보병이라면 150명을 태우면은 아주 입추의 여지도 없이 갈거요. 그것도 하룻밤동안에 여러번 왕복할수도 없는거고

-그렇다면 일만오천명 병력을 수송하는데 연 백 축의 구축함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되는데

-계산상으론 그렇지만 그 보병들이 먹을 식량은 어떡하고 또 탄약은 어떡하겠소? 중포나 포탄은 어떡한단 말이요?

-아니, 원체 뭐 중포는 구축함에 실을수도 없는 거요. 첫째 그렇게 많은 구축함도 없고

-지금 몇 척이나 있는데?

-가동할 수 있는것이 한 50척 되는 셈인데 당신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 50척도 이제 육군에 돌려줄 순 없소. 자꾸 육군에 구축함을 뺏기고 우리 해군은 뭘로 전쟁하란 말이요? 해군 자체 작전에 지장이 있단 말이요. 이 이상 구축함을 낼수는 없소!


-그게 무슨 소린가! 그럼 카다루카나루 공략이 우리 육군만의 전투란 말인가! 육군은 육군이고 해군은 해군이라는 그런 생각부터 틀려먹었소! 시초부터 따지자면 카다루카나루는 해군이 먼저 전진해오는 일이란 말이야! 해군이 제멋데로 비행장에 가 뭔가 하다가 이 지경을 만들어논게 아닌가!

-어떻습니까? 각하. 야마모토 연합함대 사령관에게 직접 단판해 보는것이...

-그만 두게! 그만 둬! 해군이 그렇게 협력을 싫어 한다면 호위없이는 못가! 수송선만 갖추고도 해군함정 호위없이 간단말이야! 내가 선두에 서지. 전멸을 각오하고 말이야.

-각하. 저를 야마모토 사령관께 보내주십쇼. 야마모토 사령관밖엔 결정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직접 담판해 보겠습니다. 원수와 일계 중장의 대결입니다만 지대를 두고 부끄러울건 없지 않습니까?

-자네 마음대로 해보게. 마음대로. 난 모르겠네.

-이튿날 쓰지 참모는 수선기를 타고 트럭섬에 갔다. 연합함대 기함 야마토가 트럭터에 정박해 있었던 것이다. 쓰지 참모는 먼저 연합함대 참모장 우카키 제독을 만났다.

-우리 해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쓰지참모니까 얘기지만 미드웨이 해전에서 함공모함 주력은 거의 상실하고 함적이라든가 비행사들도 태반을 잃어버렸소. 이 이상 전세가 불리한 카다루카나루에 다시 함정을 투입시키고 싶지 않은것이 우리 해군의 솔직한 심정인데...나로썬 다라를 내릴 수 없는것이요. 어떻소? 쓰지 참모 생각대로 직접 우리 장군을 만나보시지?

-네 고맙습니다.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원수. 짤딱막한 키에 딱 벌어진 어깨 강철같이 단단해 보였다.

-각하. 우리 카다루카나루의 장병들은 이미 1개월 이상이나 보급이 끊어지고 있습니다. 모두 국뿌리를 캐고 나무 눈을 따고 바닷물을 마시면서 간신히 연맹하고 있습니다. 모두 간디보다 더 말라있습니다.

-음...
-이번 제 2사단과 38사단이 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각하께서 꼭 3단 수송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해군사정으로 선단을 호위해 주실수 없다면은 우리 하쿠다케 사령관께서는 수송선 선두에 서서 전멸을 각오하고 카다루카나루를 탈환할 결의를 하고 계십니다.

-알겠소. 쓰지 참모. 카다루카나루는 우리 해군이 서투른 정쟁을 해서 빼앗긴 곳이요. 거기다가 육군을 보냈는데 보급을 못해 장병들이 아사한다면은 우리 해군으로써는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이 야마모토가 맡겠소. 필요하다면은 이 기함 야마토를 카달카나루섬에 갖다대는 한이 있더라도 꼭 선단을 호위해 드리리다. 육군의 희망대로 호위해 드리겠소.

-감사합니다. 각하

-그 대신 한가지 부탁이 있소. 쓰지참모

-네

-하쿠다케 사령관께 잘 얘기 하시오. 수송선을 타고 가는것만은 제발 그만 둬 달라고. 이 야마모토 체면을 생각해서 그만 둬 달라고 이르시오. 구축함을 타고 안전하게 상륙해서 훌륭하게 전투를 지휘해 달라고 한 마디 전해주시오.

-이 감격 잊지않겠습니다. 이번엔 꼭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카다루카나루를 점령해 버리겠습니다.

-고맙소. 쓰지 참모 음..기왕 이 야마토까지 왔으니 나하고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가시오.

-감사합니다. 각하

-원수의 저녁상. 산해진미의 이가 시리는 맥주까지. 식사가 끝난뒤 쓰지는 또 한마디 하지 않고는 못 배겼다.

-부관 먹기는 잘 먹었네만 해군은 너무 어판이란 말이야. 지나쳐.
-사실은 원수께서 쓰지 참모께 될 수 있는대로 맛있는걸 대접하라는 분부가 내렸던 겁니다.

-드디어 1942년 9월 24일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는 작전명령을 내렸다.

-연합함대 작전명령. 1 해군은 주력으로 솔로몬 해역에 출동. 적 해 공군을 연제 격파하며 육군 제 17군의 수송을 경호한다. 2 제 17군의 병력 및 경무기를 구축함으로 수송하고 중무기, 탄약, 식량등은 수송선으로 수송한다. 3 선단수송 안전을 위해 카다루카나루섬 적 비행장을 사전에 제압 적 공군의 활동을 봉쇄한다. 이를 위해 해군은 상륙 1일 전에 전함으로 카다루카나루섬을 포격함. 이상.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입력일 : 200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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