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드시요. -예 -하...죄송합니다. 제가 흥분했나 봅니다. -아니요, 가와구치소장 잘못이 아니요. 아무래도 우리가 오산한것 같소. 애당초 대본영부터가 카달카나루 적 병력을 너무 과소평가 한것 같소. -이제부터라도 늦지않습니다. 사령관 각하. -어 자, 한 잔 더 드시죠. -아니. 그만하겠습니다. 헤헤 귀한 술인데 -어 참 가와구치소장한텐 술보다도 식사가 더 반갑겠구만 -아닙니다. -하하하 -저 단관! -네 -아직 멀었나? -다 됐습니다. 곧 가져오겠습니다. -어 단관! 저..되도록 맛있는 걸로 대접해드려 가와구치 소장한텐. -네 -하하하하 거기서 카다루카나루에서 말씀입니다. 그래도 장교이상은 괜찮은 편입니다. 하루 ..씩 쌀 보급을 받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사병들입니다. -어 -식량이나 탄환도 그렇지만 더 시급한것이 말라리아약 키니네입니다. 키니네가 모자라서 지금 전 병력에 70%가 말라리아 환자입니다. 그러니 그 전력소모가 얼맙니까? -어 해군에 얘기해서 키니네를 더 보내도록하겠소. -식사 가져왔습니다. -어 -오 이거 정말 성찬입니다. -어서 드시요. -아 네 자, 그럼...이 식사를 저하고 같이 들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좋겠습니까? -누군데 그러시요? -사카키바라 중위입니다. -사카키바라 중위? -예. 아...잊으셨습니까? 그 잇치기연대에서 살아남은 장교 한 사람 말씀입니다. -아니, 그 사카키바라 중위가 여태 살아있었소? -그렇습니다. -오 기적이요. 기적. 그래 그 사카키바라가 지금 어디있단 말이요? -제가 같이 데리고 왔습니다. 잇치기연대 최후를 장군께 소상히 보고해 드리려고 왔습니다. 아마 지금 저쪽 사관 텐트앞에 있을겁니다. -그래요? -어이, 단관! 저 사관 텐트에 가서 사카키바라 중위를 이리 오라고 해. 카달카나루에서 가와구치소장하고 같이 온 중위말이야. -지금 식사를 들고 있습니다. -식사를 하고 있어? 어 잘됐다. 그럼 식사가 끝난다음에 이 사령관실로 오라고 해. -네 -그래 그 사카키바라군을 용하게 만났군. -예 그거 역시 기적같은 얘긴데 잇치기연대가 상륙한 해안에 바로 우리여단이 상륙을 했습니다. -어 한 발 가까이 가 정글속에 숨어있던 사카키바라군이 뛰어나왔는데 맨발에 수염과 머리는 자랄대로 자라고 그래서 꼭 여기 토인이나 산적같았습니다. -음 그래? -처음 몇 일 동안은 쌀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잇치기연대가 해안에 쌓아뒀던 쌀 말씀인데 그걸 가만히 제 정글속에 끌어들여 얼마동안 생쌀을 씹으면서 지냈는데 -음 -그게 그만 또 패잔병들한테 발각이 되고 말았습니다. -패잔병이라니? -미국군이 처음 상륙했을때 룽가비행장 건설작업을 하고있던 민간인 서령대라던가, 사령들입니다. 이놈들이 정글속에 도주했다가 완전히 산적으로 변했습니다. -음 -그 뒤 일본군이 상륙만 하면 밤에 몰려와서 쌀을 훔치고 또 움직일 수 없는 부상병이라도 만나면 그냥 먹을것을 뺏고 -호... -그야말로 산적이 다 됐는데 이 패잔병들의 행파가 앞으로 큰일입니다. -아니, 그놈들이 왜 같은 일본군이 상륙했는데 합류하지 않을까? -여러 차례 병력을 투입해서 정글속을 수색을 했습니다. 말하자면 패잔병 사냥인데 이놈들이 숨어있다가도 일본군 그림자만 얼싸하면 도망을 치고 맙니다. 정글에 익숙해 그런지 원체 빠르고... -음 -우리 일본인중에도 그런 놈들이 있습니다. -음 -창피한 노릇이지만 부대에 합류해서 전투하는것을 기피하는 것이죠. -수는 얼마나 됩니까? -뭐, 그거야 정확한건 알 수 없죠. 이 삼명씩 때를 지어 여기저기 숨어있으니까 정확한 수를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어 -부르셨습니까? -어 왔군. 자네가 사카키바라군인가? -그렇습니다. -수고했네, 수고했어. 자 앉게 -네 -어 잇치기 연대장의 최후를 자네가 목격했다면서? -네 -음 그래. 내 한가지 묻겠는데 잇치기 연대장이 군기는 태워버리던가? -그거까진 못봤습니다. 연대장님께선 빨리 그 자리를 피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빨리 피해서 다른 부대나 우리 일본 본국에 잇치기연대 최후를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음 -그래서 전 살아남은 사병하나를 데리고 곧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음 잇치기 연대장이 활복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난 군기가 걱정됐어. 혹시 군기가 적 손에 들어가지는 않았을까 하고 말이야. -틀림없이 태워버렸을 줄 믿습니다. -제가 그자리를 떠날때 분명히 연대장님은 군기를 가슴에 품고 있었으니까요. 또 그 뿐만아니라 연대장님께서 군기를 태우고 활복 자결하겠다는 말씀을 하는것을 제가 분명히 들었습니다. -아, 그랬다면 다행이야. 안심했네 사카키바라군.
-사령관님. ..에서 사..준비가 완료됐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음 곧 간다그래. -아, 그리고 -네 -참모들도 모두 준비하라고 해. -네 -참, 쓰지참모에게도 꼭 참석하라고 해. -네 -아...이번 상륙하는 2사단들 오늘 초도순시하기로 했소. -아 그렇습니까? -일본군 제 2사단. 사단장은 마루야마 마사오 중장. 노일 전쟁때 용맹을 날린 전통있는 정의의 사단이다. 일본군은 이 사단을 호랭이 새끼처럼 애지중지했다. 지난 사변에도 참가시키지 않고 오로지 일본에서 훈련만 시키다가 태평양전쟁에 자바전선에 처음 참가시켰다. 자바에서 화랑군을 삽시간에 굴복 시키고 반년가까이나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다가 솔로몬 군도 전선에 새로 투입된 것이다. 전통에 빛나는 정예부대. 17군 사령관 하쿠다케 중장 이하 참모들은 큰 기대를 걸고 초도순시에 나섰다. 제 2사단은 야자수 그늘에 천막을 치고 노숙을 하고 있었다.
-차렷! 제 1군대! 초...! ...경원2명...경원2명은 이병과 ..! 현재 20명! 그 밖에 이상 없음! -음 어이! 거기 사병! ..상병을 대봐라... -핫! 육군 일등병 시바키 케이치. -음 어이 거기 상등병! -옛! -그 배낭속에 든 물건을 모두 꺼내봐. -예! -모두 배낭속에 든 물건을 꺼내놔! -그 조그만 곽 속에 든건 뭐냐? -저...아무것도 아닙니다. -열어봐. -네! -그게 뭐야? -금목걸이 입니다. -금목걸이가 어디서 났어! -자바에서 선물 받았습니다. -자바에서 누가 선물을 줬나? -자바 아가씨입니다. -(큭큭큭) -웃지마! -자바에 선물을 줄 아가씨가 있었나? -예! -좋다. 넣어라! -어이! 거기 일등병! -넷! -그 곽 속에 든 물건은 뭐냐? -네 시계입니다. -열어봐! -네 -금시계구나. 어디서 났나? -자바에서 샀습니다. -팔목을 걷어봐라. -금시계가 둘 씩이나 필요한가! -이건 집에 가지고 갈 선물입니다. -좋다 넣어라. -네! -어이! 거기 상등병! -핫! -그 종이에 싼 물건이 뭐냐? -네 옷입니다. -무슨 옷이냐? 풀어봐라. -네! -어 여자 기모노이구나. 누굴 줄거야? -하하하 -웃지마! -선물로 집에 가지고 갈겁니다. -좋다. 넣어라. 어! 모두 손을 들어봐! -아니, 왼쪽 손이다! 좋다 내려라! -차렷!
-우리 일본육군 제 1의 정예부대라는 명목이 어디 있단 말이요! 사병들 눈에 패기가 있는 놈은 한놈도 볼 수가 없었소. 도금한 것이겠지만은 금시계가 두 세개씩 여자 목걸이, 귀걸이 심지어 자바촌으로 여자들 기모노까지 만들어가진 사병이 있었소. -부관은 이 사실을 알고 있소? -죄송합니다. 참모님. 자바에 있을때 우리 사단은 일본은로 귀환한다는 명령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병들이 모두 집에 가지고 갈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그런중에 여기 솔로몬에 전투하라는 명령을 받고 그대로 가지고 왔습니다. -그 많은 금붙이들이 모두 사병들의 적은 월급으로 입수했을리는 만무고 불미한 수단으로 입수했음이 뻔한데 여기서 그걸 말하자는건 아니야. 점령지구에 가면은 으레히 그런 법이니까. 하지만 이제부터 격전지 카달카나루에 저런 썩어빠진 병정들을 데리고 가서 어쩌자는거요 부관! -죄송합니다, 참모님. -사병들만 말하는게 아니요. 장교들 모두 탄약상자보다 더 큰 고릿작을 서 너개씩 가지고 있었소. 그걸 열어보면 아주 가관일게요. 부관도 그렇게 많소? -아니, 저야 뭘... -마루야마 사단장님의 체면을 생각해서 내가 직접 말씀드리지는 않겠소. 그러니 부관이 사단장께 잘 말씀 드리시요. 이 2사단은 장교 이하 전 사병들의 사기가 되먹지 않았다고! 내일 당장 격전지 카달카나루로 떠난단 말이요! 알겠소! -죄송합니다. 참모님!
(입력일 : 200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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