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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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72회 -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제72회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1968.01.27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태나루강. 이치기연대가 상륙한 타이보해안과 미국군의 룽가비행장 중간 지점에 있는 강 이름이다. 야밤에 진격을 개시한 일본의 선견부대가 태나루강 하류에 접어 들었을때 사방에서 쏘는 미국군 십자포화속에 빠지고 말았다. 순식간에 일본군 선견부대 200여명은 전멸하고 말았다. 낮에 양군 탐색대끼리의 총격전에서 일본군의 공격을 알게 된 미국군은 재빨리 태나루강 언덕에 진지를 구축하고 정글속에 철조망까지 쳤던것이다. 거기 이치기 대자의 본대가 도착했다.

-죄송합니다. 연대장님.
-상륙한지 열흘밖에 안됐는데 적은 벌써 그런 진지까지 구축했단 말인가!
-제 잘못입니다. ..로 강 하류에 도착했었을때 적이 일제히 사격을 가해왔습니다.
-음 걱정할것 없다. 돌격으로 한꺼번에 강을 건너 톱진치를 각개 격파한다. ..대장!
-네
-각 중병력을 강 기슭을 따라 전개시키고 명령이 있을때가지 절대로 발사하지 말도록!
-알았습니다. 연대장님!

-미국군 진치. 정글속에 은폐된 소총, 중기관총, 박격포, 그리고 총신과 포신이 숨을 죽이고 강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

-hey hey jack jack...
-어디냐...
-저쪽 강기슭에서 바삭바삭 소리가 났어.
-그래? 잘 감시해. 쏘면 안돼.

-정글을 비친 달빛이 강물위에 비스듬히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진지속에 미국군 사병들은 눈알이 아프도록 강물과 강기슭을 노려보고 있다. 미국군 진지후방에서 신호탄을 쐈다. 신호탄은 푸른 포물선을 그리며 일본군의 강기슭에 와 걸린다. 순간 미국군 진지에서 일제히 불을 뿜었다. 붉고 푸른 예공탄이 줄을 이어 일본군에게로 빨려들어간다.

-(두두두두두)
-돌격! 돌격 앞으로! 돌격 앞으로!
-돌격 앞으로! 돌격 앞으로!
-(두두두두두)

-일본군은 앞을 다투어 강물에 뛰어든다. 맹렬한 중기관총 소사. 차례차례로 강물 위에 거꾸러지는 일본군 그위에 덮치고 또 덮치고
허공을 잡을듯 손을 펴들고 뒤로 넘어지는 병사. 불을 뿜는 맹렬한 사격속에서도 강을 건너온 소수 일본군들은 또 정글속에 보이지 않던 철조망에 걸렸다. 철조망을 움켜잡은채 축 늘어지는 병사.
흡사 거미줄에 걸린 벌레다.
-접근금지!

-어느덧 날이 밝기 시작했다. 일본군의 제2차 돌격도 실패했다. 잇치기대전은 남은 병력을 정리하고 제3차 공격을 기도했다. 그리고 또 대치했다. 그때이다.

-....!
-....!
-일본군 진지 좌측 촌 속에 숨어 있던 탱크가 돌연 일본군 진치에 육박했다. 탱크는 이리저리 질주하며 닥치는대로 짓밟는다. 마침내 잇치기대도의 지휘소도 완전히 유린되고 말았다.

-어이! 어이! 어이!
-어느덧 해가 높이 솓아 올랐다.
-어이! 어이! 아무도 없어!
-이제 일본군 진지엔 서있는 사람이라고는 한사람도 없었다. 사카기바라 소위가 흙과 담에 뒤범벅이 된 얼굴을 쳐들었을때이다.
-어이...! 어이...! 거기 있는 소위...! 거기 있는 소위...
-네!
-이리와라...
-연대장 잇치기 대저가 풀숲에 엎드린채 부르고 있었다.
-누구냐...
-사카기바라 소위입니다. 연대장님.
-알았다. 소위는 곧 여기를 탈출하라. 타이보 해안에 돌아가는 것이다. 알겠나?
-네!
-우리가 상륙한 지점 그 지점을 유지해야 한다. 명령이다. 알겠나...
-예
-우리가 상륙한 지점 그 지점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본국에 연락하라. 명령이다. 알겠나!
-네
-연락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좋다. 이렇게 연락하라. 잇치기 부대 연대장 이하 전멸. 통분을 금치 못함. 적 세력 지극히 우세. 연대장은 군기를 불태우고 활복자살. 작전을 급 판단한 과호. 천세에 통탄할 일. 알았나? 빨리 가라. 명령이다.
-네!
-사카기바라 소위가 눈을 비비고 다시 봤을때 잇치기대장은 엎드린채 군기를 안고 있었다.
-어이! 어이!
-사카기바라 소위는 이리저리 널려있는 시체들 사이를 헤치면서 소리나는 쪽으로 기어갔다.
-이...이...이...
-어이! 아무도 없어! 살아있는 사람 없어!
-누구야! 어딨나!
-어이! 어이!
-어디야! 어딨니!
-어! 여디다! 여기야!
-어!
-이...이... 헉...헉...
-누구야! 난 사카기바라 소위다!
-어 소위님 요코다입니다. 요코다 일등병입니다.
-부상은 어디냐?
-어깨입니다. 어깨에 맞았습니다.
-포복할 수 있지?
-네! 조금씩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럼 날 따라라.빨리 여길 빠져 나가야 한다.
-네
-저 정글까지 포복한다. 밤까지 기다렸다가 상륙지점에 다시 돌아간다. 알겠나?
-네

-자 끌어!
-네
-밤이 되기를 기다려 사카기바라 소위와 요코다 일등병은 상륙 지점까지 돌아왔다. 상륙할때 ..한 쌀가마니가 아직도 모래위에 있었다. 두 사람은 쥐가 먹을것을 끌고가듯 쌀가마니를 정글속으로 끌어 들였다. 그들은 정글 속에서 생쌀을 씹으면서 연맹했다. 정예를 자랑하던 일치기 연대의 900명이 겨우 두사람만 남은것이다. 미국은 이 태나루강의 전투를 미국군이 일본군과의 육지전투에서 거둔 첫 승리라고 아주 크게 보도했다. 태나루강 전투에서 직접 진지지휘했던 보로코중령과 크리스벨중령 그리고 스티븐슨 대위의 사진이 크게 보도되고 모두 훈장이 수여됐다. 더욱 큰 미국군의 승리는 미국군이 육전에서 큰 자신을 얻은것이다. 미국의 태평양전쟁 전사 기록에 이 태나루강 전투에 대한 결론을 다음과 같이 맺고있다.

-태나루강 전투이래 아메리카 해병대가 가는 곳에는 적이 없었다.

-한편 일본군은 어떻게 생각했는가. 대본영 참모 본부.
-잇치기 연대는 이미 룽가 비행장을 탈취한 것으로 예상됨. 앞으로 남은 적은 어떻게 소탕하느냐 하는것이 문제임.
-다음 일본의 남방파견 제17군 사령부 전투일지 기록. 8월21일 금요일. 카다루 카나루 적 룽가 비행장 전투기들은 오전 4시 이륙 5시 반 창륙. 밤에 이르러 전투기의 이 창륙을 볼수 없음. 이튿날 새벽 2시경부터 적 룽가 비행장 부분에서 총성 포성이 맹렬하게 들려왔으나 오전 10시 이후에는 들을 수 없었음. 야밤을 기해 돌입한 잇치기연대가 비행장을 탈환했고 적은 항복했음이 예상됨.
-그 무렵 비일빈그네에서 상륙 훈련을 하고 있던 가와구치 기오다케 소장의 제 35계단이 새로운 작전명령을 받았다.
-대본영 작전명령 제 138. 집념을 받들어 참모총장 스기야마 하지메. 제 35의 반장 가와구치 기오다케 소장에게 명령. 1 귀가는 해군과 협동 지체없이 가다루카나루에 상륙해서 잇치기연대가 탈환 예정인 룽가 비행장을 확보하고 아울러 잔적을 소탕함. 2 일단 라바울에 이르러 제 17군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다음 가다루카나루로 향하라. 이상.

-가와구치 소장은 미울빈바탄전투에 참가해서 용맹을 날린 명장이다. 가와구치는 예하 장병들을 이끌고 차츰 라바울을 향해 행동을 개시했다.

(입력일 : 200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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