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츠노미야 수단 연병장. 천황 히로히토까지 참석한 앞에서 일대 관병식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늘에서는 새하얀 꽃송이 같은 낙하산 부대가 내려왔다. 미드웨이 해전 승리 축하겸 낙하산 부대 시범을 히로히토에게 보이기 위한 관병식이였던 것이다. 히로히토는 자뭇 만족스러웠다. 미드웨이 해전에서는 승리를 거두었다 하고 또 마렌방이란 데서는 일본 낙하산 부대가 대거 기습을 감행 했다는 경사스러운 소식이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군은 참담하게 패배했지만 일반 국민은 물론 히로히토까지도 대승을 거둔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관병식이 끝나면 히로히토는 거기서 얼마 멀지 않은 명승기 릿코에 이른바 어영조라는 별궁에 가서 피서를 즐길 참이였다. 그자리에 뜻하지 않게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에 미국군이 상륙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무슨 육감이라는 것일까. 그소식을 들은 히로히토는 순간 질리다시피 놀라고 벌떡 일어섰다.
-아 아...심장 제하는 일로 안다. 미국군과 호주군이 드디어 반격을 개시한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릿코에 가서 마음편환게 피서를 즐길수도 없는 일인즉. 지체없이 귀환 준비를 서두르도록! -폐하 카다루카나루에 상륙한 미국군은 극소수. 정찰 상륙에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것이였사옵니다. 한편 미드웨이에서 대피한 미국군이 아직 반격을 가해올만한 여력은 없는것이옵니다. 우리 해군 소수육전대만 파견해도 곧 격퇴시킬수 있을것으로 확신합니다. 다만 너무 시기를 끌어 적이 카다루카나루를 요새화하면 약간 시끄러우니까 지급타반 작전을 간구할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황공하옵게도 폐하께서는 릿코에 가셔서 편히 쉬시옵기를 간청하는 바이옵니다.
-우츠노미야에서 돌아온 해군군령부장 나가노는 곧 육군참모총장 스기야마를 만났다.
-아하하하하 폐하를 릿코에 가시게 하는데 그만 땀을 뻇소. -하하하 -그야 해군이 몰래 카다루카나루에 비행장을 만들다가 그 지경이 됐으니까 나가노 총장이 혼좀 나야지 별수 있소? -하하하 -그런데 말이요 나가노총장. -음 -카다루카나루에 해군 육전회만 보낸다는것 그것이 아무래도 좀 불안한것 같애. 전문적인 우리 육군부대를 상륙시켜 아주 후환이 없도록 이리저래 선멸해버려야 할텐데. -무슨 좋은 안이라도 있소? 스기야마총장. 육군에 좋은 방안이 있으면 말해보시요. -잇치기 연대라면 어떨까. 우리 작전과장 핫토리군도 찬성인데. -잇치기 연대라니? -아 -그 왜 미드웨이작전에 상륙부대로 참가했다가 작전이 그 지경이 되니까 상륙도 못해보고 돌아온 잇치기 연대 말이요. -아... 그 연대가 지금 어디 있기에 -마침 우리 남양군도 도락구도에서 대기하고 있는중이요. -오 그거 잘됐소. -도락구도라면 거리도 가깝고 -기왕남방까지 갔으니까 잇치기군한테도 좀 무언을 세울 기회를 줘야하지 않겠소? 나가노총장. -하하하하 우리 해군으로서는 전적으로 찬성이요. -8함대 카와지만중장에게 연락해서 잇치기 연대를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소. -고맙소. 나가노 총장
-대본영육군명령 제 132. 직령을 받들어 참모총장 스기야마 하지메. 남방 제 17군 사령관 하쿠다케중장에게 명령. 1 귀가는 동부 뉴지니아 작전을 계속 수행함과 동시에 솔로몬 군도 요지를 탈환하라. 2솔로몬 군도 요지 탈환에는 카와구치 히대와 아오바 히대를 파견할것으로 고려하고 있으나 우선 잇치기연대로 공격을 감행시켜라. 카다루카나루의 적은 소수임. 그 목적은 비행장을 파괴하고 철수할 것으로 예상됨. 시급히 탈환하라. 이상.
-잇치기연대장은 지난 사변이 일어났을 당시 중국 노국교 지구에서 대대장을 지냈고 일본군의 연대장급에서도 용맹무쌍했던 고참 연대장이다. 잇치기 대도가 17군 사령부에서 카달카나루의 탈환명령을 받았을때 그는 흡사 어디 저녁초대라도 받는 듯 가벼운 기분으로 즐겁기까지 했다. -하하하하하 카달카나루의 적은 소수임 그 목적은 비행장을 파괴하고 철수 시급히탈환하라. 하하하하 시급히 시급히라...무엇보다 빨리 가는것이 좋단 말이지. 음...에 우리 수송선에 지금 싣고있는 것은 일본에 돌아갈 자재들인데 그걸 내리고 다시 무기를 싣자면 시간이 걸릴테니까 어떻습니까? 해군에서 구축함으로 우리를 카다루카나루에 데려다 줄순 없겠습니까?
-그때 드록도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구축함은 겨우소형 구축함 6척밖에 없었다. 6척에 태울 수 있는 병력은 일개태대 겨우 900명이다. -뭐 적은 소수라니까 일개태대병력이면 충분하지.
-8월16일. 6척의 조그마한 구축함에 편승한 보병 일개태대 공병일개소대 구백명은 ..트럭도를 떠나 일로 카달카나루로 진격해 갔다. 일만 구천명이나 되는 미군 정예해병대를 900명의 병력으로 적전 상륙 공격한다는것이다. 무기는 소총과 기관총. 5일분의 식량. 대포는 후속부대가 싣고 오기로 했다. 잇치기는 고참 연대장답게 자신 만만했다. 그릇된 정보처럼 무서운것은 없다. 모스크바주제의 무관이 소련정보부에서 입수했다는 정보는 연합군측이 교묘하게 유포시킨 거짓정보였던것이다. 말하자면 역정보라는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믿어버린 일본군 대본영. 또 80여척의 대함대가 상륙했는데 적은 소수라고 판단한 대본영. 이 무렵 일본 고위층 군인들의 머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였다.
-아 대대장. 이거 대체 몇달만인가? 벼르던 적과 일전을 벌리게 된것이 말이네. -네 이른 봄 2월달에 아사히가와를 떠났으니까 혹 반년만입니다. 연대장님. -아하하하 북해도 아사히가와를 떠날때는 동복을 입었었는데 그동안 벌써 군복만 해도 세번이나 바꼈구만. 동복에서 하복 그리고 이 난방용.응? -네 -하하 미드웨이에서는 우리 제 7사단 정예부대 솜씨를 마음껏 보여줄 참이였는데 그만 해군이 망치고 말았단 말이야.어? -하하하하 -그대신 또 기회가 오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독립 연대로써 용맹을 떨칠 기회 말입니다. -그렇고 말고 하하하하 -하하하하
-이틀 후 잇치기부대는 카달카나루에 무사히 상륙했다. 미국군이 점령한 룽가 비행장에서 좀 거리가 떨어진 타이보라는 해안이다. -차렷! -음! -각 중대장 집합했습니다. -쉬어! 에...제군들도 알다시피 우리는 급하다. 후속부대 삼포알후 속사포가 오겠지만은 그걸 기다리고 있을수는 없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곧 전투를 개시한다. 적은 극소수다. 적의 계획은 비행장을 파괴한 다음 곧 퇴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우리의식량은 5일분밖에 없다. 지체없이 적 ..를 점령 식량을 탈환해야 한다. 말하자면 루스베르토의 보복을 받아야 한단 말이다. 날이 밝을때까지 부대는 전투태세로 대기한다. 이상! -차렷! -바로.
-울창한 정글을 울리며 소총과 기관총 소리가 들려왔다. 일본군 탐색대가 미국군과 접촉했다는 증거다. 일본군은 새벽일찍 시마다소위 이하 34명의 탐색대를 보냈지만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카달카나루에는 단 한가닥의 길도 없다. 해안선 울창한 정글과 바다사이에 좁은 모래사장이 뻗어있을뿐.
-연대장님! 탐색대가 돌아왔습니다. -오 어딨냐! -헉 헉 연대장님! 헉 헉 전멸했습니다. -뭐라구! -전멸했습니다. 분합니다. 분합니다. -시마다소위님 이하 전원 전사하고 저희들 둘만 남았습니다. 좀 자세하게 얘기를 해봐라. -도중에서 적 복병과 부딛쳤습니다. 적은 약 일개중대 병력입니다.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음... -포위당했습니다. -정글과 해안 경계선에서 오랫동안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까 총소리가 안들렸습니다. -아니 정글과 해안이라니! 여기서 거리는 얼마쯤 되나! -9키로라 10키로쯤 되겠습니다. -적..까지 도착했었나! -못갔습니다. -적 병력은? -모르겠습니다. -그저 총격전을 벌린 약 일개중대 병력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적 무기는 어떤 것이든가? -주로 총기와 소총 수류탄입니다. 이따금 박격포도 쏘는것 같았습니다. -쏘는것 같았어! -예... 총소리가 안들려 정신을 차려보니까 저하고 와다이 상등병 두사람만 남고 시마다소위님 이하 부대장님 모두볼 수 없었습니다. -적 진지도 모르고 병력도 모르고 지형도 모르고 도대체 뭘 탐색하고 왔단 말이야 임마! -예... -군대장 -예 -탐색대는 완전 소퇴다. 즉시 공격을 개시한다. -네 -야습이다. 야습을 감행해서 한 놈도 남김없이 선멸해버리겠다. 군대장 야습준비! 준비가 끝나는데로 지체없이 병력을 전개! ...! -네 야습준비가 끝나는 데로 지체없이 병력을 전개 전투를 개시하겠습니다. -각 중대장 이하 사병에 이르기까지 기습 침입방법을 충분히 주지시켜라! -네 알았습니다.
(입력일 : 20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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