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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
제69회 -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제69회
일본의 솔로몬 군도 (카달카나루 전투)
1968.01.24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지금은 찾는 이 조차 없는 남이구도 가달카나루. 정글과 초원을 스치고 지나가는 뜨거운 열풍. 그 정글과 초원과 바닷가에 지금도 엎드리고 누웠는가 이만여의 새하얀 백고래무리. 뜨거운 철모는 아직도 두개골 위에 얹혀있고 옆에는 녹슬고 부러진 청공. 정글과 초원의 밤이 오면 비가 내리네. 지저귀는 빗소리는 이만여망령들의 호곡소리인가. 사무친 원한의 울부짐인가. 지금은 찾는 이 없고 새도 날지않는 남해고도 가달카나루. 군국 침략주의 일본에 그 시퍼런 솟을 소름이 끼치던 공포의 해골인가 일본 육군의 묘지 가달카나루. 일본해군의 바다의 묘지 솔로몬해역. 대 일본 제국의 묘지 솔로몬 군도.

-가달카나루 섬. 뉴기냐 동방해상 동경160도. 남이구도에 있는 조그마한 섬이름. 솔로몬 군도 중남단에 위치함. 동서 150킬로 남북 80킬로 섬 전체가 울창한 정글에 덮혀있고 주민은 포리메시안 인 약 4000명. 해안 지방의 원시 그대로의 생활을 하고 있음. 1년에 한번쯤 호주인들이 야자유를 채집하기 위해 내왕할 뿐 문명과는 아주 절연된 고도. 대부분의 세계지도에는 실려있지도 않은 조그마한 섬임.

-가달카나루 전투에 대한 미국의 저명한 종군기자 모리슨 씨의 저서 ‘섬은’ 에서.

-거기서 싸운 우리들에게는 가달카다루는 섬 이름이 아니라 감동 그것이다. 하늘에서 이루어진 죽음의 투쟁. 피비린내 나는 해전. 물에 잠긴 밀림속에 처참한 전투. 자결하는 포탄. 귀를 찟는 함포사격의 포성에 저녁마다 깨어지는 꿈. 이런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감동의 이름이 곧 가달카나루다.

-또 일본군의 기록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가달카나루는 단순한 섬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일본제국 육군의 묘지 이름이다. 거기서 일본군의 육전에 있어 처음 아메리카 군에게 패배 했다. 그것도 전쟁중에 흔하게 일어나는 사소한 전패승패가 아니다. 일본군과 미국군이 우연하게도 혼신의 힘을 기울여 가달카나루를 일대 결전장으로 만들었고 6개월이라는 죽음의 투쟁끝에 일본군이 패배해서 피해 제1페이지를 물들인 것이다. 해군패배 제 1페이지는 미드웨이 해전이였고 그에 상당하는 육군패배의 제 일부는 카달카나루에서 시작됐다. 카달카나루를 뺏긴 일본군은 대세가 날로 기울어갔고 그 뒤 2년만에 마침내 최후를 고했던 것이다. 태평양전쟁의 승패를 겨룬 결전장. 그것이 카달카나루 전투다.

-1942년 이른 봄. 미국참모총장 마샬 장군에게 극비에 속하는 한통의 보고서가 날아들었다.

-마샬참모총장 귀하
목하 일본군은 솔로몬 군도 라바울에 대부대를 집결시키고 있음. 일본군의 계획은 라바울을 요충으로 해서 우리 아메리카와 호주의 보급선을 차단하는데 있다고 사려하는 바임. 이 일본의 계획은 지극히 위험하고 중대한 사태로 발전하리라는것을 귀하도 짐작할줄 믿습니다. 따라서 우리 아메리카 해군은 지체없이 솔로몬 군도 남단 카달카나루섬 옆에 있는 제라기에 진출해서 견고한 기점을 확립해야 할것입니다. 그것은 첫째로 우리 아메리카와 호주의 생명선을 지키는 요충이 될것이고 둘째 이렇게 함으로 해서 솔로몬 군도는 북상해서 적거점 라바울을 탈환할수 있는 본거지가 될것이고 셋째 이 이상 일본군을 남방에 진출시키지않을 보증으로써도 절대 불가결한 군사 행동임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미국해군 작전부장 킨제독.

-이미 일본군은 가달카나루에 상륙해 비행기장 정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었다. 오쿠무라 소자가 지휘하는 2000여명의 인부 말 할것도 없이 진용으로 뽑혀간 사령대라는 것이다. 그리고 경비병은 겨우 240명. 곶괭이와 삽을 휘둘러 천고의 정글을 해쳐갔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 솔로몬 군도 남단 가달카나루섬에 비행장 건설중인 일본군 발견했음. 가달카나루섬에 비행장 건설중인 일본군 발견했음. 이상 제1호 탐색기.

-드디어 1942년 7월 하순 미국서부해안 샌디에고, 뉴질랜드의 웰링턴,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뉴카메토니아의 루메아등 각 기지를 떠난 미국함대는 속속 솔로몬군도 동남방에 자리 잡은 피치제도를 향해 집결했다. 미국태평양함대 사령장관 리미스제독 이하 오모리제독이 지휘하는 수송선단 70여척. 얼마전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함공모함 4척을 순식간에 삼멸시켜버린 후릿쳐제독의
함공모함 사라다호와 엔더프라이즈, 와스프 그리고 순향함과 구축함을 합한 총세 80여척.

-피지제도에 집결해서 잠깐 상륙연습을 마친 80여척의 대함대는 진로를 북쪽으로 돌려 일로 가달카나루를 향해 진격해 갔다. 때마침 줄기차게 퍼붓는 열대의 ..이 일본군의 탐색기는 물론 항공부대의 비행을 불가능케 했다.

-8월7일 저녁무렵. 수송선을 떠난 수십척 상륙용..는 파도를 가르며 해안에 쇄도해갔다. 일본군이 비행장을 건설하는 룽가에서 불과 몇키로밖에 안되는 해안선. 용맹하기로 이름 높은 반대크리프트 소장이 지휘하는 미국 제 1 해병 수단 정외 일만 구천명. 불과 두 세시간 동안에 상륙을 끝냈다. 완전 무결 상륙이다. 함포사격으로 해서 정글속에 숨어 버렸던 일본군이 뒤늦게야 기관총과 소총으로 공격해왔다.

-불과 30분만에 완전 소탕되고 건설중이던 룽가 비행기장은 상륙 한시간만에 점령되고 말았다.

-대본영 육군. 대본영 육군. ...전 미국군 가달카나루에 상륙. 전 미국군 가달카나루에 상륙. 건설중인 아롱다 비행장은 점령당하고 말았음. 적 상륙작전은 전함 1척 함공모함 2척 순향함 3척 구축함 15척
기타 수송선 30척 내지 40척으로 예상됨. 이상 남방 제 17군 사령관 육군 중장 하쿠다케 카레유시.

-아니, 무슨소리야? 가달카나루라니? 그런 섬이 어딨어! 무인도인가? 그 지도를 좀 주게.
-네
-오 솔로몬 군도라...아 카달카나루...
-이 없는데요. 없습니다.
-솔로몬 군도 남방이니까 이 부근인데? 지도에도 없는 조그만 섬이군. 대체 이런데 뭣하러 왔단 말인가?
-룽가 비행장이라니, 해군에서 비행장을 만든 모양이군요.
-언제부터 해군이 비행장을 만들었을까?
-모르겠습니다.
-아 정말 모를 소리군.
-해군이 우리 육군엔 연락도 없이 비행장을 만들었단 말인가? 가만있자...
-군영부입니다.
-아 나 핫토리 ..
-네
-해군이 가달카나루인가 뭔가 하는데 비행장을 만들었소?
-하하하 그얘기군요.
-지금 우리 해군에도 ...바람대 미카와군니치 제독으로부터 미군이 상륙했다는 보고가 들어 왔는데요. 그거 뭐 걱정하실거 없습니다.
-아니 그럼 비행장 만들고 있는건 사실이요?
-그렇습니다.
-대체 그 카달카나루란게 어디요?
-네 잘 모르실겁니다. 왠만한 세계 지도엔 안나와 있으니까요. 저 솔로몬 군도 남쪽 끝입니다. 라바울에서도 훨씬 남쪽이죠.
-근데 해군은 왜 우리 육군에겐 알리지도 않았소! 그런데 비행장까지 만들면서!
-지도에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섬이니까 현지사령관의 제량으로 만든 겁니다.
-우리 해군에서도 아는 사람이라곤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육군에서도 알고 있어야 할것 아니요!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뭐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겁니다.
-아 알았소.
-아 과장님. 지금 모스크바주제 무관루부터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에? 정보?
-카달카나루에 상륙한 육군공에 관한 정보인데요.
-오호 그래?
-미국군은 일본군 비행장만 피괴하면 곧 철수 할 것이랍니다. 소련 정보부에서 탐지한 정보라는데요.
-그래? 어 그럼 대단치 않은게로군. 그런데 소련 정보부에서 어떻게 그런 정보를 입수했을까?
-그건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대단친 않아. 에 어떡할까? 라바울에 있는 우리 육군 일계 중대쯤 보내서 아주 전멸을 시켜버릴까? 라바울에 우리 육군은 너무 편하니까 한번 기압을 넣고 사기도 돋궈줄겸 말이야.
-아 글쎄올시다.
-하하하하

-이 카달카나루 작전은 일본이 미드웨이 해전에서 고배를 마신지 꼭 두달 후에 벌어졌던 처참한 전투였다. 당시 맥아더장군은 미국비밀 작전 순회회의가 결정한 카달카나루 작전을 반대하고 라바울공략을 구상했던것만 봐도 이 작전은 미국측으로 보아 다소 무리가 있었던것만은 사실이다. 당시 이 전투에 참여했던 미 제1해병수단은 한국동란때 인천상륙작전에서 협격한 전공을 남겼던 그 미 제일 해병수단이다.

(입력일 : 200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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