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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66회 - 일본의 미드웨이 작전
제66회
일본의 미드웨이 작전
1968.01.20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미국태평양 함대 함공모함 엔더프라이즈호와 호네트는 미드웨이를 뒤로 유유히 동쪽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사령탑에서 조용히 먼 해면을 바라보고 서있는 스프리언스 제독. 함내 스피커에서는 우렁찬 승리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소리를 멀리 들으면서 사려 깊은 제독은 깊은 생각에 잠기고 있었다. 일본 함공 모함 네 척을 그야말로 순식간에 격침해 버렸다.
그것은 일본 연합함대 전 세력을 선멸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큰 정과였다. 그러나 제독은 승리를 생각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진주만의 기습 그리고 서진의 모든 패배 그 원수를 갚았다거나 복수 했다는 생각은 더욱 아니다. 전쟁이라는 너무나 냉혹한 현실을 세삼 평탄에 가까운 생각으로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은 냉혹한 힘과 힘의 대결이다. 그리고 치밀한 계산이다. 기회의 포착이다. 꼭 삼배에 해당하는 일본군이 그처럼 무참하게 패배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프리언스는 그 패배의 운명이 자기위에 떨어질수도 있는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승리에 도취해 있을때 인간의 예지애가 추구할수있는 극한의 극한까지 추구하고 또 추구해가는것이 지휘관이다. 스프리언스가 얼마나 침착하고 사려깊은 지휘관이였던가 그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아직도 다분히 우세한 일본함대와 야전의 위험을 겨룬다는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한편 나는 이튿날 아침에 미드웨이에서 너무 먼 거리에 떨어져 있지 않기를 희망했다. 나는 퇴각해가는 일본군에게 손해를 주는 것과 동시에 미드웨이에 대한 적의 상륙도 분세하는 위치에 있을것을 희망했다. 그때 일본군 해역의 어디엔가 상륙부대와 같이 아니면 북서방 해역에 다섯번째 함공이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은 남아있었던 것이다.

-스프리언스제독의 이 판단은 시초부터 미드웨이 전 해역에 미국함공모함은 한척도 없다고 생각하고 대담하게 공격을 가한 일본군보다 그 얼마나 사려깊고 신중한 태도인가.

-유령 함공모함. 미드웨이 해역을 유령 함공모함 한척이 이리저리 제멋데로 떠돌고 있었다. 다름 아닌 함공모함 아카키다. 떠돌고 있다는것을 단순한 수식을 위한 표현이 아니다. 4만 2천톤의 거대한 검은 쇳덩어리. 이제 탈수있는것은 모조리 타버렸는지 이따금 검은 연기가 오를뿐이다.

-아카키를 피하라. 변십 40도 20노트. 아카키가 다가온다. 아카키와 충돌한다. 변십60도 20노트.

-남아있는 함정들은 아카키가 다가오면 기겁을 하고 도망쳤다.
-그럴리가 없어. 누구 함장이나 기관사들이 아직 남아 있을거야.
-아니야 아니야, 기관에 있던 자식들은 벌써 도망해 나온지 오래다. 함장도 살아 나왔단 말이야.
-함장이? 아니 9개 함장이?
-그래.
-다른 함장들은 끝까지 남아 있다가 함과 같이 전사했는데 아카키 함장만 살아 남았단 말야?
-그래. 남겠다는걸 나가모 장관 명령이라고 억지로 끌고 와서
-뭐? 그럼 뭐야 저건 유령이 운전한단 말이야?
-하하하
-까맣게 타고 뱃골이 된 망령들이 기관실에 모여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지들기리 운전하는거야. 하하 킥킥 거리면서 말이야.
-하하하 재밌겠다. 남아있는 건빵 줏어 먹으면서 말이지?
-자식아 건빵은 다 타버렸단 말이야 임마!
-하하하하하하
-사무친 원한의 혼백인가 차마 마지막 눈을 감을수 없는 혼령인가 시체밖에 남지않은 아카키는 5노트정도의 느린 속력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직도 기관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는 탓이겠지만 사병들은 아카키를 유령함공모함이라고 불렀다.

-기함 나가라의 좁은 사령탑. 나가모 중장은 이따금 초점을 잃은 눈을 들어 창밖으로 방황하는 아카키를 쳐다봤다. 참모장 구사카 이하 전 참모들이 앉아 있지만 모두 말이 없었다. 이윽고 나가모가 입을 열었다.
-겐다군은 아직 소식이 없는가? 기함에서? 저 아카키 처분문제 말이네.
-없습니다 각하.
-나가모는 기함 야마토에 야마모토 사령관께 함공모함 아카키를 처분 하겠다고 건의 했던 것이다. 처분이란 아카키에 어뢰를 쏴서 침몰시켜버리는것이다. 그리고있는데 야마모토에게서 엉뚱한 명령이 내려왔다.

-연합함대 작전명령 제 3호 미드웨이 전 국력부대에 명령. 일 적기동부대는 지금 동방해역에 퇴각중이고 적의 함공모함은 거의 격파했음. 적의 함공모함은 거의 격파했음.
-아니 뭐라구! 적함공모함의 격파?
-각 미드웨이..연합함대는 적을 급히 추격 격멸함과 동시 미드웨이를 공격할것임. 일 본 주력부대 야마모토 부대는 6월 03시 북위 31도 10분 동경 175도 43분에 이를것임. 칠로 90도 속력 20루트. 일 나가모 기동부대, 권도 공략부대, 잠수함 상견부대는 신속히 적을 포착 격멸하라! 6월 5일 20시 32분. 연합함대 사령관 야마토 이소록.
-야마토 야마토 야마토 어딨어!
-어어 겐다군.
-겐다군 무슨 짓인가?
-흐흐흑
-빨리 데리고 나가게.

-마침내 명참모 겐다가 완전히 자제력을 잃고 말았다. 야마토의 작전 명령을 받은 나가모 중장은 한시간 뒤 또 엉뚱한 보고를 했다.
-기함 야마토 기함 야마토 적 병력은 함공 모함 다섯척 순향함 여섯척 구축함 15척으로 추측됨. 아 기동부대는 지금 북서방으로 대피중. 속력 18루트. 이상 제일 기동부대 사령장관.

-미국 태평양 함대 함공을 거의 격멸했다고 명령을 내린 야마토. 그리고 또 미국군 함공모함을 다섯척이라고 보고한 나가모 중장. 모두 지휘관으로써 가장 중요한 냉정한 판단을 잃고 있었다.
이 사실을 태평양함대 사령장관 니미트 제독도 지적했다.

-나가모 제독은 야마모토 장관만큼 열렬한 공격 정신을 갖고 있진 못했다. 전항이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을때 나가모 제독은 아주 유능한 지휘관이였지만 아카키가 폭격을 받은 다음부터는 그의 마음은 동요와 그릇된 판단을 감출수가 없었다.

-한편 나가모 중장 보고를 받은 기함 야마토 참모들은 크게 실망했다.
-아니 나가모 부대는 야전을 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닌가
-워낙 항공부대 출신이 아니니까 믿을수가 없단 말이야.

-그들은 나가모 중장이 지극히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도 전반적 작전에 속임없는 현실적 사태에 직면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날이 밝기를 기다려 용감하게 미드웨이까지 진출해서 36센치포 40센치포 그리고 전함 야마토의 거포로 미드웨이 육상기지를 공격한다는것이였다. 그것은 무모하고 자폭에 가까운 작전이였다. 이 안이 우카키 참모장에게 제출 됐을때 그는 신중한 판단을 내렸다.

-함대를 가지고 견고한 요새를 공격한다는것이 얼마나 우메한 작전이라는것을 제관들도 모를리가 없을 줄안다. 하물며 미드웨이에 적 비행장은 아직도 사용가능하고 상당수의 육상기가 있으며 적 함공모함도 건재한 지금같은 상황에 아무리 강력한 전함을 가지고 가더라도 적의 함공병력앞에 거포를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배퇴하고 말것이다. 함공모함 네 척을 잃기는 했지만 아직도 개장한 함공모함이 몇척 남아있다. 너무 낙심할것은 없고 앞으로도 전혀 승상이 없는것은 아니다. 함부로 절망적인 기분에만 잠겨 지는..더 한판 더 한판하고 덤비는것은 지혜없는 자의 짓이다. 우카키의 이 설교에 가까운 말에 젊은 장교들도 수그러지고 말았다. 마침내 야마모토는 최후의 결단을 내렸다.

-연합함대 작전명령 제 4호 미드웨이 전 국력부대에 명령. 일 미드웨이 전 국력부대는 주력부대 야마모토부대에 합동하라. 일 주력부대는 06시 북위32도 동경 172도 해역에서 진로 90도 속력 20루트 이상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록.

-야마모토는 또 하나의 결단을 내렸다. 그것은 함공모함 아카키의 처분문제다. 야마모토는 연합함대 사령장관을 책임으로 처분을 명령했다. 그리고 또 하나 최후의 명령을 내렸다.

-연합함대 작전명령 제 5호 일 미드웨이 공략은 이를 중지한다. 일 각 공략부대는 지체없이 서행. 미드웨이 기지 ..를 탈출. 본 주력부대에 합동하라. 이상 연합함대 사령관 야마모토 이소록.

-유령함공모함 아카키. 끝까지 지키고 있던 구축함이 아카키의 검게탄 옆구리에 세발의 어뢰를 쏘아 넣었다. 미드웨이 해역은 다시 조용해 졌다.

(입력일 : 2008.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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