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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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65회 - 일본의 미드웨이 작전
제65회
일본의 미드웨이 작전
1968.01.19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사람살려! 사람살려! 사람살려!…
-어두운 바다위에서 사람의 소리가 들려왔다. 보트 한척이 구조 작업에 나섰다. 조그마한 서치라이트 불속에 바다위에 떠있는 사람에 모습이 보였다. 멀리 어둠속에 함공모함 히류가 아직도 붉게 타고 있었다. 검은 선채에서 붉은 불길이 날름거리고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어둠 속에 붉은파도가 솟았다가는 무너지고 솟았다가는 또 무너지고 붉은 악마에 춤을 춘다.
-야 참 잘탄다!
-음?
-아 마키지마씨군요.
-네 잘타는데요.
-오, 오모리 병조장.
-네, 음
-어허허허
-자 하나 드릴까요?
-그게 뭡니까?
-캬라멜. 하하
-어디서 그런게 났어요?
-지금 이 배 지사장한테서 한갑 뺏어가지고 왔습니다.
-네...흐흐
-아 저 구조작업이 언제쯤 끝날까요?
-글쎄요, 아마 내일 아침까지 걸리지 않을까요?
-왜, 보트를 내리면 될텐데요?
-없는 모양입니다.
-음 함공모함 소류하고 카가가 보이지 않는데 벌써 침몰했습니다.
-언제요?
-오래 됐습니다.
-카가가 먼저 침몰하고 한 오분쯤 있다가 소류가 또 침몰했습니다.
-아니 찾던사람들 어떻게 됐습니까? 다 살아나왔나요?
-아뇨. 카가는 제일탄이 사령탑에 맞아 함장 이하 간부들 전원 즉사 했습니다.
-오...
-소류는 침몰할때 함장에 남아서 함과 같이 운명을 하고 다른 참모들은 모두 살아 나왔습니다.
-소류에 함장이 누군데요?
-하시모토 대장입니다. 아마 잘 모를겁니다. 얼굴이 까맣고 바싹 마른 사람인데...
-전 모르겠는데...
-뭐 마찬가집니다. 살아 남은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이제 모두 끝났습니다.
-하..하하하
-이제 일본은 서둘러 함공모함을 만들어야겠죠? 전력을 기울여 함공모함을 만들어야 합니다. 함공모함을 만들기 전엔 이젠..적인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동안에 적이 공세를 취하면 어떡합니까?
-기지 항공대가 지켜주겠죠?
-비행기는 있는가요?
-아 육군기도 있습니다.
-이번 전투에 육군기는 한대만 나왔거든요? 육군과 해군이 의견이 다른 모양이에요. 그래서 해군이 하는 일에 육군은 도와 주지 않고 있어요.
-음...
-그런데 우리 해군 제로 전투기는 곤란 할겁니다. 이번 전투에서 한 대도 안남았는데 그건 대량 생산할수 없거든요? 도대체가 틀려먹었어요. 적 함공모함이 있는것을 모르고 하! 그게 제일 나빴습니다.
-적은 우리 일본군이 오는걸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무전암호를 적이 모두 알고 있는거 같애요.
-그럼 진주만 입구에 잠복해 있던 우리 잠수함은 어떻게 됐습니까?
-그 자식들이 바봅니다. 머저리 같은 자식들이에요. 진주만에 적 한대도 없음. 바보 같은 자식들. 그따위 무전만 쳐왔거든요.
-아
-잠수함도 바보지만 우리 사령관도 바봅니다.
-정찰기에서 함공모함이 있다고 연락이 왔을때 아무 폭탄이라도 그냥 날라갔으면 될텐데 아 그걸 어레로 바꿔 끼느라고 그러지않았습니까? 비행기만 전부 이 함에 있어도 아카키가 그렇게 심한 화전을 격지 않았을겁니다. 겐다 참모도 그래요. 적을 너무 깔본거 같애요. 적의 폭탄은 뭐 안맞는다고 생각한 모양이죠? 쳇
-나쁠때는 모든것이 한꺼번에 겹치지 않습니까?
-아 저 그보다도 오모리 병조장.
-네
-당신 대체 적기를 몇대 격추시켰습니까?
-글쎄요, 헤헤 보기만 하면 그냥 돌격해 갔으니까 몇개나 했는지 모르겠는데요?
-하...흠 전투고 뭐고 이젠 빨리 상륙하고 싶습니다.
-헤헤헤헤 육지가 좋죠.
-저 육지에서는 절대로 침몰하지 않으니까
-저는 말씀입니다 이 전투기 비행사가 되기 전에 중국 전선에 있었어요. 육전대 말입니다. 그런데 육지 전쟁은 이 피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 , 그렇세요?
-나도 중국에 가있었는데 육지에서는 공습을 받아도 얼마든지 달아날수있죠? 네?
-네 하하하
-하하하하
-오모리라는 병조장은 사병으로 출발해서 비행사 훈련을 받고 전투기 비행사가 된 사람이다. 어두운 갑판위에서는 여기 저기 사병들이 몰려 서 있었다. 사병들 얘기는 더욱 심란했다.
-이제부턴 제각구 한척만 가지고선 전쟁도 할 수 없게됐다.
-왜? 주니호가 있잖아.
-제2호 러죠호도 있고...
-뭐라구? 그따위가 무슨 힘이 있어! 전함이나 순향함을 함공모함으로 고친것은 틀렸단 말이야. 속력은 느리고 방어력도 없고 비행기를 많이 실을수도 없고 그럼 빨리 함공모함을 만들지?
-지금부터 시작하면 한창 만드는데 3년은 걸릴거야. 그동안에 아메리카는 한 5,60척 만들어 가지고 한꺼번에 밀려온단 말이야.
-도대체 야마모토가 틀려먹었어. 처음부터 작전이 틀려먹었단 말이야. 그리고 이건 뭐야 전함 야마토는 350마일이나 뒤에 있고 그 자식들 전쟁구경을 왔나? 바보같은 자식들. 아카키 나가모 사령관도 바보야.
-어레를 실어라, 폭탄을 실어라, 또 어레를 실어라! 뭐야 그 따위들만 모여 있으니까 이 꼴이지...
-마키지마는 사령관실에 갔다. 참모들이 여럿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어 보도반원!
-하하 신문기자가 살아 있었군
-다행이야 마키지마군.
-자자 이리 앉게. 우리 같이 식사나 들지.
-네
-마키지마는 약간 당황했다. 지금까지 마키지마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참모들이다. 더욱이 참모들과 같이 식사를 해본 일은 없었다. 그처럼 거만하고 뻐기던 참모들 태도가 갑자기 손바닥을 뒤집듯 친절해 진데 마키지마는 어리둥절 했다.
-이제부터 어떡합니까? 요스카 참모님.
-에 어뢰 공격이야. 어뢰로 적을 부숴버린단 말이야.
-레격기가 있습니까?
-아니. 군함으로 하지. 구축함과 순향함 말이네. 어뢰를 쏘아덴단 말이야.
-언제 합니까?
-오늘밤...흠흠흠 이제부터 나같은 함공참모는 소용없게 됐지 뭔가 하하하.
-마키지마는 믿어지지 않았다. 미국함대는 300마일이나 400마일 전방에 있다. 그 함대를 겨우 20노트 밖에 안나는 이 낡아 빠진 배로 추격해가서 어뢰를 쏠 수있는거리까지 접근한다는것이다.
더욱이 35노트의 쾌속을 자랑하는 미국함공모함이다. 설사 추격해간다 하더라도 어뢰를 발사할수 있는거리에 이르기 전에 함대는 미국군 폭격기에 모두 격침되고 말것이 아닌가. 참모들은 모두 전멸을 각오 하고있는것이 분명했다. 모두 같이 죽는데 보도반원이 가엾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였다. 그래서 잠시나마 친절을 배푸는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배를 타지 말것을...그러나 이제 도망할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그 무렵 함공모함 히류 이미 함은 30도 이상 기울어져 있고 전체가 불길에 쌓여 있었다. 함장은 마지막 함내승실을 하고 있었다.
-어이! 통신병!
-네
-기암 나가라에 신호를 하라! ..신호를 하라! 똑똑히 들어라! 히류 전원 퇴거를 함양하지 않을수 없기에 이르렀소.
-네
-이상.
-히류 전원 퇴거를 함양하지 않을수 없기에 이르렀소. 이상 기암 나가라에 신호 하겠습니다.
-음.
-함장은 사령탑으로 갔다. 사령관 야마구치 담원소장이 연기에 쌓여 홀로 서있었다.
-사령관 이제 어쩔도가 없습니다. 전원 퇴함을 명령하겠습니다.
-그럼 나가라 나가모 장관께 보고해야지
-네 지금 통신병에게 신호를 보냈습니다.
-좋아 그럼 생존자들을 집합시켜줄까?
-네
-이윽고 몇명 되지않는 생존자들이 집합했다.
-차렷! 에..히류는 최후까지 군투했다. 제관들에게 사령관으로써 감사한다. 금일 사퇴가 이에 이르렀다. 모두 사령관의 책임이다. 전사자들의 명복을 빈다. 앞으로 제관들의 무언장구를 빈다.
-전원 즉시 퇴함하라. 이상
-옛
-사령관 모두 무사히 퇴함할 것입니다. 이제 이 함의 처치는 제 책임이니까 제가 남겠습니다. 사령관께서는 퇴함해 주십시요.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령관.
앞으로 많은 전투가 남아 있습니다.
-함장. 내가 남고 함장은 퇴함하라네. 명령에 복종하겠는가?
-잠시후 야마구치는 부서진 사령탑 창으로 고함을 질렀다.
-빨리 어뢰를 쏴라! 어뢰를!
-히류는 큰 폭음을 남기고 서서히 바다속에 사라져갔다. 어두운 바다위에 나무괴짝과 군복 나부랭이들이 떠있었다.

(입력일 : 20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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