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스타앨범 / 나의 데뷰
유쾌한 응접실 / 정계야화
노변야화 / 주간 종합뉴스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64회 - 일본의 미드웨이 작전
제64회
일본의 미드웨이 작전
1968.01.18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치솟아 오르는 불길 사병대는 모두 소화기를 들고 휘둘렀다. 그러나 아무 소용도 없었다. 사병하나가 소화기를 내던지고 도망쳤다.고참 병조장이 군도를 뽑아 들고 뒤를 따랐다.

-서라! 서!

-도망을 치던 사병도 다시 돌아와서 소화기를 휘둘렀다. 경조장은 군도를 뽑아든채 넓은 경납고 속을 뛰어다니며 고함을 질렀다. 가까운데서 어레가 또 폭발했다. 다음 순간 아무도 없었다. 도망을 치던 사병도 군도를 뽑아 들고 고함을 치던 병조장도 온데간데 없이 산산조각이 나고 만것이다. 경납고 밑층은 좁은 선실이다. 방마다 방화벽이 박혀 있었다. 경납고에서 폭발한 어레와 폭탄은 밑창 철판을 뚫고 불길은 선실에까지 침범했다. 선실에 갇혀있던 사병들은 그데로 타 죽고 말았다. 선실에 갇혀있던 사병들은 우르르 열린 문으로 내달렸다. 이 위기에 이 숫한 생명을 건진 사람은 일계 하급장교에 지나지 않는 시바야마 중위였다.

-전 장병은 각계 부서를 지켜! 전투관은 부서를 지켜라! 이탈자는 사살한다!

-비행갑판 양측 하단 낮은곳엔 고사포, 기관포, 기관총, 측량기, 쌍안경등이 있다. 포병들은 이제 포격을 할 수 없는데도 부서를 지키고 있었다. 함장 명령없이는 부서를 이탈 할 수 없는것이 포병이다. 밑엔 불길이 치솟는 경납포이다. 철판이 달아올라 서있을수가 없었다. 밑에서 폭발이 일어날때마다 철판을 뚫고 치솟아 올라오는 파편은 위에 서잇는 포병들을 바다속으로 내던져 버렸다. 몸둥아리는 날라갔는데 팔목만이 남아서 아직도 방아쇠를 잡고있는것도 보였다.

-송신병! 송신병! 송신병없나! 송신병!

-작전참모 겐다 중장은 게진 사령탑 참부로 고개를 내밀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송신병은 곧 사령탑으로 오라! 송신병은 곧 사령탑으로 오라!
-송진장교입니다! 장군님!
-어! 송진장교는 곧 전함에 ..를 심어라!
-..어도 좋다!
-네!
-신원! 전원 나가라우! 기압을 변경한다! 전압나가라를 앞으로 기동들의 기압으로 전한다! 알겠나!
-네
-전원 나가라로 기동들의 기압을 변동한다고 츠기 신호를 하겠습니다.
-빨리 하라!
-네
-겐다는 나가모 사령관 앞에 다가섰다.
-각하. 각하 지휘아래 함대는 아직도 그 대부분이 건재 합니다. 각하는 전함대 지휘를 하셔야 합니다. 각하 사령탑에서 내리는 길은 모두 불길에 쌓여 있습니다.사령탑 전면창으로 로프를 내리겠습니다.로프를 잡고 밀어내려주십시요. 로프를 내려 좌연측 통로로 닺을 내리는 갑판에 나가 주십시요. 그 밑에 보트를 대치 시키겠습니다.
-내가 꼭 나가라에 가야 되겠는가?
-그렇습니다 각하. 아직도 함공모함 히류가 있고 많은 순향함과 구축함이 있습니다. 각하는 남은 함대를 지휘하셔야 합니다.

-나가모의 신중을 알아차린 아카키 함장 아오키 대조가 다가왔다.
-각하 저는 아카키 함장입니다. 따라서 아카키의 일은 제가 알아서 책임을 지고 선차하겠습니다. 각하께선 빨리 전함 나가라에 장관제를 올려주십시요. 전 함대를 지휘해 주십시요. 모든 함대가 각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하 빨리 내려주십시요.
-그럼 함장 아카키를 부탁하네.
-알았습니다! 각하의 무환을 기원합니다!

-함장 아오키는 가볍게 거수경례를 했다. 먼저 나가모가 좁은 창구멍으로 빠져나가 로프에 매달렸다. 뒤를 참모장 구사카가 따랐다. 비대한 구사카는 좁은 창구멍으로 빠져 나갈수가 없어 뒤에서 사병들이 밀어 냈다. 절구통같은 참모장은 손발을 탁탁 거리며 빠져 나갔다.

-어이! 보트를 내려라! 보트를 내려!

-로프를 건 양쪽 바퀴가 고장이나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뒷바퀴만 제대로 돌았기 때문에 보트는 그만 허공에서 거꾸로 서고 말았다.

-야! 뭣들하는 거야! 양쪽을 같이 내려야하지 않나 임마!
-으차! 어이차!
-아 됐다 됐다 됐다! 보트를 ..! 아 이쪽으로 내려!

-보트가 다가왔다. 겐다가 갑판에서 로프를 드리웠다. 사령관 나가모가 로프를 잡고 내려가고 참모장이 뒤를 따랐다.

-어이! 신문기자! 신문기자없나! 신문기자 서라!
-신문기자! 마키지마 보도반원! 신문기자!
-어이! 여깄습니다!
-빨리와서 타라!
-네!
-마키지마도 로프를 붙잡고 보트에 내렸다. 명비행사 후지다 중자가 보트 밑바닥에 드러누어있었다.
맹장 수술을 한뒤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던 것이다. 마키지마 곁에 앉았던 겐다 참모가 불숙 내뱉었다.

-아...함공모함 쇼가코, 츠이가코도 같이 왔더라면 이런일은 없었을게 아닌가...

-일본 해군의 호프 명참모라는 겐다도 별수없구나 하고 마키지마는 생각했다. 소갈머리없는 우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자! 전함! 나가라에 가라!

-서서히 멀어져 가는 아카키...아직도 갑판에서는 붉은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폭발이 일어날때마다 붉게 탄 쇳덩어리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살아남아있는 사병들은 아직도 불을 끄고 있었다. 후지다 중자는 상반신을 반쯤 일으켜 불타는 아카키를 보고 있었다.
나가모 중장은 이로써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아카키를 바라보고 있었다. 개전이래 일본 해군 승리에 거의 80%를 차지한것이 이 함공모함 아카키이다. 이윽고 나가모는 백발이 히끗히끗한 머리를 조용히 숙였다. 신에 대한 기도인가 속죄인가...노제독의 이마에는 깊은주름이 겹쳤다.

-나가라 마스트에 중장기가 올랐다. 노일전쟁때 낡아빠진 군함 나가라가 제일기동부대 기함이 된것이다. 이때 함공모함 카가는 이미 함 전체가 불길에 쌓여 형체도 분간할수가 없었다. 함공모함 소류도 이미 정지된채 불길에 쌓여 있었다. 히류 한척만이 아직도 파도를 차며 미친듯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각하 지금 함공모함 히류에서 신호가 왔습니다.
-음
-히류 지금부터 단독 적 함공모함을 공격함. 공격변경 함산 폭격기18기 전투기 6기 이상입니다.
-알았어.
-도모나가 대위가 지휘하는 히류기에 공격기 편대는 곧 출발했다. 300여개의 제일 기동부대 함공병력이 이제 겨우 20여개밖에 남지 않았던 것이다. 모두 격추 된것은 아니지만 아카키 카가 소류 등 모함을 잃은 폭격기와 전투기들은 내릴곳이 없었다. 그래서 해상에 불시착 한 다음 비행기는 그대로 버리고 승무원들만이 간신히 살아남았던 것이다. 어느덧 미드웨이 해역에 어두움이 깔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또 아득히 돌격 나팔소리가 들려왔다.
수십대의 미군기가 서서히 접근해 왔다. 미국 태평양함대 스프리언스 제독이 함공모함 엔더프라이어즈호와 호네트에서 출격시킨 24대의 제2차 공격대였던 것이다. 미군기들은 오직 한척뿐인 일본 함공모함 히류를 향해 쏜쌀같이 내리를 켰다. 히류는 미칠듯 몸을 비틀며 폭격을 피했다. 마침내 히류도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폭탄이 4개나 명중했던 것이다.

-어두움이 깃든바다. 4척의 일군군 함공모함에서 타오르는 불길과 연기가 밤하늘에 서서히 퍼져갔다. 무적해군을 장송하는 불길과 연기. 이윽고 어둔운 바다위에 확성기가 울려퍼졌다.

-바다에 사람은 없는가! 헤엄치고 있는 사람은 없는가! 바다위에 인간은 없는가!

(입력일 : 2008.05.20)
프로그램 리스트보기

(주)동아닷컴의 모든 콘텐츠를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무단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by donga.com. email : newsro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