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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63회 - 일본의 미드웨이 작전 전후
제63회
일본의 미드웨이 작전 전후
1968.01.17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오전 8시 30분. 미드웨이에 출격했던 일본군 제 1차 공격기 편대가 속속 모함에 돌아왔다.

-3번기 특함 3번기 특함 3번기 특함 5번기 착함준비 5번기 착함준비! 이미 보복을 받은 전투기들은 출격을 준비하라.
8번기 8번기 발동개시! 이미 보복을 받은 전투기들은 출격을 준비하라. 8번기 8번기에 발동개시!
정비원들은 좀더 동작을 기밀하게 하라! 5번기 5번기에 착함하라! 5번기 5번기에 착함하라! 5번기 5번기에 착함하라!…

-제1차 공격에 출격했던 전투기들은 숨 돌릴 사이도 없이 제 출격 명령을 받았다. 일단 착함하는 즉시 유리와 탄환을 보급받고는 다시 모함을 떠나는 것이다.
한편 견압고에서는 계속해서 어레 개장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위생병들은 위생병들데로 바쁘다. 많은 부상병들을 치료해야만 했다. 온통 피투성이이다. 전 장병이 법석이는 배안은 글자 그대로 수라장이였다. 이런 수라장속에 전투에 참가했던 지하야대위의 비행기가 착함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있었다.

-바보같은 새끼들! 적기와 우군기도 식별 못하는 새끼들! 우군기에 폭격을 해온 ...가 어떤놈이야! 에? 우군기에 폭격을 해온 ...가 어떤놈이야!

-지하야 대위편대가 상공에 돌아왔을때 적으로 오인한 일본측 구축함 과 순향함이 이 지하야편대에 대공포알을 퍼부었던 것이다. 종행으로 연락이 불충분했던 웃지못할 넌센스였다.

-함공모함 엔더프라이즈호 함상에서 사령관 스프리언스 제독이 시계를 들여다보며 정밀하게 계산했던 시간이 바로 지금이다. 미드웨이에서 귀환한 편대가 보복을 받고 있는 혼란한 이 시간. 아득한 상공에 무수한 흑점이 점점 커졌다. 함상 감시원들보다 상공에서 대기하고 있던 전투기 편대가 먼저 발견했다.

-적레격기편대...적레격기편대...아군전투기 이들 공격쪽으로 전투기편대 이들 공격중 전투기편대 이들 공격중...

-하늘위에 있던 전투기 편대장이 무전전화로 연락해 왔다. 공중전이 벌어졌다. 아득한 푸른 하늘에 콩알만한 흑점이 무수히 보인다. 흑점들이 빙글 빙글 돌때마다 으닉이 번쩍 번쩍 빛났다.
맹장 수술을 한 명 비행장 후지다중장은 사령관옆 갑판위에 아주 벌렁 드러누워있다. 보도반원 마키지마끼자는 열심히 카메라 화인더를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찍을수가 없었다,
후지다 중장은 미군기가 미드웨이에서 날라온 육상기가 아니고 함공모함에서 온 해군기라는것을 곧 알았다. 스프리언스 사령관이 출격시킨 폭격기 제 1파가 지금 당도한 것이다.

-상공에서 공중전을 ...함대에서는 또 수많은 미군 폭격기가 쇄도해왔다. 일본에 미드웨이 공격대가 돌아온 8시 30분부터 10시가 지날때까지 2시간 가까운 동안 줄곧 미군기의 공습은 그치지를 않았다. 비로서 일본군도 한척의 미국함공모함이 아니라 여러척이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 수없이 파상 공격을 감행 해 온다는것을 알았다.

-레격기 어레를 실은 레격기 편대는 해면에 닿을듯 아슬아슬한 저공으로 날라와서 어레를 투하하고는 함공모함에 부딪힐듯 쏜쌀같이 날라간다. 모든 전투원들의관심은 해면 가까운 저공에 쏠리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서성거리던 마키지마 기자는 후지다 중장에게 물었다.

-지금 몇시입니까?
-10시 10분.
-으휴 오늘 하루가 왜이렇게 깁니까?
-제 2차 공격대 빨리 준비하고 발동하라! 제 2차 공격대 빨리 준비하고 발동하라!

-사령탑에선 또 독촉했다. 어레를 장치한 폭격기들은 이미 갑판위에서 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5분만 지나면 바람이 끝나는 것이다.

-바람시각! 바람시각!

-바람신호에 백기가 흔들렸다. 그 순간 검은..가 지하에 가득했다. 시커먼 덩어리가 기지에서 뚝 떨어졌다. 폭탄이다. 눈앞에 번쩍했다. 엎드린 마키지마의 몸이 붕 날려 서너탄이나 나가 떨어졌다. 공디를 찍고 지나가는 비행기소리. 숨이 정지했다. 뼈와 살이 산산조각이 난다고 의식했다. 마키지마는 엎드린 체 손을 움직여봤다. 움직인다. 목을 움직여봤다. 움직인다. 그리고 고개를 서서히 들어봤다. 먼저 눈에 띈것이 텅 빈 비행갑판이다. 아무것도 없다. 갑판위에 우글거리던 비행기들, 정비사들 모두 어디에 갔는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갑판 끝머리에 어떻게 된것인지 전투기 한대가 거꾸로 서서 훨훨 타고 있다. 마키지마는 뒤를 돌아다 봤다. 에레베이터가 엿가락 처럼 녹아 철고를 하늘에 들이데고 있었다. 15미터쯤 전방 갑판에 큰 구멍이 뻥 뚫어져있다. 검은 연기가 무럭무럭 나오고 이따금 붉은 불길이 치솟았다. 눈앞에 목이 없는 시체하나가 나둥그러져 있다. 이상하게 조용했다. 갚판위에 있던 200명에 가까운 정비원과 비행사들 그리고 많은 비행기들은 제 1탄을 맞았을때 폭풍으로 바다속에 그냥 동댕이 쳐졌다. 먼 함수쪽에 서있던 사람은 정비원들이 흡사 개미때 처럼 우르르 바다위에 날려가는것을 봤다. 정비원 한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갑판위를 가로질러 뛰다가 흡사 공처럼 목이 휙 날라갔다.그 뒤에도 동체만이 몇발짝 더 뛰다가 펄쩍 갑판위에 거꾸러졌다. 아카키에 떨어진 폭탄 세발은 비행갑판 중간과 함수 그리고 피위를 치고 바다에 떨어졌던 것이다. 마카지마는 간신히 일어섰다. 함공모함 카가소류에도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멀리 전방 히류 한척만이 아직도 포화를 내뿜고 있었다. 불과 2,3 분동안에 일본이 보물처럼 아끼던 함공모함 세척이 산산히 부서지고만것이다.

-모두 안에 들어가있어! 나오지마! 알겠나!
-후지다 중장은 간신히 기어 층계를 내렁갔다. 마키지마 기자는 뒤를 따랐다. 경납고에서는 차마 볼수 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치솟는 불길, 연기, 계속 되는 폭발음 경남고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폭탄과 어레가 ..없이 폭발하고 있었다. 자폭, 유폭이란 것이다. 수많은 비행기에 가득 부어뒀던 개솔린에도 불이 활활 붙었다. 폭발할때마다 검은 쇳덩어리가 흩어졌다. 모함 함벽에구멍을 뚫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연기와 파편에 쫒긴 생존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몰려다녔다. 끊어진 인간의 팔목, 머리, 동체에 다리가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경납고 속은 이미 불바다. 불길은 생존자의 머리위를 휩쓸고 지나갔다. 지옥. 마키지마 기자는 이것을 보고 지옥도라고 했다. 아카키 비행갑판을 뚫은 폭탄은 대단한것이 아니였지만 이 폭탄과 어렁에 의한 자폭 유폭 그리고 개솔린이나가 치명적인 것이였다. 마키지마 기자는 불길에 쫒겨 다시 비행갑판으로 올라왔다. 사령관 나가모 중장은 이그러진 사령실에 넋을 잃고 서 있었다. 눈은 뜨고 있지만 보는것이 아니다.
참모들이 그를 둘러 싸고 있었다. 모두 얼빠진 사람처럼 말이 없다. 무적해군. 대일본제국 해군이 일순에 검은 쇳덩어리로 변한것이다. 이윽고 구사카 참모장이 나가모 곁에 다가섰다.

-각하 ..을 전함 나가다로 옮겨야 되겠습니다.
-나를 죽게 내버려 둬줘... 죽게 해줄순 없겠어?

(입력일 : 200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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