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기 수도를 첫 공습. 적기 노스 아메리칸 편대 도쿄를 첫 공슬. 노스 아메리칸 편대 도쿄 요코하마 가와사끼 요꼬스까 나고야 오사카 고베를 공습 피해는 극히 경미함. 노스 아메리칸 편대는 항공모함에서 날아온 육군기임이 판명됐음.
- 일본의 각 신문은 대서특필 했다. 그러나.
- 하하하. 반공뉴스 치고는 너무 싱겁지 뭐예요.
- 스포츠야. 미군군인들은 전쟁을 스포츠라고 생각한다지 뭐예요. 하하하.
- 맞았어요. 트리틀인가 뭔가하는 소령님께서 스릴을 즐기시는 모양이지요?
- 태평양은 넓으니까 한 두대쯤 날아올 수도 있지 않겠어요?
- 네.
- 그렇지만 두고 보세요. 우리 무적함대가 모두 격추시킬테니까요.
- 한편 인도양 작전에 출격했던 나구모 중장 휘하 제1기동부대는 빨리 돌아와서 미국 기동부대를 격침하라는 명령을 받고 있었다. 항공모함 아카끼 여기 비행 장교실.
- 사람을 너무 부려먹는군.
- 맞았어. 맛있는 음식은 말이네. 한꺼번에 모조리 먹어버리면 뒤가 아쉬운 법이야.
- 앞으로 먹을것도 좀 남겨 둬야지.
- 일부 식자들은 이 사태를 지극히 우려했다. 전쟁의 무서운 파괴가 바로 머리위에 다가온 것을 깨달았다. 누구보다도 놀란것은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도 이소로쿠 였다. 야마모도는 뒤통수를 쇠망치로 호되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애초에 진주만 기습에서 미국 항공모함은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았다. 그 항공모함이 광대한 태평양 경계망을 쉽사리 돌파해 일본 근해에까지 오고 수도 도쿄까지 침범 했는데도 일본 해군은 모르고 있었다. 기습을 당한 것이다. 기습은 야마모도 전법의 진수다. 진주만도 프린스오브웨일스의 격침도 모두 야마모도의 기습전법이었다. 그 기습전법을 이번엔 미국 해군이 쓰고 있다는 사실에 야마모도는 소름이끼치는 공포를 느꼈다. 한편 경계정 니치도마루가 미국 기동부대를 발견했다는 무전을 세번씩이나 쳤는데도 일본 기동부대는 그 그림자조차 잡지를 못했다. 단순한 태만으로만 볼 수는 없었다. 그것은 무적함대라는 일본 해군에 대한 야마모도의 신념과 긍지를 산산조각으로 부셔버리는 것이었다. 그무렵 십이야 공회당 총리 도조히데키는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올랐다.
- 국민제군 이제 선전반년에 이르러 중요한 육해군 부대는 국민제군의 그지없는 협력으로 말미암아 서남 태평양 전역을 섭권하기에 이르는 것입니다. 국민제군! 남방에 있어 대동하 공용권에 참정한 아 육해군의 협작한 전과로 말미암아 일단락 된것입니다. 이제 대동하 전쟁은 건설기에 이르른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점령지역에 전력 물자를 확보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것입니다. 국민제군, 정부로써는 이 기회에 남방 각 지역에 있는 육해군을 점차 조국에 귀환시키는 방침을 세우기에 이르른 것입니다. 한편 학생제군의 소집도 앞으로는 중단될 것입니다. 국민제군의 더욱 긴밀한 협력을 바라는 바입니다.
- 도조는 방송으로도 여러차례 남방 점령 지역만을 확보할 것을 다짐했다. 이것이 도쿄공습 며칠 뒤의 일이라는것을 생각해볼때 아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도조는 총리겸 육군대신 그리고 이른바 입찬 정치회라는 것을 통해서 일본 의회까지도 장악한 절대 권력자이다. 국민들은 모두 이 말을 믿고 더욱 전승 기분에 도취됐다.
- 도데체 총리는 이 전쟁을 뭘로 아는거야. 적 항공모함이 바로 문앞까지 와서 도쿄가 공습을 당하는데 남방지역만 확보할 수 있는가 말이야. 남방 점령지역 안에 도사리고 앉아 적을 기다리다가는 그 점령지역도 뺏기고만다는 것을 총리는 모르는가.
- 미국의 무서운 저력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것이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도다. 야마모도는 도조의 국민을 기만하는 연설을 듣고 참을 수가 없었다. 진주만에서 완전히 섬멸해버렸다고 생각한 태평양 함대 적어도 일년동안은 재기 불능이라고 생각했던 미국 태평양 함대 그 전함들이 불과 몇달만에 꿈틀거리고 움직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씻은듯이 툭툭 털고 일어나서 다시 전열에 참가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야마모도는 벌린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진주만 깊숙히 침몰했던 전함들을 인양해서 불과 몇달만에 말끔하게 수리해버린 미국의 무서운 공업력. 야마모도는 초조했다. 미국의 그 무서운 공업력이 폭발적인 생산력으로 바뀌기 전에 태평양 함대를 특히 항공모함을 부셔버려야 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미드웨이 작전이다.
- 대번영 해군부 명령 제18호. 1942년 5월 5일 직명을 받들어 연합함대 사령장관에게 명령한다. 1. 연합함대는 미드웨이의 적 요새를 공략하라. 1. 연합함대는 하와이 방면에서 아국 본토로 향하는 적 기동작전을 봉쇄하고 아울러 공략시에 줄행하는 적 함대를 격멸하라. 해군군령부 총장 나가노 오사미.
- 한편 미국측은 어떤가. 태평양 함대가 재건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일본 해군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했다. 공군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항공기의 양이나 질에있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열세 해군과 공군으로 일본과의 숙명적인 일대 결전을 감행할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번엔 진주만때와 같은 기습이 있을 수는 없다. 그야말로 실력대 실력이다. 하늘과 바다에서 일대의 결전을 벌이는 것이다. 그러면 그 결전이 어디에서 벌어지는가. 그것이 미국측 관심의 초점이었다. 일본 해군 기동부대의 제2차 공격 목표는 하와이의 오하프섬인가 아니면 미드웨이인가. 미국 해군 스네브들의 의견은 두 갈래로 갈라졌다. 킹 제독은 오하프섬이라 주장했고 니미츠 제독은 미드웨이로 판단했다. 그것은 몇달 전부터 일본 해군의 무전을 치는 양이 엄청나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사이판 세도나이카 일대에 무전량이 많아진것은 그대로 일본군의 제2차 작전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그 무렵 미국 해군 정보부는 일본 해군의 모든 암호를 해독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암호문 속에 알파벳의 AF라는 말이 수없이 나왔다. AF 모든 암호는 해독 했지만 이 AF만은 알 수가 없었다. 어디 지명을 가르치는듯 했지만 도저히 풀 수가 없었다. 사태는 긴박하고 초조했다. 그래서 해군 정보부 로슈포드 중령은 AF를 알아내기 위한 계측을 꾸몄다. AF를 오하프 또는 미드웨이 둘 중 어느것이라고 가정했다.
- 미드웨이 기지. 미드웨이 기지. 앞으로 미드웨이 기지에 증류수 및 음료수에 관한 사항은 일체 평문전보로 보고하기 바람. 암호가 아닌 평문전보로 보고하기 바람. 이상, 미국 해군 통신부.
- 미드웨이 기지의 고민은 음료수의 부족이었다. 그러므로 예전부터 늘 음료수 불평을 보고해왔다. 그날부터 미드웨이 기지에서는 또 증류시설과 음료수 부족을 평문전보로 여러차례 보고해왔다. 로슈포드 중령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흡사 의사가 위험한 환자의 맥을 짚어보는 듯이 일본 해군의 무전에 나타나는 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며칠 후 로슈포드 중령은 쾌재를 불렀다. 황급히 니미츠 사령관실로 달려갔다.
- 각하, 알았습니다. AF를 알아냈습니다.
- 그래. 어딘가. AF가 어딘가.
- 각하께서 직접 들어 보시죠. 일본군 무전을 캐취해서 해독한 것입니다.
- 그래? 어디.
- 요코스카 해군기지. 요코스카 해군기지. AF는 목하 음료수 결핍 극심함. AF함대 음료수 결핍을 수차 보고했음. 이상, 마리가나섬 무전통신소.
- 히로시마 해군기지. 히로시마 히군기지. AF 목하 증류시설 고장중임. 증류수 시설 고장. 기계 부속품 미해군 당국에 요청했음. 이상, 사이판 무전통신소.
- AF가 미드웨이였군 그래.
- 그렇습니다, 각하.
- 내 판단이 맞은셈 아닌가. 킹 제독은 오하프라고 우겼는데 말이야.
- 틀림없습니다, 각하.
- 자, 로슈포드 군.
- 네.
- 긴급 참모회의를 소집하게.
- 네. 긴급 참모회의를 소집 하겠습니다.
- 드디어 1942년 5월 27일 일본 해군의 제1기동부대는 히로시마만을 떠나 서서히 파도를 가르며 일로 동쪽으로 향했다. 미드웨이를 상륙 점령할 다나카 부대는 사이판을 떠났다. 주력부대는 후에 히로시마를 떠날 예정이었다. 이 5월 27일은 일찍이 러일전쟁때 일본의 도고헤이 하치로가 로슈아 발틱함대를 격멸한 날이고 일본의 해군 기념일이다. 총세 100여척 진주만 기습때 보다도 엄청나게 많은 대함대다. 공격 목표는 미드웨이. 스콜이 지나간 뒤 하늘은 눈부시게 맑았다.
(입력일 : 2008.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