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소리 DBS | 동아방송 18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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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
>태평양 전쟁
제57회 - 바탄 전선
제57회
바탄 전선
1968.01.10 방송
‘여명 80년’으로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동아방송은 민족사와 세계사의 재조명이라는 사명감과 거시적 안목을 갖고 계속 정진해 명실공히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풍요한 산실로서의 명망과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동아방송의 다섯번째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67년 11월 6일부터 69년 4월 27일까지 매일 밤 10시 10분부터 20분간 방송된 ‘태평양전쟁’은 모두 457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때까지 전방송의 프로그램 가운데 청취율 1위를 계속 유지해 다큐멘터리의 강세를 확인해준 작품이다.
-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지 5개월, 일본군은 개전초 서주내에 진주만 기습 홍콩 공략 싱가폴 공략을 비롯해 서남 태평양 전역에 병역을 전개하고 그 요충은 거의 점령하고 말았다. 비일빈 수도 마닐라, 태국, 자바, 수마트라, 보르네오, 동남 태평양에서는 뉴기니아 일부 지역과 솔로몬군도 다볼까지 파죽지세로 섭권하고 말았다. 일본군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듯이 올라갔고 오만하기까지 했다. 반면 미국은 암담했다. 특히 오랫동안 저항해오던 바트안 반도의 괴멸은 미국인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바트안 반도의 항복과 일본군에 의한 죽음의 행진은 미국의 적개심과 증오를 더없이 부채질 했다. 코레히톨을 탈출해서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온 맥아더 장군은 바트안 반도에 대해 비통한 절규에 가까운 호소를 했다.


- 등불은 꺼졌다. 바트안은 굶주림에 괴멸됐다. 우리들의 그 영애롭던 깃발은 짓밟히고 시궁창에 쑤셔 밖혔다. 우리들이 그지없는 긍지로 생각하던 칩과 생활에는 침이 뱉어졌다. 예전 우리와 같이 있던 그 선량한 남녀들은 패전에 몸을 감옥과 중노동에 혹사 당하고 신음하고 있다. 우리들의 충실한 보스톤 1600만의 필리핀 국민들은 전명 일본군의 정복아래 노예의 운명으로 학대 받으며 허덕이고 있다. 그 일본 병사들이야말로 옛적부터 부시도우라는 그릇된 군인정신을 지켜 내려온 군대들이다. 나는 그 패전 필리핀 군대의 지휘관이었던 것이다. 짓밟히고 짓이겨진 지금 나는 마음속 깊이 기원한다. 자비로우신 신이여, 지체치 말고 구원의 손길을 뻗쳐 주시옵기를. 그들에게 죽음의 운명이 닥쳐오기 전에 구원해 주시옵기를. 두번다시 시간이 늦기전에 구원해 주시옵기를.


- 바트안을 잊지 말아라. 바트안 죽음의 행진을 잊지 말아라. 바트안 잔인무도한 일본인을 말살하라. 해군은 대체 뭘 하는거냐. 벌써 진주만을 잊었는가. 진주만과 바트안 짭을 섬멸하라.


- 1942년 4월 상순 어느날 밤, 미국 해군기지 아라메다. 하루제 중장 휘하 기동부대 항공모함 앤드플라이어즈호와 호네트호 2척, 순양함 4척, 구축함 8척의 대함대는 아나메다 기지를 떠나 파도를 가르며 밤의 태평양을 서쪽으로 달렸다. 항공모함 앤드플라이어즈호와 호네트호 함상에는 장거리 중폭격기 노스 아메리칸 B25호와 전투기 수십대가 숨을 죽인듯 날개를 접고 있다. 항공기 지휘관은 투리틀 소령. 투리틀 소령은 미국 항공부대 중에서 가장 우수한 파일럿 수십명을 추려 이미 오래전부터 플로리다주 애그린 기지 부근에서 엄중한 경계아래 비밀 맹훈련을 거듭했던 것이다. 노스 아메리칸 B25 쌍발중폭격기를 항공모함 함상에서 이함 시키자면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 이상의 기술적인 훈련이 필요했던 것이다. 공격 목표는 일본 본토 그런데 난관은 폭격기가 돌아오는 문제였다. 아직도 재해권 재공권은 일본군이 장악하고 있다. 폭격기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는동안 일본군 기동부대와 마주치면 큰 손실을 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루즈벨트 대통령은 중화민국 장계석 총통에게 은밀히 교섭했다.


- 중화민국 장계석 총통 귀하. 외국 공군은 가까운 시일안에 일본 본토 공습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습을 끝낸 후 노스 아메리칸 B25 중폭격기를 귀하의 중국기지에 착륙시킬 의향 입니다. 착륙한 폭격기는 그대로 귀하의 중국측에 증정할 생각 입니다. 귀하의 특별한 협조를 바라는 바입니다.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

-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 귀하. 귀국 공군의 일본 본토 공습에 협력할 수 없음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 합니다. 그것은 일본을 자극해서 또 어떤 보복을 당할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중화민국 장계석 총통.

- 대단히 유감스러운 것은 미국 공군 입니다. 귀하의 회신 도착이 지연된 관계로 미국 공군부대는 이미 기진을 발진 했습니다. 작전중 무전은 금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연락할 방도가 없습니다. 귀하의 관용과 협력을 바라는 바입니다.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


- 이윽고 지휘관 드리틀 소령의 폭격기대는 은익을 번뜩이면서 멀어져 갔다. 일본의 동쪽 태평양 경계선 지시마 열도에서 남양 군도에 이르는 넓은 해역에는 어순은 징용한 경기정들이 배치되고 있었다.


- 대번영 해군부. 대번영 해군부. 적 항공모함 및 기타함대 발견. 이누고자키 동방 600마일 해역. 발견시각 18일 06시 30분 이상 J13 니치도 마루.
대번영 해군부. 대번영 해군부. 도쿄 동방 500마일 해역 적 쌍발 중폭격기대 발견 이상 J13 니치도 마루.

- 분명히 쌍발기라고 했는가?

- 그렇습니다, 각하.

- 미국에 쌍발 함저기는 없을텐데. 거리 관계상 육지에서 날아올 수도 없는 일이고. 쌍발 함저기를 새로 만들었단 말인가. 음. 아무튼 정찰기를 여러대 띄우고 경계정에는 다시 확인을 해보도록.

- 네. 알았습니다.

- J13 니치도 마루. J13 니치도 마루. J13 니치도 마루. J13 니치도 마루....

- J13 니치도 마루에 다가온 미국 함대 순양함 닛슈빌은 맹렬한 포격을 가했다. 겨우 94톤 밖에 안되는 경계정 닛치도 마루는 순식간에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점장 나가무라 병주장 이하 14명의 승무원들도 배와 함께 바닷속에 사라졌다.
1942년 4월 18일 도쿄. 도쿄. 맑게 개인 이른 봄 활짝 피었던 벚꽃도 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봄볕과 벚꽃을 즐겨 거리로 공원으로 쏟아져 나왔다. 아직도 전쟁 초기. 몸빼 차림도 있었지만 화려한 기모노가 대부분이었다. 승승장구 일본군의 연달은 승리의 뉴스에 일본 전국이 감격과 흥분으로 들끓었다. 일본 사람들의 우월감은 절정에 달해 있었다.


- 어휴, 또 반공 연습인가?

- 실감이 안나는걸요.

- 그러믄요. 이젠 빈 바케스를 들고 다니는 것도 진력이 났지 뭐에요.

- 아휴, 적기 그림자라도 한번 봤으면 신나지 않겠어요?

- 아휴, 누가 아니래요. 벚꽃이 이처럼 아름다운데 반공 연습은 좀 심하지 않겠어요?

- 몰 취미에요 군인들의.

- 글쎄요.


- 도쿄 동북방 해안으로 내습한 노스 아메리칸 B25 편대는 도쿄, 요코하마, 가와자키, 요고스카 일대에 저공 폭격을 감행했다. 같은 시각에 나고야, 오사카, 고베도 폭격을 가했다.
일본 제26항공전대 전투기 수십대가 급히 이륙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일본 전투기들이 상승하는 동안에 노스 아메리칸 B25 폭격기대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미국 항공모함을 찾아 출격한 일본 내격기와 전투기들도 헛탕을 치고 돌아왔다. B25 폭격기대는 그야말로 바람처럼 나타나서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것이다.
몇시간 뒤 일본 본토 공습에 성공한 노스 아메리칸 B25 폭격기대는 남부 중국 상공을 유유히 날으고 있었다. 어두워지면서부터 비바람이 몰아쳐 왔다. 착륙 예정지는 상해 서남방 200마일지점 정주 비행장이지만 지상은 등화환재 때문에 분간할 수가 없고 폭풍우는 더욱 심해져 왔다. 연료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 전원 내기를 버리고 낙하하라. 전원 내기를 버리고 낙하하라. 제원들의 행운을 신에게 기원한다. 이상, 지휘관 드리틀 소령.


- 낙하산이 내린 곳은 무릎까지 빠지는 논밭이었다. 지체없이 달려온 중국군 손에 구조됐다. 노스 아메리칸 B25 2대는 난창에 불시착 하고 한대는 우라지오스독에 불시착 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일본군에게 체포된 3명의 비행사만은 돌아오지 못했다. 모두가 총살 당하고 만것이다.

(입력일 : 200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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