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2년 2월 연합군의 바트완 전선은 시시각각으로 위급을 고하고 있었다. 그런데 워싱턴 당국은 아직도 이 태평양 전선 보다는 구주의 대서양 전선에 주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은 캐손 대통령을 비롯한 전 비일빈인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미국이 비일빈을 포기하고 말살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루즈벨트 대통령을 비롯한 각려들은 미국의 소리를 통해 기회 있을 때 마다 방송으로 미국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른바 화롯가의 담화라는 것이다. 화로 옆에서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희망에 찬 담화를 발표하는 것이다.
- 친애하는 미국 시민 여러분, 여러분에게 가장 기쁜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우리 미국의 항공기 생산량은 이미 전쟁전의 3배로 증가 했습니다. 하늘의 요새의 폭격기 B17을 비롯해서 컨설데이필트, 노즈아메리칸 등 폭격기는 전쟁전의 3.5배에 해당하는 생산량을 보이고 포트 스이콜스키, 그라망, 로틸드 하디슨 같은 전투기 겸 경폭격기는 1.5배에 해당하는 생산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폭격기와 전투기들은 머지않아 구주 전선에 파견될 것입니다. 구주 전선은 우리 폭격기대의 파견으로 말미암아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 소리, 저 소리를 들으란 말이야. 워싱턴에 저 철다구니 없는 작자들 소리 말이야. 구주 전선이라구 구주 전선.
- 코레이톨 요새에 요양중인 비일빈 캐손 대통령은 발작처럼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맥아더 장군은 정보부장 위로비 장군을 눈짓으로 불렀다.
- 위로비 군, 들리지?
- 네.
- 자네가 가서 좀 달래게. 응? 잘 이해하도록 얘길 하란 말이야.
- 알았습니다, 각하.
- 난도 구주, 비행기도 구주 그저 구주 구주 모두가 구주란 말이야. 응?
- 하하하하. 각하, 대통령 각하. 왠일이십니까.
- 어. 잘왔네. 장군, 자네도 들었겠지. 응? 지금 방송 말이야.
- 하하하하. 물론 들었습니다. 그러나 진정 하십시요, 각하. 건강에 해로우실텐데요.
- 글쎄 말이야. 위로비 장군, 워싱턴에 염치도 아무것도 없는 작자들 얘기를 그냥 듣고만 있으란 말인가.
- 알겠습니다. 각하, 진정 하십시오.
- 장군, 나는 말이네 30년 동안이나 필리핀 내 동포들을 생각해서 이겨왔네. 내 동포들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네. 그점만은 자네도 나를 인정해 주겠지.
- 그럼요, 각하.
- 그런데 말이네. 내 필리핀 동포들은 지금 아메리카 국기 때문에 죽는단 말이야. 아무 보호도 안해주는 아메리카 국기 때문에 굶어 죽고 타서 죽는단 말이야.
- 하하하. 그럴리야 있겠습니까, 각하.
- 자네도 미국인이지? 그래. 미국인이야. 오호호 하나님.
- 각하, 진정 하십시오.
- 하나님, 맙소사. 워싱턴 방송이 그저 말끝마다 영국과 유럽 얘기만 하는데 참을 수 없단 말이야. 미칠 지경일세. 난 여기있네. 내 동포도 여기있네. 필리핀에 있네. 저 침략자 정복자 일본놈들에게 짓밟히면서 말이네. 그런데 저 워싱턴 염치도 아무것도 없는 작자들이 말끝마다 자랑하는 비행기는 데체 어디있단 말인가. 응? 비행기 말이야.
- 각하, 여기도 곧 오게 될 것입니다.
- 소용없어. 장군이 날 안심 시키려고 그러는거지. 필리핀이라는 귀여운 외동딸이 지금 막 뒷뜰에서 능욕을 당하고 있는데 구주라는 먼 8촌쯤 되는 친척들 운명을 생각하고 법석이란 말이야. 그것이 장군의 미국이란 말이야.
- 하하하하. 각하, 그럴리야 있겠습니까. 얼만큼 빠른가 늦은가는 시간적 문제 입니다.
- 캐손 대통령을 비롯해 전 비일빈 사람들에게 미국의 진정한 뜻을 이해 시킨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전세가 불리해져감에 따라 비일빈 사람들의 미국에 대한 불신도 커갔고 전선에서 싸우는 비일빈 병사들의 사기도 떨어져 갔다. 그 위급한 시기에 맥아더 장군은 코리히톨 요새에 비일빈판 자유의 소리 방송 송신소를 설치했다.
- 친애하는 비일빈 동포 여러분, 여기는 자유의 소리 방송국 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침략자 일본에는 옛날부터 사무라이라는 계급이 있었습니다. 사무라이, 군인이지만 현대 국가의 군인이라는 개념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큰 칼을 허리에 차고 다니며 지극히 감정적이고 열광적인 정신주의에 일관돼 있었습니다. 일본군이 조국 필리핀에 노도와 같이 침략해 왔을때 우리는 그들을 옛날 사무라이가 왔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일종의 전설까지 만들었습니다. 감정본의의 열광적 사무라이들은 이 세상에 불가능이라는 것이 없다고 믿게하는 전설 입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그런 전설은 여지없이 깨뜨려지고 말았습니다 사무라이의 전설은 산산이 부서지고 만 것입니다. 바트완 전선에서 일본군과 아군의 전투를 보면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비일빈 병사들과 미국 병사들은 서로 도와 가면서 월등하게 우세한 일본군을 도처에서 격퇴 시키고 있습니다. 일본군의 전설은 이제 분쇄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이제 지푸라기나 흙으로 빚어 만든 약한 인간이라는 것이 증명 됐습니다. 바트완 반도 이르는 곳 마다 쌓여있는 일본군 전사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친애하는 비일빈 동포 여러분, 우리는 일본군 포로들을 조사해서 아주 흥미있는 통계를 만들었습니다. 일본 병사들의 평균 체중은 125.8파운드, 평균 신장은 5피트 3인치, 직업별로 보면 그 30퍼센트가 농민, 20퍼센트가 점원, 25퍼센트가 기계공, 직공, 기타 사무원 입니다. 애초부터 병사가 될 자격이 없는 사나이들이 모두 병사가 돼있습니다. 요리집 쿡이 있는가 하면 오사카 부둣가에서 생선 햄버그를 만들어 팔던 사나이들도 있습니다. 이 사나이는 아메리카인 관광객들을 많이 알고 있었고 또 호감을 갖고 있었다고 고백 했습니다. 아메리카인 관광객들은 생선 햄버그를 아주 즐겨 했다고 자랑삼아 얘기하고 있습니다. 초인적이고 불가능이 없다고 믿었던 일본 병사들의 정체는 모두 이런 부류의 사나이들 입니다. 이들에게 전설은 없는 것입니다.
- 사무라이나 일본군 그 침략자 일본놈들을 때려부술 비행기가 문제지. 비행기 비행기가 어디로 가고있어 비행기가.
- 비일빈판 자유의 소리 방송이 계속됨에 따라 그처럼 완강하던 캐손 대통령도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캐손 대통령은 전 비일빈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발표했다.
- 친애하는 비일빈 동포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우리 전 비일빈인이 일치단결할 때 입니다. 여러분, 용기와 신념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전선에 싸우고 있는 우리 병사들의 용기와 애국심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메리카의 성의를 믿어야 합니다. 이 전쟁에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은 반드시 승리를 거둘 것입니다. 이 전쟁에 패배 하기에는 아메리카는 너무나 위대 합니다. 아메리카는 너무나 강한 국가 입니다. 나는 아메리카가 우리 비일빈을 절대로 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비일빈 동포 여러분, 아메리카의 성의를 믿어야 합니다.
- 잽 사령관 혼마는 공격에 실패한 책임을 두고 자살 했단다.
- 맞았어. 혼마 대신 마레이에 호랭이단은 야마시타가 여기 온다는거야.
- 내가 들은 얘긴 혼마가 마닐라 호텔 바라 맥아더 장군이 쓰던 방에서 할복 자살을 하고 성대한 장례식까지 지냈다는거야.
- 저, 여기 바트완에 백마를 탄 흑인 병사들이 온다면서?
- 아니야. 1차대전 때 명사수 요쿠중사가 저격대를 이끌고 온다던데.
- 하하하하.
- 바트완 전선이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되자 병사들 사이에 여러가지 뜬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식량 문제 였다. 일본군은 교묘한 심리작전을 쓰고 있었다. 정찰기를 띄워서 바트완 전선 일대에 삐라를 뿌리는 것이다. 처음엔 비일빈 사람들에게 반미 사상을 고취하다가 점차 식량과 이성 문제로 초점을 옮겨갔다. 천연색으로 인쇄된 식품 삐라가 뿌려졌다. 마닐라 호텔에 호화로운 메뉴가 뿌려졌다.
- 당신도 같이 드시지 않겠어요?
- 인상적인 것은 스트립 시리즈라는 것이었다. 먼저 아름다운 아가씨의 얼굴만 찍은 사진이 투하됐다. 다음엔 가슴을 숄로 가리운것 같은 여성의 상반신 세번째는 타월로 가리운 전신상 네번째는 완전한 누드 그리고 웃으면서
-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 미국 극동군 사령관 맥아더 장군 귀하. 귀하는 시급히 필리핀을 탈출 오스트레일리아에 전출하기 바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새로운 임무가 불려들 것임. 이상,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
(입력일 : 200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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